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시계방 소년
작가 : 거부기야
작품등록일 : 2016.8.31

 
은백색의 회중시계1-2
작성일 : 16-09-07 21:48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573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래서 그는 걸치고 나왔던 조끼를 벗어서 한쪽 팔에다가 걸쳤다.

 

 오늘이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날씨가 이렇게 따뜻한데도 사람들은 얼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종종거리며 빨리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멍하게 우뚝 서있는 그레이스에게 갈색의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서는 그레이스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레이스는 그런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몸을 낮춰서 고양이를 쓰다듬으려 했지만 그 고양이가 온 몸에 털을 곤두세우며 그를 공격하려 해서 흠칫 놀라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갈색의 고양이는 그런 그레이스를 경계하며 그레이스가 밟고 있던 생선뼈를 물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그레이스는 멀리 사라져가는 고양이를 한동안 바라보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그는 발밑 배수구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손으로 그것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는 근처에 부러진 나뭇가지를 찾아와서 쓰레기를 헤치고 그 반짝이는 물건을 확인하였다.

 

 그 물건은 은빛의 회중시계였다.

 

 그레이스는 나뭇가지에 그것을 걸어서 조심스럽게 올렸다.

 

  “그레이스! 여태까지 마트에 안가고 뭐 한거니?”

 

 창문을 열고 검은색 연기를 창밖으로 내 보내던 마르네가 연신 기침을 하며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레이스는 순간 마르네에게 정신이 팔려 나뭇가지에 걸고 있던 그 은빛의 시계를 구멍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고는 풍덩거리는 소리를 기다렸지만 몇 초가 흘러도 그 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땅거미가 지고 바깥에서는 또다시 눈보라가 세차게 치기 시작했다.

 

 그레이스 네의 시계들이 하나같이 저녁 아홉시를 알릴 때 누군가 문을 힘겹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레이스는 시계 수리에 집중하고 있는 부타를 한번 쳐다보고는 문 쪽으로 가서는 부타의 말투를 흉내 내는 듯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다시 오라는 투로 말을 했다.

 

 부타는 그런 그레이스를 고개를 들어 한번 쳐다보고는 귀엽다는 듯 한번 피식 웃어주었다.

 

 그레이스는 그 웃음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보라는 듯이 쿵쾅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에요 여보?”

 

 마르네는 홍차를 가지고 가면서 씩씩거리며 올라가는 그레이스를 보고는 부타를 나무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부타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다시 시계 수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쿵- 쿵- 쿵-

 

  몇 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 반쯤 풀려버린 나사가 떨어질 정도로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부타는 조립하던 시계 부품을 조심스레 내려놓고는 언짢은 표정을 하고서 문으로 걸어갔다.

 

 그런 부타를 마르네는 염려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거기 누구요?”

 

 부타는 문틈에 입을 가까이 대고는 말했다.

 

 바깥에 바람이 많이 부는지 뭔가 세차게 펄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나가는 여행객이오. 하룻밤만 묵게 해 주시겠소?”

 

 그는 감기라도 걸린 듯 몇 번 기침을 하더니 걸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부타는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어떡하면 좋겠냐는 듯 뒤돌아 마르네를 쳐다봤다.

 

 그런 부타의 행동에 마르네는 살짝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철컥-

 

 나름 굳게 잠겨있던 낡은 문이 열리고 거기에는 염소수염을 기른 오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서 있었다.

 

 그가 집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자 그의 모습이 더 잘 보였다.

 

 짧게 자른 머리카락과 움푹 페인 눈에 큼지막한 코 그리고 키는 부타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작았고 얼마나 신었는지 낡아빠진 구두에 그의 몸을 덮다시피 한 갈색의 양복을 입고 있었다.

 

  “밤늦게 죄송하군요.”

 

 염소수염을 기른 남자는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며 말했다.

 

  “일단 좀 씻으셔야 될 것 같군요.”

 

 부타는 마치 썩은 통조림의 냄새를 맡은 듯 한 표정으로 그 남자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그런 부타를 보고는 자기 몸을 킁킁대기에 바빴다.

 

  “옷을 벗어서 저한테 주세요.”

 

 마르네는 약간 색이 빠진 파란색 수건을 가지고 나오며 남자에게 말했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남자는 경기를 일으키듯이 두 손을 휘저으며 몇 발짝 뒤로 물러났다.

 

  “무슨 문제라도...”

 

 마르네도 그 남자의 냄새를 맡았는지 그 남자에게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선채로 말했다.

 

  “옷은 내가 빨면 되니 저것만 건네 달라고 말해 주시오.”

 

 그 남자는 부타에게 조금 다가가더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부타는 그 남자의 냄새 때문인지 눈이 살짝 풀려서는 마르네 팔에 걸쳐져 있는 수건을 가지고 그 남자와 욕실로 향했다.

 

  “자, 여기서 씻으시면 됩니다.”

 

 부타는 좁은 공간에 그 남자와 둘이 있으니 냄새가 더 심해져서 견디지 못하기라도 한 듯 그 남자에게 수건을 얼른 건네주고는 문을 닫아버렸다.

 

  “저기, 물은 어디서 구해옵니까?”

 

 부타가 힘든 듯 한숨을 푹 쉬고 있을 때 그 남자가 문을 빼꼼히 열고는 말했다.

 

 물을 어디서 구해오다니?

 

 부타는 마치 산속에서 신기한 생명체라도 발견한 듯한 표정으로 그 남자를 잠시 동안 멍하게 쳐다봤다.

 

 그런 부타를 그 남자도 한동안 똑바로 쳐다보더니 말없이 고개만 몇 번 끄덕이고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서 샤워기에 물이 틀렸다.

 

 부타는 혼자 중얼거리며 마르네에게로 걸어갔다.

 

 마르네는 아직도 그 남자의 냄새가 가시지 않았는지 이쪽저쪽 창문을 열고 있었다.

 

  “저사람 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부타는 안경을 다시 고쳐 쓰며 마르네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뎅- 뎅-

 

 부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괘종시계가 자정을 알렸다.

 

  “뭐라고요?”

 

 창문을 다 열고 이곳저곳에 향수를 뿌리던 마르네는 부타의 말을 못 들었는지 그에게 되물었다.

 

  “저 사람 좀 이상하지 않냐고.”

 

 부타는 한층 큰 목소리로 마르네에게 말했다.

 

  “실례지만, 두분 대화에 잠시 끼어들어도 되겠습니까?”

 

 언제 나왔는지 그 남자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우뚝 서있었다.

 

 그 남자는 부타와 마르네의 말을 들었는지 표정이 약간 굳어있었다.

 

  “오, 한결 낫군요. 잠은 저쪽 쇼파에서 자면 되요. 담요는 가져다 드릴게요.”

 

 마르네는 부타를 살짝 쏘아보고는 안방으로 향했다.

 

 부타는 괜히 그 남자와 단 둘이 있는게 어색해서 헛기침만 해댓다.

 

  “집이 참 평온하군요.”

 

 잠시 동안의 침묵을 깨고는 그 남자가 말했다.

 

 아까는 몰랐지만 그 남자는 부타보다 나이가 훨씬 들어보였다.

 

  “아,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는데, 혹시 어디서 오셨는지..”

 

 그 남자는 부타의 질문에 당황하기라도 한 듯이 눈을 깜빡이며 한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왔 다갔다거렸다.

 

 그러다 가끔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말하기 곤란하면 안하셔도 됩니다.”

 

 부타는 진정하라는 듯이 두 손을 살짝 들고는 말했다.

 

  “아뇨! 말 할 겁니다!”

 

 그 남자는 마치 누군가와 말하고 있었는데 방해받았다는 말투와 표정으로 그런 부타에게 손가락으로 경고하며 소리쳤다.

 

 부타는 그 남자의 손가락질에 괜히 빈정이 상했는지 얼굴에 표정하나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그 남자를 계속 바라보기만 했다.

 

  “아빠! 저사람 누구에요?”

 

  언제 잠에서 깨 내려왔는지 그레이스는 계단 앞에서 잔뜩 놀란 표정으로 부타에게 물었다.

 

  “오오!”

 

 왔다 갔다 하고 혼자 중얼거리기만 하던 그 남자는 그레이스를 보더니 반가운 얼굴이라도 본듯 표정이 정말 밝아지며 빠른 걸음으로 그레이스에게 향했다.

 

 그런 그 남자를 본 그레이스는 놀랐는지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여기 담요..꺅!”

 

 담요를 가지고 나오던 마르네는 그레이스와 그 남자를 번갈아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로 인해 동네 여기저기 불빛이 밝아왔다.

 

 그런 그들을 그 남자는 진정 시키려는 듯 그레이스에게서 한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그 남자의 얼굴에는 뭔가 아쉬운 표정이 남아있었다.

 

  “우리 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마르네는 울먹거리며 그레이스를 안아 일으켜 세웠다.

 

 그레이스도 이제 좀 진정이 됬는지 그 남자를 아래위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저씨 어디서 왔어요?”

 

 한번 쭉 그 남자를 훑어 본 그레이스는 그 남자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 남자는 그레이스의 질문에 막 대답 하려는 듯 입을 달싹이다가 자기를 주시하고 있는 부타와 마르네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저리주저리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덜거덕거리고 있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 남자는 그들을 등진채로 서 있었다.

 

  “시간이 늦어서 그러니 여기서 자고 가시죠?”

 

 부타는 그 남자의 등 뒤에서 졸린 말투로 말했다.

 

  “조금만, 조금만 시간을 더...”

 

 그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사래를 치며 부타에게 말했다.

 

  그렇게 몇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궤종시계는 우렁차게 새벽 세시를 가리켰다.

 

 모두 잠든 시간이라 그런지 시계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오...”

 

 그 남자는 자는 듯 수그리고 있던 고개를 번쩍 들더니 마치 신비로운 세상을 발견하기라도 한듯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그러고는 그 남자는 삐그덕 거리는 문을 열어 젖히고는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이봐요!”

 

 살짝 졸고 있던 부타는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그 남자를 뒤따라 나가봤지만, 그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부타는 혹시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해서 한 번 더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결국 그 남자를 찾지 못하고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견딜 수 있을까...”

 

 새벽바람이 불어오는 부타네의 지붕 위에서 그 남자는 구름이 벗겨진 감미로운 어둠 속에서 가녀린 달이 빛을 뿌리는 것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리고 그는 속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그것을 입에 넣고는 잘근잘근 씹었다.

 

 그러니 그 남자의 몸이 울긋불긋 거리더니 그의 모습은 어느새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달빛아래 비친 그의 모습은 기이하기 그지없었다.

 

 이마에는 구불구불한 뿔이 솟아나고 등에서는 커다란 자주 빛의 커다란 날개가 그의 옷을 뚫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그 커다란 날개를 몇 번 펄럭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다음날 동이 틀 무렵, 까마귀들의 울음소리에 그레이스는 번쩍 잠에서 깼다.

 

 까마귀들은 그레이스 방의 창문 밖에서 요란하게 울어대고 있었다.

 

 그런 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거슬렸는지 그레이스는 창문을 몇 차례 세차게 두드렸다.

 

 그러자 까마귀들은 화들짝 놀라서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레이스는 멀리 날아가는 까마귀들을 한참 바라보고는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침대로 가려고 했지만 그는 창밖의 반짝이는 물건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레이스가 이전에 하수구 아래로 떨어뜨린 그 회중시계였기 때문이다.

 

 그레이스는 얼른 창문을 열고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레이스는 맥없이 바닥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째깍째깍-

 

 얼마나 잤을까, 시계 소리에 그레이스는 눈썹을 찡그리며 살짝 눈을 떴다.

 

 눈을 떠 보니 바로 눈앞에 회중시계가 놓여 있었다.

 

 그레이스는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이상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 봤지만, 그의 침대와 방은 온대간대 없고 짙은 푸른색의 숲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까마귀들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한동안 주위를 둘러보던 그레이스는 순식간에 달라진 풍경에 갑자기 극도의 공포감이 밀려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흠, 거기 좀 비켜주시죠?”

 

 어디선가 간드러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레이스는 벌떡 일어나서 주위를 살펴봤지만, 그 누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서 있기조차 힘이 든지, 어느새 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누군가 그레이스의 어깨를 살며시 몇 번 툭툭 건드렸지만, 그레이스는 이미 극도의 공포감에 사로잡혀서 눈이 풀린 채 힘없이 축 늘어져 간신히 앉아있었다.

 

 그의 눈앞에 무언가가 급히 왔다 갔다 했지만 눈앞이 캄캄해 지더니 결국 또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 어디론가 사라진 그레이스2-1 2016 / 9 / 14 259 0 5103   
2 은백색의 회중시계1-2 2016 / 9 / 7 259 0 5733   
1 은백색의 회중시계 1-1 2016 / 8 / 31 449 0 547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