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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뭇잎 사이로 떨어진 햇살
작가 : 하랑
작품등록일 : 2017.10.31

먼 옛날 정령의 땅이라 불리웠던 왕국, 로단테.
이 왕국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가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다.
반란의 씨앗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왕궁에서 쫓겨나, 나라를 떠돌며 자신의 존재가 이 왕국에 악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그렇게 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로단테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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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9 14:38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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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가문의 노블 중 하나, 그로키니시아 가문의 문장을 단 군대가 티폰산맥으로 향했다.

 머리 둘 달린 사자. 왕족이 권력을 틀어쥐고 독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최고 권위를 가진 다섯 가문 중 하나인 크로키니시아의 상징이었다.

 

 정보상들 사이에 티폰산맥이 마물에게 점령당했다는 소문은 이미 충분히 퍼졌다고 판단한 그로키니시아의 가주, 디오니 그로키니시아.

 마물들이 티폰산맥을 벗어나 주변 마을에까지 해를 끼치고 있는 지금이 마물을 제압하기에 적기라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은 디오니의 머리에서 나온 일이었다.

 그는 제국에 사신으로 다녀오던 때에 우연한 기회로 마물에게 지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잘 구슬리면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디오니에게 로단테는 나고 자란 곳이다.

 

 마물들의 땅은 국경 너머. 제국과 다른 왕국들의 경계선. 그 비좁은 땅이 그들이 가진 유일한 땅이다.

 자신들의 땅을 원하는 마물들은 왕국과 제국에 침입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히 얻는 것 없이 국경 너머의 황무지로 다시금 쫓겨났다. 하지만 잠깐의 침입도 허락치 않는 곳이 바로 로단테.

 정령의 힘으로 이루어진 마녀의 결계는 그들이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다.

 

 그는 로단테와 멀리 떨어진 곳의 약소국을 그들이 손에 쥐도록 도움을 주는 대신, 한가지 일을 해주는 것으로 거래를 했다.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인 로단테에 그가 인도하는 대로 침입 후, 신호를 보내면 다시 로단테에서 물러나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로단테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왕위를 손안에 거머쥘 한걸음을 내디디려는 것이었다.

 

 

 군대가 산맥 아래에 도착하자, 말에서 내린 디오니를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본 로벨리아 가의 장녀, 엘리가 따라서 말을 내렸다.

 

 

 '마물의 말이나 믿는 머저리.'

 

 그녀는 이번 일을 탐탁치 않아 했기에 그로키니시아 가문과 척을 지지 않을 만큼의 행동만 취했다.

 로벨리아 가분의 기사 일부와 함께 티폰산맥으로의 여정에 참여했지만 언제든지 발을 빼고 빠져나갈 궁리를 세웠다. 이끌고 온 기사들에게도 일이 잘못 되었을 시, 이곳을 벗어나는 자신의 호위를 최우선으로 삼으라는 명령을 출정하기 전에 전해 놓았다.

 

 

 "근래에 이곳이 마물에게 점령당했고, 이 근방의 마을주민들은 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여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다! 너희는 그로키니시아 가문의 문장 이전에, 로단테 국민들을 위해 싸우는 기사다! 마물을 없애고 로단테의 평화를 지켜라!!"

 

 함성소리가 들려오자, 디오니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가문을 이어받은 야심가.

 붉은 색이 도는 어두운 머리칼을 빗어 넘겨 단정한 스타일에, 강인한 의지가 비치는 눈빛을 가진 중년이었다.

 

 어릴 적 가문의 후계자 신분으로 딱 한번. 왕궁의 신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때부터 였을 것이다.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곁에 머물며 수호해주는 존재.

 그는 그것이 미치도록 가지고 싶었다. 정령의 수호.

 

 마력을 타고나지 않은 그로서는 안될 말이었지만, 수년 전 왕궁의 기밀서고에서 하나의 기록을 발견한 이후로 어릴 적의 꿈은 다시 되살아났다.

 

 

 그의 말에 그로키니시아 가문의 기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런 그의 행동에는 관심 없는 듯 조용히 한구석에 서있는 엘리를 힐끔거리며 디오니는 입술을 짓씹었다.

 

 

 '건방진 년.'

 

 로벨리아의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굳이 그 가문과 척을 질 필요가 없으니 가볍게 넘겼다.

 

 

 '어차피 마물을 몰아낸 공은 그로키니시아가 차지할 테니.'

 

 

 

 

 ***

 

 

 

 티폰산맥으로 향하는 길.

 산맥에 슬슬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을 무렵, 수레를 끌던 로키가 멈춰 섰다.

 

 

 "왜 그래?"

 

 밖에서 함께 걷던 미로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로키가 변신을 풀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더니 미로의 어깨에 착 달라붙었다.

 

 

 "마기가 엄청나.. 가까이 가기 무서워."

 

 확실히 좋지 않은 기운이 풍겨오고 있었다. 아마도 더 가까이 간다면 마력을 가진 이는 마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진할 것 같았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끌게. 로키 들어가."

 "응."

 

 로키는 만물상 창문을 통해서 안으로 쏙 모습을 감추었다. 산맥에서 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마기가 수레 안까지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수레가 멈추자,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려던 렌은 안으로 달려든 로키를 의아하게 보며 미로를 향해 물었다.

 

 

 "무슨 일이야?"

 "별일 아니야."

 

 괜찮다며 손을 휘휘 저은 미로가 다시 수레를 끌었다.

 덜컹덜컹 수레가 움직이자 창문 안으로 사라진 렌이 곧 문을 열고 밖으로 폴짝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다가와 바깥쪽에서 수레를 잡아 끌며 미로를 마주봤다.

 

 

 "로키는 왜 들어간 거야?"

 "무섭대."

 "뭐가?"

 

 걸음을 옮기던 미로가 너울의 천을 걷어 렌의 얼굴을 마주하며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 앞은 마기가 자욱할 예정이거든."

 

 내키지 않는 듯 창백한 얼굴로 자신들이 향할 길을 돌아보는 렌.

 꿀꺽 침을 삼키더니 다시 미로를 바라봤다.

 

 

 "꼭 가야하는 거지..?"

 "따라온 거 후회해?"

 

 미로가 묻자, 단박에 고개를 가로젓는 렌.

 

 

 "하긴, 이제 거기서는 어차피 못 지낼 테니 갈 곳고 없었겠네 뭐."

 

 미로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따라온 것이 아님을 알면서 그런다며 렌이 구시렁거렸다.

 곁눈질로 렌을 훔쳐본 미로는 트로웰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여섯 살. 저 아이는 미로, 너보다 더 어린 나이에 가문에서 쫓겨난 아이다.'

 

 그 이후로 렌은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지만 트로웰의 말은 사실이라고 했다.

 게다가 그가 가진 힘이 트로웰의 일부라는 것도 충격 그 자체였다.

 

 미로보다 먼저 네이핀의 힘을 타고났던 사람. 하지만 왕궁의 그 누구도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미로의 경우 트로웰이 깨어나버려서 들킨 것이지만.

 

 그녀의 주술로, 그녀는 스스로에게서 네이핀의 힘을 분리하여 렌에게 넘겼다고 했다.

 덕분에 렌은 이 대륙에 존재하는 유일한, 선천적으로 마력을 타고나지 않은 마법사가 된 것이다.

 

 

 이야기 후에, 트로웰에게 듣기로는 자신보다 먼저 네이핀의 힘을 얻었던 것은 메리엘.

 로단테 전 왕비의 여동생. 즉, 미로의 이모다.

 

 네이핀. 그 이름을 가졌던 자가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은 미로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게다가 렌이 자신보다도 더 어린 나이에 쫓겨난 신세였다니.

 괜스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로단테 왕국 출신이 아닌 사람. 여섯 살 어린 나이에 쫓겨난 아이.

 어디에서 무슨 이유로 쫓겨났는지 물으려던 미로는 입을 다물었었다.

 그녀 역시 쫓겨난 처지인 데다가, 묻는다고 해서 대답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기에.

 

 

 덜컹덜컹 수레가 움직이고 티폰산맥으로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불길한 기운이 번져왔다.

 렌은 확실히 점점 기분 나쁜 공기가 감싸는 느낌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검은 것이 온몸에 달아붙으려 달려드는 느낌.

 

 그리고 조금 더 가자, 미로의 예상대로 마력을 가진 이라면 확실한 존재감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마기가 자욱해지고 있었다. 아직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기에 렌을 들여보내고 결계를 펼치면 안전할 것이다.

 

 서둘러 렌을 안으로 들여보내려던 미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분명 감지한 마기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었는데 순식간에 덮쳐 온 탓에 잠시 눈앞이 뿌옇게 흘졌다.

 

 

 "읏.."

 

 그건 렌도 마찬가지인지 손으로 눈가를 가렸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머리속이 하얘졌다.

 그 즉시 숨을 멈춘 미로가 렌에게 소리쳤다.

 

 

 "렌! 숨쉬지 마! 당장 안으로 들어가!"

 

 하지만 소리치며 바라본 렌의 모습에 미로는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허.."

 

 정말 말도 안 나올 정도의 황당함. 하지만 그건 렌도 마찬가지였다.

 경악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는 두사람.

 

 

 "으아악!!"

 "와아악!!"

 

 이내 만물상 주위로 비명이 맴돌았다.

 

 

 

 

 ***

 

 

 

 산맥 주변의 풍경은 참담했다.

 산맥 근처에 다다랐던 그로키니시아 가문의 군대는 산맥으로 진입하기도 전에 망가졌다.

 하늘을 찌르던 사기는 사라지고 그들 사이에 퍼진 것은 공포였다.

 

 이상 현상은 가장 나이가 어렸던 기사부터 나타났다.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더니 거품을 물고 기절했다.

 그러더니 그의 뒤를 이어 주위에서 점점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는 이들이 나타났다.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린 채 침을 흘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쥐어뜯는 이도 있었고, 땅을 긁다 못해 스스로 피부를 긁어 대는 이들도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당황한 디오니가 소리친 즉시 그 역시 휘청거렸다.

 속에서 불길이 이는 듯이 뜨겁고 메스꺼웠다. 눈앞은 흐릿해져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를 부축한 디오니의 부관이 군대와 함께 온 마법사 무리의 말을 전달했다.

 

 

 "산맥에서 흘러나온 마기에 의한 영향인 것 같습니다. 서둘러 자리를 피하셔야 합니다."

 

 마기는 차단하기로 이미 약속되어 있었다.

 

 

 '망할 마물새끼들..'

 

 디오니는 와락 미간을 구기고는 주변을 살폈다.

 함께 왔던 로벨리아의 군사들은 이미 엘리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입술을 짓씹은 디오니는 코를 틀어막고 숨을 참으며 퇴각을 명했다.

 

 

 

 산맥으로 진입하기 위해 다가왔던 군대가 마기로 인해 삽시간에 아비규환이 되는 모습을 산맥안에서 지켜본 그가 짧은 한숨을 내쉬며 후드를 벗었다.

 상아색을 머금은 금발 머리칼이 드러나자, 어두웠던 주위가 밝아지는 착각을 일으켰다.

 

 

 '마기를 정화할 줄도 모르면서 마물이 점령한 곳에 발을 들이다니..'

 

 상태가 많이 나쁜 이들은 상태가 비교적 멀쩡한 이들이 이끌고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는 군대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어리석은 노블.'

 

 그는 시린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흐트러트리자, 음산한 산맥을 빠르게 훓고는 다시 후드를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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