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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검은 달 그림자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검은 달 그림자 더보기

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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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언제나 3가지 존재들이 함께했었다.
인간, 죽은 자들의 영혼, 그리고 정령들.

한편, 트레시안 대륙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벨리스온 제국의
정통 황위 계승자인 3황자 시이엔 루인 벨리스온.
어느 날, 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그를 대신하여 세인이 벨리스온 황성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슬픔과 고통 앞에서도 언제나 웃을 줄 아는 세인의 모험기가 펼쳐진다.

 
제 1 화
작성일 : 16-07-07 10:50     조회 : 839     추천 : 0     분량 : 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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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빨리 오지 못해!”

 “네. 가요, 아버지.”

 대륙 끝자락에 붙어 있는 어느 작은 마을.

 마을 이름이라도 제대로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몇 가구 모여 살지 않는 마을에 이른 아침부터 한 남자의 음성이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자신의 뒤를 천천히 따라오는 12살쯤의 어린 소녀가 뭐가 그리도 못마땅한지 연신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화를 내고 있었다.

 반면, 여자 아이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남자에게 쪼르륵 달려가 그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

 남자는 그런 아이의 모습에 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조금 전보다 더욱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망할 년! 누가 만지라고 했어!”

 짝!

 그리곤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여자 아이의 뺨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일 정도로 뼈만 앙상히 남아 있던 여자 아이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당장 못 일어나! 한 대 더 맞고 싶은 거냐!”

 “아뇨, 일어나요.”

 하지만 여자 아이는 다시 들려오는 호통에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남자의 곁으로 빠르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그 시끄러운 소란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밖으로 나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다가가 남자의 행동을 막는 이는 없었고, 심지어 여자 아이가 고개를 돌려 자신들을 향해 시선을 주는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 시선을 회피하며 모두들 급히 집 안으로 들어서기 바빴다.

 “…….”

 소녀는 그런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잠시 슬픈 눈빛을 했지만, 이내 입가에 밝은 미소를 머금으며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마을 사람들이 있는 곳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다녀오겠습니다.”

 “뭘 꾸물거리고 있는 거냐!”

 “네, 가요.”

 그러다 다시 시작된 남자의 호통에 여자 아이는 걸음을 재촉해 그의 뒤를 따라 빠르게 마을을 벗어났다.

 

 “얼마나 줄 수 있소?”

 “흐음.”

 남자가 반나절이나 걸려 여자 아이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펠로’라는 이름이 붙은 커다란 도시였다.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남자는 큰길가에 자리 잡고 있는 노예상으로 여자 아이를 끌듯 데려갔다.

 남자의 물음에 노예상의 주인인 젤로스는 다리가 아픈지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여자 아이를 아래위로 찬찬히 훑어보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머리는 어중간한 길이로 덥수룩하게 길러 여자 아이인지 남자 아이인지 분간할 수 없었고, 뼈만 앙상히 남은 아이의 모습은 상품으로서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봐줄 만한 것은 흔하지 않은 검은 머릿결과 그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는 검은 눈동자뿐이었다.

 “이 실버 주지.”

 “뭐라고! 말도 안 돼! 저년이 저래 봬도 지 어미를 닮아 크면 제법 예쁘단 소릴 들을 거요! 그런데 고작 이 실버라니! 좀 더 쳐주슈!”

 “뼈밖에 없는 저런 물건을 뭘 믿고 사라는 건가! 싫으면 당장 데려가게!”

 “젠장! 이 실버라니! 오십 코퍼라도 더 쳐달라고!”

 “흐음… 이십 코퍼는 더 쳐주지.”

 “쳇! 알았슈!”

 남자는 자신의 예상보다 여자 아이의 몸값이 적자,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다가 20코퍼를 더 얹어주겠다는 젤로스의 말에 어느 정도 기분이 풀렸는지, 찌푸렸던 인상을 풀며 투덜거림을 멈췄다.

 “여기 있네.”

 “고맙슈.”

 그 자리에서 바로 돈을 챙긴 남자는 그대로 걸음을 옮겨 노예상을 빠져나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한쪽에서 자신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여자 아이와 눈이 마주치자,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젠장! 재수 없는 년!”

 남자는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애써 아이의 눈을 회피한 채 다시 빠르게 걸음을 옮겨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아버지.”

 “……!”

 그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을 부르는 여자 아이의 음성에 남자는 또다시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이런… 신파극이 또 벌어지려는 건가.’

 노예상 젤로스는 그 모습에 여자 아이가 울면서 자신을 팔지 말라고 남자에게 매달리는 다음 장면을 예상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노예상을 오래 하면서 그런 일들이 자주 있었기에 이번에도 그런 장면이 펼쳐질 것이라 쉽게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잠시 후, 젤로스는 여자 아이의 입가에 번져 가는 작은 미소에 자신의 예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을 팔아버리고 떠나려는 남자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는 여자 아이를 보며 젤로스는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그의 표정과는 상관없이 여자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이어나갔다.

 “아버지.”

 “…….”

 “저 없더라도 식사 잘하셔야 해요. 술도 너무 많이 드시지 마시구요. 밤에 기침 심하시니 꼭 따뜻한 물 챙겨 드셔야 해요.”

 “퉤! 망할 년!”

 남자는 아이의 걱정 어린 당부에 눈빛이 마구 흔들렸지만, 그것도 잠시… 또다시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조금 전보다 더욱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하지만 아이는 그렇게 점점 사라져 가는 남자, 아니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슬픈 듯한 눈빛으로 혼잣말을 계속 내뱉었다.

 “아니면 어머니가 곁에서 많이 슬퍼하실 거예요.”

 물론 아이의 음성이 너무도 작아, 그 마지막 말은 떠나가는 아버지에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흐음.’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젤로스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여자 아이를 바라보았다.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자신이지 않는가.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사람 보는 눈은 절대 남에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온 자신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예상을 벗어난 아이의 행동이 조금은 흥미롭게 느껴진 젤로스였다.

 지금껏 장사를 해오면서 자신을 팔고 떠나가는 이들에게 눈앞의 아이처럼 차분한 모습을 보인 녀석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름이 뭐냐.”

 젤로스는 여자 아이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졌지만, 아이는 여전히 떠나가는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남자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시선을 돌려 젤로스를 바라보았다.

 “……!”

 젤로스는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에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아이의 눈빛이 너무도 깊고 깊어 시선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인.”

 “……?”

 “제 이름은 세인이에요.”

 그런 젤로스의 반응이 우스웠는지 다시 한 번 입가에 밝은 미소를 머금은 아이는 젤로스의 물음에 대한 뒤늦은 대답을 했다. 자신의 이름은 세인이라고 말이다.

 

 ***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머니.”

 세인은 자신을 노예상에 팔고 떠나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말없이 응시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가 걸어가는 옆의 빈 공간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

 어머니, 10여 년 전 세인이 태어난 날 세상을 떠나버린 어머니. 그녀를 너무도 사랑한 세인의 아버지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모든 원망을 세인에게 돌렸고, 지금껏 따뜻한 정 한번 세인에게 준 적이 없었다.

 정은 고사하고, 오히려 죽이지 못해 키웠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세인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생활하면서 한 번도 울거나, 떼를 쓰거나, 혹은 원망 어린 눈빛을 내보인 적이 없었다.

 지금도 자신을 버리고 떠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도 슬퍼하는 표정을 짓지 않는 세인이었다.

 ‘내가 슬퍼하면 어머니도 슬퍼하시니깐.’

 세인은 아버지가 아닌, 그의 곁을 따라가고 있는 한 존재를 바라보며 처음으로 슬픈 눈빛을 했다.

 ‘어머니…….’

 자신이 태어난 날 돌아가신 바로 자신의 어머니를 말이다.

 세인이 태어나 처음으로 기억이라는 걸 했을 때부터 그녀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언제나 3가지 존재들이 함께했었다.

 그 첫째가 자신을 원망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아버지처럼 온기를 가지고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사람에게서 온기가 느껴진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전혀 느낄 수가 없었던 세인이었지만 말이다. 제대로 아버지의 품에 안겨 본 기억이 없었으니깐.

 그리고 그 두 번째는 그런 아버지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오랜 세월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의 ‘영혼’이었다.

 그래서 세인이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세인이 눈을 뜨고 세상을 인식했을 때부터 언제나 아버지의 곁에 어머니의 모습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어머니의 모습을 자신밖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세인은 마을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수많은 영혼들이 세인의 눈에는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의 농담이거나, 아버지에게 매일같이 맞고 사는 세인이 조금은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여겼던 마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죽은 사람들만이 간직한 비밀과 여러 가지 사실을 알고 있는 세인의 모습에 사람들은 조금씩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거기다 누가 무슨 사고로 다치거나, 언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까지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세인의 존재는 두려움을 떠나 외면의 대상이 되어갔다.

 오늘 아침 세인이 마을을 떠나올 때, 마을 사람들이 시선을 회피하며 그녀를 외면한 것도 모두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세인은 사람들이 그런 자신의 행동을 두려워하고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얼마 동안은 사람들을 스스로 피하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저들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모른 척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사람이 죽기 전 그들을 찾아오는 사신의 존재를 결국 외면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말을 해버리는 세인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사람들은 두려움을 품게 되었고, 오히려 세인의 말로 인해 그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오해까지 하게 되었다.

 원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눈빛을 받으며 지내야 했던 세인.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말투와 행동이 어른 못지않은 이유가 이런 주변 상황 때문인지도 모른다.

 “따라와라.”

 “네.”

 계속해서 자신을 뒤돌아보며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는 어머니의 영혼이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던 세인은, 자신을 부르는 젤로스의 음성에 그제야 생각을 멈추고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앞서 걸어가는 그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라 걷기 시작했다.

 쏴아아!

 그 순간, 세인의 길게 내려진 앞머리를 쓰다듬어주듯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스치며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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