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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검명무명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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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 강호에 발을 디뎠을 때, 세인들을 그를 검광이라 했다.
그가 무명검으로 독보천하 할 때, 세인들은 그를 검귀라 불렀다.
그가 홀연히 강호를 떠날 때, 세인들은 그를 검신, 진정한 천하제일인이라 부르며 칭송했다.
그리고 수백 년이 흘렀다.

 
10 화
작성일 : 16-07-07 10:47     조회 : 413     추천 : 0     분량 : 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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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세상에 발을 내딛다.(2)

 

 

 

 양운정은 침상에 다소곳이 잠든 아이를 한참이고 바라보았다. 깊은 눈길에는 따뜻한 기운이 선명하게 어려 있었다. 그는 문득 입매를 비틀며 흐린 미소를 그렸다.

 아무리 검이 날카로워도, 아이의 힘 정도에 찔릴 몸이 아니었다.

 어찌 보면 사기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소녀에 대한 양운정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보호해주고 싶었다. 이 아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러길 원했고, 그렇게 해 줄 것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가족이란 존재가 있음에 감사했고, 이 아이를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자신이 행복했다. 그는 눈을 감으며 아이와 잠들기 직전에 나눈 몇 마디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럼, 아저씨가 그 양운정이야?”

 “아저씨라니, 너무하는구나. 하지만 뭐, 그래. 내가 그 양운정이지.”

 “죽었다고 들었는데.”

 “죽을 뻔했지.”

 “붉은 늑대 아저씨들은 어떻게 됐어요? 스무 명이나 쫓았다고 했는데.”

 “나는 이렇게 살아있지 않느냐.”

 “그래요...”

 확실히 다른 말은 필요치 않았다. 아이는 시무룩하여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한테 쫓겨서 천산까지 갔었어. 그들은 정말 훌륭했다.”

 양운정은 아이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아이는 가만히 있다가 퍼뜩 고개를 들어서 말했다.

 “난 철란(鐵蘭)이에요.”

 양운정은 잠시 눈을 깜빡거렸다. 청랑족이 먼저 이름을 밝힌다는 것은 상대를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양운정은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란이라. 예쁜 이름이구나.”

 “아저씨, 정말 강한가 봐요.”

 “네 아버지는 그저 그런 무인한테 쓰러질 정도였니?”

 “절대로 아니에요!”

 “그럼, 나도 믿어 보아라.”

 “예.”

 

 ***

 

 두 사람이 나란히 말 위에 올라 관도를 따라가고 있었다. 양운정과 철란이었다. 철란은 양운정의 앞에 앉았는데, 하나 불편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과연 초원의 아이라 말 타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양운정 보다도 말을 더 잘 다루었다. 더구나 오랜만에 말에 올라서 즐거운 모양이었다. 얼굴이 화색이 가득했다. 철란은 입에 당과 하나를 물고 오물거렸는데, 양운정이 틈만 나면 먹이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노력 덕분인지, 이제 감숙을 떠나 닷새인데, 비쩍 말라 피골이 상접하던 팔다리에 슬쩍 살이 붙었고, 얼굴에도 살이 제법 올라서 홀쭉한 뺨이 보이지 않았다. 단지 살만 오른 것이 아니었다. 철란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덕분에 나날이 밝아지고 예뻐졌다. 커다란 두 눈에 생기와 활기가 가득하여 보기 좋았다. 달리 꾸밀 것도 없이, 철란은 보기 드문 미소녀였다.

 양운정은 철란이 밝아지는 모습이 마냥 흐뭇했다. 자신의 딸이 예뻐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이럴까 싶었다. 쭉 뻗은 길목에서 말이 속도를 내어 달리는 데, 철란은 퍼뜩 고개를 돌려서 외쳤다.

 “아저씨!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

 “허허, 참 빨리도 물어보는 구나. 지금 가는 곳은 아저씨 집이란다.”

 “거기가 어딘데요?”

 “북경.”

 “북경이면 황제가 사는 곳 아니에요?”

 “응, 그렇지.”

 철란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가만히 앞을 바라보다가 또 묻기 시작했다.

 “아저씨 집은 커요?”

 “글쎄? 꽤 큰 편이지.”

 “으응…. 잘 사나 봐요.”

 “아무렴. 잘 살지.”

 “그렇구나….”

 이런 식으로 길지 않은 시원찮은 대화가 종일 오갔다. 양운정이야 철란이 물어오기에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줄 뿐이었고, 어린 철란이야 너무나 심심하고 또 양운정과는 대화할만한 것이 없었다.

 게다가 며칠째 다른 인적이라고는 없어 황무지를 달리고만 있기에 철란은 서서히 무료한 참이었다. 쉼 없이 종알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어대니, 귀찮아할 법도 하련만, 양운정은 일일이 답하며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

 슬슬, 풍경이 바뀌고, 새로운 풍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철란의 표정도 이제는 심심해하거나 뚱한 표정이 아니었다. 태어날 때부터 초원에서 자라온 아이가 이렇게 웅장한 산수를 언제 보았겠는가, 게다가 번화한 거리와 사람들을 바라보느라 철란의 눈은 바쁘기 그지없었고, 입은 다물 줄 몰랐다. 양운정도 그런 철란의 모습에 흐뭇하여서, 한줄기 푸근한 미소를 띠고는 가자는 대로 선뜻 발걸음을 옮기곤 했다.

 

 그들이 들어선 곳은 섬서성(陝西城)의 서안(西安)이었다.

 당대(唐代)까지 국도로써 번영한 도시라 수많은 유적 등의 볼거리가 많았다.

 철란의 눈이 행여 돌아가지나 않을까 걱정이었다. 양운정은 말에 철란을 태우고, 자신을 고삐를 잡은 채 고루거각이 즐비한 서안의 대로를 느긋하게 걸었다.

 “아저씨! 오늘 여기서 자고 가요?”

 “그럴까? 그래 여기서 자고 내일 출발하자.”

 “와! 오늘은 노숙 안 해도 된다!”

 철란은 노숙하지 않는다는 것에 굉장히 기뻐했다. 철란에게 이것저것 사주고 먹이느라, 넉넉했던 주머니가 상당히 홀쭉해졌기 때문에, 몇 날 며칠을 노숙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자리라도 좀 알아봐야 할 듯싶었다.

 이리 번화한 곳이라면, 무엇이라도 일자리가 있지 않겠는가. 표사 따위를 생각하기도 했다. 정식표사는 무리겠지만, 북경까지 가는 표물이 있다면, 호위한다는 핑계로 슬쩍 끼어들면 어떨까 하고 궁리하는 참이었다.

 즐거워하는 철란에게 끌려 서안의 번화한 거리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두 사람은 이제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 되자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객잔을 찾았다.

 얼마나 걸었을까, 다른 곳에 비해 작고 낡았지만, 깔끔해 보이는 객잔 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청학루(淸鶴樓)란 이름의 객잔이었는데, 후덕한 인상의 노부부가 같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방을 잡고, 짐을 풀고는 식사를 하기 위해 바깥의 식당으로 내려갔다. 저녁을 들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이려나,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손님은 상당했다.

 자리를 잡아 앉으며 슬며시 객잔을 둘러본 양운정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이 객잔에 자리 잡은 이들치고 무공을 지니지 않은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인인 노부부를 포함하여 대략 오륙십에 이르는 인물들이 무림인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일단의 인물들을 발견했다.

 삼십 명 정도의 깨끗한 푸른 무복을 걸치고, 검을 가슴에 품은 젊은 검수들이었다. 대략 약관을 조금 넘긴 듯한 그들의 눈에는 하나같이 정광이 흘렀고, 행동에 절도가 있었다.

 양운정은 속으로 잠시 감탄하고는 곧 그들에게서 관심을 돌렸다. 그로서는 별로 얽히고 싶지 않은 인간들이 무림인이라는 족속들이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철란에게 먹일 음식이었다.

 양운정은 마음 같아서야, 모든 음식을 다 사주고 싶었지만, 현실을 인정해야 했기에, 값싼 소면과 소채, 그리고 만두를 주문했다. 음식은 금방 나왔다. 철란은 한 번씩 웃어주고는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철란이 먹는 모습을 기분 좋게 바라보던 양운정도 만두 하나를 집어서 먹기 시작했다.

 

 한참을 맛나게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객잔 문이 거칠게 벌컥 열리며 한 명의 피투성이가 다 된 인물이 객잔으로 비틀거리며 뛰어 들어왔다.

 그 모습에 양운정과 철란을 제외한 모든 인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은 양운정의 눈길을 끌었던 푸른 무복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신속히 쓰러져 있는 사람을 부축하여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주인 부부가 각종 약이 들어있는 약통을 들고 서둘러 그에게 달려갔다.

 “치료할 테니 물러들 서게.”

 노부인의 입이 떨어지자, 푸른 옷의 무인들은 모두 물러섰다.

 피투성이의 인물은 회색 승포를 걸친 승인이었다. 노부인은 이곳저곳에 깊숙한 검상을 입어 신음하는 승인의 옷을 벗겨 내 약을 바르며, 응급처치하기 시작했다.

 “으음….”

 승인은 가냘픈 신음성을 흘렸는데, 알고 보니 여인이었다.

 “아저씨, 저 스님 많이 다쳤나 봐요.”

 “그래, 그런 모양이구나, 어서 먹고 올라가 자자꾸나.”

 “예.”

 철란은 피투성이가 된 스님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쪽에 눈길을 떼지 못했다.

 철란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인 철홀의 뒤를 따라 전장을 떠돌았던 아이라 피에 별다른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없었지만, 상처 입은 이들을 보면 가슴 아파하는 착한 마음이 가득한 아이였다.

 객잔 안의 무림인들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잔뜩 긴장하고 있었기에 양운정과 철란의 존재에 차마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양운정 역시 그들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철란만이 치료를 받는 비구니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얼추 식사를 마치자, 양운정은 철란을 데리고 이 층의 객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철란을 끌고 계단을 밟아 올라갈 때였다. 다급한 외침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비구니의 정신이 돌아온 듯하자, 노부인은 비구니를 다그쳐 물었다.

 “어찌 된 게냐?”

 “아아. 사, 사숙님. 혜령이가 혜령 사 매가 위험합니다!”

 “아니, 혜령이라면 그 아미옥봉(峨嵋玉鳳) 양혜령 소저 말씀입니까?”

 “아! 남궁 소협.”

 비구니의 상처를 치료하는 동안 등을 돌리고 있던, 푸른 무복의 청년 중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미남자였다. 짙은 검미와 정기 넘치는 두 눈이 인상적인 청년이었다.

 양운정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미의 양혜령이라면 자신의 여동생이 아닌가. 게다가 남궁 소협이라면 그의 처가인 남궁세가인가?

 양운정이 걸음을 멈추자 철란도 그 큰 눈을 깜박거리며 양운정을 올려다보았다.

 “왜 그러세요?”

 “아니다. 올라가자꾸나.”

 걸음을 다시 옮기면서도 그의 귀는 저들의 대화에 집중되었다.

 “남궁 소협, 남궁 소저도 그곳에 있습니다.”

 “아니 우리 하군이도 말입니까? 어디입니까? 청음(淸吟)스님?”

 “남문의 보경사(寶慶寺)입니다.”

 “보경사. 알겠습니다. 선배님, 저희 남궁가의 창천검룡단(蒼天劍龍團)이

 다녀오겠습니다.”

 남궁씨의 젊은 검사가 노부부들에게 외치자, 두 사람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노부부의 허락이 떨어지자, 남궁세가의 창천검룡단이라 불리는 푸른 무복의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객잔을 빠져나갔다.

 

 보경사라. 양운정은 검을 들었다.

 “어디 가시게요?”

 “응, 여기에 아저씨 여동생이 와 있나 봐.”

 “사천에서 수련한다던 그 여동생이오?”

 “음, 좀 위험한 데에 있는 듯하니, 그래서 아저씨는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자고 있어. 알았지.”

 “예.”

 양운정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철란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고는 창문을 통해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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