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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뭇잎 사이로 떨어진 햇살
작가 : 하랑
작품등록일 : 2017.10.31

먼 옛날 정령의 땅이라 불리웠던 왕국, 로단테.
이 왕국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가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다.
반란의 씨앗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왕궁에서 쫓겨나, 나라를 떠돌며 자신의 존재가 이 왕국에 악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그렇게 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로단테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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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4 16:14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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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길을 가로지르는 마녀만물상.

 상처를 회복하고 헤르바를 떠나온 세사람은 모처럼 따스한 햇살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밖으로 나와 다같이 걷고 있었다.

 

 렌은 이제 움직이는 데에 문제가 없을 만큼 많이 회복되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움직이지 않고 제대로 치료했다면 이렇게 고생할 일도 없었을 테지만.

 하지만 완전한 회복이 아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로는 수레를 스스로 끌었다.

 괜스레 또 덧나는 일이 생기면 골치 아플 테니.

 

 

 "근데."

 

 도와주겠다며 다가온 아인과 함께 수레를 밀던 미로가 너울의 천을 슬쩍 걷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넌 왜 따라와."

 

 뚱한 얼굴로 흘겨보자, 수레 주위를 맴돌며 하늘을 날던 작은 새가 흠칫했다.

 아인과 렌도 뚱한 얼굴로 새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시치미를 떼던 작은 새는 이내 미로의 손짓에 의하여 땅으로 끌려내려 왔다.

 

 

 "왜 따라오냐니까."

 "...애, 애완동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로키가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러자 눈썹을 치켜 뜬 채 나름 귀여운 짓을 하는 로키를 내려다보던 미로가 마치 휴지라도 버리는 듯 등뒤로 휙 날려버렸다.

 

 

 "필요 없어."

 

 저만치 날아간 로키는 분한 얼굴을 하고는 기어코 미로 일행을 따라왔다.

 조그만 강아지로 둔갑해 쭐레쭐레 따라온 로키가 미로를 향해 말했다.

 

 

 "이러면 마음에 들어?"

 

 꼬리까지 흔들며 한껏 귀여움을 뽐냈지만 미로는 스윽 내려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외면할 뿐이었다.

 

 

 "눈이 순수하지 않아."

 "칫."

 

 이번에는 고양이로 둔갑한 로키가 물었다.

 

 

 "그럼 이건?"

 "고양이 밥은 없어."

 

 정말 까다롭게 군다며 투덜거린 로키는 이후로도 여러 동물로 둔갑했지만 모두 미로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실패했다.

 

 

 "도대체 뭐가 마음에 든다는 거야?"

 

 눈썹을 치켜 올리며 신경질적으로 미로를 노려본 로키는 이번엔 멋들어진 흑마로 둔갑했다.

 

 

 "오오."

 "좋아? 이건 마음에 들어?"

 

 온갖 귀여운 동물들도 마다한 미로가 반응을 보이자, 로키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미로가 예쁘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 아름다움에 로키가 넋을 잃은 것도 잠시, 탐스러운 입술 사이로 들려온 말에 눈썹을 찌푸려야 했다.

 

 

 "네가 수레를 끌면 되겠다."

 "뭐?"

 

 서둘러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로키에게 미로가 재차 말했다.

 

 

 "밥은 일하는 만큼만 줄 거니까. 난 너그러운 주인이 아니거든."

 "우이씨."

 

 울상을 짓는 로키를 기다려주지 않고 지나쳐 걸음을 내디디자, 로키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토닥토닥 작은 발로 열심히 미로를 따라왔다.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마저 귀여워 기쁜 듯 웃은 미로가 뒤돌아 로키를 바라보았다.

 

 기뻤다. 누군가가 이토록 기를 쓰고 자신을 따라온다는 것이.

 그만큼 함께 있고 싶다는 뜻일 테니까.

 처음 아인이 몰래 쫓아왔을 때에도, 눈물을 쏟아내며 데려가라고 떼를 쓸 때에도 사실은 그랬다.

 같이 울고 싶을 만큼 기뻤었다.

 

 

 "미로라고 불러. 원하면 애완동물의 주인 정도는 해줄 테니까."

 

 그러자 로키는 잠시 멍하니 미로를 바라보다 이내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입술을 곱게 휘며 웃는 얼굴이 너무나 예뻐서 볼때마다 넋을 잃게 된다.

 

 

 "예, 예. 로키라고 합니다, 주인님."

 

 이미 서로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다시한번 서로 소개를 했다.

 빨갛게 물든 뺨이 귀여우 픽 웃은 미로가 다시 뒤돌아 걸음을 뗐다.

 

 

 "얼른 수레 끌고 와."

 

 얼굴을 붉히던 로키가 당황한 듯 물었다.

 

 

 "진짜 끄는 거야?!"

 

 "진짜 끄는 거야."

 

 

 

 

 ***

 

 

 

 "자, 인사해. 이쪽은.."

 

 밤길은 어두워서 위험하기 때문에 길가에 수레를 멈춘 미로 일행은 오순도순 만물상에 모여 앉았다.

 그리고 이제는 만물상 안에서 제법 너울을 떼 놓고 있는 미로가 어색하게 웃으며 손으로 자신의 옆에 선 남자를 가리켰다.

 

 

 "트로웰이야."

 

 트로웰은 거의 미로를 감싸 안다시피 착 달라붙어 있었다.

 

 

 "그러니까.."

 

 넋을 놓고 그를 바라보는 세사람을 응시하며 미로가 트로웰을 떼어내려 했지만 그는 떨어지지 않았다.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쉰 미로가 말을 이었다.

 

 

 "땅의 정령이야."

 

 [아가. 오랜만에 실체화한 것인데 참으로 쌀쌀맞구나.]

 

 "무슨.. 얼마전에도 했잖아. 덕분에 닷새나 잠들어 있었다고."

 

 [그래서 말인데 아가, 체력을 좀 더 길러야 할 것 같더구나.]

 

 진지한 척을 하며 말하던 트로웰은 미로가 눈썹을 찌푸리고 나서야 입을 다물었다.

 구리빛 피부에 흑색 머리칼을 늘어트린 그는 소매가 치렁치렁한 긴 옷을 걸치고 있었는데, 왕국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옷감과 신기한 생김새의 옷이었다.

 답답하지도 않은지 눈을 덮은 머리는 치워질 줄을 몰랐다.

 

 트로웰은 한참을 미로에게 달라붙고 나서야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조그마한 로키를 들어올려 어깨에 올렸다.

 

 

 [나뭇잎에서 태어난 아이구나.]

 

 "어? 어떻게 알았어!"

 

 눈을 동그랗게 뜨는 로키를 보며 트로웰은 그냥 웃을 뿐이었다.

 트로웰은 아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나서는 가만히 렌을 내려다보았다.

 렌은 트로웰이 신기한 듯 집요한 시선으로 그를 살폈다.

 평소 미로가 쉬는 소파에 몸을 맡긴 트로웰이 입가에 오묘한 미소를 걸치고는 렌을 응시했다.

 

 

 [그때 그 아이로구나.]

 

 그의 목소리에 렌이 흠칫 놀랐다.

 길게 뻗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른 트로웰이 그대로 소파 팔걸이에 몸을 기댔다.

 가만히 트로웰을 응시하던 미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트로웰, 렌을 만난 적 있어?"

 

 [물론, 저 아이는 날 보지 못했겠지만.]

 

 돌아온 트로웰의 대답에 미로는 오히려 미간을 구겼다.

 

 

 "하지만 트로웰, 당신 지금껏 깨어난 적도 없었잖아."

 

 그랬다. 로단테 왕궁에 위치한 신전. 그 신전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흙의 기둥은 단 한번도 비워진 적이 없었다. 땅의 정령이 그 안에 잠들어 있었으니.

 

 트로웰은 뭘 당연한 것을 묻냐는 듯이 대답했다.

 

 

 [아가, 네이핀은 나의 아이야. 내 아이가 어디서 뭘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어 있지는 않는단다.]

 

 그러면서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미로가 귀엽다는 듯 웃고는 트로웰이 다시 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아이가 만난 것은 메리엘. 미로, 네가 태어나기도 전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

 

 렌은 굳게 입을 다물고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트로웰은 렌이 숨기고 싶어 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여섯살. 저 아이는 미로, 너보다 더 어린 나이에 가문에서 쫓겨난 아이다.]

 

 

 

 

 ***

 

 

 

 다알리아 제국.

 국경을 넘은 마크는 조용히 지방의 작은 선술집을 찾았다.

 

 그는 곧장 카운터 쪽에 자리를 잡고 바텐더를 향해 말했다.

 

 

 "여기 럼 한잔. 민트 띄워서."

 

 바텐더는 그의 말에 움찔 하더니 마크를 한번 돌아보고는 카운터 너머에 있는 쪽문의 종을 울렸다.

 그리고는 마크에게 술잔 아래에 작은 쪽지를 껴서 건넸다.

 

 단숨에 술을 들이킨 마크는 쪽지에 M자를 새겨 넣고는 다시 잔과 함께 바텐더에게 건넸다.

 

 

 "한잔 더."

 

 바텐더는 그에게 술을 한잔 더 건넸고, 마크는 또다시 그것을 한번에 들이켰다.

 그리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난 마크는 바텐더의 안내로 카운터 옆쪽에 늘 닫혀 있던 문너머로 모습을 감췄다.

 

 카운터 쪽에 앉아 술을 마시던 단골 하나가 그 문으로 마크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저 손님은 누구기에 저기로 들어가? 저긴 늘 닫혀 있잖아. 아무도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놀란 손님이 말하자, 바텐더는 잔을 정리하며 상냥하게 웃었다.

 

 

 "주인장께 온 손님입니다."

 "뭣이? 자네가 주인장이 아니었는가?"

 

 바텐더의 말에 그 단골은 더욱 눈을 크게 뜨며 장난스레 말했다.

 그 말에 바텐더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그냥 일꾼이지요."

 "에이, 단골이 얼굴도 모르는 주인장이 있나. 자네가 주인 하게."

 

 볼은 발그레해 져서는 농담을 건네는 그를 보며 바텐더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등뒤에서 닫힌 문너머로 시끌벅적한 소음이 귓가에 울렸따.

 걸음을 뗀 마크는 좁은 복도를 걸어 그 끝에 자리한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나무문이 적막속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음을 만들어냈다.

 그 안으로 들어선 마크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만이 준비된 방에서 조용히 자신을 기다리던 사람을 바라보았다.

 

 저벅저벅 걸어가 맞은 편 의자에 털썩 앉은 마크가 입가에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 그녀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찻잔을 마크 쪽으로 천천히 밀었다.

 그녀는 느린 동작으로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따뜻한 차를 한 모금 입안에 머금었다.

 차 향이 입안에 퍼지는 것을 음미한 그녀가 그것을 꿀꺽 삼키고는 입술을 휘며 곱게 미소 지었다.

 

 

 "그래요,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어찌 지내셨습니까?"

 

 그녀의 말에 마크가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보다, 제가 로단테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아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제가 놀랄 만한 사람인가 봐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그녀를 보며 마크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리고는 따끈한 차가 담긴 잔을 움켜쥐며 말했다.

 

 

 "네이핀의 칭호를 얻은 자."

 

 또박또박 들려온 단어에 그녀가 흠칫하는 것이 보였다.

 관찰하듯 집요한 시선으로 그녀를 살핀 마크가 찻잔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덧붙였다.

 

 

 "..라고 하는 것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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