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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사라진 나. 다가온 너
작가 : 시그널
작품등록일 : 2016.9.2

세상속에서 과연 나는 존재하고 있나요?
여러모습으로 살아가는 나.
진정한 내모습은 무엇일까.
나를 바라봐 주는 단한명의 너가 있을까

 
3화 버려진 너
작성일 : 16-09-07 03:55     조회 : 332     추천 : 1     분량 : 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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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예전 유행했던 몰래카메라속 주인공들 처럼 나도 넋을 빼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넋을 빼고 있는 내앞의 집사람과 수빈이는 박수를 치고 있다.

 지금까지 날 골려주려고 그랬던 거라며 회사의 그이들도 달려오고 있었다.

 그래. 역시 그랬었어 라고 안도하던 순간 그들의 웃음기는 사라지고 그들의 모습도 온데간데 없어졌다.

 고개를 돌려 어리둥절하고 있을동안 세상은 어느새 내게서 시선을 거둬 암흑이 되었다.

 컴컴한 암흑에 어지럼을 느낄때 한줄기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무언가를 마구 두드리는듯한 소리. 그리고 느껴지는 순간순간 얼굴이 차가운 기분.

 억지로 잠시 잊고 있었던 눈이라는 녀석에게 힘을주어 본다.

 힘겹게 떠지는 눈속으로 비춰지는 장면들이 빗방울 쏟아지는 소리들과 함께 들어왔다.

 이윽고 또렷해진 눈에 들어온 풍경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쓰러진 소주병이 현실로 돌아왔음을 격하게 반겼다.

 비는 더욱 세차져 창틀을 때렸고 많은 양의 빗물이 방안으로 튀어져 들어왔다.

 "하... 엉망진창이네."

 방을 보고 했던 말이지만 오히려 내마음과 더 맞아 떨어지는 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수도 없다.

 모든게 틀어진 지금의 순간도 너무 싫지만 그진실을 순응해야할 내일이 너무도 두렵다.

 언제나처럼 길냥이들은 날카롭게들 울어대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취기가 나를 천천히 무너지게 만들고 있었다.

 힘내어 버티고 있던 눈꺼풀도 다시 덮여갔다.

 이번엔 그어떤 이들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저 깜깜한 어둠만이 걱정많던 내 생각을 덮어주었다.

 시간이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르고 핸드폰의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방안은 하나의 그림이되어 그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모든게 멈춰 있었지만 시간은 매정하게도 정확하게 흐르고 있었다. 첫 알람소리에 내생각을 덮었던 어둠이 달아났다.

 두어번의 알람이 더 울렸을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괴로웠던 현실은 과거가 되었고, 또다른 아픔을 맞을 현재가 와있었다.

 날은 좀 밝아졌지만 여전히 비는 쏟아지고 있다.

 나의 추한 슬픔과 나의 추한 아픔을 창밖의 하늘이 본것 같아 창밖을향했던 시선이 부끄러움에 방바닥만을 바라본다.

 널부러진 술병들을 대충 옆으로 밀어 버리고 출근 준비를 했다.

 오늘 어찌되든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입고 잤던 양복바지에 널어 놓았던 셔츠로 갈아 입었다.

 샤워를 할까 싶었지만 그냥 모든게 귀찮다.

 방안의 먼지가 앉았던 자켓을 털고 구겨진 셔츠를 가리듯 걸친뒤 가죽이 벗겨진 구두를 대충 우겨신고 찌그러진 우산을 한손에 들었다. 현관을 나서는 내모습은 언제나와 같은 일상이다. 조금 퀭한것을 제외 한다면...

 어제부터 울던 길냥이의 소리가 아직도 들리니 괜시리 인상이 찌뿌려졌다. 팀장의 잔소리 만큼이나 날카롭다.

 계단을 다내려와 우산을 펼치고 빗소리와 함께 걸음을 걸었다.

 두어걸음 걸었을때 화단에 모여 날카롭게 울어대는 길냥이들이 보인다.

 내가 다가가도 피하지 않고 그저 하던일에 집중하고있다.

 괜히 무시 당하는것 같아 울컥한다. 그래서 조금더 방향을 그쪽으로 잡아 다가갔다.

 조금씩 조금씩 거리가 좁혀지고 길냥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이는 거리가 되었다.

 그때 길냥이 세마리와 그안에서 꿈틀대는 무언가가 보인다.

 나를 보던 길냥이들은 귀찮은듯 천천히 뒤돌아 어슬렁 그자리를 벗어났다.

 가리고 있던 냥이들이 비켜나자 꿈틀대던 그무엇의 정체가 보였다. 그자리엔 다리에 상처입은 강아지가 끙끙 거리며 내리는 비를 맞고 있었다.

 '에휴. 피가 다 굳었네. 대체 주인은 뭐하는건지 참.'

 방향을 바꿔 골목의 내리막길로 걸음을 옮겼다.

 멀찌감치 있던 길냥이들이 다시 그자리로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내리막을 한참 걷고 있는동안 피묻어 낑낑거리던 그녀석이 계속 떠올랐다.

 그녀석 생각이 등에 올라타자 걸음은 눈에띄게 느려졌다.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지금 가해자들속에 내가 피해자를 그대로 두고 온건 아닐까?'

 날보고 비릿하게 웃던 느긋한 길냥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다른곳으로 옮겨 놓고 올걸 그랬나하는 생각이든다.

 느려졌던 걸음은 아예 멈춰졌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오르막을 올려다 보았다.

 시계를 들여다보니 잠깐 올라갔다오면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들어갈것 같다.

 조금은 빠른걸음으로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좀전의 현장으로 다가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해자 녀석들은 조막만한 그녀석을 쉴틈없이 괴롭히고 있었다.

 내가 다가서자 그녀석들은 정말 귀찮은듯 또다시 멀찌감치 떨어졌다. 아마 또 내가 멀어지길 기다리나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그녀석은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털의 반이 검붉게 물들어 있다.

 낑낑대는 소리도 없어 죽은건 아닌가 싶었는데 숨은 가쁘게 몰아 쉬고 있었다.

 쭈구리고 앉아 한손으로 들어 안았다. 손바닥보다 조금더 클까 싶은 정도의 크기였다.

 그녀석을 들어 안았을때 흰색편의점 봉지와 한마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나 가져가시오>

 버려졌었다.

 이쪼만한 녀석이 저봉지안에 버려졌나보다. 그리고는 내내 저곳을 지키다 이런 사단이 났나보다.

 "불쌍한놈."

 옮겨놓으면 주인이 찾겠지 했건만 그럴일은 없어 보인다.

 그녀석을 조용히 품에 들어안아 내리막길로 내려왔다.

 기억하기로는 큰길가에 동물병원이 있었던것 같다.

 서둘러 골목을 벗어나 큰길로 접어 들었다.

 출근을 하는 사람 등교를 하는 애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 골목에서 찌그러진 우산을 쓰고 한손엔 피묻은 흰뭉치를 든 내가 나타나자 시선이 쏠리는게 느껴졌다. 그래도 우산이 있다는게 정말 다행으로 느껴진다.

 저만치 앞 병원 간판이 보였다.

 "꼬맹아 좀만 참아라. 병원 다왔다."

 병원이 보이니 최소한의 소임을 다했다는 생각에 아까의 불편했던 맘이 가시고 있었다.

 병원앞에 서서는 더이상 움직일수 없었다.

 아직 병원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다른곳을 가볼까도 했지만 그곳도 이곳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천천히 둘러보다 보니 위급한 동물이 있으면 전화를 해달라는 문구가 보였다.

 나는 얼른 폰을꺼내 번호를 눌러 통화를 했다.

 의사선생은 20여분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나는 계속 시계만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다 이미 늦을거라는 생각이 들자 더이상 시계를 들여다 보지 않았다.

 "될대로 되겄지. 어차피 눈밖에 난거 일찍간다고 바뀌겠냐."

 병원 간판밑 아직 젖지 않은 계단이 보여 그곳에 쭈구리고 앉았다.

 가만히 앉으니 손으로 이녀석의 가쁜 숨이 느껴졌다.

 이녀석은 뭘위해 이렇게도 힘들게 숨을 이어가고 있을까?

 '불쌍한 녀석'

 눈앞 정류장으로 세대째의 버스가 들어올때 의사선생이 도착했다.

 이녀석의 상태를 한번 보고는 서둘러 병원 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일단 상태부터 좀 보겠습니다. 아가야 잠깐좀 보자."

 의사 선생은 그녀석의 이곳저곳을 보고 나는 알수도 없는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이렇게 다친건가요?"

 검사를 하며 의사선생은 나에게 물었다.

 "글쎄요. 저도 출근길에 길에서 오늘 본게 처음이라서요. 편의점 봉투같은데 쌓여서 버려졌던것 같은데 길고양이들에게 둘러쌓여 있더라구요."

 한참 이야기를 듣던 의사선생은 고생했겠구나 하며 그녀석을 쓰다듬어 주었다.

 "선생님. 제가 출근하던 길이라 그런데 얘를 좀 맡아주실수 있을까요?"

 "아... 근데 저희는 유기견을 보호할만한 보호시설이 없어서요. 그리고 치료비용도..."

 그렇다. 난 이의사에게 인정을 강요하고 있고 손해를 강요하고 있었다. 순간 욱할뻔도 했다가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이거 제명함 입니다. 무슨일 있으면 연락 주시구요. 회사끝나면 바로 오겠습니다. 치료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우선 필요한 검사 해놓고 있겠습니다."

 병원을 나오기전 그녀석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니 언제 눈을 떳는지 나를 빤히 바라보다 내손을 핥아 주었다. 그녀석에게서 어제의 내가 보이는것 같았다. 가장 믿었던 이들에게 버림받은 그녀석과 나였다.

 병원을 나와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꽤나 지체 되었기에 팀장의 잔소리를 떠올리니 괜히 오금이 저려온다.

 뭐어떠냐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다르게 내심장은 걱정이 되는지 요동치고 있다.

 출근시간을 조금넘긴 지하철 안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지독한 땀냄새와 사람체취를 맡지 않아도 되니 그것만으로도 살것 같았다.

 지하철은 한참을 달려 회사가 있는곳에 도착했다.

 오랜기간 다닌 길이지만 이시간에 지나가보는건 오늘이 처음인것 같다.

 북적이지 않으니 이곳이 낯설게 느껴져 길을 잃을것 같다.

 언제나 북적이던 인파가 가리던 길가의 여러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가 본다면 시골에서온 촌놈이라고 생각하기 딱 좋게 쉴새없이 두리번 거리며 걸었다.

 두리번거리다 회사 건물이 눈에 들어오니 잠시 잊었던 두근거림이 찾아왔다.

 한걸음 두걸음 걸음수가 늘며 사무실 앞에 섰다.

 문을열고 사무실 모습이 눈에 띈다. 사무실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시간을보니 회의중일것 같다. 김철호 과장이라고 적힌 자리에 앉아 자켓을 벗고 괜시리 서류뭉치만 뒤적거려 봤다.

 뒤적거림이 지겨워 지려고 할때 복도로 사람들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팀원들이 들어왔다.

 인사를 할려는 찰나 그들은 내눈을 피해 각자 자리에 앉았다.

 '뭐지?'

 뒤늦게 전화통화를 하며 팀장이 들어왔다.

 팀장의 얼굴을 보니 잠시 가라앉았던 심장이 다시 요동친다.

 생각과는 다르게 팀장은 나를 지나쳐 자리로 걸어갔다.

 자리에 앉아서도 몇분의 통화를 더한 팀장은 나를 바라봤다.

 숙제를 안한 학생이 선생님 앞에서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그눈을 마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김과장 잠시 나랑 얘기좀 하지. 따라나와."

 팀장의 대답을 바라지 않은 명령에 의해 나는 걸음을 옮겼다.

 "앉아."

 무슨 말을 하려고 저리 무게를 잡는걸까?

 "내가 그렇게 희망퇴직까지 기회를 줬는데 오늘 이렇게 하나? 이건뭐 배째라도 아니고? 마지막이야 오늘 희망퇴직 신청하고 짐싸서 나가게. 희망퇴직이 내가 해줄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네. 명예롭게 떠나게 김철호씨."

 인사과에 들렀다 오라는 말을 더하고 팀장은 사무실로 돌아갔다.

 예상은 했지만 예상이 현실이 되니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감당도 못하면서 이놈의 노예근성은 아직도 남아 있는건지 그놈의 말을 곧이 곧대로 내몸은 실행하고 있었다.

 인사과에 희망퇴직서를 제출하고 작은 박스와 함께 사무실에 들어섰다.

 여전히 난 사무실에 서있지만 존재하지 않았다. 이들의 시간과 세상엔 내가 없나보다.

 작은 박스에 내짐을 챙겼다.

 볼펜, 가족사진, 방석, 내명패.

 텅 비워진 저자리를 이들중 누군가가 차고 앉을것이다. 괜히 짜증이 몰려오는것 같다. 수년간 지켜온 자리를 이렇게 허무하게 내어주게 되다니...

 짐과 함께 내몸이 그곳을 나오고 사무실 문이 닫혔다.

 잠시 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곳의 은밀한 얘기들이 들렸다.

 "아우. 눈안마주 친다고 혼났네."

 "저렇게 출근하는거 보면 얼굴에 철판을 깐거지 뭐."

 "자존심도 없나봐 남자가."

 "이제 박대리가 과장되는거야?"

 온갖 지꺼림이 문밖으로 흘러나왔다.

 그저 웃음이 난다. 이게 나의 마지막이란게 참 자존심도 상했다.

 복도끝 쓰레기통이 보였다. 가족사진을 빼고 박스의 모든 짐을 던져버렸다. 머뭇 머뭇 뒤돌아서는 내모습을 쓰레기통의 김철호라는 글자가 바라보고 있었다.

 회사를 나오니 비가 조금 약해지고 있다.

 우산을 쓰려하니 손이 허전하다. 아마 박스를 버리며 같이 버려버린것 같다.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그냥 이정도 비는 맞아도 될지 않을까 싶다.걸었다. 계속 내정신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때 까지 걷고 걷다보니 처음보는 건물들과 작은 벤치가 눈에 띈다.

 몸이 젖었기에 물기있는 벤치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간 참 힘들게 어렵게 살아왔나보다.

 이상황이 후련하고 싶고, 웃어버리고 싶었다.

 눈을감고 조용히 비를 몸으로 받는다.

 벤치와 비 그리고 나.

 지나가는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오롯한 나만의 세상이었다.

 그렇게 흐르는 비에 그동안의 김철호 과장을 씻어내고 있었다.

 십여년의 기억이, 추억이 방울에 묻혀 바닥을 흐른다.

 승진의 기억은 흘러 하수도로 프로젝트 성공의 기억은 흐르다 누군가의 발에 밟힌다.

 그래도 끊임없이 기억은 씻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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