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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21. 수상한 사나이
작성일 : 17-12-18 19:14     조회 : 270     추천 : 1     분량 : 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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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머리를 망치로 세게 얻어 맞은 듯 멍하게 차 뒷자석에 앉아 있었다. 내 양 옆으로는 검은 잠바들이 바짝 붙어서 앉아 있었다. 나는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만일 9시뉴스에

 <속보입니다.

 열일곱 고등학교 일학년 학생이 서울 시내 주택가에서 자기 일에 참견하는 동네 아줌마를 맨손으로 때려 죽이고 차에 아줌마의 시체를 실은 채 찐따 친구를 납치해서 지금 강변북로 춘천 방향으로 도주하고 있습니다.>

 라고 나온다면 믿겠는가?

 하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모르는 사람이 볼 때 진짜 그러했다.

 

 나를 태운 카니발은 빠른 속도로 강변북로로 진입하여 구리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나는 지금 달리는 이 길에 보이는 창밖의 광경이 내 생애 마지막 보는 한강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설마 아니겠지…나는 이 악몽에서 깨어나려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비린한 냄새에 고개를 돌려 차뒤편에 실려있는 동네 아줌마의 시체를 보면 곧바로 이 악몽이 꿈이 아니라는 사실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에릭은 차안에서 앞자리 조수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운전을 하는 자에게 가끔 방향만 지시하고 있을 뿐 이었다.

 

 “여기서 토평IC로 진입해서 중부타고 계속 내려 간다.”

 

 “네, 알겠습니다.”

 

 검은 잠바들은 깍듯이 에릭의 말에 복종했다.

 대충 들어보니 에릭은 아마도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을 내려 가려는 것 같았다.

 

 나는 차안에서 점점 진해져 가는 피비린내 때문에 토하고 싶어졌다.

 

 “자…잠시만. 차 좀 세워줘. 토할 것만 같아.”

 

 “어떻게 할까요? 지부장님”

 앞에서 운전 중인 검은 잠바가 에릭에게 물었다.

 

 “뭐 어떻게? 그냥 비닐봉투나 하나 던져주고 계속 달려”

 

 “네. 알겠습니다.

 야! 뒤에 비닐봉투 하나 갖다가 거기다 토하게 해라.”

 운전 중인 검은잠바가 뒤에다 대고 말했다.

 

 뒤에 앉은 또다른 검은 잠바가 그 말을 듣고는 무뚝뚝하게 응답했다.

 

 “저 차에 비닐봉투, 없지 말입니다.”

 

 “아니…근데 이 세키들이….”

 운전중인 검은 잠바를 입은 놈이 에릭의 부하 세명 중에서 제일 고참인 듯 싶었다. 그는 비닐봉투를 차내에 비치 안했다고 나머지 두명한테 짜증을 냈다.

 

 “야!야! 됐으니까 어디 적당한 데 세워서 토하게 해라.”

 결국 에릭은 내가 토할 수 있게 어느 적당한 곳에 차를 대게 해주었다.

 

 차는 강변을 달리다 구리한강시민공원 근처 우측 대피로에 잠시 멈췄다. 나는 차가 멈추자 마자 뛰쳐 나와 정신없이 오바이트를 했다.

 

 속이 너무나 메쓰꺼워서 한참을 토하고도 멈추지를 못했다. 나의 바로 뒤에는 에릭이 나를 지켜 보고 있었다.

 나는 뒤돌아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그를 보고도 너무나 황당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최소한 내 목숨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아야만 했다.

 

 “너 나를 어떻게 할거냐?

 저 아주머니처럼 그렇게 할거냐?”

 

 에릭은 말없이 뚜벅거리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내가 전에 말했었지. 니 심장을 달라고…”

 

 “그래.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지난 6월달 기말고사 마치고 내가 민변구한테 얻어 터지고 있을 때 니가 말했지”

 

 “그래. 아주 잘 기억하고 있군.

 어때? 그 때 한 말이 농담이나 허세처럼 들렸나?”

 

 난 어이가 없었다. 심장을 달라는 하는 열일곱 고교생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을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것도 심장판막증으로 온전하지도 못한 심장을.

 

 “나도 좀 물어보자…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지?

 나는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인을 해서라도 데려가야 하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절대 아니야.

 열 일곱살 먹는 동안 혼자서 방 정리도 못하는 한심한 인간이라구.

 스타도 할 줄 모르고 위닝도 친구가 없어 아마추어로 맞춰 놓고 혼자서 컴퓨터 하고만 해.

 운동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아주 찌질한 놈이라구.

 근데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거기다 사람까지 죽였는데 이젠 어떡할거냐구? 저 아줌마 남편이 누군지 알어?

 공무원이야. 이제 곧 실종 신고 접수되고 경찰이 찾을 거라구.”

 

 에릭은 가만히 내 얼굴을 쳐다 보더니 큭큭대며 웃기 시작했다.

 그가 그렇게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웃기 시작하자 나한테 불현듯 연상되는 이름들이 있었다.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우원춘…최근에 뉴스에서 본 엽기적인 살인마들의 이름이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그는 불과 한두시간전에 동네 골목에서 어떤 아줌마가 자기 일에 참견한다고 맨손으로 사람을 때려 죽인 살인마 이다. 처음에는 그냥 노랑머리 미친놈인 줄로만 알았지만 이런 미치광이 살인마 였다니…그 동안 이런 살인마랑 한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다.

 

 “니가 찐따인건 다 알고 있으니 굳이 설명 안해도 된다.

 그리고 니가 가는 곳은 가보면 알게 될거야.

 참고로 거기에 가면 너 같은 놈들이 더 있다.”

 

 “또 뭔 소리야. 제발 알아 듣게 좀 얘기해줘.

 나 같은 놈이라니? 그게 어떤 놈인데?

 그 놈들은 살아 있어?

 또 아까 너한테 저사람들이 지부장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저런 아저씨들이 열일곱살짜리 한테 지부장이라고 하면서 존대말을 하냐구?”

 

 “궁금한게 많아서 너도 오래 못 살겠군. 다 했으면 이제 그만 가자”

 

 “잠깐만. 제발 답해주고 가.

 어차피 죽일 거면 여기서 죽여줘.

 아니면 난 다시는 저 차를 타지 않을 거야!”

 

 난 어차피 죽을 거라면 강변북로에서 한강에 뛰어들어 빠지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릭이 검은 잠바들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그들은 늑대처럼 나에게 달려 들어 팔다리를 붙잡고 차로 끌고 갔다.

 

 ‘이대로 가면 갈갈이 해부 당해서 죽겠구나…제발 시신이라도 제대로 수습되서 어머니께 전해졌으면…’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나를 온전치 못하게 낳아 놓고서 늘 마음 아파 했던 착한 나의 어머니…오늘 같이 저녁을 먹던 그 순간이 어머니와의 마지막이 될 지는 불과 한두시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머니…저는 먼저 아버지와 형을 만나러 갈 거 같아요…죄송해요. 엄마…’

 나는 검은 잠바들을 뿌리치고 한강에라도 뛰어들까 했으나 그들의 손아귀 힘은 너무도 강했다.

 나는 개처럼 질질 차로 끌려갔다. 두 놈이 차에 먼저 타고 뒤에 한 놈이 나를 차에다 밀어 넣으려 했다.

 

 그 순간이였다. 갑자기 눈이 부시더니 커다란 화물차가 내가 서있는 쪽으로 전속력으로 돌진해 왔다.

 

 <와장창>

 

 버스만한 화물차는 그대로 밴을 밀어서 도로 경계석을 넘겨 도로 밑 한강둔치로 떨어뜨려 버렸다. 차는 여러 바퀴를 구르더니 종이짝처럼 구겨져 저 밑에 구조물까지 넘어가서는 그대로 물 속에 빠져 버렸다.

 만일 1초만 늦었어도 나는 그 차에 타서 같이 물속으로 빠졌을 것이다.

 

 내 팔을 움켜 잡고 있던 검은 잠바도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어 거리더니 나를 놓고는 둔치 쪽으로 내려갔다. 난 순간적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이…이럴수가…평소에 기도 한번 제대로 안했는데 나한테 이런 기적이 일어나다니…’

 나는 마치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 한가운데서 혼자 살아남은 이등병처럼 내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극한 현실을 체험하고 있었다.

 

 비꺼덕 하더니 밴을 들이 받은 화물차 운전석의 문이 열렸다.

 통상 이런 경우면 졸음운전을 했거나 부주의 운전으로 화물차 기사를 비난해야 하겠지만 지금의 나는 달려가서 그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운전석에서 나온 사람은 헤드라이트를 등지고는 나에게로 서둘러 다가왔다.

 

 “어서 이리로 와라!”

 

 나보구 이리 오라구? 좀 이상한데?

 그는 마치 나를 알고 있는 듯이 말을 했다.

 

 “어서! 시간이 없다!”

 

 그는 급하게 내게로 다가오더니 내 팔을 거칠게 잡아 끌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에 들어본 듯한 목소리 였다. 하지만 헤드라이트 불빛이 너무 밝아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자. 지금부터 내 말을 똑똑히 잘 들어라.

 여기서부터 뒤도 돌아보지 말고 계속 가거라.

 도로를 넘어 좀만 가면 구리 시내가 나올 거야.

 절대 터미널이나 지하철역으로 가지 말고 시내에서 곧바로 택시를 타거라. 그리고 여기 현금을 줄테니 이것으로만 계산하고.”

 그러면서 두툼한 크기의 돈뭉치를 두개 주었다.

 

 “일단 주변의 남양주나 하남 같은 다른 시에 도착하면 또 다른 택시로 갈아타고 다음 도시로 넘어가거라. 반드시 택시만 타고 현금으로만 계산해야 한다. 무조건 여기서 최대한 멀리 벗어나거라.

 그리고 여기 종이에 적힌 이 번호를 반드시 기억해라.

 <#010#8901##4264*#33*>

 이 번호로 정확히 일요일 밤 12시에 전화해라. 종이는 외운 뒤에 반드시 불태워 버리고.

 명심해라. 밤 12시에 전화 해야만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절대로 주변에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하지 마라. 알겠나?

 자 어서 가거라!”

 그리고는 나의 등을 떠밀었다.

 

 난 그가 누군지 왜 나를 돕는지 물어 볼 겨를이 없었다. 저만치 둔치에서 검은 잠바와 회색빛 셔츠를 입은 그림자가 뛰어 올라오고 있었다.

 틀림없이 차는 서너바퀴를 굴러 한강으로 추락했는데 저 귀신 같은 놈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를 쫒아 오고 있었다.

 

 “자 어서!

 어머니는 내가 챙길 테니까 어서 도망쳐라!”

 

 나는 화물차 기사의 고함에 정신이 번쩍 들어 그제서야 달리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차들이 질주하는 한밤의 강변북로를 가로 질러 저 멀리 희미하게 불빛이 비치는 구리시를 향하여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자꾸만 슬리퍼가 벗겨져 맨발로 달렸다.

 

 하지만 또 다시 내 심장이 문제를 일으켰다. 도로를 건너자 마자 숨이 가빠져 오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뒤에는 절뚝이는 에릭이 검은 잠바 한명을 데리고 나를 쫒아오고 있었다. 나를 도와줬던 화물차 운전기사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어서 도망가야 되는데…되는데…’

 

 결국 나는 아픈 가슴을 부여 잡고 그대로 도로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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