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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18. 어설픈 각성
작성일 : 17-12-18 19:08     조회 : 270     추천 : 1     분량 : 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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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시험해 볼 것이 있었다. 정말로 내가 벽속에 들어 갔다 나왔냐는 것이었다.

 

 ‘그 벽이 특수한 벽이었을 수도 있잖아. 위험한 사람을 구해주는 마법의 벽…

 그렇다면 그건 내 능력이 아니고 벽의 능력이겠지…’

 

 나는 아직도 혼란스럽고 믿을 수가 없었다. 최소한 초등학생 정도의 과학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의심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난 문과면서도 물리에는 특히 밝은 편이 아니던가.

 이건 분자,원자 아니 모든 물리학의 입자라는 것의 법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 아니던가.

 

 그 벽이 특수했던 건지 내가 이상한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나는 숨어 있던 별관 이층에서 빠져 나와 쓰레기 소각장이 있는 건물 뒤편으로 내려갔다.

 이미 늦은 오후의 소각장은 아무도 없었다. 보충 수업 첫날은 오전에만 수업을 하고 끝났기 때문에 아이들은 전부 다 썰물처럼 학교를 빠져 나간 후였다.

 

 난 그래도 혹시나 민변구 패거리가 주위에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사방을 살펴 보았다. 이곳은 V4 일당이 주로 담배를 피러 오는 곳 아니던가.

 다행히 V4 패거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난 천천히 소각장 한쪽의 벽으로 다가 갔다. 차이가 있다면 아까는 교실의 시멘트 벽이였고 지금은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벽돌 벽이었다.

 

 눈을 감고 최대한 정신을 집중했다. 아까와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긴장하려고 애썼다. 불과 몇시간 전의 일이니 더욱 기억에 생생할 수 밖에 없었다.

 

 민변구의 피범벅이 된 얼굴과 에릭이 벽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을 때를 생각하니 다시끔 그때의 공포감이 마음 속 밑바닥으로부터 올라 왔다.

 그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오른쪽 발을 한 발 앞으로 살며시 내밀었다. 그 때 무언가 벽 속으로 쏙하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됐다! 정말이었어. 아까 벽속에 들어갔던게 나의 착각이 아니었어!

 정말로 내가 벽속에 숨을 수 있었던거야! ‘

 

 난 놀라움에 살며시 눈을 떴다.

 내 눈앞에는 나의 오른쪽 발의 엄지발가락 부분만 간신히 벽속에 박혀 있었다.

 

 ‘이게 뭐야? 숨은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잖아.”

 

 꼴랑 엄지발가락 하나 라니. 무슨 <강호동의 스타킹>에 출연할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허접한 개인기란 말인가.

 난 갑자기 나의 보잘 것 없는 능력에 허무함을 느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니 일단 나한테 초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나는 지구가 탄생한 이래 존재한 수천억 인류 중에 과학의 법칙을 거스르고 자신의 엄지발가락을 벽속에 집어 넣을 수 있는 최초의 유일무이한 인간이 된 것이다.

 

 자. 이번에는 빼낼 차례이다.

 에잇! 하고 힘을 주었다.

 어라?…엄지 발가락은 빠지지 않았다.

 ‘뭐지? 아까는 잘 빠져 나왔는데…이런 황당한 경우가…’

 

 마치 붉은 벽돌벽이 나의 엄지발가락을 꽉 깨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시 한번. 에잇!’

 아까 보다 더 세게 힘을 주어 발을 빼려 했다.

 

 “아아….”

 너무 힘주어 빼내려고 하니까 그만 엄지발톱이 빠질 듯이 아팠다.

 

 ‘안되겠다. 이러다가 발톱이 다 빠지겠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다 민변구라도 나타나면 난 엄지발가락만 빼놓고는 온몸이 토막나서 야산에 암매장 될지도 모르는 판국이었다.

 

 ‘안돼….이러다 누구가 오기라도 하면…’

 

 초조해진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게속 해서 닦아 냈다. 십분이 넘게 그렇게 오른쪽 엄지발가락만 벽속에 집어 넣은 채 한발로 서 있었다.

 시간이 가자 버티고 있는 왼발에 점점 쥐가 날려고 했다.

 

 ‘이런 젠장…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구나…왜 내 몸뚱이는 제대로 된게 없이 전부 다 되다가 말게 만들어진거야…’

 

 슬슬 조바심과 함께 짜증이 밀려왔다.

 그 순간 소각장 모퉁이 꺾어진 골목에서 누군가 다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절그렁 절그렁’

 무슨 금속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점점 다가왔다.

 

 ‘안돼…어떻게 도망쳐왔는데 다시 여기서 잡힐 수는 없어’

 

 난 필사적으로 벽으로 들어가든지 다시 나오든지 간에 뭐든지 해보려고 발버둥을 쳤다. 온힘을 다해 몸을 비틀어 보는 순간 내 눈 앞에 소각장 청소하는 아저씨가 삽을 질질 끌면서 나타났다.

 

 나와 그 아저씨와 눈이 마주 치는 동시에 벽에서 나의 엄지발가락이 쏙 하고 빠져 나왔다.

 그 바람에 나는 뒤로 벌러덩 하고 넘어졌다.

 소각장 아저씨는 뒤로 넘어져 버둥거리는 나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학생. 여기서 뭐하는 거여? 담배 피러 온 거여?”

 

 “아…아니에요. 그냥 뭐 좀 찾으러…”

 난 바닥에 쓰러진 채로 거기서 뭘 찾는 시늉을 했다.

 

 “담배 피고 아무데나 버리지 말어. 내가 담배 피는 거 같고 머라 하는 사람은 아닌디 소각장 주변에서 계속 담배꽁초 나온다고 학생주임이 나한테 자꾸 뭐라고 하잖여…”

 

 “아…네…저는 담배 안피는데…”

 

 “하튼 어린 노무 세키들이 못된 거만 배워 처먹어 가지고서는.

 뭐 보며는 부잣집 학생이나 양아치네나 다 똑같은겨.

 숨어서 담배 쳐 피고 본드 빨고 말이여.”

 

 소각장 아저씨는 불만에 찬 목소리로 혼자서 계속 중얼 거렸다.

 아저씨의 말이 다 맞았지만 한가지는 틀렸다. 이 곳 학교 아이들은 본드는 빨지 않는다.

 대신 엑스터시나 GHB를 주로 했다. 돈이 좀 없거나 초짜들은 러미나정을 애용하기도 했다. 물론 나는 옆에서 구경만 했지 단 한번도 빨아 본적은 없지만…

 

 난 옷을 툭툭 털고 아저씨한테 인사를 한 다음에 소각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 집으로 가기 위해 교문쪽으로 향했다.

 

 ‘아차. 그리로 가면 안돼지!’

 

 그 순간, 문득 나의 생존본능이 작동했다. 그리고 내 판단은 정확했다. 그래서 곧바로 정문 가기 전 본관 옆 화단에 숨어서 눈 앞의 정문 상황을 탐색해보았다.

 

 예상대로 민변구는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며 지키고 서 있었다. 옆에는 민변구가 타고 다니는 검정색 크라이슬러 차와 깍두기 차림의 운전기사가 보였다.

 

 나는 숨어서 한동안 꼼작 않고 교문 앞을 지켜 보았다.

 민변구는 머리통에 붕대를 칭칭 감고는 야구 방망이를 손에 들고 교문 앞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저…저런 미친놈…’

 

 예상대로 날 곱게 보내 줄 놈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난 다시는 이 망할 놈의 학교에 오지 않을 테니까.

 일단 무사히 학교를 빠져 나가기만 하면 됐다.

 

 조용히 전화기를 꺼내 기남이에게 전화를 했다.

 

 뚜르르르…기남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금방 전화를 받았다.

 

 -누구야? 혹시 현이냐?

 

 -응. 나야.

 나는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야. 임마!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민변구가 널 죽여버린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거야?

 

 -내가 그 세키 대갈통을 박살 내버렸어.

 

 -뭐라구? 니가? 너보다 10센치는 더 큰 민변구 대갈통을 박살냈다구?

 제발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응. 이층에서 화분을 던져서 대갈통에 정확히 명중을 시켰어.

 

 -헐~너 완전 초특급으로 미쳤구나…너 그 자식 아버지가 누군지 알지? 웬만한 서울 조폭들도 고개를 숙인다는 부산 팔성파 부두목이라는데…어쩔라구 그런 짓을 한거야?

 

 -알어. 나도 이렇게 일이 커질지 몰랐어. 그리고 나 부탁이 있어.

 

 -뭔데? 설마 민변구를 해치워달라는 건 아니겠지?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줘…

 

 -나 농담하는거 아니야. 내 사물함에 보면 내가 두고 온 가방이 있어. 그 것 좀 찾아서 내일 나 만나서 전해줘.

 내 사물함 번호는 너도 알지?

 

 -그건 뭐 어렵지 않지만…넌 뭐하게? 이젠 다시 학교 안 올거야?

 

 난 단호하게 대답했다.

 -응. 이제 안올거야. 다시는 학교에 이렇게 찐따 같은 학생으로 다니기 싫어.

 

 -그럼 뭐하게?

 

 -뭐든지. 어쨌든 여기보다는 더 나은 일을 할거야. 그러니까 자세한 건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낼 가방 찾아서 전화해.

 

 전화를 끊고 나는 다시 교문 쪽을 바라보았다.

 민변구는 여전히 야구방망이를 들고 눈알을 희번덕 거리며 교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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