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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35화 - 비밀상담
작성일 : 17-12-17 12:15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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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좀 이따가 다인이 재워야 해. 30분 시간 줄 테니까 하고 싶다는 얘기해봐. 대신 두 번 다시 여기 오지 말고.”

 

 “흐윽.. 고맙다…”

 

 

 천하의 김경복이 어쩌다가 이런 처량한 신세가 되었냐.. 겉으로 보면 젊은 나이에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을 텐데 실상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속앓이하고 힘들어한다니…

 

 김경복은 이제 자신을 정말 친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베스트 프렌드로… 그런 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망가진 모습으로 자신에게 남자 문제를 하소연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도 마음 같아서는 한 계단 올라가 위층 재인씨 얼굴 보고 싶은데…”

 

 “안된다. 그랬다가는 윗집 남자, 당장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 저번에도 한번 참았으니 두 번째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사람이야.”

 

 “나도 알아… 저번에도 문 안 열어줬으니 이번이라고 다를 바 있겠어..”

 

 “난 네가 더 신기하다. 네 고고한 자존심이 이렇게 무너질 정도인데도 그 사람이 좋아? 왜 좋은 거야?”

 

 “몰라. 그냥 좋아. 다 좋은 걸 어떡하라고..”

 

 “……이런 모습을 보니 정말 우리는 1년동안 친구 사이였나보다. 그저 사귀는 척하는… 네가 이토록 열렬하게 좋다고 하니 내가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위로 차 해줄 수 있는 말이라면 너처럼 윗집 남자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 또 있다는 거 정도라고나 할까…”

 

 

 옆집 여자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정말 수호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였기 때문에 꺼낸 말이었다. ‘걱정 마. 넌 혼자가 아니란다.’ 뭐… 이런 위로라고나 할까? 하지만 용케도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파악한 경복은 인상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그게 위로로 하는 말이냐? 위협적인 말이지.. 너네 옆집여자 말하는 거지? 그때 이상한 음식 들고 왔었던?”

 

 “응. 윗집 남자한테 음식 거절당한 뒤로 종종 나한테 문자로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고는 해서 나도 곤란하다.. 솔직히 그 여자 도와줄 방법 따윈 없는데… 처음엔 복수할 마음으로 도와준다고 했지만 지금 네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걸 보니 그 여자도 같은 심정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근데 내가 어줍지 않는 복수 따윌 하겠다고 그 부분을 건드리는 건 좀 아니잖아… 나도 옆집 여자 슬퍼하는 걸 보면서 통쾌 할리도 없고…”

 

 “그러면 네가 그 여자한테 말해. 재인씨 성향은 이러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재인씨 마음 얻을 수 없을 거라고. 그러면 재인씨도 안 귀찮고 그 여자도 시간 낭비할 필요 없잖아.”

 

 “그건 안돼.”

 

 “왜?”

 

 “그러다가 옆집 여자가 앙심 품고 소문이라도 내면? 아파트 사람들 다 알게 돼서 윗집 남자가 이곳에서 살기 불편해지면 전부 내 탓이잖아.. 남의 이야기를 함부로 떠들 권한… 나한테는 없다고 보는데?”

 

 “……흠….. 다른 건 몰라도 혹시 그런 소문이 퍼진다 한들 재인씨는 너 원망 안할 거다. 애초에 그런 소문에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사람이거든. 오죽하면 1년전 찌라시도 본인 손으로 냈을까… 전혀 다른 사람들 시선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그건..”

 

 

 찌라시? 본인이 동성애자라고 자기 손을 직접 소문을 퍼트렸다고?.......왜? 잠깐… 그러고 보니 자신과 처음 만났을 때도 장소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성향을 밝혔지 아마… 사회 인식이라는 게 그 성향을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 다는 것을 뻔히 알 텐데 왜 그렇게까지 말한 거지? 게다가 1년 전엔 찌라시까지 뿌렸다니..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걸까? 여자한테 큰 상처라도 받은 적이 있나?”

 

 “과거까지는 아직 모르지만 내 생각엔 재인씨는 사람과 얽히는 것을 가장 질색하는 것 같아. 남자랑 여자중에서는 특히 여자를 더 질색하고.. 그냥 혼자 있는걸 가장 좋아하는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뭐야 그게? 되게 고독한 성격이네….”

 

 “옛날부터 사람한테 많이 치여 살았으면 그럴 수도 있지.. 사업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내가 겪어봐서 알겠는데 사업적인 얼굴은 가면 같은 얼굴이고 일이 끝나면 그 가면조차 벗어버리지.. 그래서 내가 그 눈빛을 봤어.. 사람을 경멸하는 듯한 눈빛…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보더라… 그래서 확신했어. 재인씨는 사람을 경멸해. 자기자신도 사람이면서 말이지… 그래서 사람과 얽히기를 싫어하는 거야.”

 

 “나나 다인이는 그렇게 보는 것 같지 않았었는데…. 근데 너는 그 경멸한다는 눈빛을 보고도 곁에 있고 싶어?”

 

 “원래 먼저 반한 사람이 잘못이지 뭐… 재인씨의 경멸 어린 표정… 어떻게 보면 되게 쓸쓸해보여.. 난 그 사람한테 유일하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떻게든 그렇게 만들고 싶어. 재인씨가 더 이상 쓸쓸하지 않게…”

 

 

 드라마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따로 없었다. 김경복이 저렇게 청순 가련한 스타일이었나? 앞으로 김경아라고 불러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친구랍시고 해줄 수 있는 조언을 내뱉었다.

 

 

 “일단 얼굴이라도 마주할 수 있는 처지가 되고 나서 그런 말을 해라. 얼굴도 못봐서 징징대는 주제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긴 개뿔…. 윗집 남자도 이 얘기를 들으면 감동은커녕 비웃음 먼저 날릴 거다.”

 

 “야! 좀 훈훈하게 끝내려고 했더니...”

 

 “이게 현실인거지. 아무튼 신세 한탄 다했으면 이제 돌아가. 다인이 재우고 나도 할일 많으니까..”

 

 “그 꼭…. 여기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밖에서 라도 가끔 연락해도 될까? 이런 얘기 할 사람… 너밖에 없어서 그래.. 응? 친구 좋다는 게 뭐겠어?”

 

 

 친구는 개뿔… 이게 정말 자신을 호구로 보나 보다. 거의 친구나 다름없던 것 같지만 그래도 1년씩이나 사귀었던 전 여친에게 무슨 소리야? 한 소리 해줄까 하다가 거실 유리테이블에 놓인 진동 소리에 폰을 집어 메시지가 온 것을 확인했다.

 

 

 - 제 연락처입니다. 저장해 두세요.

 

 

 윗집 남자구나… 자신과 친구를 하자는 또다른 1인의 메세지였다. 이것들이 층 하나 두고 쌍으로 나한테 왜 이러는지… 그냥 둘이서 얘기하고 끝나면 좋을 것을 괜히 자신을 사이에 두고 사람 피곤하게 만들고 있었다.

 

 재인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오는데 순간 아래층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남자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늦은 시간 여자랑 아이만 사는 집 앞에 남자라… 얼굴은 푹 숙이고 몸을 웅크리고 있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시간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자라면 아마 아랫집 애인일 확률이 컸다.

 

 

 “전 애인이랑 헤어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재인은 손 안에 쥔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방금 받은 수호의 연락처가 남아 있었다. 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하니 메시지 창을 열었는데 폰을 톡톡 두드리다가 이내 내용을 적어 나갔다.

 

 -제 연락처입니다. 저장해 두세요.

 

 뭔가 딱딱한 느낌이 들어 바로 아래 메시지를 더 남기려 했다.

 

 -손님이 와 계시던 것 같던데 늦게 주무시겠…

 

 이 문장은 결국 지워버렸다. 손님이 오든 말든, 늦게 자게 되든 괜한 간섭이지 않은가… 재인은 갑자기 쓸데없는 짓을 한다며 자기 혼자 혀를 차더니 결국 용건만 간단하게 남기고 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채 씻으러 들어갔다.

 

 터벅터벅…. 새벽부터 런닝 머신 위에서 힘없이 걸어가고 있던 수호였다. 어제 경복이 징징대는 바람에 늦은 시간 잠들게 되었고 그와 반대로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운동을 하려니 죽을 맛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런닝 머신 속도도 고작 2로 맞춰놓고 노인정에 찾아가는 노인과도 같은 느린 속도로 걷고 있었다. 거의 운동을 하나마나한 모습에 아침 담당 트레이너인 진성이 웃으며 수호에게 다가갔다.

 

 

 “하하.. 수호님. 그렇게 걸으셔서 운동이 되겠어요?”

 

 “안 움직이는 것보다는 낫겠죠.. 졸음을 참고 나온 건데 오늘도… 코치님은 안 힘드세요? 매일 이 시간에 출근하시는 거잖아요.”

 

 “처음엔 좀 힘들긴 했는데 익숙해져서 그런지 지금은 더 좋아요. 오히려 여유시간이 더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세요? 어제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어요?”

 

 “어제요…. 음…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와서 잠을 늦게 잤거든요.”

 

 “엘리베이터에서 봤던 그 남자 분을 말하는 건가 보군요.”

 

 “…….?!!!여긴 왜?....이 시간에 운동하세요?”

 

 

 트레이너와 대화 중 끼어 들은 것은 윗집 남자였다. 옆집 여자에게서 재인이 이곳에 운동하러 온다는 얘기는 듣긴 했으나 설마 자신이 운동하러 오는 시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네. 새벽이 아니면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요. 운동 최근에 시작했나 봐요? 그동안 본 적 없었는데..”

 

 “아…네. 체력이 약해진 것 같아서…..”

 

 

 순간 시아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곳에 주로 몇 시 쯤 운동을 하는지 재인에게 알아봐 줄 수 있냐고 자신에게 말했었지…. 알아봐 줄 생각도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시간대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아에게 알려줄 마음은 없었다. 운동하러 온 자리에서 굳이 윗집 남자+옆집 여자까지 마주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분이시라면… 혹시 수호님 애인…?”

 

 “아닙니다. 그런 거!! 그냥…..친구! 친구에요! 우울한 일이 있다고 찾아왔더라고요. 애인은 무슨..”

 

 

 진성의 질문에 당황스럽게 답하는 수호의 모양새가 더 이상해 보였다. 하지만 의아하다는 재인의 표정과는 다르게 진성은 뭔가 안도한 사람의 모습처럼 살짝 웃으며 그렇구나… 하며 답했다.

 

 

 “러닝 다 마치면 이따 웨이트 도와드릴게요. 계속 하고 계세요.”

 

 “네. 알겠습니다.”

 

 

 진성을 살짝 쳐다보던 재인이 이내 수호를 보며 물었다.

 

 

 “PT 끊으셨어요?”

 

 “저요? 설마요… 여기 잠깐있다 가는 건데 PT씩이나.. 그건 왜요?”

 

 “아니.. 저 코치가 신경 써주는 게 보여서 PT라도 끊은 줄 알았죠.”

 

 “아… 저랑 동갑이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나름 친해졌어요. 그래서 신경 써주는 거에요.”

 

 “흠… 그래요? 저 코치한테 배워두면 나름 효과는 좋을 겁니다. 저래 보여도 작년 머슬마니아 세계챔피언십에서 5위 수상한 경력이 있으니…”

 

 “저..정말요?! 지역도 아니고 세계?! 우와…. 나랑 동갑이라고 들었는데 장난 아니네… 근육이 대단해 보이긴 했지만…. 그럼 그쪽도 PT 받고 계셨던 거에요?”

 

 “아니요. 저는 받을 필요가 없죠.”

 

 “…….아..그렇겠네요.”

 

 

 한마디로 자기같이 몸 좋은 사람이 왜 PT를 받냐.. 이 뜻이었다. 어제부터 친구먹기로 했다지만 저런 오만한 모습을 볼 때마다 과연 내가 저 사람과 친구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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