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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궁귀검신
작가 : 조돈형
작품등록일 : 20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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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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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이라는 것은 가능한 한 멀리 눈에 보이는 거리를 뛰어넘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생명까지 지배하는 병기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기가 생명을 노린다고 가정을 해 보거라.
이보다 두려운 것이 또 무엇이 있겠느냐?
악덕 조부와의 고난에 찬 수련행.
정혼녀를 찾아 떠난 즐거운 중원행.
어지러운 무림을 바로잡는 영웅행.
이기어검과 이기어도를 능가하는 이기어시의 신선한 등장!
내일을 향해 쏘아 볼까나?!

 
제 6화
작성일 : 16-07-06 17:57     조회 : 648     추천 : 0     분량 : 8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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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피가 소문의 친구가 되었지만 소문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소문은 오늘도 여전히 포두이술과 씨름을 하며 보내고 있었다.

 ‘제기… 또냐?’

 표적을 벗어나 엉뚱한 곳에 떨어지는 화살을 보며 소문은 옆에 굴러다니는 돌을 걷어찼다.

 원래 장백산의 기후는 상당히 변덕스러웠다.

 게다가 겨울이 다가오면서 그 변덕은 더욱 심하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죽을 고생을 하는 것은 소문이었다.

 예전과는 달리 할아버지의 충고 후 바람이 세든 약하든 고각을 익히기 위해서 있는 힘껏 하늘로 쏘아 보낸 화살이 위아래의 심한 바람 차이 땜에 요동을 쳤다.

 날리는 족족 의도했던 방향과는 엉뚱한 곳에 떨어지는 등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래의 바람이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지만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도무지 감을 잡을 방법이 없었다.

 ‘틀림없이 방법이 있을 텐데…….’

 툭!

 고민을 하는 소문의 발치에 뭔가가 떨어졌다.

 철면피가 또 사냥을 해왔다. 소문의 발 옆에 잡아온 꿩을 떨어뜨린 면피는 자랑이나 하듯이 엄청난 속도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면피가 순식간에 까마득한 점으로 변해 소문의 머리 위를 천천히 유영하는 순간 때마침 그 모습을 보던 소문은 무릎을 쳤다.

 ‘그래… 저거다. 저런 방법이 있었네. 저러면 하늘 위의 바람을 알 수 있겠구나!’

 소문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유유히 날고 있는 면피를 보고 이를 잘만 이용한다면 위에서 불고 있는 바람을 알아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비록 면피만 보고는 미세한 바람을 제대로 알진 못하겠지만 다리나 몸에 긴 끈을 달아놓으면 그것을 이용해 충분히 바람을 알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소문의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갑자기 욕이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할배 같으니. 진작 제대로 가르쳐 주면 어디가 덧나나… 사람을 이리 고생시키다니……. 아휴!!’

 소문이 바람 차이 때문에 며칠을 고생하는 것을 보던 어느 날인가 할아버지는 연날리기를 한다고 잔나무를 잘라오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순전히 자기를 놀리는 것이었다. 하늘 위에 띄워놓은 연만큼 바람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소문은 그것이 자신에게 방법을 알려주려는 할아버지의 의도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고심하는 손자를 약올리려는 할배의 고약한 심보란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 이후는 일사천리(一瀉千里)였다. 철면피의 양다리에 일 장에 달하는 하얀 천을 묶은 다음 하늘로 올려 보냈다.

 소문의 걱정과는 달리 면피도 소문의 의도를 알았는지 그의 상공을 계속 선회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바람의 차이를 알려왔다.

 소문은 자신이 느끼는 바람과 위에서 불고 있는 바람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감안해서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한 발 한 발을 날리는 속도가 상당히 느렸지만, 기후가 안 좋은 날엔 항상 엉뚱한 곳에 떨어지던 화살이 이젠 제법 목표물에 근접하여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의 화살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꼽혔다.

 ‘휴! 이제 겨우 한 발인가…….’

 처음으로 화살이 목표물에 명중하는 것을 본 소문이지만 얼굴이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면피를 이용해서 위에서 불고 있는 바람을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지만 그것으론 부족해. 내가 느껴야 하는데… 아직까진 방법이 없구나! 그저 면피를 이용해 조금이라도 감을 더 익히는 방법밖에는…….’

 소문은 잠시도 쉬지 않고 연습에 몰두했다.

 

 

 

 제4장 출행랑(出行狼)

 

 

 

 “잠시 멈추거라.”

 아침을 먹고 또다시 활을 들고 집을 나서는 소문을 제지한 건 할아버지의 나지막한 음성이었다.

 소문은 천천히 할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언제까지 활만 쏘고 있을 수는 없으니 내일부터는 다른 무공도 수련하도록 해라.”

 “다른 무공이라면?”

 “아직 무위공(無爲功)이나 검법은 익힐 때가 되지 않았고 자격도 없으니, 네가 익힐 무공은 하나밖에 없지 않느냐. 자연히 가문의 보법인 ‘출행랑(出行狼)’뿐이지.”

 활 쏘기가 싫증난 것은 아니지만 최근엔 다른 무공도 익히고 싶다는 생각이 은근히 들었던 터라 몹시 기대가 되었다.

 할아버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곧 말을 하기 시작했다.

 “출행랑(出行狼)은 말 그대로 이리의 모습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진 보법(步法)이다. 원래 보법은 소수나 혹은 다수의 적과 대치했을 때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상대방의 허점을 노려 재빨리 이동한 후 공격하는, 즉 공수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무공이라 할 수 있다. 무당파(武當派)의 부드럽고 유연한 유운신법(流雲身法)처럼 수비에 탁월한 효용이 보법이 있는가 하면 아미파(峨嵋派)의 한매보(寒魅步)처럼 강력한 공격에 유용한 보법이 있다.”

 소문은 사뭇 진지했다. 비록 무당파니 아미파니 하는 말들은 처음 들어보지만 그런 무공이 있다 하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듣는 데만 집중을 했다.

 “그러나 이들 무공이 각각 공격이나 수비에선 약점을 보인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처음 만들어질 때 의도했던 바가 그렇기 때문에 각각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출행랑은 이 두 가지 성격을 극대화했다. 유운신법처럼 부드럽진 않지만 제 한 몸 지키기에 부족함이 없고 공격해 들어갈 땐 한매보보다 더 탁월하다. 말로는 잘 알아듣지 못할 테니 우선 내가 하는 것을 보거라.”

 할아버지는 소문에게 멀찌감치 떨어지더니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듯했다.

 “이엽!”

 “…….”

 소문은 어이가 없었다. 한 번의 기합과 함께 자신의 앞에 나타난 할아버지… 하나 그게 무어란 말인가!

 말은 참으로 그럴듯했다. 제 한 몸 지키기에 충분하고 공격할 때 아주 유용하다 하니 이보다 훌륭한 무공이 어디에 있을까?

 하지만 소문이 원한 건 이런 것이 아니었다.

 고고한 학(鶴)이 강가를 거닐 듯, 신선이 구름 위를 노닐 듯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동작을 원했건만 뭐냐? 저건… 개구리마냥 폴짝거리며 다가오다니…….

 이런 소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할아버지는 다시 뒤로, 그리고 좌우로 이동을 하였다.

 하지만 소문이 보기에 한 마리의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젠장, 내가 저걸 익혀야 한단 말야? 돌아버리겠네. 누가 보면 저걸 보법이라 하겠어. 비 오는 날 개구리 발광으로 보지…….’

 하지만 소문이 하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할아버지가 처음 그에게 다가오며 일순간 움직인 거리가 무려 10여 장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이렇게 투덜거리고 있을 때, 시범을 마친 할아버지가 소문에게 다가왔다.

 “어떠냐? 정말 대단하지 않느냐?”

 가슴을 펴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나즈막한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러나 또 굶을 수는 없음에야…….

 “예… 정! 말! 대단했습니다.”

 소문의 말에서 그 불만을 감지 못할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요놈의 자슥이 틀림없이 불만이 가득한데… 흥! 잘 알겠다. 요놈아! 누가 지 아비의 아들이 아니랄까 봐 하는 짓이 똑같냐. 네놈 아비도 첨에는 고랬지. 내 곧 니놈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마.’

 하나 이렇게 말하는 할아버지 자신도 첨에는 소문과 같았음은 기억하지 못하니 참으로 편리한 머리였다.

 ‘험험, 네가 아직 이 보법의 효용을 모르는 것 같구나. 해서 내가 너에게 잠시 그 위력을 보여주마.’

 할아버지는 다시 시범을 보이기 위해 첨에 이동했던 자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소문은 그런 할아버지의 뒷모습에서 뭔가 모를 불안감이 다가오기는 했지만 그저 그러려니 했다.

 “내가 아까는 네게 아무 뜻 없이 그냥 다가갔지만 이번에는 너에게 공격을 하는 양 다가갈 테니 두 눈을 똑바로 뜨거라.”

 “하앗!”

 아까와 마찬가지로 폴짝 뛰어온 할아버지. 그 폼은 전혀 다름이 없었지만 그 기세는 전혀 달랐다.

 그것은 소문의 모습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소문의 반응이 빠른 것은 아니나 할아버지가 도착하고 나서야 천천히 시작된 그의 반응은 실로 가관이었다.

 한 발 두 발 뒷걸음을 치던 소문은 어느새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있었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어 멍해졌으며 입에서는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마치 무엇에 크게 놀라 미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소문을 본 할아버지는 혀를 찼다.

 “에잉! 담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것이 까불기는. 이놈아, 정신 차리지 못하겠느냐!”

 할아버지의 호통 소리에 깜짝 놀란 소문은 주위를 살펴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소문이 방금 할아버지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할아버지는 사라지고 무언가가 자신을 노리는 듯했다.

 그게 어떤 것이었는지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왠지 무섭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한 발이라도 움직이면 자신의 몸이 갈가리 찢겨 나갈 듯한 느낌… 아니, 사실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한 소문이었다.

 소문은 인간 심연에 잠재해 있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그 무언가를 느끼곤 그대로 정신을 빼앗겼다.

 그리고 자신이 정신을 차렸을 땐 그 기운은 이미 사라지고 남은 것은 미치광이처럼 겁에 질려 바지에 오줌을 지린 한심한 자기와 그런 자신을 비웃는 할아버지뿐이었다.

 “헹, 이놈아, 어떠냐. 이래도 비웃을래? 클클클! 다 큰 놈이 바지에 오줌이나 지리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어따 써먹겠느냐?”

 “…….”

 할아버지가 아무리 자신을 비웃어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을 만큼 한심했다. 그것이 소문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답은 할아버지에게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무엇이었지요?”

 너무나 진지한 소문의 물음에 할아버지는 적지 않게 놀라고 있었다.

 ‘흠… 이놈이 꽤 놀랐나 보구만.’

 “그래, 이제야 배울 마음이 쪼금은 생기는 것이냐?”

 “…….”

 “아까 설명했듯이 출행랑은 이리의 모습에서 착안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모습의 흉내가 아닌 이리가 지닌 기운까지 염두로 한 것이다.”

 “기운이라뇨?”

 “이리는 자신이 노리는 사냥물에 무턱대고 공격을 하지 않는다. 사냥을 하기 전에 미리 상대의 전의를 무너뜨리고 공격을 하는데 아까 네가 느꼈던 것처럼 일종의 살기를 내뿜는다고 할 수 있겠지. 그 살기로 사냥물의 행동을 봉쇄하고는 단번에 도약하여 목줄기를 물어뜯어 절명시키는 것으로 이리의 사냥은 끝이 난다. 아까 내가 너에게 이리가 하는 방식으로 약간의 살기를 내뿜자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이 만약 진짜 싸움이었다면 너는 이미 죽은 목숨일 게다. 그리고 네가 그냥 지나치고 있는 듯하여 말하는데 아까 내가 서 있던 곳을 보거라. 거리가 얼마나 될 듯싶으냐?”

 할아버지의 말에 소문은 고개를 옆으로 빼고는 그 자리를 살펴보았다.

 “한 10여 장은 될 듯싶은데요… 헛!!”

 소문은 말을 하다 말고 깜짝 놀라 다시 한 번 그 자리를 쳐다보았다. 이제야 그 거리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할아버지…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개구리마냥 폴짝거린다고 비웃었던 소문은 그 위력을 보고는 출행랑이라는 무공을 새삼 다시 보게 됐다.

 쥐구멍이라도 있음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떠냐? 니놈의 생각처럼 그리 시시껄렁한 무공이 아님을 알았느냐?”

 “예…….”

 “그래, 배워볼 맘이 생기느냐?”

 “예…….”

 “그렇다면 내일부터 시작을 해보도록 하자. 하지만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네가 출행랑을 주로 사용해야 할 때는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다.”

 “예?”

 수비라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네놈은 공격을 위한 보법은 별로 사용할 일이 없단 말이다.”

 “…….”

 “에이구! 미련한 놈, 니놈이 쓰는 무기가 무엇이냐?”

 “활… 입니다.”

 “그래, 말은 잘하는구나. 활을 들고 적 앞으로 달려가서 뭘 하자는 것이냐? 활로 적을 후려칠래? 아님 화살로 콕 찌를래?”

 “…….”

 “활이라는 것은 근거리 무기가 아니라 원거리 무기다. 당연히 적은 거리를 좁히려 할 것이고 활을 쓰는 자는 자신의 안전과 활의 유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아까 보았듯이 출행랑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힐 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거리를 떨어뜨리는 것도 좁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강한 살기를 발함으로써 쫓아가면 왠지 불안한, 무언가 후한이 뒤따라올 듯한 기운을 적에게 남김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안전 거리를 확보하여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 더 시범을 보여주랴?”

 “헐, 아닙니다.”

 “출행랑이 실로 이러하니 이는 우리 가문의 포두이술과 매우 잘 맞아떨어지는 무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문은 그제야 할아버지의 말이 이해가 갔다.

 비록 그 모양새가 개구리가 날뛰는 형태라지만 위력이 이 정도임에야… 하지만 그것이 출행랑(出行狼)의 전부는 아닌 듯했다.

 할아버지는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출행랑은 기본적으로 보법이지만 경공법(輕功法)과 따로 구별을 두진 않는다.”

 “…….”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물어봐야 어차피 핀잔만 들을 것. 잠자코 다음 설명을 기다렸다.

 “일반적으로 보법이란 적과 싸울 때 무공의 출수와 회수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근거리 접근전이나 순간적인 방향 전환을 할 때 주로 쓰인다. 이때 움직이는 발의 보폭(步幅)이나 운용하는 기의 흐름이 근거리에 맞추어져 있으니 짧은 거리엔 유용하나 먼 거리를 이동할 땐 다소 무리가 따를 것이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먼 거리를 무리없이 이동하는 경공법이다. 둘 다 몸 안에 흐르는 내공을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그 방법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 차이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으나 네가 실전에 들어가면 얼마나 다른지 알 것이다. 중원에서도 최고의 보법과 최고의 경공법이 따로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중원에서 쓰이는 보법과 경공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흠… 수없이 많은 무공들이 있겠지만 우선 보법을 보면 구대문파(九大門派) 중 으뜸을 차지하고 있는 소림사의 금강부동신법(金剛不動身法)과 익히기가 극히 어려워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대구품(連臺九品)이 수위를 차지한다. 이중 금강부동신법은 정중동(靜中動)의 보법이니 출행랑으로 물러서서 공격하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으나 연대구품은 출행랑과 마찬가지로 순간적인 이동을 할 수 있는 극상승의 보법이다. 따라서 출행랑이 발하는 살기를 견디어낼 수 있다면 능히 너를 쫓아올 수 있는 유일한 보법임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보법인지라 먼 거리를 이동하다 보면 출행랑으로 충분히 견디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다른 보법은 알 필요도 없다.”

 말을 잠시 멈춘 할아버지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소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눈칫밥 10여 년, 소문은 벌써 부엌으로 뛰어가 지난해에 담근 매실주(梅實酒)를 간단한 안주와 함께 준비를 했다.

 “험! 내가 교육은 잘 시켰단 말야.”

 소문이 올린 술상에서 매실주 한 잔을 따라 마신 할아버지는 몇 가닥 남지도 않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래,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더냐?”

 “소림사의 연대구품을 말하셨는데요.”

 “그럼 경공법을 보자. 소림사의 승려들은 품위를 지켜야 하기 때문인지 경공은 그 명성에 비해 뛰어나지 않다. 아, 물론 훌륭한 경공법이 많이 있지만 중원에서 최고를 다투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경공의 최고는 같은 구파(九派)인 무당파(武當派)와 곤륜파(崑崙派)가 그 수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무당에는 제운종(梯雲縱)이 있고 곤륜에는 운룡대팔식(雲龍大八式)이 있는데 둘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출행랑에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아고야!!”

 소문이 아주 조심히 물었건만 돌아온 것은 역시 곰방대의 역습이었다.

 “이놈아,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천상천하유이(天上天下有二)의 보법이자 유일의 경공법인 출행랑에 그런 허접 쓰레기 같은 무공을 비교하다니… 고얀놈 같으니라고!”

 ‘지미, 내가 알게 뭐야. 인제 겨우 가르쳐 주면서…….’

 “출행랑은 비록 그 근본은 보법에 있지만 나가고 물러섬에 있어서 발의 보폭이 다른 경공법에 쓰이는 보폭보다 오히려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강한 내공이 밑에서 받쳐 주어야겠지만 내공만 갖추어진다면 순간적인 이동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보법이자 경공법의 특징도 아울러 지니고 있는 출행랑을 따라올 것이 무에가 있겠느냐? 또한 내공이 문제가 된다면… 네놈은 무위공을 익히게 될 것, 걱정할 것 없다.”

 할아버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한번 고르고는 말을 이어갔다.

 “이제는 네 활 솜씨가 어느 정도는 안정을 이루었으니 내일부터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출행랑을 더불어 익히고, 아직 중원에 대해 모를 것이니 지난 수백 년 간 중원을 돌아다니며 중원 무림에 대해 기록해 놓은 선조님들의 발자취도 아울러 느껴보거라. 무위공을 익히는 방법을 찾고자 중원을 떠돌아다니시며 각종 문물과 무공, 문파에 대해서 기록해 놓은 것들이니 네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그만 가보거라.”

 “예, 할아버지.”

 긴 설명을 마친 할아버지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 소문은 활을 집어 들고는 평소와 다름없이 연습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비록 평소와 다름없이 움직이고는 있지만 머리 속은 아까 할아버지가 보여준 출행랑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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