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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블랙 앤 화이트
작가 : 잉준이
작품등록일 : 2017.12.8

실패의 늪에 빠진 남자와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했던 여자가 서로 만나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이루는 이야기

 
16
작성일 : 17-12-15 22:56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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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너, 지금 그 사람을 질투하고 널 위로해주는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있는거 아니냐고.”

 

 그가 이때까지 본 적 없는 차가운 눈초리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이 내 마음속 깊은 곳을 강하게 찔렀다. 생각지도 않던 말이었다. 내가 엘레인을 질투한다니. 내가 그녀를 위로해주는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니.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나는 분명 그녀를 사랑했고 누구보다 그녀의 꿈을 응원했다. 그녀가 데뷔한다고 했을 땐 그녀 못지 않게 기뻐했고, 처음 뮤직 차트 순위에 올랐을 땐 엘레인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그런 내가 그녀를 질투한다고? 그렇게 그녀를 생각하는 내가?

 

 ......그러면 있잖아 고든. 그 때는 왜 그랬던 걸까. 순순한 마음으로 내게 얘기를 하던 그녀의 말에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고, 왜 점점 그녀의 성공에 대한 기쁨이 무더졌을까.

 

 ......왤까.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갑자기 마음속에서 나에 대한 증오가 강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그렌의 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그녀를 질투하고 있었나보다. 그렇게 나를 위하던 그녀를 정말 꼴 사납게도 질투했던 것 같았다.

 

 그렇게 많은 사랑과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서, 어린애 마냥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뤘다ㅣ고 유치하게 굴고 있었다.

 

 “......정말 그런걸까......”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

 

 “......내가 정말 엘레인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니,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척 하던 감정이 무엇인지 깨닫고 나게 되니 밀려오는 건 자괴감이었다.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한 마디를 남긴 후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날 잡지 않았다. 눈빛만 봐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 녀석들이었으니까.

 

 9월 18일. 엘레인 화이트.

 

 친구들과 밥을 먹고 들어온다던 고든은 자정을 넘어서야 들어왔다. 전화를 하고 문자를 해도 답장도 하지 않더니 그는 술냄새를 풍기며 비틀비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처음에는 한 소리를 하려고 했다. 연락도 안 받고, 걱정되게 뭐하는 짓이냐고. 당신 때문에 나는 잠 한 숨도 못 자고 핸드폰만 꽉 쥐고 있었다고.

 

 그러나 그가 나를 보더니 하는 말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미안해. ......미안해, 엘레인.”

 

 그가 처음 보는 표정을 지으며 울먹거리고 있었다.

 

 “......”

 

 평소엔 그렇게 술을 좋아하지 않는 고든이었다. 마셔도 이렇게 비틀거릴 때까지 마시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현관 앞에서 간신히 중심을 유지하며 서 있었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계속해서 울먹거렸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나는 그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안아주었다.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미안한 쪽은 오히려 난데. 나는 그냥 네가 곁에 잇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데.

 

 고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아......괜찮아......”

 

 라고 말했다.

 

 그가 안쓰러웠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점점 무너지고 있던게 분명했다. 내가 옆에 더 있어줘야 하는데. 내가 힘이 돼 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의 무너지는 모습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그를 품에 꼭 안은 채 그가 잠들 때까지 그 온기를 느꼈다.

 

 9월 18일.

 

 일어나자마자 느낀 건 엄청난 두통이었다. 누군가 머릿속을 바늘로 계속 콕콕 찌르는 듯 한게 버티기가 힘들었다.

 

 속도 안 좋았다. 금방이라도 토를 할 것처럼 계속 울렁거렸다.

 

 ......얼마나 마셨던 걸까. 친구들과 헤어지고 나서 혼자서 2병까지는 먹은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 어떻게 집에 들어오고 어떻게 여기 누워 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한동안 누워있다 시곗바늘이 11을 가리키고 있는 걸 발견하고 그제서야 힘겹게 몸을 일으켯다.

 

 엘레인은 오늘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이 취소됐다고 했다. 그녀는 내게 끓여놨던 스프를 건네주었다. 그리곤 내 앞에 앉아 오랜만에 밖에서 데이트나 할까?라고 물었다. 머리가 지끈지끈하긴 했지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엘레인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는 죄인이었다.

 

 예전에 자주 가던 곳을 돌아다녔다. 우리가 첨으로 데이트 했던 카페부터 아이스크림을 서로의 얼굴에 묻히며 장난치던 호수 공원, 즐겨 가던 레스토랑까지. 우리의 추억이 담겨 잇는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척 대했다. 어제 깨달은 그 감정을 엘레인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감정을 숨긴 채 그녀에게 더 잘해주는 것 뿐이었다.

 

 그 날 우리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즐겁게 데이트를 하다 돌아왔다.

 

 9월 18일. 엘레인 화이트 2.

 

 고든은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날 대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데이트가 끝날 때까지. 그 딴에는 변함없이 대한다고 한 거겠지만 저번에 말했듯이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아니, 오늘은 그 눈빛조차도 보지 못했다. 고든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자꾸만 내 눈을 피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먹을 때나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얘기 할 때도 그는 자꾸만 딴 곳을 보며 얘기하곤 했다.

 

 ......

 

 몇 일 전부터 왜 그러는 걸까. 지금의 그와 어젯밤 울먹거리던 그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날 싫어하게 된 건가. 아니, 그럴 일은 없다. 고든은 매일 밤 잠들기 전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었고, 나는 그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뭐 때문일까. 내게도 말해주지 못할 정도의 사정이면......대체 뭐 때문인거지.

 

 누구나 한 가지씩 정도는 말하지 못할 고민을 갖고 있다. 라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그랬기에 조금 섭섭하긴 했지만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묻진 않기로 했다. 나는 그가 직접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여태까지 내가 본 모습 중에서 가장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내 손을 꽉 쥔 채 하늘에 걸린 별을 보고 걸어가는 그를 보며, 그를 위한 이벤트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6.

 

 ‘엘레인 화이트, 첫 단독 공연.’

 

 ‘엘레인 화이트의 단독 공연. 단 10분만에 전석 매진.’

 

 ‘올해 최고의 신인 가수 엘레인 화이트, 엄청난 그녀의 파급력.’

 

 뉴스와 신문, 각종 언론사들에선 메인 기사로 죄다 엘레인의 소식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선 그녀의 이름이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sns나 다른 소셜미디어들도 죄다 엘레인 얘기였다. 그도 그럴게, 10월 11일인 오늘은 엘레인의 첫 단독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었다.

 

 나는 거울 앞에서 열심히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넥타이는 똑바로 맸는지, 셔츠는 잘 정돈되어 있는지, 바짓단은 구겨지지 않았는지. 평소에 신경쓰지 않던 부분까지 꼼꼼히 봐가며 거울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옷은 평소에 아껴놨던 정장을 입었다. 20살이 되던 해 수중에 있던 돈을 긁어모아 산 옷. 진짜 중요한 날에만 입으려고 사둔 옷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이 옷을 입을만큼 중요한 날이었다. 면접도 아니고, 선 보는 건 물론 아니었지만 그런 것들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었다. 오늘은 엘레인의 콘서트에 가는 날이니까.

 

 이때까지 자잘한 공연들에 자주 놀러가곤 했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게다가 그녀가 주인공인 단독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좌석도 맨 앞자리였고.

 

 ‘꼭 와. 알겠지? 나랑 제일 가까운 자리야.’

 

 그런 자리에 가는데 추리닝을 입고 갈 수는 없잖아. 나는 마지막으로 삐져나온 머리칼 한 올을 정리하며 시계를 본다. 5시 30분. 공연까지는 약 1시간이 남았다.

 

 -엘레인-

 

 스태프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연을 하기까지 1시간밖에 안 남아서인지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 뜰 새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연 장비를 운반하고 마이크가 잘 나오는지 확인하고 각종 특별 장치들 상태는 어떤지 점검 해본다.

 

 나는 거울 앞에 앉은 채 여러 명에게 둘러 쌓여 있다. 한 명은 내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한 명은 내 머리를 한 올도 빠짐없이 다듬고 다른 한 명은 내 손을 붙잡은 채 처음 보는 색깔들을 손톱에 칠하고 있었다. 거울 속의 나는 점점 tv에서나 보던 사람들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콘서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긴장이 안 된다면 당연히 거짓말이겠지. 이렇게 큰 무대에서 내가 주인공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내 꿈이었는걸. 그 꿈이 한 시간 뒷면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모든 준비는 정말 미친 듯이 연습해서 완벽하게 마쳐 놓았다. 리허설도 끝냈고, 감독님도 완벽하다고 칭찬 해주었다.

 

 ‘......’

 

 그러나 걸리는 것이 딱 한 가지 있었다. 아직 감독님에게도 말하지 않은 단독적으로 할 무대. 그 무대를 제일 열심히 연습하긴 했지만, 감독님이 알면 반대 할 것 같아서 리허설 때는 해보지 못했다. 나는 머릿속으로 수백 번도 상상해본 그 무대를 다시 한 번 재생해본다.

 

 -고든-

 

 길이 전혀 막히지 않다가 그녀의 콘서트장에 다와가니 교통체증이 러시아워를 방불케 했다. 정확히 콘서트장에서 빠져나가는 도로는 널널했는데, 그 쪽으로 가는 도로만 차가 꽉 차 있었다. 딱 봐도 엘레인의 콘서트장에 가는 사람들이었다.

 

 택시는 거의 1분에 1m씩 가는 것 같았다. 나는 초조한 마음에 시계만 보고 있었다. 1분, 10분, 15분.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해지기만 하고 차는 도저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간은 이미 6시를 넘어 6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콘서트는 벌써 시작했겠지. 그녀는 내가 있어야 되는 좌석을 보며 의아해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더 조급해졌다.

 

 유리창을 보니 콘서트 홀이 저 멀리 눈에 보였다. 어쩔까.하다가 이대로면 30분 안에도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서 택시 기사에게 돈을 준 뒤 도로 한 가운데서 내렸다. 어차피 차들은 정지 상태나 다름없었다. 다칠 일은 전혀 없어 보였다. 나는 그걸 확인한 후 콘서트장을 향해 냅다 뛰었다.

 

 -엘레인-

 

 이어 마이크를 하고 잇는 스태프가 무대 뒤에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공연 시작하기 3초 전! 3! 2! 1!”

 

 그 목소리르 들은 매니저 언니가 내 어깨를 탁 치며 말한다.

 

 “지금이야, 들어가.”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렇게 심하지 않던 심작 박동은 이러다 터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

 

 무대 위로는 채 스무 걸음도 안 돼 보였다. 저기까지만 가면 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예쁜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든 채 내 자작곡을 들려주는 것. 그걸 이루기까지가 고작 스무 걸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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