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블랙 앤 화이트
작가 : 잉준이
작품등록일 : 2017.12.8

실패의 늪에 빠진 남자와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했던 여자가 서로 만나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이루는 이야기

 
7
작성일 : 17-12-15 22:51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521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순간, 그녀의 눈이 딱 나를 바라봤다. 엘레인의 눈과 마주치자 나는 그제서야 멍해 있던 정신을 차렸다. 얼어 있던 손을 들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엘레인은 그런 날 보더니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그 인형같은 모습 그대로 내게 다가왔다.

 

 그녀가 다가올수록 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기적인 미모는 자꾸맨 내 정신을 앗아갔다. ......너무 예쁘잖아.

 

 엘레인이 내 앞에 섰다.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내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 듣고 싶었던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기다렸어요?”

 

 “아뇨, 저도 방금 왔는데요, 뭘.”

 

 “휴, 다행이다. 늦을까봐 저기 사거리에서 되게 서둘렀거든요.”

 

 그러면서 땀을 닦는 척하는 엘레인. 서두른 것 치고는 피부가 되게 뽀송뽀송했다. 나는 속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런 것 치고는 되게 뽀송뽀송하네요?”

 

 “당연히 닦고 들어왔죠. 고든씨 앞에서 땀 닦기엔 너무 부끄럽잖아요?”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답했다. 그리고는 덧붙여서 ‘오다 마르기도 했고......’라며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나를 봤다. 나는 그녀의 귀여운 뻔뻔함에 이번엔 속으로만 웃을 수가 없었다.

 

 “뭐, 생색내는 거 같아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나도 사실 조금 기다렸어요.”

 

 “정말? 얼마나?”

 

 “한......30?”

 

 “...분?”

 

 “아니, 초. 30초.”

 

 ......

 

 “......되게 오래 기다리셨네요.”

 

 “그쵸, 기다리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어요.”

 

 “그 긴 시간 동안 눈 안 빠지고 어떻게 버티셨대?”

 

 ......음.

 

 “당신 오기 전에 붙여놨죠. 엘레인 씨 앞에서 붙이기엔 너무 부끄럽잖아요?”

 

 그러면서 난 오른손으로 눈을 땠다 붙이는 시늉을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그녀는 뿌듯하게도 빵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웃음을 본 나도 소리내어 웃었다.

 

 “여전하네요, 당신은.”

 

 “엘레인씨도 여전해요.”

 

 ......

 

 엘레인은 ‘흐음?’이라고 귀엽게 소리를 내더니 턱을 살짝 괜 채 말한다.

 

 “나도 여전하다니 그것도 다행이네. ......나 여전히 예뻐요?”

 

 그러면서 응?하고 묻는 그녀.

 

 ......당연한 소릴.

 

 “그게 제일 안 변했네요, 예쁜거.”

 

 그 말을 들은 엘레인은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안 예쁘다고 했으면 삐지려고 했어요. 1시간 동안 꾸민거거든요.”

 

 그러면서 오버핏의 가디건 소매를 흔들어 보이는 엘레인.

 

 “어때요?”

 

 “완전 내 스타일이에요.”

 

 “티는?”

 

 “그것도.”

 

 “바지도?

 

 “그것마저.”

 

 “......정말로?”

 

 ......

 

 “정말로. 풀어헤친 머리도, 여전히 예쁜 그 눈도. 당신의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들어요.”

 

 나는 진심을 담아 그렇게 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턱을 괘고 있던 손을 떼더니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너무나도 다행이고.”

 

 그러면서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지는 그녀의 두 눈동자. 그녀의 가장 예쁜 그 눈이 숨겨졌는데도 불구하고 그 눈 웃음은 또 다시 내 심장을 멎게 만든다.

 

 그녀의 모습에 난 또 다시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런 내게 세상 모든 사람들을 홀리게 만드는 여우같은 말투로 말했다.

 

 “그런데 그런 말, 다른 여자들한테는 하지 마요.”

 

 ......

 

 “그 때는 확 삐져버릴거니까.”

 

 ......이런걸 보고 콩깍지가 씌였다고 하는걸까.

 

 그녀의 투정 부리는 말투, 조용한 음색, 나긋나긋한 자세 하나하나가 1분 1초도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미친 듯이 그녀가 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웃음이 헤픈 사람 마냥 또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걱정 마요, 당신한테만 이럴 테니까.”

 

 ------

 

 그녀는 커피가 되게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엘레인은 그녀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자신의 앞에 놓인 커피를 보더니 (그제서야 발견한 것 같았다.) 내게 사준거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잘 마실게요’라고 속삭이며 커피향을 맡아보는 것이었다.

 

 엘레인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 마시더니 환한 얼굴로 내게 물엇다.

 

 “이거 무슨 커피에요?”

 

 내가 답했다.

 

 “헤이즐 넛...이라던데?”

 

 “향이 좋네요.”

 

 그러면서 커피를 코 가까이에 대고 한 번 더 냄새를 맡는 그녀. 그 모습에 나는 괜히 뿌듯해졌다.

 

 “안 식었어요?”

 

 “아직 따뜻하네요. 30초만 기다리셔서 그런지.”

 

 “......은근 뒤 끝 있는 여자네.”

 

 “네?”

 

 “......오늘따라 예쁘다고요”

 

 “그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말에 나는 가만히 미소만 지어 보인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샐쭉였다. 그녀는 그렇게 나를 보더니 장난스런 내 표정을 보고서 이내 피식하며 표정을 푸는 것이었다. 그리고선 두 손으로 커피잔을 감싼 채 한 모금 들이켰다.

 

 “되게 마음에 든다, 이 커피.”

 

 “맛있어요?”

 

 “엄청.”

 

 “다행이네, 고민 되게 많이 했거든요. 그 커피 고른다고.”

 

 “어떻게 그 많은 커피 중에서 이걸 딱 골랬대?”

 

 “엘레인씨가 어제 말했잖아요. 향 좋은 커피 좋아한다고. 그래서 여기서 제일 향 좋은 커피로 달라고 했죠.”

 

 내가 그 말을 하자 엘레인은 묘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그걸 어떻게 기억했어요?”

 

 “...뭘요?”

 

 “내가 향 좋은 커피 좋아한다는거.”

 

 “......그냥 생각 나던데?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안 까먹거든요.”

 

 정확히는 당신이 한 말이니까.

 

 ......그 순간, 엘레인은 어젯밤 내가 노래를 부를 때 봤던 그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여는 것이었다.

 

 “......고마워요.”

 

 ......?

 

 “뭐가요?”

 

 “......그냥......”

 “......?”

 

 ......뭐가 고맙다는 걸까.

 

 난 갑작스런 그녀의 감사 인사에 영문을 모른 채 고개만 갸웃거렸다.

 

 그녀는 그런 나를 대략 5초 정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는 이내 조용히 커피를 한 모금 더 들이키는 것이었다. 천천히, 그리고 깊게. 향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처럼.

 

 ......

 ......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은 그녀는 몇 초쯤 흘렀을까. 그녀 특유의 잔잔한 말투로 내게 말했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

 

 “그냥......”

 

 ......

 

 “커피가 되게 맛있네요.”

 

 그녀는 그리 말하며 그 예쁜 입술로 매일 매일 보고 싶은 그 미소를 내게 지어보인다.

 

 나는 그녀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이유를 찾진 못했지만 그 미소를 본 순간 그저 이 커피를 골라준 종업원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했다.

 

 ......단지, 그 뿐이었다.

 

 누군가와 함께 카페를 와본 적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나는 오늘 이 순간부터 누구와 함께 와도 오늘만큼 즐겁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젯밤에 그렇게 많이 얘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커피가 있다는 사실조차 까먹고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커피가 있다는 걸 깨닫고 한 모금 마셨는데 커피는 어느새 식어 있었따. 그만큼 시간이 금방금방 지나갔다. 딱히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이런저런 말들을 하다가 마인드 맵처럼 생각나는 얘기들을 하나씩 이어붙일 뿐이었다. 파스타에 대해 얘기를 하다 어릴 때 파스타를 만들어보다 통째로 엎어서 혼난 경험으로 새어나가는 것처럼. 이야기가 아무리 삼천포로 흘러도 대화 코드가 워낙 잘 맞았기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나 꺼리는 점이 있었다면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었다. 술집에서 있었던 일을 꺼내면 또 부끄러운 분위기로 이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그 얘기는 피했다. 그 부분에 있어선 그녀도 똑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어젯밤쪽으로 얘기가 흘러가려하면 나보다 엘레인이 먼저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곤 했다. 우리는 워낙 부끄럼을 많이 타서인지 그 얘기는 자동적으로 삼가게 됐고, 그래서 대화는 한결 더 편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숨 돌릴 틈 없이 얘기를 하던 나는 갑자기 몇 시쯤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봤다.

 

 “벌써 2시간이나 지났네요.”

 

 엘레인이 한 말이었다. 그녀도 시간이 궁금했는지 때 마침 시계를 본 모양이었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시침은 어느새 2칸을 뛰어 넘어 있었다.

 

 “그러게요......시간 되게 빠르네.”

 

 “배고프지 않아요?”

 

 ......배?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긴 했다.

 

 하도 떠든다고 몰랐는데 그녀의 말에 꼬르륵거리는 배였다. 그럴만도 한게 토스트 한 쪽에 커피 한 잔이 다였으니까.

 

 “고파요, 엄청.”

 

 “그럼 지금 밥 먹으러 갈래요?”

 

 “좋죠, 뭐 먹고 싶은데요?”

 

 “난 아무거나 잘 먹는데.”

 

 아무거나? ......흠.

 

 “아무거나가 남자한테 제일 어려운 말인거 알죠?”

 

 실제로 그랬다. 내가 맛있다하고 갔는데 상대방은 맛 없어 하면 미안하잖아. 그리고 애초에 오늘은 그녀가 먹고 싶어하는 걸 사주고 싶었으니까.

 

 엘레인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음......혹시 파스타 좋아해요?”

 

 ......

 

 “완전.”

 

 ......사실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그녀는 내 대답을 듣더니 잘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파스터 먹으러 갈래요? 근처에 맛있는 집 있거든요.”

 

 “정말?”

 

 “정말로.”

 

 그녀는 확실히 맛있다는 걸 강한 긍정으로 보여준다.

 

 엘레인은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이 쪽으로 확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속삭이는 모양을 만들어 내게 조용히 말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단골이라서 싸게 해주거든요.”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나는 웃음이 빵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래요, 가요 그 집.”

 

 -그거 알아요, 나 지금 웃고 있단걸. 투박한 내 품안에 그대 손, 그리고 그대 미소, 그 둘만으로 난 가득 차요.

 

 ‘그거 알아요, 그 미소는 있잖아요. 그대와 있을 때만 나와요. 투박한 손, 그 서투름이 내게는 미소로 막 번져요.’

 

 그대의 이름.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 같아. 내 머릿속은 그 조각만 맴돌고 모든 것은 새햐얘졌죠. 그 이름처럼 말이에요.

 

 이 넥타이 어때요? 오늘 아침 수십 번도 고쳐 맸는데. 아, 우리 지금 밥 먹으러 나왔죠. 그럼 우리 일단 점심부터 먹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파스타 집에서. 그대의 웃음을 볼 수만 있다면 하루 세끼를 파스타로 먹겠어요.

 

 “Just keep and go.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가로등 밑 춤추는 백조. 흩날리는 하얀 티셔츠. 그리고 날 보는 미소. 애써 바꿀 필요는 없어. Just keep and go.”

 

 ‘그대와 있는 순간 순간이 즐겁네요. 커피를 먹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공원을 거니는 것도. 일상적인 대화들마저 그대와 있으면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지나가 버려요.

 

 Just keep and go. 그댄 내게 말을 하죠.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당신은 나를 지금보다 더 나은 여자가 되고 싶게 만들거든요. 오히려 제가 당신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어요.‘

 

 “Just keep and go. 지금 그 마음이면 돼요. 내 미소를 보고 더 크게 웃어주는 그대, 내 느린 발에 맞춰주는 걸음. 그냥 그걸로 된걸요. Just keep and go. Just keep and go......-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9 19 2017 / 12 / 15 264 0 6144   
18 18 2017 / 12 / 15 288 0 5844   
17 17 2017 / 12 / 15 242 0 4669   
16 16 2017 / 12 / 15 261 0 5196   
15 15 2017 / 12 / 15 250 0 5072   
14 14 2017 / 12 / 15 239 0 5103   
13 13 2017 / 12 / 15 247 0 5189   
12 12 2017 / 12 / 15 238 0 5032   
11 11 2017 / 12 / 15 240 0 6786   
10 10 2017 / 12 / 15 235 0 5191   
9 9 2017 / 12 / 15 262 0 6087   
8 8 2017 / 12 / 15 282 0 5750   
7 7 2017 / 12 / 15 269 0 5210   
6 6 2017 / 12 / 15 241 0 5187   
5 5 2017 / 12 / 15 233 0 5217   
4 4 2017 / 12 / 13 275 0 5102   
3 3 2017 / 12 / 13 275 0 5475   
2 2 2017 / 12 / 8 291 0 5104   
1 1. 2017 / 12 / 8 418 0 500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