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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가 : 유권조
작품등록일 : 2017.11.4

더 이상, 용사가 물리칠 용도 없고 마왕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 왕립 용사학교를 졸업한 신입 용사, 베이커는 닷슈 섬으로 파견을 떠난다. 그리고 그의 임무는 용사 테마파크 건설?!

 
16편 - 협상이란 무엇인가
작성일 : 17-12-15 17:40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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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이란 무엇인가. 목적이 다른 집단이나 개인이 서로 모여 의견을 나누고 공통된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과정을 협상이라 한다. 이 협상은 으레 힘이나 그 영향력이 비슷한 사이에 벌어질 것만 같지만, 의외로 그 격차가 클 때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 모든 재물을 취하고자 하는 군대와 그로부터 재산을 지키고자 하는 군대가 있을 때에도 적용이 된다.

 

  압도적인 병력으로 당장 성을 점령할 수는 있으나,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과 희생될 병력이 아쉬운 경우에는 일부 재물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군사를 물릴 수 있다. 그 정도가 얼마나 될 것인지는 협상에 나서 정할 일인 것이다. 때문에 중부 왕국에서는 협상을 일컬어 부드러운 협박이라고도 했다.

 

  베이커는 소녀가 불러낸 것이 분명한 덩굴에 붙들리자마자 협상을 떠올렸다. 전투 실습을 하면서도 여러 번 겪은 일이었다. 그나 그 휘하의 군사들이 붙잡혔을 때에는 전선을 조금 물리거나 일부 군용품을 할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떤 조건을 두고 협상에 나서야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등불도 바닥에 떨어뜨린 채로 베이커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게 왜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들어!”

 

  덩굴에 매달린 채로 엘리제가 베이커를 타박했다.

 

  “영주님이 혼자 숲에 들어와서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건 그거고 나타나자마자 열을 받게 만드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 잠깐, 근데 너 왜 괜찮아?”

  “진료를 잘못 봤다는데요. 조금 아프지만, 죽을 정도는 아녜요.”

  “그럼 됐네. 야! 괴수야!”

 

  베이커는 엘리제가 소녀를 부르는 방식에 무어라 말을 얹고 싶었으나 가만히 있었다. 소녀의 이름이 괴수이거나 야괴수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소녀가 그저 겉모습만 인간의 형상일 뿐, 실상은 고대부터 살아온 괴수일 거란 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다. 정확히는 깨어난 후로 아직 가시지 않은 두통과 묘한 짜증 탓에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소녀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기는 했으나, 대답은 하지 않았다. 엘리제가 같은 방식으로 몇 번이고 부르고 나니 그제야 소녀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왜 불러? 숲을 해치고 날 괴롭힐 생각밖에 없으면서.”

  “그렇지 않아. 잘 들어 봐. 달맞이꽃을 가져가려고 했던 건 미안해. 진짜 미안. 그렇게 소중한 건 줄 몰랐어.”

  “저지른 다음에 사과하는 건 치사한 일이야.”

  “그래, 치사한 일이었어. 정말 미안해. 그러지 말고 풀어주지 않을래? 달맞이꽃은 꺾지 않을 테니까.”

  “정말?”

 

  소녀는 일순간 화가 누그러진 듯이 물었다. 그 얼굴을 보며 엘리제는 희망을 품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당연하지! 닷슈 섬의 영주인데 그렇게 거짓말을 하겠어? 응? 그렇지?”

 

  엘리제가 덩굴에 묶인 손을 휘저어 베이커를 불렀다. 그러니 베이커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소녀가 잠시간 고민에 빠졌다. 그런 사이에 베이커는 덩굴이 팔다리를 죄는 힘이 조금 느슨해졌음을 느꼈다. 그러나 벗어날 정도는 아니어서 틈을 보았고, 소녀는 고민 끝에 말했다.

 

  “좋아, 풀어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알았어. 들어줄게. 뭐, 뭔데?”

 

  대답하면서 엘리제는 내심 성으로 돌아가면, 루루와 외무대신에게 잔소리를 들을 게 걱정이 되었다. 그는 소녀가 무얼 요구하든지 성의 재정이 악화되는 건 눈에 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녀가 말한 조건은 엘리제는 물론이고 베이커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앞다리 살.”

  “아, 앞다리 살? 돼, 돼지? 아니면 소?”

  “아까 얘기했잖아. 네 앞다리 살.”

 

  소녀가 전처럼 싱긋 웃으며 엘리제의 다리를 가리켰다. 엘리제는 허옇게 질린 얼굴을 하고 베이커에게 말했다.

 

  “젠장, 안되겠다. 용사, 무슨 방법 없어?”

  “무슨 방법이요?”

  “지금 못 들었어? 저 미친년이 나보고 앞다리 살을 내놓으라고 하잖아.”

 

  엘리제가 버둥대며 말했다. 베이커는 엘리제와 소녀를 번갈아 본 뒤에 한숨을 쉬었다.

 

  “영주님이 듣지도 않고 들어주겠다고 해서 일을 키운 거잖아요.”

  “야,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감봉할 거야!”

  “그렇게 멋대로 하는 게 어디 있어요?”

  “여기 있어! 술도 마시는데 못할 것 같아? 그래, 나 말고 여기 얘 앞다리 살은 어때?”

 

  엘리제가 다시금 버둥대면서 베이커를 가리켰다. 베이커는 느슨해졌던 덩굴이 더욱 세게 팔다리를 죄는 탓에 꼼짝하지 못했다. 소녀는 베이커를 살짝 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건 딱딱해 보여서 싫어.”

  “젠장! 야, 용사! 마법 같은 걸로 어떻게 할 수 없어?”

  “마법 수업은 안 들어서요...”

  “왜 그랬어? 아, 내가 정말 미쳐!”

 

  그 사이 소녀가 불쑥 엘리제에게 다가갔다. 베이커는 다시금 한숨을 쉬고 팔다리에 힘을 주었다. 소녀는 그 모습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곧 베이커는 덩굴을 찢고 바닥에 내려섰다. 그 과정이 보이지 않았으나, 소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베이커는 그저 널브러진 덩굴 조각 위에 서있을 뿐이었다.

 

  “네가 그랬어?”

  “그래. 영주님, 어떻게 할까요?”

 

  베이커가 손을 털면서 엘리제를 쳐다봤다.

 

  “그런 말 할 시간 있으면 풀어줘! 도망쳐야 될 거 아니야!”

  “예이, 예이.”

 

  베이커가 엘리제에게 다가갔다. 그러니 소녀가 덩굴과 함께 제 손을 베이커에게 뻗었다. 그 속도는 베이커가 발차기를 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고 그 끝은 날카로웠다. 그러나 베이커는 당황하지 않았고 그저 허리를 살짝 숙일 뿐이었다. 베이커는 눈동자만 굴려 소녀와 눈을 마주쳤다. 이번에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베이커는 왼팔을 뻗었다. 가볍게 쥔 주먹이 소녀의 얼굴을 향해 곧게 뻗었다.

 

  소녀는 내밀었던 손을 거두어 베이커의 주먹을 막았다. 그렇다고 충격을 모두 걷어낸 것은 아니어서, 소녀는 뒤로 몇 걸음을 물러나야 했다. 그런 사이에 베이커는 엘리제를 붙들었던 덩굴을 찢어냈다.

 

  “넌 뭐야?”

  “용사다!”

 

  소녀의 물음에 베이커가 가슴을 펴고 대답했다. 팔다리가 저려 얼굴을 찡그리던 엘리제는 작게 손뼉을 치며 말했다.

 

  “드디어 밥값 하네. 자, 용사. 도망치자!”

  “옙!”

 

  엘리제가 등불을 쥐자 베이커가 그를 번쩍 들었다. 베이커는 그대로 소녀를 등지고 뛰었다. 멍하니 있던 소녀는 곧 땅 아래서 솟는 덩굴을 타고 엘리제와 베이커를 쫓았다. 그 속도는 베이커를 웃도는 정도여서 곧 소녀가 그 앞을 가로막고 섰다.

 

  “앞다리 살을 주기 전까지는 보내줄 수 없어.”

  “영주님, 그냥 나갈 수 없겠는데요.”

 

  베이커가 엘리제를 살짝 내려주며 말했다. 엘리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대신 죽일 거면 내 앞에서는 하지 마. 고작 열다섯인데 징그러운 거 보기 싫단 말이야.”

  “죽이진 않아요.”

 

  베이커가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있는 힘껏 속도를 냈고 소녀는 그 움직임을 눈으로도 쫓지 못했다. 소녀의 뒤편으로 돌아든 베이커는 오금을 걷어차고 그대로 목을 잡으려했다. 그러나 소녀는 재주를 넘으며 베이커에게서 벗어났다. 베이커는 허벅지 근육에 잔뜩 힘을 주고 다시 소녀를 쫓았다. 이번에는 돌려차기가 그대로 소녀의 복부에 적중했다. 소녀는 멀리 굴렀고 베이커는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계속 하다간 뼈가 나갈 테니까 이쯤에서 그만...”

 

  베이커가 말을 끝내기 전에 소녀가 다시 달려들었다. 그 속도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어서 베이커는 그대로 당황해 몸이 굳고 말았다. 소녀는 베이커를 공격하지 않았고 그 옆을 스쳐 그대로 엘리제에게 향했다. 베이커는 소녀를 따라잡지 못했고 그길로 소녀의 손끝이 엘리제의 팔뚝에 닿았다.

 

  어찌 손을 쓸 틈도 없이 소녀가 엘리제를 넘어뜨렸다. 엘리제는 두려움에 두 눈을 질끈 감았고, 베이커는 주먹을 꼭 쥐고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소녀가 넘어진 엘리제의 팔뚝에 머리를 베고 몸을 웅크린 채 누운 모습에 베이커는 그저 눈을 동그랗게 뜨기만 했다.

 

  “요, 용사! 살려줘! 어떻게 좀... 어라?”

 

  눈을 감은 채로 버둥대던 엘리제는 어떤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 의아해 눈을 살짝 떴다. 그러니 제 옆에 콕 달라붙어 싱글싱글 웃는 소녀를 보았고 눈만 껌뻑이며 베이커를 보았다. 베이커는 영문을 몰라 딱히 대답하지 못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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