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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궁귀검신
작가 : 조돈형
작품등록일 : 20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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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이라는 것은 가능한 한 멀리 눈에 보이는 거리를 뛰어넘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생명까지 지배하는 병기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기가 생명을 노린다고 가정을 해 보거라.
이보다 두려운 것이 또 무엇이 있겠느냐?
악덕 조부와의 고난에 찬 수련행.
정혼녀를 찾아 떠난 즐거운 중원행.
어지러운 무림을 바로잡는 영웅행.
이기어검과 이기어도를 능가하는 이기어시의 신선한 등장!
내일을 향해 쏘아 볼까나?!

 
제 2화
작성일 : 16-07-06 17:53     조회 : 616     추천 : 0     분량 : 7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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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험, 우리 가문은 그 옛날 고구려의 황실을 수호하던 그림자 같은 가문이었다…….”

 이 말을 시작으로 장장 한 시진에 걸쳐 지루한 얘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요지는 간단했다. 황실을 지키던 가문이 고구려가 멸망하자 세상을 버리고 은거한 것이다.

 다만 무공은 그 가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계속 발전시켜 온 것이라는…….

 이런 간단한 말을 장장 한 시진에 걸쳐 늘어놓으니 견딜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너는 가문의 무공을 익히고 발전시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알겠느냐?”

 할아버지는 말을 마치곤 목이 타는지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들이키셨다.

 “네, 할아버지. 명심하겠습니다.”

 대답을 하면서도 소문은 감탄의 감탄을 하였다.

 ‘어찌 말할 때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일까? 신기하단 말야… 토씨 하나 안 틀리는고만…….’

 “우리 가문의 무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네가 지금껏 익힌 궁도요, 다른 하나는 보법(步法)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검법(劍法)이다.”

 “엥, 검법이요?”

 소문은 검법이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자신이 알기엔 가문의 무공이라고는 활 쏘기와 보법이 전부였다.

 그런데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검법이라니… 더구나 그런 내색은 전혀 하지 않은 할아버지였기에 더욱 궁금하였다.

 하지만 소문의 그런 궁금증은 할아버지의 날카로운 눈빛에 이내 쏙 들어가고 말았다.

 “한 번만 더 말을 자르면 오늘 저녁은 없다.”

 ‘치사한 할배 같으니라고… 먹는 것 갖고 또 치사하게…….’

 지난번 가문 얘기가 나왔을 때 잠시 졸았다는 이유로 3일을 굶었다.

 그때의 고통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소문이었다. 불만이 가득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선 활 쏘기는 앞서 말한 것처럼 특별한 명칭이나 초식은 없다. 다만 적을 제대로 맞힐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이런 활 쏘기 방법을 통틀어 나는 ‘포두이술(捕頭以術)’이라 명명(命名)했다. 그리고 보법은 ‘출행랑(出行狼)’이라고 한다. 나아감과 물러섬이 이리와 같이 재빠르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이름 참 졸렬하네. 어째 36계 줄행랑이란 말이 떠오르지? 어감이 비슷해서 그런가. 아무튼 누가 들음 오해하기 딱 좋겠다.’

 설명 중에도 의심을 해보는 소문이었다.

 “이것은 활 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검법은 우리 가문의 최후의 비기로 모든 공부가 끝난 이후에 배우게 될 것이다. 그때까진 신경을 끊거라.”

 “예, 할아버지.”

 궁금은 했지만 역시 후환이 두려운 소문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무공을 제대로 이루려면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있다.”

 말을 하면서 힐끔 소문을 쳐다보는 할아버지였다. 그때 소문은 가까스로 입을 막고 있었다. 소문은 짐짓 태연한 척 시치미를 뗐다.

 ‘아쭈, 요놈 보게. 안 넘어오네.’

 ‘헐, 위험했다. 이런 방법에 한두 번 당한 것이 아니면서 이넘의 주둥이가 또…….’

 소문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것은 일명 내공(內功)이라는 것으로 너두 이미 배운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니놈은 절대 알 리 없지만 네가 다섯 살 나던 해부터 해오던 것이 내공 공부였다.”

 ‘아! 잠자고 일어나서 그리고 잠자기 전에 잠시 앉아서 하는 호흡법 말이었군. 어쩐지 그 이후로 더 건강해지더니만 그게 내공법이라는 것이었구만.’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그때는 몹시 귀찮고 짜증을 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 그때 그것을 습관화하느라고 밥을 꽤 굶지 않았던들 지금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은근히 할아버지가 고맙게 생각됐지만 그때 단식의 고통이 생각나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가문의 무공을 대성하기엔 다소 모자라는 감이 있다. 우리 가문의 진정한 내공심법(內功心法)은 따로 있다. 그러나 그 내공심법은 익히는 법은 쉬우나 처음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그것을 만드신 분은 나의 15대 조부님으로 그분은 가문의 무공이 너무 활에만 몰려 있는 걸 늘 불만으로 생각하셨다. 불혹(不惑)에 이르시어 당신을 가로막고 있던 가문의 무공을 완성하시자 그동안 꼭 다루시고 싶어하셨던 검에 손을 대기 시작하셨다. 검에 대해 참오하시기를 꼭 20년, 환갑에 이르러 3초식의 검법과 그것의 바탕이 되는 내공심법인 ‘무위공(無爲功)’ 완성하시고는 이튿날 조용한 미소와 함께 세상을 떠나셨다. 이후 많은 후손들이 그 검법을 익히고자 했으나 아무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 후손들이 멍청하거나 무공이 불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검법을 익히는 가장 기초가 되는 내공심법인 무위공을 익힐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그 무공을 만드신 15대조에게 있었다. 그분은 자신의 후손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경지에 이를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수준을 기점으로 하는 내공심법을 만드셨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과거 가문의 무공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시험코자 손에 활 하나를 쥐시고 중원으로 출도하신 분이 있었다. 훗날 그분은 가문에 돌아와서는 당당하게 말씀하셨다.”

 “가문의 무공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내가 불민하여 10성의 경지를 이루고 출도하였으나 나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10성의 경지를 이루고도 그 정도였으니 당연히 가문의 무공을 대성하신 15대조의 무공 실력은 최강이었다.

 하나 그분 이후로 이 심법을 익히신 분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그 심법없이도 가문의 무공이 워낙 출중하여 아무 문제가 없었다지만 그래도 그분의 후손이자 너의 선조님들은 이 무공을 살리고자 백방으로 노력하신 바 결국 그 방법을 찾아내셨다.

 “그것이 어떤 방법인가요?”

 소문은 말을 해놓고 아차 하는 심정이었다.

 ‘젠장! 또 굶었군!’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런 소문은 신경도 쓰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몇 대의 연구가 끝난 후 나온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무위공을 익히려면 그것을 만드신 조사님 수준의 내공을 익히고 있거나 다른 내공과 병행하여 익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위공은 그 기운이 탁하지 않고 정순함을 기본으로 하는 빼어난 내공 심법이나 기가 너무 빨리 형성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는데, 그래서는 몸이 견디질 못한다. 일정한 시간 동안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의 양은 한계가 있는데 무위공은 이를 순식간에 넘겨 버리게 만드니 몸이 감당을 못하고 폭주(暴注)하는 것이다. 선조님들은 폭주를 막기 위해 이를 다른 내공심법과 병행하여 익힘으로써 형성되는 기운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자 했다. 이런 간단한 이치를 알고 시험에 들어가셨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두 개의 내공 심법을 익힌 선조님 중 대부분이 죽거나 폐인이 되셨다. 또는 간신히 폐인은 면하셨지만 무인의 생명이 끝나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너무나 자명했다. 병행하여 익힌 내공의 수준이 그리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무위공에 비해선 많은 모자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이미 나와 있었다. 그것은 가문의 내공심법인 무위공에 버금가거나 뛰어넘는 다른 내공심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 선조님들은 중원으로 다시 출도를 하셨다. 하지만 이번 출도는 무공의 검증이 아닌 내공심법을 찾기 위한 조용한 행사였다. 불행하게도 수 대에 걸쳐 천하를 샅샅이 뒤져 봐도 무위공에 버금가는 내공심법을 지닌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의 포기 상태에서 마침내 나의 조부님, 즉 너에게 고조부님이 되시는 분이 하나의 내공심법을 찾아내셨다. 조부님은 그동안의 선조님들과는 생각을 달리하셨다.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내공심법은 과감히 포기하시고 위력은 조금 떨어지나 세상 모든 무공을 익혀도 융화시킬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정순한 내공심법을 그 대안으로 찾으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러한 내공심법을 찾으실 수 있었다.”

 여기까지 들은 소문은 입 안이 바싹 타 들어갔다. 굶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떤 내공심법이었나요?”

 이번에도 역시 할아버지는 아무런 호통 없이 말을 이으셨다.

 “천하에 무위공과 견줄 수 있는 내공심법은 없었지만 중화(中和)시킬 수 있는 내공심법은 오로지 하나가 있었다. 소림에 있는 ‘반야심경도해(般若心經圖解)’였다.”

 ‘닝기리! 내공 심법이고 뭐고 다 끝이네. 난 또 뭐라고…… 제기랄!’

 소림이라는 말에 절망에 빠진 소문이었다.

 소림이라니… 소문이 아무리 조선(朝鮮) 땅, 그것도 산속에 살고 있었지만 소림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중원무림(中原武林)의 요람이자 불문의 성지(聖地). 근동의 사냥꾼들 말에 의하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하는 세력이 바로 소림이었다.

 “소림에 있다면 그건 얘기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잖아요. 그렇게 중요한 것이면 빌려달라 해도 빌려주질 않을 것이고 소림에 가서 뺏어오지 않는 한… 물론 뺏으려다 맞아 죽겠지만…….”

 소문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구했다!”

 툭 던진 할아버지의 이 한마디에 소문은 경악과 희열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아까 말한 너의 고조부가 구해오셨다. 비록 소림이 용담호혈(龍膽虎穴)이라 하나 아까 말했듯이 그 내공심법 없이도 가문의 무공은 천하를 오시할 수 있다. 소림을 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책 한 권 가져오는 것이야 문제도 아니니라. 하지만 우리 조부님은 아주 정중히 예를 갖추어 빌려오셨다.”

 말씀을 하시던 할아버지는 지그시 눈을 감으셨다. 지난날의 조부님의 활약에 감동을 하는 듯했다.

 소문은 소문대로 용담호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을 구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고 다리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희열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그 뭐시냐 반야… 어쩌구 하는 무공을 익히고 가문의 무공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잠시 후 눈을 뜨신 할아버지는 소문의 기대와는 달리 전혀 다르게 행동하셨다.

 “소문아?”

 “예, 할아버지!”

 “이런 빌어먹을 넘아!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구나. 감히 지엄하신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에 토를 달아? 그리고 비웃기까지 해?”

 “아니, 제가 언제……?”

 “아니, 그래도 이놈이! 좋다. 니놈이 무얼 믿고 그리 까부는지 모르겠다만 앞으로 사흘 간 밥이라고는 생각도 말아라. 굶으면서 니눔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고 느껴보거라. 고얀 놈 같으니라고!”

 할아버지는 곰방대를 마구 휘둘렀다. 눈이라도 달린 듯 정확하게 파고드는 곰방대를 맞으면서 후회 또 후회를 하는 소문이었다.

 ‘빌어먹을… 손에는 곰방대가 없었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제2장 ‘포두이술(捕頭以術)’의 초연(初演)

 

 

 

 할아버지와의 대화 이후에도 며칠 동안 소문의 일상은 변한 것이 없었다.

 기상과 동시에 내공의 일종이라는 호흡법을 시작으로 아침 식사 후 활 쏘기(할아버지는 궁도 어쩌고 했지만 소문은 그 딴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를 하고 오후에도 활 쏘기를 하는 등 지난날과 하등의 변화도 없었다.

 그렇게 몇 달이 더 간 어느 날의 오후였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소문은 마당의 나무에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

 소문의 실력은 한층 더 발전하여 속사는 물론이고 이제는 연환사에 있어서도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연환사의 특성상 한 개 이상의 활을 재기에는 소문의 손이 너무 작아 힘을 싣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 위력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흠, 역시 훌륭해! 이 정도면 나를 능가할 사냥꾼이 별루 없겠고만… 카카카!”

 소문은 나무에 박힌 화살을 보며 의기양양했다. 그때였다.

 “딱!”

 “윽! 어떤 자슥이……?”

 소문은 갑자기 머리를 울리는 충격에 당연히 자신과 할아버지밖에 살지 않는 곳에서 다른 자슥을 찾는 실수를 했다.

 “나란 자슥이다.”

 ‘빌어먹을… 닝길!’

 들려오는 싸늘한 음성! 얼굴색이 똥빛으로 변한 소문은 그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돌아올 곰방대의 역습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소문을 잠시 노려보다가 몸을 돌리셨다. 이러한 태도에 당황한 것은 소문이었다.

 ’어라? 웬일이랴. 노망이 나셨나? 어째…….’

 사람이 평소에 하던 일을 안 하면 이상한 법이다. 당연히 날아올 곰방대가 보이지 않으니 소문은 더 불안했다.

 “이리 오너라.”

 여전히 곰방대에 대해 견제를 하며 천천히 다가간 소문은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할아버지의 뒤를 쫓았다.

 “호, 제법이구나!”

 나무에 매달아놓은 표적에 꽂힌 화살을 보시며 감탄을 하는 할아버지였다.

 “아직은 부족합니다만 이 정도는 언제나 연습을 하는 것이라…….”

 제법 겸양을 차린 말이다. 하지만 소문의 속내는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카카카! 누가 쏜 것인데 당연한 것을…….’

 “그렇다면 저것을 맞힐 수 있겠느냐?”

 소문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약 20여 장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나무였다.

 “물론입니다.”

 소문은 대답을 하고 화살을 활시위에 재고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화살을 날렸다.

 멋지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화살은 정확히 소나무를 맞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자신의 솜씨는 훌륭했다.

 소문은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한번 휘돌리곤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제가 아직은 힘이 부족하여 30장 이상은 무리지만 그 안이라면 어떠한 것도 맞힐 자신이 있습니다.”

 소문의 호기 서린 말에 아무 말을 하지 않으신 할아버지는 집 안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는 소문을 향해 말씀하셨다.

 “그럼, 저것도 맞혀보거라.”

 소문이 고개를 돌려보니 5장도 채 안 되는 곳에 커다란 장독대가 서 있었다.

 비록 싸리문에 가려져 있지만 그까짓 싸리문을 뚫지 못할 소문이 아니었다. 소문은 할아버지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겼다.

 “20장 밖의 나무도 가볍게 맞히는 저입니다. 다른… 것을 정해주시지요!”

 소문은 한 자 한 자 강조를 하면서 말했다.

 “저거나 맞혀보거라. 단! 싸리문을 건드려선 안 된다.”

 “예?”

 소문은 황당했다. 아무리 가깝지만 싸리문 뒤에 위치한 장독을 싸리문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맞히란 말인가?

 ‘지미, 어쩐지 이상하더니만… 꼬투리를 잡으려니 별…….’

 소문이 생각하기에 이건 할아버지가 자신을 괴롭히려는 건수를 잡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분명했다.

 ‘지독한 할배 같으니…….’

 뭐라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소문이 할 수 있는 일은 속으로 욕하는 것뿐이었다.

 “네가 활 솜씨를 그리 자랑했으니 당연히 맞힐 수 있겠지? 하지만 맞히지 못하면 오늘 저녁은… 없다!”

 ‘역시… 밥이로구나. 역시!’

 밥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소문에게 한 끼의 금식은 다른 어떤 고문보다 효과가 있었다.

 ‘반드시! 반드시 맞힐 것이다!’

 활을 쳐든 소문의 눈은 야수의 눈보다 더 날카롭게 빛났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았다.

 ‘제길, 어찌 쏜다… 싸리문을 피하려면 높이 쏴야 되는데 그럼 장독을 넘길 것은 분명하고 조금이라도 약하면 싸리문을 건드릴 것이고…….’

 소문은 화살을 시위에 재고는 있었지만 좀처럼 쏠 수가 없었다.

 “왜 그러느냐? 너무 쉬워서 쏘기조차 민망한 것이냐? 아님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만 자신이 없는 것이더냐? 그럼 오늘 저녁은 나 혼자 먹어야 되나… 혼자 먹으면 밥맛이 나질 않는데…….”

 할아버지는 싱글거리며 활을 들고 동상이 된 소문을 놀려댔다.

 ‘끄응! 우리 친할배 맞아? 왜 이리 날 못 잡아먹어서 난리인 거야? 젠장! 에라, 모르겠다.’

 소문은 한번 더 호흡을 가다듬고 화살을 날렸다. 화살은 정확하게 장독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결국 싸리문을 건드리고 나서야 장독을 맞힐 수 있었다.

 ‘역시… 내가 신인가? 저걸 맞히게… 저녁아!!’

 소문은 화살이 싸리문을 건드리고 말자 힘없이 활을 떨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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