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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Hi?story!
작가 : 슈동
작품등록일 : 2017.12.12

[남장여자/무당/소드마스터/성장형 먼치킨] 신기를 타고난 펜싱 세계랭킹 1위 대한민국 국가대표 고진희! 올림픽 결승의 날, 그녀가 쓴 부적에 의해서 이계로 떠나게 되는데.....집으로 가기위해 소드마스터가 되는 과정까지,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라노벨 풍의 본격 남장여자 이고깽물 시작합니다.

 
42. 걸어서 세계 속으로(1)
작성일 : 17-12-15 15:50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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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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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스테르 쪽 마법진은 거대한 건물이나 조형물이 비치된 나발레 항구랑 달리 작고 초라한 나무초소 하나가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먼젓번에 도착했던 사람들은 알아서 제 갈길 갔는지 마법진 주변은 경비병들 외에는 한산했다.

 

 다들 미친 것처럼 달려오던 사내들로부터 한숨 돌렸는지 풍경이 바뀌자 너나 할 것 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토르는 영화 타이타닉 주인공의 포즈처럼 낮게 기지개를 피며 한껏 싱그러운 풀내음을 음미하더니 아침에 모닝 볼일을 성공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상쾌하군."

 

 더 유희를 하고 싶어 아쉬운 표정이었지만 역시 고향은 고향인가보다. 그는 오랜만에 밟아보는 고향땅에 새삼 감회로워 보였다.

 

 진희는 고향에 돌아온 그의 모습을 한참동안이나 부럽게 응시하다가 도리도리 고개를 털었다.

 

 '나도 후딱 찾고 빨리 집에 가야지.'

 

 병사들의 손짓에 따라 세사람은 마법진에서 빠져나왔다.

 

 "이제 어떻게 할거야? 바로 엘프의 숲으로 직행?"

 

 엘레스가 이국적인 풍경을 눈에 담으려는듯, 두리번거리면서 말했다.

 

 확실히 아우스테르 대륙은 북적북적한 베스페라와 달리 탁 트인 정경이었다.

 

 비토르는 곧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자신의 귀에다 손을 올리고선 지그시 눈을 감았다.

 

 한참을 가만히 있던 비토르는 손을 거두고는 눈을 떴다.

 

 "장로할배가 나보고 일주일 이내로 튀어오라네. 그래도 아직은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가지 뭐."

 

 "응...근데 방금 뭐한거야?"

 

 방금 전 마치 무슨 소리에 집중하는 것처럼 이상한 행동을 취한게 궁금해진 엘레스가 물었다.

 

 "아- 이건 엘프들끼리 텔레파시로 대화한거야."

 

 비토르가 귀를 문질거리며 답했다. 상대적으로 귀가 발달한 엘프는 박쥐처럼 고유의 주파수를 만들어내서 먼거리에서도 저들끼리 통신할 수 있다고 한다.

 

 작은 구릉을 올라 마법진이 위치한 초소를 벗어나자 파도가 철썩여 하얀 거품이 일던 바닷가는 빽빽한 나무숲에 가려졌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처럼 밀림 사이로 터놓은 작은 흙길을 지나가니 옹기종기 나무건물들이 모인 작은 마을이 있었다.

 

 비토르는 많이 와본 적이 있는지 익숙한 발걸음이었다.

 

 "여기는 우리 대륙의 유일한 인간 마을인 '오모코메'야. 사실 마을이라기엔 마법진을 지키는 경비대들의 숙소라고 보는게 더 맞지."

 

 비토르의 말대로 오모코메 마을은 보통 마을과는 달리 공허하다 못해 황량했다.

 

 각자 숙소로 보이는 나무 건물 몇 채와 밭을 매는 아낙네를 보지 않았으면 여기가 진정 마을일지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다.

 

 몇 채 없는 나무집 길가에는 몇 명의 아이들이 뛰어노는 대신에 이방인들을 숨죽이고 지켜보았다. 아직 어려서 그렇지 누가 봐도 분명히 경계하는 눈치였다.

 

 진희 일행은 마을에 들어서서 나무로 만든 몇 건물 조금 지나고 나무로 된 울타리를 넘어가자마자 바로 또 울창한 숲이 나왔다.

 

 이번에 나온 숲은 길이 트여져 있지도 않았고 그저 키가 큰 나무만 꼿꼿하게 심어져 있었다.

 

 적당히 바닷가와 조화를 이루어 여유로웠던 마법진 근처의 숲과는 달리 이곳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길고 굵은 나무들이 촘촘하게 박혀있었다.

 

 그리고 침입자를 경고하듯 어디선가 기괴한 생물체들의 울음소리가 스산하게 귓가를 간질였다.

 

 곳곳에서 무엇인가가 뿜어내는 살기에 엘레스는 부르르 몸을 잘게 떨었다.

 

 점점 더 깊게 숲으로 들어갈수록 훼손되지 않은 대자연이 펼쳐졌다. 숲 초입에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보였는데 앞으로 더 나아가자 그마저도 사라졌다.

 

 나뭇잎 구멍 사이사이로 쏟아지는 빛줄기를 제외하고는 숲의 내부는 동굴처럼 음침했다.

 

 "바로 몬스터의 영역에 들어왔군."

 

 비토르는 주의 깊게 두리번거리더니 안심하는 눈치로 돌연 품 안에서 초록색 물약이 든 약병을 꺼냈다.

 

 "뭐...뭐하는거야?"

 

 진희는 비토르가 갑작스레 정체불명의 약을 마시자 기겁하며 소리질렀다. 한눈에 봐도 의심스러운 약을 비토르는 주저없이 꼴깍꼴깍 단숨에 마셨다.

 

 투명하고 매끄러운 초록색 액체가 비토르의 입술 위로 가볍게 미끄러졌다.

 

 "아- 잘 마셨다."

 

 뜨끈한 국밥 한사발 마신 아저씨의 걸쭉한 탄성처럼 비토르는 초록액체를 다 마시자 입을 쓱 닦으며 텅빈 유리병을 툭 아무데나 던졌다.

 

 그 때, 비토르의 신체에 변화가 일어났다. 엘레스는 비토르의 변화를 입을 쩍 벌리며 지켜보았다.

 

 비토르의 둥그스름 했던 귀는 점점 날을 세워 뾰족해지더니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하얗고 때 묻지 않던 피부도 발끝부터 시작해 옅은 연두빛을 머금은 푸르딩딩한 색깔로 변했다.

 

 그의 곱던 손톱도 길죽해지면서 약간 뾰족하게 되었으며 덩굴무늬의 문신이 팔을 타고 빙빙 감아올라서 모습을 드러냈다.

 

 완만한 곡선의 팔꿈치에는 뿔같이 뾰족한 것이 솟아올랐다. 그의 발도 인간의 발과는 다른 짐승의 꺾인 그것이었다.

 

 덕분에 키도 커지면서 안 그래도 장신이었던 비토르의 키가 190은 넘어보였다.

 

 엘프종족의 고유한 후계자라는 증표인 연두색 머리는 인간이었을 때보다 한층 더 진해지며 숲의 분위가와 어울렸고 무엇보다 그의 이마에는 동전만한 하얀 보석이 빛을 내며 박혔다.

 

 진즉에 비토르의 귀 때문에 본질을 눈치챈 진희였지만 그의 참된 본모습을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반면 본모습은 고사하고 뾰족한 귀조차 처음보는 엘레스는 비토르의 변화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이리저리 살펴봤다.

 

 "우와...이게 네 본모습?"

 

 "응. 이제 곧 있으면 우리 영역이고 다른 몬스터들의 접근을 막게끔 폴리모프를 푼거야."

 

 비토르가 쑥쓰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었다. 그의 연두빛 속눈썹 사이로 이끼같은 연두빛 눈동자가 깜빡거렸다.

 

 "그럼 아까 그 약은..."

 

 "폴리모프 걸어준 드래곤이 준거지."

 

 비토르가 바닥에 데구르르 굴러떨어진 유리병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물기가 메말라 텅빈 유리병은 빛을 반사하며 빛났다.

 

 갑자기 변해버린 비토르의 모습에 어색하게 분위기는 어색해졌지만 성격은 알던 그대로의 모습이 나와서 금방 적응했다.

 

 "자, 그럼 걸어가볼까?"

 

 

 

 ****

 

 

 

 걷고, 또 걸었다.

 

 누군가가 '오늘 하루일과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면 간단히 다섯 마디로 압축해 말할 수 있었다.

 

 - 그냥 걸었다.

 

 서서히 땅거미가 지며 암흑으로 물든 컴컴한 숲 속이고 제대로 된 길도 없었는데 비토르는 귀신같이 알아서 길을 찾곤 했다.

 

 엘프의 숲으로 저절로 찾아갈 수 있는 엘프만의 네비게이션 기능이 있단다.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둑한 숲에서 귀기가 만연해지자 오싹해진 진희는 살라만드라에게 부탁해서 허공에 불공을 띄웠다. 불공은 횃불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은은하게 앞길을 밝혔다.

 

 지겹도록 많이 걸었음에도 진희는 가벼운 산책하는 기분이 들어 괜찮았는데 엘레스는 다리아파 쉬고싶은지 쉴새없이 툴툴 거렸다.

 

 "마차라도 살걸..."

 

 "마차? 여기서 몬스터들한테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비토르가 코웃음치며 말했다. 항상 다정한 모습을 보이던 비토르는 엘프로 돌아온 뒤 묘하게 냉소적으로 변했다.

 

 엘레스는 근육통에 질끈 눈을 감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안 될게 뭐 있어? 끌고 다니기 편리하잖아."

 

 "그만큼 부피가 늘어나서 쉽게 표적이 될거라구."

 

 "아까 항구에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끌고 다니던데?"

 

 "그 인간들이 단체로 미쳤나보지."

 

 "......"

 

 하지만 엘레스는 불굴의 의지로 걷지 않을 방법을 계속 아이디어를 짜냈다.

 

 그냥 쉬게 해달라고 한마디 하면 되는데 엘레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나보다.

 

 "마스터가 바람의 정령을 불러서 가면..."

 

 "제피루스를 타고 가자고?"

 

 "바로 그거지!"

 

 비토르는 자박자박 앞으로만 걷다가 어이 없다는 듯이 뒤돌아 보았다. 아마 오늘 걷던 중 처음으로 목을 돌렸을 것이다. 그만큼 엘레스의 말이 한심하게 들렸겠지만.

 

 "누구 말려죽일 일 있냐?"

 

 "그건 또 왜 안 되는데?"

 

 "...넌 마법사가 24시간 내내 며칠간 잠 안자고 마법을 부리면 어떻게 될거라 생각해?"

 

 여기서 말의 형상의 제피루스를 타고 쾌속질주를 한다고 해도 엘프의 숲은 대륙의 중심부에 있다.

 

 어차피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고 또 정령의 현신을 돕는 진희의 신기가 역류해서 잘못될수도 있단 뜻이다.

 

 엘레스는 비토르의 일침에 그제서야 찔렸는지 눈에 띄게 움츠러들었다. 진희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3시간 동안 엘레스는 닥치고 얌전히 걸었다. 힘들었는지 걷는 속도는 다른 두사람에 비해 현저히 느렸지만 잘 참고 와주었다.

 

 그런데 역시 아직 아이의 몸에 무리한 일정이었는지 그는 결국 주저앉아버렸다.

 

 이제 제발 쉬게 해달라는 무언의 시위였겠지만 비토르는 못본척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황망하게 그의 매장한 뒷모습을 보던 엘레스는 꾹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비상용 스크롤도 샀으면서 굳이 걸어가는 이유가 뭐야?"

 

 아까 군말없이 걸은 이유가 있었다. 분명 안 걸을 아이디어 짜내느라 아픔도 잠시 잊었던것 이었다. 비토르는 푹 한숨을 쉬면서 대꾸했다.

 

 "말 그대로 비상용이니까. 어디로 갈지 모르는거지."

 

 "그럼 그딴걸 왜 사!"

 

 "말 그대로 비상용이라니까? 비상시를 대비해 산거지. 지금처럼 말이야."

 

 "꾸웨에엑!!"

 

 비토르는 평화롭게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팔꿈치를 올렸다. 처절한 돼지 멱따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육중한 거구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보니 초록색 피부의 추한 생명체는 깔끔하게 머리가 몸과 분리된채 그대로 절명했다.

 

 바닥에는 그의 목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촉촉히 바닥을 적셨다.

 

 "오크군. 보아하니 독립된 개체로 돌아다닌 것 같은데..."

 

 비토르는 혀를 쯧쯧 차면서 톡 오크의 잘린 버리를 발로 찼다. 오크의 머리통은 그의 발길질에 축구공처럼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방금 너가 한방에 보낸거냐?"

 

 진희가 눈을 부릅뜨며 놀랍게 말했다. 분명 완력이 약하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방금 그가 보여준 힘은 진희에게도 부담스러울 괴력이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기숙사 방문에서 짐도 못 끌고 낑낑거리던 비토르의 모습을 떠올리며 진희는 비토르와 눈이 마주쳤다.

 

 비토르는 눈을 부드럽게 휘면서 쾌활하게 주먹을 쥐락펴락 했다. 그의 손 주위에는 반딧불이 같은 칙칙한 구체가 먼지처럼 떠돌아다녔다.

 

 "소정령...?"

 

 "응. 정확히는 대지의 소정령. 땅의 힘을 좀 빌렸어."

 

 "그럼 저 괴물...아니, 오크가 올걸 미리 알고?"

 

 "나 귀 좋아."

 

 비토르는 톡톡 자신의 길쭉한 귀를 두드렸다. 확장형 꼬깔콘 같은 귀는 그의 손짓에 따라 짧게 움직였다.

 

 "그럼 가던 길 다시 가볼까?"

 

 비토르는 칭얼거리는 엘레스의 투정을 아예 막으려 팔짱끼며 걸었다.

 

 둘 사이의 키 차이 때문에 엘레스는 비토르에게 매달리며 가는 형세가 되었고 꼼짝없이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

 

 

 

 타닥타닥.

 

 마른 장작 위에 걸터 앉은 살라만드라가 목을 젖히며 불똥을 토해냈다.

 

 아우스테르에서의 첫날 밤, 오크를 만난지 얼마 안 되어 비토르는 밤하늘의 별을 주시하더니 드디어 터를 잡아 텐트를 쳤다.

 

 텐트라고 해봐야 엉성하게 골격을 잡은 나뭇가지 위에 천쪼가리를 얹어놓은 거지만 따뜻한 불구덩이 옆에서 쏟아져 내릴 법한 은하수를 감상하자니 호텔 부럽지 않았다.

 

 진희는 별을 하나하나 눈대충으로 세다가 국자모양의 별을 보고는 새삼 놀랐다.

 

 '여기도 북두칠성이 있네.'

 

 그리고 진희에게 확신이라도 주는 듯, 국자의 끝에는 반짝 밝은 별 하나가 유독 빛났다.

 

 '그러고보니 나 여기서도 딱히 언어를 배우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알아들었지...'

 

 물리법칙도 똑같이 통한 데다가 시간이나 달, 햇수의 개념도 지구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해도 하나였으며 달도 하나였다.

 

 보름달은 15일마다 주기적으로 나타났고 그게 당연하다 여긴 진희는 거의 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시대상이나 다양한 종족이 있다는 사실만 다를 뿐, 그 두가지 점을 빼고는 여기가 지구라고 해도 철썩 믿을 법 했다.

 

 '뭐...이제와서 뭔 소용이다만...'

 

 진희는 살라만드라가 만들어낸 모닥불 소리를 자장가 삼아 무거운 두 눈커풀 사이를 좁혔다.

 

 농 익은 귀뚜라미의 소리가 시린 밤공기를 수놓았다.

 

 

 

 ****

 

 

 "코즈니! 일어나."

 

 "으음..."

 

 누군가가 진희의 몸을 마구마구 흔들었다. 안개가 어린 새벽, 진희는 일어나기 싫어서 저항하다가 끈질긴 손길에 와락 미간을 찌푸렸다.

 

 진희는 모포를 꼭 끌어안은 채 흙묻은 손으로 눈을 비볐다. 그녀의 눈 앞에는 아직 익숙치 않은 비토르의 본모습이 아른거렸고 좀 더 눈을 세게 비비자 그의 굳은 표정이 보였다.

 

 "뭐야?"

 

 "몬스터 떼가 나타났어."

 

 "응?"

 

 그 때 푸륵푸륵 투레질 하는 소리와 함께 뱀이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소리 등 온갖 동물원의 잡음이 알람처럼 진희를 깨웠다.

 

 벌떡!

 

 밤이라서 확실한 형체를 몰랐던 어제와 달리 청록색 더러운 피부에 어금니가 튀어나온 짜리몽땅한 오크 세마리가 아침 햇살을 맞으며 위협적이게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나콘다 같은 불 뿜는 뱀 두마리와 딱딱한 피갑을 두른 지네 다섯마리가 진희 일행을 죽일 듯이 바라보았다.

 

 아직 엘레스는 일어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진희는 자신만 깨운 비토르를 원망스레 바라보며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얘네 쎄?"

 

 "어? 응...?"

 

 비토르는 뜬금없는 진희의 질문에 화들짝 놀랐다. 진희는 아직까지도 무거운 눈커풀을 가만히 놔둔채 만사가 귀찮은 표정으로 크게 팔 한바퀴 돌렸다.

 

 후웅!

 

 제피루스 못지 않은 무지막지한 검풍이 불더니 그대로 칼날로 변해 몬스터들을 그대로 도륙했다.

 

 "끼에엑!!!"

 

 몬스터들은 짧은 비명을 지른 뒤 모조리 두동강이 났고 그대로 절명해 버렸다. 그들 뒤에 있던 나무들도 검기의 여파에 휩쓸려 같이 몇그루 쓰러졌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끝난 몬스터 퇴치에 비토르는 황당한 눈초리로 진희를 쳐다봤으며 진희는 그대로 모포를 얼굴까지 덮어씌웠다.

 

 "됐지? 나 더 잘래."

 

 진희는 아예 몸까지 옆으로 돌렸다. 몬스터 시체에서 나온 체액이 흥건한 숲에는 비토르의 허무한 신음이 짧게 울려퍼졌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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