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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가 : 유권조
작품등록일 : 2017.11.4

더 이상, 용사가 물리칠 용도 없고 마왕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 왕립 용사학교를 졸업한 신입 용사, 베이커는 닷슈 섬으로 파견을 떠난다. 그리고 그의 임무는 용사 테마파크 건설?!

 
13편 - 돌팔이란 무엇인가
작성일 : 17-12-15 14:19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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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돌팔이란 무엇인가.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갖추지 않은 채로 특정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흔히 돌팔이라 불렸다. 여기서 지식이나 기술이라 함은 실질적인 것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자격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닷슈 섬의 성에서 요리를 하는 부부인 마리와 토드의 경우를 보았을 때에, 마리가 요리 실력이 모자란다고 해서 그를 돌팔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내륙 일부 국가에서는 요리사에 대한 실력을 검증하여 자격증을 배부하기도 하나, 일단 마리에게는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그리고 싸움을 잘 하지 못하는 군인이라고 해서 돌팔이란 말을 듣는 것도 역시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돌팔이란 말을 붙이게 되는 것인가 하면 주로 의사가 그 대상이 된다. 이는 닷슈 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닷슈 섬에는 내륙 서부 왕국에서부터 의사 자격을 받은 사람이 몇 있었으나, 선대 영주가 섬을 떠난 전후로 섬을 떠났다. 남은 것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에 사는 헤시아드리아 뿐이었다.

 

  헤시아드리아는 어디선가 의술을 배웠는데, 그에게 그 기술과 지식을 전수한 게 누구인지는 섬의 누구도 알지 못했다. 다만, 사람들은 그 실력만큼은 인정했기에 종종 그에게 찾아가 연고 따위를 받곤 했다. 헤시아드리아는 홀로 살았고, 농사나 기타 밥벌이가 될 일을 하지 못했기에 사람들은 약을 받는 대신에 먹을 것이나 좀 주고 가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의술과 관련한 자격증 따위가 없었고, 그런 탓에 사람들은 그를 돌팔이라 불렀다.

 

  그런 헤시아드리아의 집 문을 두드리며 엘리제는 소리를 마구 질렀다. 한참 시간이 지나 문이 천천히 열리며 헤시아드리아가 눈을 비비고 나왔다. 이미 점심때를 훌쩍 넘긴 때였으나, 헤시아드리아는 잠이 덜 깬 채였다.

 

  “어라... 영주님? 안녕하세용.”

 

  헤시아드리아는 제 배꼽 언저리에 두 손을 살포시 얹고,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엘리제는 그 인사에 일일이 답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저도 모르게 헤시아드리아와 비슷한 자세로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약이 필요해. 그러니까 바다에 빠져서. 어... 아픈 거 같은데 숨은 쉬고.”

 

  엘리제가 허둥대며 말하니 헤시아드리아가 그에게 살짝 다가갔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았다. 그러니 엘리제가 놀라 뒤로 물러나며 얼굴을 붉혔다. 헤시아드리아는 눈을 뜨고, 태연하게 말했다.

 

  “영주님에게서는 아픈 냄새가 나지 않는데용.”

  “내, 내가 아니라!”

 

  엘리제가 말을 더듬으면서 말했다. 헤시아드리아는 말없이 고개만 갸웃했다. 엘리제는 숨을 고르고 지난 사정을 비교적 차분히 얘기했다. 그래봐야 비교적이어서, 헤시아드리아가 이해하기에는 충분치가 않았다. 끝내 엘리제가 답답한 마음에 제자리에서 발을 굴렀다. 그 모습을 보며 헤시아드리아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영주님이 아닌 환자가 있다는 거지용? 그럼 제가 가서 직접 볼게용. 잠시만 기다려 주세용.”

 

  헤시아드리아는 뒤로 돌아 집 안쪽으로 걸었다. 그는 물건이 어지러이 널브러진 책상을 뒤적여 제 가방을 찾았다. 이전에 만들었던 여러 내복약과 연고 따위를 거기 넣고 헤시아드리아는 모자를 썼다.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엘리제는 그 차림을 보며 다시금 얼굴을 붉혔다. 엘리제의 낯빛을 본 헤시아드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영주님, 열이 있으신가용?”

  “아, 아냐. 빨리 가자.”

 

  엘리제는 헤시아드리아를 재촉하며 걸었다. 그는 베이커에 대한 걱정 탓에 마음이 어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헤시아드리아가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헤시아드리아에게는 특별한 마법이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엘리제는 제 뺨을 툭툭 쳤다. 그는 걸으면서 힐끔 헤시아드리아를 보았다. 엘리제에 비하면 한 살 어린, 헤시아드리아는 기지개를 켜면서 걸었다.

 

  헤시아드리아는 엘리제에 비해 키가 한참 작았다. 분명 엘리제보다 나이가 적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해도 다른 열네 살 소년과 비교할 때에도 체격도 왜소한 편이었다. 그는 피부가 나무껍질처럼 짙은 갈색이었는데, 엘리제는 닷슈 섬의 누구도 갖지 못한 피부 역시 귀엽다고 생각했다. 헤시아드리아에 비해 살짝 앞서 걸으면서, 엘리제는 이대로 어부의 집에 다다르지 않고 길이 쭈욱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탓인지, 엘리제와 헤시아드리아가 도착했을 때 어부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다급하게 나갔던 엘리제가 싱글벙글한 얼굴을 하고 돌아온 때문이었다. 헤시아드리아는 전과 마찬가지로 배꼽에 두 손을 얹고 어부에게 인사하고 모자를 벗었다. 그는 모자를 가슴께에 품은 채로 총총 걸어 베이커에게 다가갔다. 그는 베이커의 상처를 살피고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았다. 엘리제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면서도 내심 냄새를 맡는 헤시아드리아의 모습이 귀엽다 생각했다.

 

  “음...”

 

  냄새를 맡은 헤시아드리아는 팔짱을 끼고 고민스러운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엘리제가 놀라 물었다.

 

  “어, 어때? 많이 심각해?”

  “감기네용.”

  “그게... 그게 끝이야?”

  “넹, 그렇지만 평범한 감기가 아니에용. 어디 보장...”

 

  헤시아드리아는 어깨에 멨던 가방을 내리고 그 안을 뒤졌다. 그러면서 내복약과 연고를 하나씩 꺼내며 그 색과 냄새 따위를 살폈다. 그렇게 가방을 텅 비운 다음에 헤시아드리아가 다시금 고개를 저었다.

 

  “약이 없네용.”

  “그래도 푹 쉬고 잘 자면 낫는 거지?”

  “약이 없으면 점점 더 심해질 거예용. 일단 상처는 소독하고 연고를 바를게용. 문제는 감기인데... 뭐 죽지는 않을 테니까 안심하세용.”

  “섬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약이야?”

 

  엘리제가 헤시아드리아에게 바짝 다가가 물었다. 연고를 살피던 헤시아드리아가 놀라 뒤로 조금 물러났다.

 

  “음, 숲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숲?”

  “넹, 으스스한 숲이용. 거기에 자라는 달맞이꽃이 있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거긴 들어갈 수 없으니까용.”

  “정말 그게 있으면 나을 수 있어?”

  “없어도 나을 거예용.”

 

  말을 마친 헤시아드리아가 베이커의 상처에 연고를 발랐다. 가끔 피가 덜 멎은 곳이 있으면 물로 씻어내고 붕대로 물기를 닦은 뒤에 발랐다. 그렇게 그가 상처를 이곳저곳 살피는 동안, 엘리제는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그 모습을 지켜봤다. 어부는 낡은 의자를 집어 엘리제 앞에 끌어 놓았다.

 

  “영주님, 여기에라도 앉아 계세요.”

  “아니야. 그냥 여기 있을래.”

 

  엘리제는 베이커가 쥐고 있던, 축축하게 젖은 가방을 옆에 두고 앉았다. 짧은 시간 동안, 키세 섬에 다녀오고 바짝 긴장해있던 터라 엘리제는 금세 피로해졌다. 고개를 꾸벅꾸벅하던 엘리제는 연고를 다 바른 헤시아드리아가 부르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어? 왜, 왜? 나 안 잤어.”

  “영주님, 다 끝났어용. 푹 쉬게 하면...”

 

  헤시아드리아가 말을 끝내기 전에 베이커가 신음을 냈다. 그러자 엘리제와 헤시아드리아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베이커는 눈을 살짝 떴으나, 제대로 정신을 차리진 못했고 사경을 헤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베이커, 정신이 들어?”

 

  엘리제가 묻는 말에도 베이커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엘리제가 손을 뻗어 베이커의 이마를 만지니,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엘리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뜨거워. 어쩌지?”

 

  헤시아드리아는 다시금 베이커의 냄새를 맡고는 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거 어쩌죵? 냄새를 잘못 맡았나 봐용. 심각한데용.”

  “그냥 쉬면 낫는다며?”

  “빨리 달맞이꽃으로 약을 짓지 않으면 죽겠어용.”

  “죽지는 않는다며!”

 

  엘리제가 어쩔 줄 몰라 발을 구르며 말했다. 헤시아드리아는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고민했다. 그러나 마땅히 답이 떠오르지 않은 채로 그가 말했다.

 

  “옮기 전에 화장을 하는 게...”

 

  엘리제가 헤시아드리아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그러던 엘리제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쥐었던 멱살을 놓았다.

 

  “그러니까 달맞이꽃만 있으면 되는 거야? 다른 건 필요 없어?”

  “콜록, 콜록. 넹, 다른 건 다 갖고 있으니까 달맞이꽃만 있으면 돼요.”

  “기다려. 내가 가지고 올게.”

 

  엘리제의 말에 이번에는 어부가 말리고 들었다.

 

  “여, 영주님. 그 숲에는 무시무시한 괴수가 살고 있습니다. 성에서 데미안이라도 부르는 것이...”

  “그 사이에 용사가 죽으면 어떻게 해? 내가 직접 갈 거야. 헤시아드리아,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알겠지?”

 

  말을 마친 엘리제가 문을 박차고 나갔다. 헤시아드리아와 어부 둘 다 그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엘리제는 돌아오는 사이에 조금 흐트러진 머리를 다시 질끈 묶고 숲을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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