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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느 날 천사가 떨어졌다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12.7

[빙의물]
의료봉사 중 갑자기 사고를 당해, 이상한 세상에서 눈을 뜬 세진.
다짜고짜 자신을 덮치려는 남자에게서 무작정 도망쳐 나와 숲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는 도중 수상한 사람들에게 쫓기던 남자를 구해주게 되는데.......
점차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계획
작성일 : 17-12-14 23:49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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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으.......”

  찌뿌듯한 몸을 일으켜 연무장을 미친 듯이 달리고 방으로 돌아와 나머지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씻었다.

  렌케가 같이 식사를 계속 하자고는 했다지만 그럴 기분이 아니어서 소냐에게 부탁하여 먼저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당장에 벤자민을 찾아갔다.

  기별을 넣어놓고 서재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벤자민이 피곤한 얼굴을 하고 나타났다.

  “라일라님은 부지런한 게 참 의외입니다.”

  벤자민이 의자에 앉으며 아침인사 대신으로 말을 꺼냈다.

  “의외라뇨. 아침형 인간일 뿐인 거죠. 벤자민 씨.”

  “예. 오늘은 무엇이 궁금하여 이렇게 일찍 저를 찾으셨습니까?”

  벤자민이 양피지를 펼치며 물었다,

  “그게. 이곳에는 아픈 사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있나요?”

  내내 생각했던 질문을 꺼내놓았다.

  “치료 기관이라.......”

  벤자민이 턱을 매만졌다.

  “치료 기관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치료하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그들은 자택에서 치료활동을 하거나, 실력이 좋으면 고위 귀족의 집에 상주하기도 하죠.”

  “음....... 조수를 쓰지는 않나요?”

  “쓰죠. 쓰는 의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어찌저찌 잘 찾아보면 일자리를 구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당장 나가서 알아보고 싶었지만, 온 김에 공부를 하자는 벤자민에 의해 그 자리에 붙잡혀 몇 시간 동안 역사와 문화를 배운 뒤에야 서재를 나올 수 있었다.

  내 방으로 향하는 길에 내 방 앞에 서 있던 렌케의 시종과 딱 마주쳤다.

  그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얘기했다.

  “모시고 오라 하셨습니다.”

  “네.”

  시종에게 안내받아 갈 필요도 없었다. 내방에서 바로 옆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되니까.

  근데 왜 굳이 시종을 보냈지.

  어쨌든 렌케가 날 불렀기 때문에 렌케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제 밤에 봤을 때와 똑같은 깔끔한 풍경이었다.

  날 불러 놓고 방에는 아무도 없어서 의자에 풀썩 앉아서 렌케를 기다렸다. 무료하여 몸을 일으켜 렌케가 위스키를 모아 둔 진열장 앞에서 위스키를 구경하며 기웃거렸다.

  ‘위스키 맞겠지?’

  색깔이 그래 보이는데.

  생각해보면 여기 와서 술다운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 밥 먹으면서 와인 조금 홀짝였던 걸 빼면 말이다.

  라일라의 몸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세진이었을 때는 주량이 꽤 됐던 편이라 어쩌면 여기 위스키도 꽤 잘 받을지도 몰랐다.

  “뭘 그렇게 보고 있지?”

  “으악!”

  갑작스레 뒤통수 아주 가까이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나도 모르게 주먹을 휘둘렀다. 렌케가 내 주먹을 엄청난 속도로 잡아서 막았다.

  “.......”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잠시 정적이 흘렀다. 렌케의 황당하다는 표정을 보니 그가 내 주먹을 막은 것도 거의 반사적으로 한 것 같았다.

  “두 번 말 걸었다간 죽겠군.”

  렌케가 답지 않게 농담조로 툭 말했다.

  “그, 그러게 누가 바로 뒤에서 말 걸으래?”

  렌케의 손에서 내 주먹을 팍 빼며 돌아서서 테이블이 있는 쪽으로 갔다.

  자리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데 렌케가 진열장에서 술병과 작은 술잔 두 개를 꺼내왔다.

  “뭐야?”

  “마시고 싶어서 쳐다본 거 아니었나?”

  뭐 하러 가져온 건가 싶어 물어봤지만 렌케가 오히려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되물어왔다.

  “그야.”

  마시고 싶어서 쳐다본 건 맞았으므로 딱히 부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잠깐만!”

  시종이 테이블을 세팅하는 동안 위스키 뚜껑을 열고 있는 렌케를 보다가 술을 따르려고 하는 그의 손을 얼른 제지했다.

  “지금 먹었다가 취하면 어떡해. 나 할 일 많단 말이야.”

  이세진의 몸이었다면 낮이고 밤이고 마실 수 있었지만 지금 몸은 아직 주량을 시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 몰랐다.

  “그럼 저녁 때 한 잔 하지.”

  렌케가 흔쾌히 뚜껑을 다시 닫곤 술병을 한쪽으로 밀었다.

  묵묵히 밥을 먹다가 문득 말을 꺼냈다.

  “이 근처에도 사람 살아? 마을 같은 거 있어?”

  렌케가 질문의 의도라도 캐내려는 듯 날 빤히 쳐다보며 그렇다는 의미로 고개를 까딱였다.

  “멀어?”

  “그다지. 나가고 싶은가?”

  “응.”

  “언제?”

  “밥 먹고.”

  “...호위를 붙여주지.”

  허락이구나.

  분명 나는 성인이고 자유의 몸인데 렌케의 허락을 받고 있는 입장임에 기분이 묘해졌다. 렌케가 허락해줄 건 알았지만 이상하게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혼자갈 수 있는데.”

  “안 돼.”

  작은 중얼거림에 렌케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왜?”

  어린애 취급당하는 것 같아 뾰로통한 목소리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렌케가 밥을 먹다 말고 다시 고개를 들고 빤히 눈을 마주쳐왔다.

  “몰라서 묻나?”

  “.......”

  굉장히 많은 게 담겨 있는 함축적인 말이었다.

  파노라마처럼 수도에서 내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었던 일이 스쳐지나가며 입이 저절로 다물어졌다. 제풀에 찔려서 대꾸할 말이 없었다.

  렌케와의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나갈 채비를 하니 노크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십니까. 라일라님. 로빈입니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청년이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각하께서 전해드리라 하셨습니다.”

  로빈이 내가 주머니를 건넸다. 열어보니 색과 모양이 조금씩 다른 동그란 것들이 들어있었다.

  수도에서 제롬과 렌케가 계산할 때 쓰는 걸 봤었다. 돈인 것 같았다.

  로빈과 함께 마차를 타고 마을로 출발했다. 마을은 그렇게 멀지 않은 듯 탄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금세 도착했다. 마차에서 로빈에게 열심히 물어봐서 돈의 가격과 단위 정도는 익힐 수 있었다.

  수도와 가까운 위치여서 그런지, 수도만큼은 아니어도 꽤 규모가 크고 사람이 많이 사는 마을이었다.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네요.”

  “무엇이 말입니까?”

  “점포요. 겉으로 봐서는 뭘 파는 데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닙니다. 저쪽 보시면 나무 팻말이 붙어 있지요?”

  “아, 네.”

  로빈의 말대로 작은 팻말이 가에 붙어있었다.

  “저기 검이 교차로 그려진 건 무기점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구나. 다른 것도 알려주세요.”

  로빈과 열심히 돌아다니며 혼자 살아가야 할 때를 대비하여 문화를 익혔다. 의원이 있는 곳도 알아보고 이것저것을 유심히 살폈다.

  “이 돈 제가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건가요?”

  “각하께서 전부 쓰고 돌아오시라 하셨습니다.”

  로빈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그렇군요.”

  실생활의 정보들을 이것저것 파악하니 곧 렌케의 그늘에서 떠나 자립할 것이 실감났다. 비록 내가 번 돈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곧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냥 헤어지기는 아쉬워서 돌아다니며 소냐와 이사벨, 그 외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골랐다.

  로빈이, 상인이 부르는 가격대로 사면 안 된다고 충고해주어 가격을 낮추는 법도 배웠다.

  “로빈 경, 아까 거기 가보고 싶은데 들어간다고 무조건 사야 할 필요는 없죠?”

  “그럼요.”

  로빈과 함께 지나가다 봐두었던 보석 가게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딱 복덕방을 운영할 것처럼 생긴 사람이 손을 비비며 다가왔다.

  “무엇을 도와드릴깝쇼?”

  “팔찌 좀 보여주세요.”

  “예, 예.”

  주인이 날 위아래로 쳐다보더니 흔쾌히 상자들을 꺼내왔다.

  “여성용밖에 없나요?”

  “예?”

  내게 물건들을 보여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던 주인이 매우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남성용 팔찌를 구매하고 싶은데요.”

  “손님 남성이 팔찌를 찬다는 건 처음 들어보는 뎁쇼. 혹시 어떤 분이 하시려고 하는지.......?”

  엥.

  이곳에는 남자는 팔찌를 차지 않는 건가?

  외국에 나갔다 올 때마다 남동생에게 팔찌나 목걸이를 종종 사다주곤 했어서 이곳에서도 당연히 흔하게 할 줄 알았다.

  “로빈 경. 남자가 팔찌를 차는 게 이상한 건가요?”

  “음... 그렇지는 않지만, 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럼 됐어요. 저기요. 제작은 안 하나요?”

  이상한 건 아니라니 딱히 문제될 건 없을 것 같았다.

  “제작을 하긴 합니다만 가격이.......”

  “얼만데요?”

  “어떤 금속으로 하느냐에 다르긴 합니다만.”

  “검정색이었으면 좋겠어요.”

  “아 그러면, 잠시만 기다리십쇼.”

  주인이 들어가서 금속 샘플을 몇 개 가져왔다.

  “이게 마음에 들어요.”

  검은빛이 도는 메탈 느낌이 나는 금속이었다. 주인과 상의하여 디자인 주문까지 마무리 지었다.

  내가 의뢰한 건 세공이 복잡하지 않은 그냥 깔끔한 줄 모양이어서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렌케가 준 돈주머니 안에는 금색 돈이 매우 많이 들어 있어서 팔찌를 꽤 비싸게 제작을 맡겼는데도 돈이 한참이나 남았다.

  내가 신세를 졌던 몇몇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더 구입한 후에야 렌케의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밖에서 로빈과 함께 먹고 들어온 관계로 돌아오자마자 소냐에게 종이를 갖다 달라 부탁하여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1. 취직하기.

  1번 계획을 끄적여 놓고 의원을 만났던 일을 회상했다.

  아무래도 렌케와 가까이에서 사는 건 렌케에게 신경을 쓰게 만들 것 같으니, 자립하려면 이 마을에 사는 건 좋은 생각은 아닐 듯 했다.

  의원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얘기하고 조수로 어떠냐고 했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았었다. 그 말은 어딜 가도 잘 찾아보면 취직할 곳은 많다는 소리였다.

  정 급하면 숙식을 제공하는 식당알바도 가능할 것 같고. 내가 손 하나는 빠르니까 말이다.

  ‘취직은 어찌저찌 되겠고.’

  다음으로 계속 문제라고 생각했던 일을 끄적였다.

  2. 변태 놈 처리.

  솔레이둔가 솔레이돈가. 하여튼 그놈이 아무래도 계속 마음에 걸렸다.

  독립하기 전에 그놈 일을 확실히 결판을 지어야할 것 같았다.

  ‘어떻게 만나서 결판을 내지.......’

  결국 렌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걸까.

  밖이 깜깜해질 때까지도 여러 계획을 검토하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느라 끙끙거리고 있는 중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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