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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느 날 천사가 떨어졌다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12.7

[빙의물]
의료봉사 중 갑자기 사고를 당해, 이상한 세상에서 눈을 뜬 세진.
다짜고짜 자신을 덮치려는 남자에게서 무작정 도망쳐 나와 숲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는 도중 수상한 사람들에게 쫓기던 남자를 구해주게 되는데.......
점차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엘리아 공주(2)
작성일 : 17-12-14 23:48     조회 : 330     추천 : 0     분량 : 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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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번 궁금하기 시작하니, 꼬치꼬치 물어보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때 왜 자객들에게 쫓기고 있었는지, 황실에서 정말로 무슨 일을 하는 건지, 황제랑은 왜 그렇게 친한 건지. 공주랑은 소꿉친구라면서 언제부터 얼마나 친하게 지낸 건지.

  그러고 보니 나이 물어보는 걸 잊어버렸네.

  마음이 답답했다.

  자꾸 공주와 렌케가 서로 이름을 친근하게 불렀던 모습이 떠올랐다.

  무작정 걸음을 옮겨 아무데나 걸어 다니다가 문을 발견하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집 양 옆쪽으로 길게 가꿔져 있는 정원도 저녁에 보니 꽤 운치 있는 것 같았다.

  운치 있다고 생각하기 무섭게 그곳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돌아다녔다. 난 고작 우연히 렌케의 목숨을 구해준 것 뿐 이렇게 렌케를 알고 싶어 할 입장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도 없는 노릇인데.’

  렌케에 대한 생각이 이제는 나에게까지 미쳤다.

  “어우 심란해.”

  정말로 내일부터는 병원이나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근데 여긴 어디야?”

  어디서 본 것 같은 나무들이 있는 게 다행히 정원을 나가진 않은 것 같았다.

  얼마나 돌아다닌 건지 무척 어두워져 있어서 슬슬 저택으로 돌아가긴 해야겠는데, 어느 쪽으로 왔었는지 헷갈렸다.

  ‘에효.’

  익숙하게 손에 침을 뱉고 근처의 높은 나무를 올랐다. 그렇게 높게 오르지도 않았는데 저택이 보였다.

  방향을 잘 머릿속에 새기며 나무 밑으로 내려와 저택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이상한 방향으로 간 건 아니었는지 나무에 오르지 않아도 저택이 보일 정도의 거리까지 도착했다.

  좀 더 걸으니 어두워서 분명하진 않았지만 멀리로 검을 휘두르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이렇게 늦은 시간엔 훈련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혼자 저렇게 하고 있다니 기사라는 직업에 꽤 열심인 사람 같았다.

  방해하고 싶진 않았지만 일단 소냐가 걱정하기 전에 빨리 들어가는 게 급선무였으므로 그 사람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어.’

  내가 근처에 갔음에도 알아보지 못하고 검에 집중하고 있는 그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렌케였구나.’

  매일 일하느라 바쁜 것 같은데 저런 다부진 몸은 언제 만들었을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비밀이 한 가지 풀렸다.

  뒤로 다시 물러서서 렌케가 잘 보이는 쪽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만히 그가 검술 훈련 하는 모습을 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무술 하는 사람을 처음 본 건 아니었지만, 렌케에게서는 어떤 경지에 오른 사람 그 이상의 느낌이 났다.

  동작 하나하나가 거칠면서도 섬세했다.

  렌케가 휘두르는 검의 날이 날카롭게 허공을 가를 때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 소름끼치도록 빠르고 정확했다.

  그의 검 끝뿐만이 아니라 움직임 또한 매우 민첩하여 만약 적으로 만나 제대로 싸운다면 난 그의 움직임조차 읽지 못하고 한 큐에 저세상으로 가 있을 것 같았다.

  ‘재능.’

  바로 저런 사람을 보고 재능이 있다고 하는 거구나.

  코치가 그렇게 날더러 재능이 없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넘지 못하는 벽이 있을 거라고 했을 때 그 말이 그렇게 억울하고 받아들일 수 없었는데.......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렌케의 검술을 보니 진짜 재능이란 게 뭔지, 내가 얼마나 재능이 없는 선수였던 건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배드민턴을 할 땐 저렇게 번뜩이지 않았고 스스로도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는 느낌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 그만 두길 잘 했던 거였다.’

  만약 그대로 고집하고 더 했다면 나중에 맛봤을 패배감과 자괴감은 더 컸을 테니까.......

  간호사로 사는 것도 불행한 삶은 아니었다. 오히려 적성이라고 느꼈을 정도였으니........

  그러니까 여러모로 나는 배드민턴이랑은 맞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다.

 -콱!

  옛날 일을 생각하며 우울해져 있을 때 렌케가 갑자기 검을 땅에 팍 던졌다. 검이 땅에 푹 박히며 주변으로 모래가 튀었다.

  렌케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땀을 닦았다. 그리고 내 쪽으로 돌아 섰다.

  “이리와.”

  익숙한 낮은 음성이 귀로 꽂혀들었다.

  “어?”

  저거 나한테 한 말 맞지?

  검술 훈련에 집중하느라 내가 온 건 모른 줄 알았는데 다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자동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렌케가 있는 쪽으로 주춤주춤 다가갔다.

  렌케가 몸을 숙여 근처에 떨어진 검 집을 주워들더니 땅에 박아놨던 검을 쑤욱 뽑아 검 집에 꽂아 넣었다.

  “저녁을 안 먹었다고 네 시녀가 찾던데 또 이상한 데를 돌아다니고 있었던 모양이군.”

  “저녁?”

 -꼬르륵 꼬르르륵

  기회는 이때다 하고 꼬르륵 소리가 천둥치듯 울렸다.

  어쩜 내 배는 이리도 둔하면서도 정직한 걸까. 배고프다고 생각을 하고 나자마자 꼬르륵 거리다니.

  어이가 없고 민망하여 볼이 화끈 달아올랐다.

  “올라가지.”

  “응.”

  렌케를 따라 쫄레 쫄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스치는 바람에 그의 향수냄새와 땀 냄새가 섞여 콧속으로 스며들어왔다.

  나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땀 냄새는 익숙한데도 왜 유독 그의 체취가 신경 쓰이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의 맹수 같은 몸놀림이 떠오르며 이상하게 민망해졌다.

  “들어가지.”

  “아, 응.”

  렌케가 문을 열어주어 문 안으로 얼른 들어갔다.

  “어? 여기 내 방 아닌데?”

  예상했던 그 공간이 아니어서 놀라 말했다.

  렌케가 단추를 풀다말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몰랐나?”

  “....... 복도가 어두워서.......”

  난 당연히 네가 내 방으로 데려다 준 줄 알았지.......

  하지만 쪽팔리니 뒷말은 속으로만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아무생각 없이 다니는지 들킨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같이 식사 하지. 옷 갈아입고 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

  “으응.”

  렌케가 안쪽에 있는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간 동안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커다란 창문에서 달빛이 들어오는 쪽으로 단색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큰 침대가 있고 양탄자가 깔린 가운데 원형의 큰 탁자가 있었다. 한쪽 벽장에는 술병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별다른 장식품도 없고 깔끔하고 딱 필요한 것만 있는 게 역시 렌케의 방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물소리가 들렸다. 렌케가 욕실에서 씻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거 나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씻는 소리가 쓸데없이 내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나갈까 말까를 한 다섯 번째 고민했을 즈음 노크소리가 들리며 시종이 카트를 끌고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시종이 미소 지으며 인사를 하곤 두 사람 분량의 음식과 식기를 테이블에 세팅했다.

  이렇게 때맞춰 음식을 갖다 주다니. 렌케가 지금 저녁을 먹겠다고 미리 말해놓은 걸까. 고마웠다.

  음식냄새가 코를 자극해서 뱃속이 더욱 요동치고 있는데 렌케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나왔다. 씻는 속도가 빨라서 다행이었다.

  렌케가 먹으라고 하자마자 포크를 들고 열심히 음식을 먹었다.

  어느 정도 배가 찼을 즈음에야 내가 렌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는 걸 상기했다.

  “렌케.”

  내 부름에 말없이 우아하게 식기를 놀리던 렌케가 내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왜 아직까지 저녁 안 먹고 있었어?”

  “그냥.”

  그냥 지금까지 안 먹고 있었구나. 바빴나 보네.

  나 혼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질문을 했다.

  “몇 살이야?”

  “.......”

  렌케의 표정이 또 어이없다는 특유의 그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니, 아무도 안 알려줬단 말이야.”

  “스물일곱.”

  렌케가 주저리 변명하는 내게 깔끔하게 대답하곤 나이프로 고기를 썰었다.

  ‘스물일곱이었구나.’

  딱 그 나이 대 즈음으로 보이는 외모였기 때문에 쉽게 납득했다. 렌케가 무척 피곤해 보일 때는 삼십대 초반처럼 짐작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십대 후반이나 삼십대 초반 사이일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엇비슷하게 맞춘 것 같았다.

  “황제폐하는 몇 살이셔?”

  “서른.”

  “엘리아 공주님은?”

  “열아홉.”

  “.......”

  열아홉이었다니. 어른스러워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줄 알았다.

  렌케랑은 나이차가 여덟 살... 소꿉친구라고 했으니 어렸을 때부터 봤다는 소리일까.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얼마 친한지.

  그런 것들을 물어보고 싶었으나 괜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왠지 무슨 일을 하냐고, 왜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따로 사냐고 그런 것들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내가 감히 그런 사적인 것들을 물어볼 수 있을 만큼의 사이일까.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이유로 양심도 없게 눌러 사는 처지에.

  렌케는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엄청 귀찮은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오만가지 생각들이 나를 괴롭혔다.

  결국 묵묵히 나머지 식사를 하고 렌케의 방을 나왔다.

  렌케의 방을 나와 내 방을 오는 길에는 렌케의 방 바로 옆에 있는 집무실을 빼고는 다른 방이 하나도 없어서 곧바로 내 방을 찾을 수 있었다.

  렌케가 데려다 준다는 걸 극구 만류한 후 그에게서 몇 번이고 위치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찾아온 것이지만 말이다.

  심란하여 침대에 누웠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했다.

  아무래도 이 심란한 기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내가 렌케의 도움 없이도 자립하여 살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답인 것 같았다.

  “휴우.......”

  한참을 뒤척이다 겨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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