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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갈래마을 Pronged Village
작가 : 무아비
작품등록일 : 2016.9.3

아이들끼리 꽁냥대는 판타지 스토리가 써보고 싶었습니다! 대륙 어중간한 위치 여섯갈래길 위에 자리잡은 갈래마을. 갈래마을 아이들의 아련한 판타지 스토리

 
만남은 봄날에 (2)
작성일 : 16-09-04 21:50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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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스, 그 꽃은 꽃술을 떼버리고 얹어야되."

 "아- 이렇게?"

 "응. 그리고 뒤집지말고...아 저건 타겠다."

 

 집 안에 퍼지는 구수한 향기.

 부엌에서 들리는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

 도와주겠다고 했다가 베네스에게 방해만 된다고 쫒겨난 우르는 거실을 돌아다녔다.

 

 사람좋아 보이는 중년의 남자. 억척스러운 살림꾼인듯한 여성.

 

 그 사이에 낀, 아직 어린 금발의 소녀.

 특유의 나팔모양의 도장이 찍힌 자그마한 초상화가 살짝 빛이 바래있었다.

 

 '그 화가단이 그려준 건가.'

 

 예전 갈래마을에는 길잃은 화가단이 온적이 있었다.

 30명 내지의 큰 무리였는데, 숙박비용 대신 각자 신세를 진 집마다 초상화를 그려줬었다. 우르의 집에도 난로위의 초상화가 있었다.

 

 '베네스 집에도....있었지.'

 

 어려서부터 베네스와 알고 지내 서로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자고오기도 한 우르. 예전 난로가에서 베네스와 뛰어다니며 놀았을때 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자기 집 보다 더 실력좋은 화가가 그려줬다고 괜스레 심통났던 그 때.

 

 너그럽게 웃는 할아버지. 그 품에 안긴채 환하게 웃고 있는 흑발의 소녀.

 어색하게 포즈를 잡는 중년의 남성. 그런 남편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흑발의 여성.

 

 지금은 세상에 없는-

 

 "우르, 혹시 괜차...

 "아, 어.. 아 티오나."

 

 티오나의 목소리에 정신이 든다.

 갑자기 티오나의 눈이 커다랗게 떠지고 볼이 붉어지더니-

 

 "꺄악! 그...그거 보면 안돼!"

 "....?"

 

 갑자기 급하게 그림 앞을 막는다.

 

 "아, 그...그게 그때 어려서 아무생각없어서...옷도 제대로 안 입고 머..머리도 제대로 안 빗어서..."

 

 팔을 파닥거리며 횡설수설 하는 티오나.

 쩔쩔매는 티오나 앞에 서면 보는 사람도 쩔쩔매게 된다.

 당황하며 아무생각없이 말하는 우르.

 

 "아..아니 귀여운데?"

 "귀,귀....귀여..."

 

 머리를 푹 숙이고 부들부들 떠는 티오나. 언듯 보이는 볼이 산딸기처럼 붉다.

 

 "....티오나?"

 "아..아니! 저..괘..괜찮으면 우무가, 아니아니 우물가에서 물좀 떠다줄...래? 앞..아니 뒷마당에 있는데.."

 

 횡설수설하는 티오나의 모습에 멋쩍게 웃으며 우르는 고개를 끄덕인다.

 손에 잡은 양철통은 걸을 때마다 삐꺽 소리를 낸다.

 

 '저 얘랑은 역시 아직 조금 어색하단말이지..'

 

 어렸을때 베네스와 놀았던 우르의 기억속에는 티오나의 모습은 없었다.

 가끔 베네스와 이야기하는것을 보거나 마을 아이들이 많이 모였을때 스치듯 본 기억뿐.

 

 '제대로 안건, 그때부터인가.'

 

 사람들의 비명소리. 바람에 섞여 퍼지는 피냄새. 검은늑대들의 으르렁소리.

 갈래마을의 최악의 참사였던 그날. 우르는 티오나를 구해준적이 있었다.

 

 '그 뒤에 베네스가 친구라고 소개시켜줘서...'

 

 생각이 베네스까지 미치자 우르의 가슴이 먹먹해진다.

 탈진한 할아버지 품안에서 상처입은채 가쁜숨을 내쉬던 흑발의 소녀.

 금방 쓰러질듯한 여린 눈동자로 우르에게 엄마 아빠는 무사하냐고 물어봤던 소녀.

 

 '그날 베네스는....'

 

 풍덩 --

 

 밧줄을 푼 두레박이 물속에 잠긴다.

 

 끼익- 끼익-

 

 녹슨 도르래소리는 적막한 뒷마당을 채운다

 .

 '그날 이후로는 서로 집에는 놀러간적이 없었지.'

 

 바쁜일도 있었지만, 서로 집에 놀러가자는 말을,

 그런 생각을 둘은 무의식적으로 피해왔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베네스와 우르이기에, 서로의 심정을 잘 아는 둘이였기에.

 

 '그래도...언제 한번은 데리고 와야지.'

 

 우르는 발걸음을 옮긴다.

 

 소박한 식탁.

 그 위에 꽃들이 만개한다. 대륙 극동지방에서온 누리 아줌마가 알려준 '화전'이라는 음식. 그 고운 모습에 마을 여자아이들은 앞다투워 요리법을 배웠다고 한다. 작고 둥근 살구빛 반죽위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올려져 있다.

 

 "이걸 뭔 맛으로 먹는지..."

 "왜에? 예쁘잖아- 게다가 요번엔 조금 달착지근할껄."

 

 '우르는 진달래꽃을 좋아하지..'

 

 툴툴대는 우르에게 베네스는 진달래꽃 화전을 담아준다. 관심없는 척 하다가 결국엔 냄새에 져서 베어무는 우르. 그런 모습을 보고 베네스는 싱긋 웃는다.

 

 "...윽"

 "....?"

 "...너 딴 얘들한테도 그렇게....아니다."

 "....??"

 

 그 미소에 얼굴을 살짝 붉힌 우르. 이내 다시 먹기 시작하고 베네스는 갸웃거리다

 티오나와 수다에 빠진다. 따뜻한 봄날. 느긋하고 평화로운 갈래마을의 오후가 지나가고 있었다.

 

 부스럭 -

 

 "어? 우르, 뭐라고 했어?"

 "아무말도 안했는데?"

 

 왜 그러냐고 쳐다보는 우르.

 미안 잘못들었나봐. 살짝 웃고는 베네스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윽고-

 

 부스럭 --

 

 "...티나, 너도 들었지."

 "응, 바깥에서...뒷마당쪽에.."

 

 끼이아아 --- 푸드덕 --

 

 ".....!"

 

 세 아이들은 뒷마당으로 달려간다. 뒷마당 닭장쪽에 이르러 아이들이 본것은-

 

 ".....!"

 

 두려운 듯 구석지에 몰려있는 닭들. 처참히 뜯겨 죽은 닭한마리.

 

 그리고 그 닭의 피웅덩이 속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너무나 조그마한, 새벽 밤하늘보다도 더 까만, 검정털의 새끼토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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