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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로맨스의 첫 페이지
작가 : 현주빛
작품등록일 : 2017.11.6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와 과거에 얽매여 사는 한 남자가 만들어 가는 로맨틱 스릴러! 특별한 능력을 가져 혼자가 된 추리소설가 성준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출판사 마케팅팀장 수민을 만나 직진 로맨스를 펼치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16. 마침내 나는 너에게로 간다
작성일 : 17-12-13 19:59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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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준이 수민의 옆집으로 이사 온 후 수민은 매일같이 그에게 끌려 다녔다. 출간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만나지 않겠다고 우겨도 수민의 집 앞이나, 출판사 앞으로 찾아와 그녀를 못살게 굴었다.

 

  가구가 없네, 식기가 없네. 등으로 가전제품이나 아기자기한 식기들을 모두 구경하고 다니느라 진이 빠진 그녀였다. 이미 신혼부부에게 인기 있는 혼수 물품이 무엇인지, 신흥강자인 욜로 족들에게 유행하는 가구브랜드가 무엇인지는 줄줄 꿰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성준과 만날 약속을 잡은 수민은 정했던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카페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김 부장에게 받은 에세이집들을 꺼내보며 시간 때우기에는 적절했다.

 

  작가가 직접 그려 넣은 삽화가 가득한 책이나 아포리즘 형식의 짤막하고 간결한 내용을 담은 책들도 많았다.

 

  수민은 그 중에서도 오래되어 너덜너덜한 시집 한권을 들어올렸다. 각 주제에 맞게 유명한 시를 한곳에 묶은 책으로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수민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그 중에서도 그녀의 눈에 띈 것은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었다. 시구 하나 하나가 그녀의 가슴속에서 솟구쳤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때마침, 고개를 들어 카페 창밖을 바라보니 성준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발자국마다 그녀의 심장이 쿵쿵 울렸다. 카페 문이 열리며 그의 얼굴이 또렷이 보이자 수민은 저도 모르게 시 한 줄을 소리 내어 읽었다.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단 4마디에 그녀의 온 마음이 담겨있었다. 이제 막 '사랑'이라는 감정에 첫걸음마를 떼었을 뿐인데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유명하고도 상투적인 말이 있지 않은가. 재치기와 사랑은 숨길 수가 없다고, 그 명언을 수민은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성준은 시집을 들고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수민의 건너편에 앉았다.

 

  분명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데도 아는 체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성준은 수민이 들고 있던 시집을 빼앗는 시늉을 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수민은 그에게 읽던 시를 들킬세라 책을 덮고서 짐짓 덤덤한 척하며 인사를 건넸다.

 

  “새, 생각보다 일찍 왔네!”

  “너야말로 언제부터 와있었어?”

  “나도 온지 얼마 안됐어.”

 

  혹시나 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꼬치꼬치 캐물을까봐 질문을 사전에 차단한 그녀였다.

 

  다행히도 성준은 수민의 재채기와 같은 감정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편지 봉투 하나를 건넸다.

 

  수민은 영문도 모른 채 그가 건네준 편지 봉투를 뜯었다. 맨 앞 장에는 그의 손 글씨로 '어제의 내가, 오늘의 너에게' 라는 제목이 커다랗게 적혀 있었다.

 

  “이거 뭐야? 웬 편지? 이건 무슨 뜻이야? 오늘의 너는 널 말하는 거야? 날 말하는 거야?”

  "뭐,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지."

 

  삐뚤빼뚤하지만 아기자기한 그의 글씨체에 수민은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근데 갑자기 웬 편지?”

  “에세이를 서간문 형식으로 쓴다고 했잖아. 너한테 매일 이렇게 편지를 주려고, 오늘은 너에게 주는 첫 번째 편지야.”

  “뭐? 이게 에세이라고?”

 

  수민은 다음 장을 넘겨 보려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때 성준이 다음 장으로 넘기지 못하도록 수민의 손을 꽉 쥐고서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왜? 읽어봐야 될 거 아냐.”

  “지금 말고, 혼자 있을 때 봐. 지금은 부끄러워.”

 

  성준이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자 헛기침을 몇 번 해대고서 빼앗은 편지를 편지봉투 안에 고이 접어 넣었다.

 

  “목차는 정한 거야?”

  “사실, 틀에 정해 놓기보다는 마음 가는 대로 써보려고, 출판사에서 너한테 닦달하거나 하는 건 없지? 늘 소설 쓸 때 마감기한에 맞춰 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여유를 두고 쓰고 싶어.”

  “알겠어. 부장님께도 그렇게 말할게. 음,, 그럼 말이야. 내가 이 글을 읽을 때 어떤 마음으로 읽었으면 좋겠어? 예를 들면, 작가로서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읽을 때, 이 책을 읽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든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든지……”

  “그냥……, 네가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의 솔직한 말에 수민의 심장이 붕하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기분이었다. 하네스 작가를 독차지하는 것 같아 그의 팬들에게 미안했지만, 자신의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쑥스러워하는 그의 표정을 자신만 볼 수 있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왠지 다른 사람들은 성준의 이런 표정을 영원히 몰랐으면 하는 욕심이 불쑥 생겨나기도 했다.

 

  “좋아. 꼼꼼히 읽어볼게.”

  “잘 부탁해.”

 

  서로 마주보고 웃는 성준과 수민의 미소가 따뜻한 햇살에 비춰 더욱 화사해졌다.

 

 

  * * *

  

 

  정남의 다리는 복이 나가떨어질 만큼 아래위로 쉴 새 없이 떨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8년이 다되어가는데 정남에게는 아직도 교무실이라는 곳은 무서운 곳이었다.

 

  그와 만날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걸었던 정남은 야간자율학습 감독관으로 교무실에 홀로 남아 있다는 늘찬의 대답에 울며 겨자 먹기로 교무실로 왔다.

 

  늘 호랑이 같은 선생님에게 불려가 혼나던 곳을 밤에 가니 더 으스스하고 무서웠다.

 

  “차 좀 드세요.”

 

  늘찬은 코앞에 차가 있어도 마시지도 않고 감상만하고 있는 정남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정남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호로록 뜨거운 차를 마셨다.

 

  “이번에 정 작가님 쓰시는 소설이 어떤 내용인가요?”

  “켁!”

 

  늘찬의 갑작스런 질문에 정남은 뜨거운 차가 목구멍 위로 다시 올라와 그의 입천장을 다 데웠다.

 

  “내용은 업무상 비밀이라서…… 하하하……”

  “아! 그렇겠네요. 그럼 교사로 나오는 인물은 주인공인가요?”

  “아, 아마도요?”

 

 정남이 어색하게 웃으며 그의 눈을 피했다. 늘찬을 만나기 위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만 갈 것 같았다. 그래도 명색이 인터뷰처럼 보여야 하니 정남은 자신의 가방에서 수첩과 펜을 주섬주섬 꺼냈다.

 

  “음,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볼게요.”

  “네. 열심히 해볼게요.”

 

  정남은 해맑게 웃어 보이는 늘찬의 모습에 황급히 수첩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거짓말로 그를 꼬여낸 스스로가 부끄러워서였다.

 

  그럼에도 정남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밤새도록 적어온 질문리스트 중 가장 궁금했던 것을 꼽아 물었다.

 

  “저번에 전 팀장님은 그냥 친구사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여자 친구가 따로 있으세요?”

  “아, 아니요.”

 

  정남은 그의 대답에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늘찬이 보이지 않게 숨긴 수첩에 ‘여자 친구는 없다’라고 쓰고 주변을 별표로 가득 채웠다. 전 팀장만 경계한다면 주위에 다른 여자는 없을 듯 했다.

 

  “근데…… 첫 질문에 죄송한데요. 원래 인터뷰란 게 이런 건가요? 제 직업에 대한 게 아니라?”

  “아, 일부러 긴장을 풀려고 이런 질문을 많이 해요.”

 

  정남은 재빨리 입에 침을 바르고 다음 질문으로 이어갔다.

 

  “늘찬 형님은 싫어하는 성격이나 성향은 뭐에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사회생활을 하거나 친한 친구 중에 이런 성격은 못 받아주겠다 이런 적 없어요?”

  “음……”

 

  늘찬의 머릿속에 성준의 얼굴이 떠올라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렇게 친한 편이 아니라 그의 성격은 모르겠지만 마치 자신을 다 안다는 듯 쳐다보는 눈빛이 싫었다.

 

  이렇게 세세하게 까지 정남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 생각한 늘찬은 답을 피하고자 웃음으로 무마했다. 다행히도 정남은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럼, 이상형은 어떻게 되세요?”

  “그냥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요. 착하고 성실한 사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세요.”

  “음……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는 양쪽 미간이 이렇게 좁아져서 눈썹이 갈매기처럼 변하고……”

  “갈매기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정남에게 늘찬은 자신의 눈썹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제법 진지하게 흉내를 내었다. 정남의 되물음을 잘못 이해한 그는 열심히 갈매기눈썹을 만들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깜짝 놀랄 때는 눈이 동그래져서 흰자가 다 보이고…… 웃을 때는 얼굴에 있는 모든 근육을 제멋대로 써서 흉하긴 한데……아……”

 

  늘찬은 저도 모르게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하다가 수첩에 글을 쓰는 것도 잊고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정남의 눈빛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송해요. 이상형이라고 해놓고 수민이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네요. 제가 사실 수민이를 많이 좋아하거든요.”

 

  늘찬은 민망한 듯 뜨거운 차를 입 안으로 털어 넣어버렸다. 정남은 그의 확인사살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생각보다 그들의 관계가 더욱 끈끈한 것 같았다.

 

  “그, 그럼 저는 어때요?”

 

  눈을 질금 감고 물어보는 정남의 모습에 늘찬은 이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도대체 왜 눈을 감고 있는 것인지, 손은 또 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 정남 씨랑은 안지 얼마 안 되서 뭐라 말해야 될지……”

  “저는 늘찬 형님이 좋아요.”

 

  점점 빨라지는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가 정남의 귀에 꽂혔다.

 

  “예?”

 

  늘찬의 되물음에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정남은 사색이 되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정남은 자신의 입을 때리며 변명도 하지 못하고 잊고 늘찬에게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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