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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34화
작성일 : 17-12-13 10:40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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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아저씨, 일부러 우리 마중 나오신 거예요?”

  “설마요. 화장실 다녀오다가 우연히 만난 것뿐입니다.”

  경호는 자신에게 안기며 격하게 반가움을 표시하는 주선을 살짝 밀어냈다. 그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손에 묻은 물기를 닦았다.

  “피이, 저희는 왜 부르신 거예요?”

  주선의 말에 우재와 태욱, 그리고 서희도 궁금한 표정으로 경호를 바라보았다. 오대산에 있던 공간이동장치를 모두 없애자마자 주선은 경호의 전화를 받았다. 할 말이 있다는 경호의 말에 곧장 WSBC본사 사장실로 달려온 그들이었다.

  “소개해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오시라고 했습니다.”

  “소개요?”

  “누구요?”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할 때, 문을 향해 눈에 힘을 주고 있는 주선만 조금 다른 질문을 던졌다.

  “저 할아버지요?”

  “네, 오대산에서 저희 직원들을 구해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오대산이요?”

  주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경호를 쳐다보았다. 주선이 본 할아버지는 통통한 체격에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평범한 할아버지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젊은 감각의 패션센스에 강아지 같은 귀여운 인상이 전부였다.

  “자세한 얘기는 직접 들어보시지요.”

  거기까지 말한 경호는 사장실 문을 활짝 열었다.

 

  “반가워요.”

  소파 중앙에 앉아 문을 바라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태욱의 일행을 보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푸근한 목소리가 인상과 잘 어울렸다.

  “내가 다리가 불편해서 일어나지 못하는 걸 좀 이해해줘요.”

  “어휴, 괜찮아요.”

  주선은 손사래를 치며 할아버지의 옆에 앉았다.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우재와 태욱, 그리고 서희도 할아버지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경호는 자리에 앉지 않고 소파 끝에 선 채 그들을 지켜보았다.

  “나는 조태필이라는 사람입니다.”

  “헉!”

  할아버지가 이름을 밝히자마자 주선은 자리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네?”

  “뭐라고요?”

  경악하기는 태욱과 서희, 그리고 우재도 마찬가지였다. 경호만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미소 짓고 있었다.

  “서희야, 너도 몰랐어?”

  주선의 물음에 서희는 대답대신 고개만 흔들었다. 오대산에서 천 명의 한조와의 대결 이후, 너무 피곤한 나머지 아무 생각도 없던 그녀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여울을 끌어안고 잠들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요.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온 것뿐이니까.”

  “네?”

  “말 그대로에요.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내가 여기 조사장님께 부탁을 좀 드렸어요.”

  조태필의 말에 경호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저희에게 고맙다고 하시는 이유가 뭐죠?”

  가장 먼저 냉정을 찾은 우재가 태필에게 질문을 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미 차분해져 있었다.

  “물론 이완우를 없애준 것이지요. 그리고 오대산 일도 고맙고.”

  “그럼, 그 일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우재의 매서운 눈빛은 태필을 향해 빛나고 있었다.

  “아예 관계가 없다고는 못하겠지요. 내가 세운 기업이고, 내가 뽑은 사람이니.”

  “그럼……”

  주선의 말이 끝나기 전에 태필이 다시 말을 이었다.

  “다 내가 부족한 탓입니다. 이완우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내 잘못이 가장 크지요.”

 

  25년 전, 아내를 잃은 태필은 삶의 의욕까지 함께 잃었다. 예지몽을 잘 꾸었던 아내는 같은 능력자로서, 그리고 삶의 동반자로서 태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그녀를 다시 보고 싶은 욕망 하나로 이완우를 발탁한 태필은 시간을 거스르는 능력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가 그 연구에 집착을 보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 때문이었다. 그는 시간을 멈출 수 있었다. 다만 그 능력은 공간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다시 말해서 그는 공간 안에 있는 동안 바깥의 시간을 멈출 수 있었다. 그가 공간을 벗어난 순간,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결론적으로 시간을 멈추는 그의 능력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공간 안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멈춰 있는 세상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아내가 죽은 뒤에서야 그는 자신의 능력을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서 죽은 아내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그는 기쁜 마음으로 완우의 실험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제공했다.

 

  “15년 쯤 됐나? 아마 그 정도 됐을 거야. 꿈에 아내가 나타났지. 나타나서 뭐라 뭐라 하는데 처음에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 답답했지. 들으려고 계속 노력했지.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있었어.”

  태욱과 서희, 우재와 주선은 미동도 없이 태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치 할아버지에게 재밌는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는 어린 아이들 같았다.

  “이제 나 좀 그만 놔줘요.”

  태필은 그때 보았던 아내의 모습이 눈에 선한 것처럼 허공을 향해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아내가 그러더라고. 이제 자기 좀 그만 놔 달라고. 그래서 다 그만뒀어. 그리고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지. 내가 젊어서는 돈 버느라 제대로 된 여행을 한 번도 못 다녀봤거든.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좋은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말이야.”

  태필은 잠시 말을 끊고 물을 마셨다. 마른 입술에 물이 닿자 다시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까 아내가 남긴 마지막 유언도 그거였어.”

  태필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손자 같은 네 명의 얼굴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나더러 이젠 인생 좀 즐기라고 했지.”

  주선이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인생 좀 즐기라고. 여행이라는 게 참 신기하더구만. 다니기 전에는 저 귀찮은 짓을 왜 하나 싶었는데, 막상 여행을 다니니까 이것처럼 편하고 좋은 게 없는 거야. 금방 쓰러질 것처럼 힘들다가도 또 막 힘이 솟고,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가도 다시 맑아지고, 참 좋은 거더라고.”

  태필이 말을 쉬는 사이 태욱과 서희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들은 여울이 태어나기 전, 함께 세계 구석구석을 여행하던 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제야 아내가 왜 그런 유언을 남겼는지, 그리고 또 왜 자기를 좀 놔달라고 했는지 깨달았지.”

  “그럼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전혀 모르셨어요?”

  우재는 아무리 그래도 태필이 진상의 일과 완우의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믿기 힘들겠지만 난 전혀 몰랐어. 자네들도 시간이 지나면 알겠지만 늙으면 가장 먼저 눈이 어두워져. 인터넷은 글씨가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아. 그리고 외국에만 나가 있으니 글자가 보여도 읽을 수가 있어야지. TV에서 떠드는 소리는 더 못 알아듣겠더라고.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은 아무 소식도 모르고 살았지. 그게 속도 편하고 좋았거든.”

  “그럼, 한국에는 왜 돌아오셨어요?”

  서희의 물음에 태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본에 갔다가 우연히 이상한 걸 봤거든. 그걸 따라 오대산에 갔지. 거기서 여기 기자들도 만났고.”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뭘 어떻게 해?”

  태필은 우재가 한 질문의 의미를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SA그룹 말이에요.”

  “아, 그거? 그거라면 여기 조사장이 맡아주기로 했는데?”

  “네?”

  태필의 말에 모두는 경악하는 표정으로 경호를 바라보았다.

  “저는 아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어르신.”

  조금도 놀란 기색이 없는 경호는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아무튼 나는 볼 일 다 봤으니 그만 가보겠네.”

  “네?”

  생각지 못한 전개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태욱과 서희, 우재와 주선은 뜬금없는 태필의 행동에 연속으로 카운터펀치를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 난 가네.”

  태필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진짜로 가신거야?”

  “응.”

  “그러게. 진짜로 갔어.”

  그들은 태필이 사라진 텅 빈 공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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