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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폭군의 주인님
작가 : 정블루
작품등록일 : 2017.11.29

[걸크러쉬 여주] [마녀는 좀비의 비서?] [진짜 마녀 여주] [진짜 좀비 남주] [좀비가 마녀의 심장을 노려] [현대 배경 로맨스 판타지]

"나를 죽여줘" 콧대 높은 좀비가 나를 환멸 가득한 눈으로 노려다 보며 말했다.
"나를 당장 죽이지 않으면." "어쩔 건데?" 그의 아찔한 입가에 조소가 담겼다.
"너의 심장을 파먹어 줄게."

 
너, 너무 성가셔 [2]
작성일 : 17-12-11 18:04     조회 : 450     추천 : 0     분량 : 5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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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순식간에 변한, 다니엘의 적막하지만 살의에 가득 찬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곧장 자리에 주저앉았다.

 

 마침 건장한 보안요원들이 그곳에 우르르 도착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수화기를 집어든 채로 겁먹은 얼굴로 다니엘을 보며 덜덜 떨던 남자가 발악하듯 소리쳤다.

 

 “저, 저 새끼가 무단으로 이곳에 침입했어! 네들 우리가 누군 줄 알아?!”

 

 격정적인 삿대질이 남자의 손가락을 타고 전해져왔다.

 

 “클럽 문 닫고 싶어? 빨리 끝어내지 않고 뭐해!”

 

 다니엘이 눈을 가늘게 좁혀 뜨며 4명의 보안요원들을 쳐다보았다. 그중에는 조금 전에 그에게 수표를 받고 길을 터주었던 보안요원들도 있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지 그들 또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며 다니엘에게 낮게 경고하기 시작했다.

 

 “당장 물러나지 않으면 피를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건장한 사내 4명이 살쾡이처럼 눈을 부라렸다. 다니엘은 그들을 보다 말고 느릿하게 고개를 반대로 돌려냈다.

 

 “......”

 

 조그만 남자 세 명 또한 양주병을 포함해 마이크를 잡고 다니엘을 포위하며 위협하고 있었다.

 

 “피?”

 

 문득 다니엘의 스산한 웃음이 그들 사이를 자욱한 안개가 되어 감쌌다.

 

 주변의 뜨거운 열기와는 맞지 않을 정도로 얼음장 같은 냉혹한 그의 모습에 모두가 약간의 당혹을 드러낸 채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옅은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지랄하지 말고.”

 

 숨죽인 침묵이 소름끼치도록 그들 사이를 감쌌을 때.

 

 “덤벼.”

 

 다니엘의 붉은 기가 정적을 갈랐다.

 

 “죽여!”

 

 곧, 7명의 남자들이 다니엘을 집어삼키기 위해 달려들고 있었다.

 

 *

 

 “......”

 

 다니엘은 초연하게 그 앞에 서있었다.

 

 “사, 살려줘......”

 

 “살려줘?”

 

 “아니, 살려 주세요. 제발!”

 

 믿을 수 없게도 그의 몸에는 티끌만큼의 흠도 나지 않은 상태였다.

 

 다니엘은 눈을 시큰둥하게 돌려 그들 사이를 쓸었다. 건장했던 보안요원들을 포함한 나머지 모두가 고통스러워하며 그의 발밑 근처로 꼬물꼬물 기어 다니고 있었다.

 

 눈이 까뒤집힌 남자를 무감하게 응시하던 그가, 자신에게 덤벼들지 못해 사리고 있던 때깔이 고운 남자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는 아랫도리가 젖은 채 다니엘을 보며 무릎을 꿇은 채로 두 손을 모아 싹싹 빌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살려만 주세요. 도, 돈 드릴까요?”

 

 남자가 지갑에서 수표다발을 꺼내 다니엘에게 공손하게 내밀었다. 그것을 서늘한 눈으로 응시하던 다니엘이 그들 사이를 비집고 남자 쪽으로 걸어갔다.

 

 “악!”

 

 남자는 다니엘이 저승사자쯤으로라도 생각했는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처박아 두 손으로 수표를 흘려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거슬리니까.”

 

 냉혹한 말투가 남자에게로 날아와 꽂혔다.

 

 ”꺼져.“

 

 ”예, 예예!“

 

 다니엘은 아직도 굳게 닫혀져 있는 문의 고리를 슬며시 잡아당겼다.

 

 탁, 문고리는 돌려지다 말고 중간에서 제어되었다.

 

 ”웃기는군.“

 

 냉소를 머금은 다니엘의 눈은 일절 웃지 않았다. 그는 별안간 문 쪽에 가까이 귀를 붙였다.

 

 ”......“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다니엘에게 달려들며 고함을 지르던 보안요원들과 남자들의 인기척을 느낀 탓이었을까.

 

 귀를 갖다 댔던 다니엘이 피식 웃음을 지어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감정 없이 대답했다.

 

 ”문.“

 

 슬며시 주먹을 쥐어내고는.

 

 ”연다.“

 

 우레와도 같이 단단한 문에 주먹을 꽂았다.

 

 쾅!

 

 믿을 수 없게도 굳건히 잠겨져있던 스틸재질의 단단한 방음문이 스티로폼처럼 뚫려버렸다.

 

 다니엘은 상처하나 남지 않은 자신의 주먹을 부드럽게 회수하며 그 안을 딱딱한 눈으로 고정시켰다.

 

 ”......“

 

 그 안에는 웬 기생오라비 같은 남자가 쓰러져있는 여자를 축축한 벽면 한쪽에 아무렇게나 버려두며 자신에게로 난처한 웃음을 내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다니엘은 아작 낸 문의 구멍으로 불쑥 손을 넣어 문고리를 돌리며 냉정하게 대답했다.

 

 ”나와.“

 

 고연호는 감정을 나타내지 않고 짧게 대답하는 다니엘을 보며 온 몸이 얼어붙었다. 적의를 드러내지 않아서인지 더욱 공포감이 들었다.

 

 그는 불현 듯 머릿속을 잠식해오는 두려움을 애써 떨치며 꼿꼿한 발걸음을 억지로 옮겼다.

 

 곧, 다니엘은 고연호와 마주할 수 있었다.

 

 ”......“

 

 그는 제 앞에 선 채로 간사한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든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는 고연호를 쳐다보지도 않으며, 그의 어깨 너머에서 축축하게 젖은 채 볼썽사납게 잠들어있는 여자를 지독하게 눈에 담았다.

 

 ”저, 저는 이만 가도 될까요?“

 

 고연호는 수없이 눈을 굴려내며 억지로 침착함을 베어 물고 대답했다.

 

 ”가.“

 

 다니엘은 여전히 나동그라져 자고 있는 여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굳게 박혀버린 석상처럼.

 

 그의 말을 들은 고연호가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니엘을 지나칠 때였다.

 

 ”갈 수 있으면.“

 

 별안간 다니엘의 섬뜩한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의 말에 고연호는 결박당한 사람처럼 꼼짝할 수가 없었다. 눈을 더듬거리던 그의 눈가에 다니엘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 능력껏.“

 

 지옥의 웃음을 내짓고 있는 저승사자가.

 

 *

 

 다니엘은 제 앞에서 피떡이 되어 실신한 채로 기절해있는 고연호를 빤히 응시하다가 걸음을 옮겼다.

 

 그가 걷기 직전, 별안간 고개를 돌려 탁자 위에 담겨져 있는 양주병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입가를 삐딱하게 그었다.

 

 ”가지가지 하는군.“

 

 그는 명색이 개코였다. 그것을 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다니엘이 인간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의가 축축이 젖은 채 잠들어 있는 여자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간 그가 문득 물 한줄기가 흘러내리는 천장 쪽을 보며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수리 좀 하지.“

 

 다친 주제에 감기까지 들게.

 

 그는 속마음을 입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며 늘어진 스펀지처럼 자고 있는 여자를 조심스럽게, 또 안정적으로 들어올렸다.

 

 술 냄새가 여자의 입가를 타고 흘러와 다니엘의 코를 찔렀다.

 

 드르렁.

 

 별안간 코고는 소리가 그녀로부터 벌어져 나왔다. 다니엘은 한쪽 눈을 삐딱하게 세운 채로 중얼거렸다.

 

 ”진짜 가지가지 하네.“

 

 무슨 양주를 사발 째로 마셨나.

 

 조금 전의 약 탄 양주병을 보며 내뱉던 독백이 똑같이 다니엘의 입가에서 기가 찬 웃음으로 변질되어 흘러나왔다.

 

 다니엘은 그녀의 발 한쪽에 걸쳐져 있는 나머지 구두를 아슬아슬하게 빼내며 남은 구두도 수거해 입에 물었다.

 

 더러움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이미 다니엘의 초고가의 수트로도 그들이 달려들 때 사방에 튄 양주들이 덕지덕지 묻어있었으니까.

 

 더군다나 이 여자는 자신의 물건에 대해 집착적인 증세가 있는 것 같았다. 레깅스 하나를 두고 변상해내라며 이를 갈던 그녀가 기억나, 다니엘은 피식 웃어버렸다.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마침 그녀를 품고 문 밖을 나서려던 다니엘의 앞을 누군가 막아섰다. 이 클럽의 책임자인 듯 싶었다.

 

 ”도대체......아니, 고연호!“

 

 더구나 다니엘에게 죽도록 맞아 피떡이 되어버린 남자의 친구이기도 한 듯싶었다.

 

 문득 그는 고연호라고 불린 남자를 쳐다보다가 눈썹을 구겼다.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손속에 사정을 둔다고 한 것이 약간 주체를 하지 못했나보다. 다니엘은 좀비가 되어버린 신체인 탓에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계속 고연호를 처절하게 부르다가 이내 침묵을 드러냈다. 그리고 등진 채 서서 여자를 품에 안고 한 걸음을 떼려하던 다니엘을 묵직하게 불렀다.

 

 ”멈추시죠.“

 

 그의 말에 다니엘은 순순히 멈춰 섰다. 남자가 무전기를 꺼내 다니엘을 노려다보며 신속히 말을 전달했다.

 

 ”영호. 애들 부르고 클럽 안의 사람들 잘 단속시켜.“

 

 다니엘은 남자의 말에 슬쩍 눈을 옮겼다. 이미 반대편에 있는 일반 룸의 사람들이 쓰러져있는 보안요원들을 목격한 모양인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고 있었다.

 

 ”애들 데리고 왔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표독한 인상의 사내가 거구의 사내들을 한 무리 이끌고 다니엘이 있는 VIP실로 접근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마침 그들 사이로 강선호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덩치들의 남자들보다도 머리 한 뼘은 더 큰 강선호가 다가오자마자 다니엘은 잠든 하연을 소파의 제일 아늑한 위치에 눕혔다.

 

 거침없이 겉옷을 벗은 그가 그녀의 젖은 상체와 하체 사이를 부드럽게 덮어주고는 입가에서 구두마저 떼어 탁자위에 올려다 놓았다.

 

 그 장면을 끝까지 지켜다 본 책임자에게로 다니엘이 냉철하게 시선을 던졌다. 남자가 다니엘을 보며 들끓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빠져나가실 생각은 아니시겠죠?“

 

 다니엘이 비웃으며 대답했다.

 

 ”빠져나갈 생각이면?“

 

 남자는 다니엘의 당당한 태도가 어딘가 수상하다고 느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말했다.

 

 ”기물 파손과 여기 있는 저희 보안요원들, 또 기업 자제가분들과 연예인인 고연호의 변상을 해주셔야겠습니다.“

 

 묵묵히 듣던 다니엘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어버렸다.

 

 ”그놈의 변상. 지긋지긋하군.“

 

 ”......무슨?“

 

 남자는 다니엘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피식 웃던 다니엘의 웃음이 단숨에 끊겼다.

 

 ”강선호.“

 

 ”예.“

 

 그는 다음 말을 덧붙이지 않으며 주머니 속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톡톡 두들겼다.

 

 그제야 말뜻을 이해한 강선호가 고개를 짧게 끄덕이며 볼펜을 집어 들고는 덩치 큰 사내들이 입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리고는 냉철하게 대답했다.

 

 ”대화가 끝날 때까지는 들어오실 수 업습니다. 만약 들어오려 했다가는.“

 

 ”......“

 

 ”나에게 죽습니다.“

 

 남자들은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들보다도 훨씬 큰 거구의 강선호가 입구를 막자 안은 봉쇄된 것처럼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강선호의 등판 너머에서 모기만한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할까요?“

 

 VIP실 안에서 다니엘과 대치를 벌이던 남자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영호. 잠깐 거기서 기다려라. 만약 무슨 소란이 일어나면 즉시 저 남자를 뚫고 들어오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니엘은 그 소릴 듣고서 남자와 눈을 맞추자마자 무감하게 말을 뗐다.

 

 ”거기 누워있는 고연호가.“

 

 ”......“

 

 ”이 여자를 강제로 범하려 했어.“

 

 ”......예?“

 

 남자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되물었다.

 

 다니엘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서, 아까부터 구석진 스파 한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벌벌 떨며 사태를 관망하던 남자에게로 냉정하게 시선을 옮겼다.

 

 ”내 말이 맞겠지?“

 

 ”......“

 

 ”대답해.“

 

 ”마, 맞습니다.“

 

 그때가 되어서야 다니엘과 대립하던 남자의 눈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또 있지.“

 

 ”......또 뭐가 있죠?“

 

 그의 앞에서 다니엘이 짧게 웃었다.

 

 ”혹시 이상한 냄새 안나나?“

 

 ”무슨......“

 

 다니엘은 성큼성큼 다가가 다행히 아직도 탁자 위에 있는 양주병안의 탁한 진홍빛의 양주를 가리켰다.

 

 ”......?“

 

 남자가 다가가 양주병 안에 있는 액체를 확인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그것을 한 모금 입에 넘겨냈다. 곧, 그의 얼굴이 잘못 배달된 피자처럼 일그러졌다.

 

 ”환각제와 수면제를 동시에 넣다니, 저 정도면 인간 말종 아닌가?“

 

 남자는 단숨에 다니엘의 앞에서 고개를 푹 숙여냈다.

 

 ”죄송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됐고. 강선호.“

 

 그는 남자 쪽을 무성의하게 쳐다보며 미간을 좁히다가, 이내 강선호에게로 눈을 돌렸다.

 

 ”예.“

 

 ”양주병 챙겨.“

 

 ”알겠습니다, 다니엘.“

 

 순간 구석에 처박혀있던 남자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다, 다니엘......? 그 엘르 호텔의 다니엘?“

 

 그 이름을 들어봤는지 다니엘의 앞에 있던 남자의 눈 또한 휘둥그렇게 변했다.

 

 ”......다니엘, 이라고요?“

 

 그는 대꾸하지 않고 묵묵히 여자 쪽으로 다가가 겉옷에 둘러싸진 그녀를 품에 감쌌다. 그리고는 조금 전과 똑같이 하연의 구두를 간신히 입에 물고 강선호를 보았다.

 

 ”강스흐.“

 

 구두가 입에 물려진 탓에 우스꽝스러운 발음이 잇새로 세어 나왔다.

 

 강선호는 구두까지 입에 물고 있는 다니엘을 보며 당혹을 감출 수 없었다. 저런 모습의 다니엘은 장담하건데, 처음이었다.

 

 ”......예?“

 

 ”그즈.“

 

 가자는 말이었다.

 
작가의 말
 

 그츠 그즈..

 우리의 다니엘 상황 모면이 수준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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