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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이 나이에 재입대라니!!
작가 : 진사림
작품등록일 : 2017.11.7

2017년 5월!
대한민국의 한남 대교에서 갑자기 악마가 튀어나왔다!!
대한민국은 악마와 싸우기 위해 예비군마저 징병해버리고...
제대년수까지 무제한으로 만들어버렸다!

제대를 하려면 두 가지 뿐.
죽든가, 전쟁이 끝나든가!

 
6화 : 추노
작성일 : 17-12-11 15:31     조회 : 359     추천 : 0     분량 : 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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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

 

 

 

 세찬이 터미널에서 수속을 밟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자 눈앞에 탁 트인 한강이 펼쳐졌다.

 

 3년 전, 대한민국의 최초의 악마는 한남대교에 발생한 게이트에서 튀어나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

 대한민국 수도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피해가 막심했다.

 계엄령과 동시에 수도방위 사령부가 서울로 진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것만으론 모자란지 이틀 뒤, 예비군 동원령이 선포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한민국 육군이 생각보다 무능하진 않았단 점이다.

 도시가 반괴되는 피해와 상당한 인명피해를 입었긴 했다. 그래도 아직도 사태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다른 나라들 보다는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상륙한 악마를 퇴치한 다음에 게이트 제압을 실시했다. 수도에 연결된 게이트를 제압했다는 상징으로 한남대교 게이트에 대한민국 최초의 브릿지를 건설했다.

 그러고나서 아예 지옥까지 점령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지옥주둔군은 뺑뺑이로 뽑혔는데, 세찬이 재수없게 지옥주둔군에 걸리고 만 것이다.

 

 “하…….”

 

 세찬은 서울 정경을 보면서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하던 때를 떠올렸다.

 처음 신병 휴가를 나왔을 때.

 위병소를 통과하면서 느꼈던 기분이 다시금 느껴졌다.

 버스를 타기위해 한남 터미널로 향하던 중 세찬은 담배를 한 대 태우기 위해 흡연실로 향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앞으로 뭘 할지를 고민했다.

 마음 같아선 유가족들과 당장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뭣보다 세찬이 아직 그들과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만약 왜 너만 살아남았냐는 말을 한다면 자신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자신은 잠깐, 아주 잠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마지막 담배 연기를 뱉어내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세찬의 집은 안양에 위치한 아파트였다.

 버스를 타기위해 터미널로 들어갈까 하다가 이왕 남아도는 돈, 편하게 집까지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오랜만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을 키고는 택시를 불렀다.

 

 * * *

 

 “저 왔어요.”

 

 새삼 그리움을 느끼며 현관문을 열었다.

 

 “아이고, 세찬이 왔어?!”

 

 입구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그에게 어머니는 눈을 크게 뜨며 달려와 맞이했다.

 세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의 얼굴을 살폈다.

 어머니의 얼굴에선 걱정이 한가득 묻어나왔다.

 거실에 켜진 TV를 보니 자신의 소대가 사망한 사건이 뉴스에 나오고 있었다.

 서울 브릿지가 건설된 이후 처음으로 브릿지 근처 부대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크게 보도하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세찬을 와락 끌어안았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몸 다친 데는 없고?”

 “괜찮아요.”

 

 세찬이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어머니는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를 달래고 거실 쪽으로 걸어들어 갔다.

 거실 쪽에는 아버지의 영정사진이 있었다.

 그는 영정사진에 가볍게 인사를 하고서 소파에 주저앉았다.

 어머니가 세찬에게 물었다.

 

 “강찬이는 학교에 있어. 저녁은 뭐 먹을래. 세찬이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자.”

 “저는 좀 쉴게요. 오랜만에 나오니까 피곤해서요.”

 “그럴래? 그럼 방에 들어가서 쉬렴. 네 방은 하나도 안 건드렸단다.”

 “네.”

 

 비척비척 일어나 그의 방으로 향했다.

 그의 방은 어머니의 말처럼 재입대할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어머니는 이 방을 매일매일 청소하는지 방에는 먼지 한 톨도 없었다.

 세찬은 자신의 짐을 침대 옆에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드러누웠다.

 그는 왼손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워라투스.’

 -왜?-

 ‘그……. 놈을 먹고서 괴력 Lv. 1이라는 걸 얻었잖아.’

 -맞아. 넌 놈이 가졌던 괴력의 스킬을 쓸 수 있다.-

 ‘괴력, 이라…….’

 

 세찬이 머리를 긁적였다.

 스킬 이름만 들어보면 일단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다는 뜻 같아 보였다.

 실제로 세찬과 싸운 악마는 무시무시한 근력으로 전우들을 차례차례 죽여 나갔으니까.

 다만 궁금한 게 있었다.

 

 ‘그런데 Lv.1은 뭐냐.’

 -스킬의 등급이다. 1이 제일 낮고, 5가 제일 높지.-

 ‘뭐? 그럼 그 악마 놈은 제일 낮은 레벨의 스킬로 그 정도 힘을 낸 거야?’

 -습득할 때 제대로 보지 못했나 보군. 놈은 Lv. 4의 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행히 이성이 없어서 제대로 활용을 못 한 거지, 원래라면 너희는 그놈과 만나자 마자 몰살당했겠지.-

 ‘그래? 그럼 왜 난 Lv. 1 인거야?’

 -포식귀의 스킬로 다른 악마의 스킬을 흡수하면 원주인이 쌓은 숙련도는 초기화 된다. 스킬을 얻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야. 끝없이 악마를 먹어치우고, 단련한다면 무적에 가까워지니까.-

 

 워라투스의 말을 듣고 나니 새로운 의문이 떠올랐다.

 

 ‘그런데 왜 포식귀에는 레벨이 없는 거야?’

 -다른 스킬과는 조금 달라서 그렇다.-

 ‘다르다고?’

 -그래. 일반적인 스킬은 사용하면 할수록 마나를 소모한다. 하지만 내 포식귀는 사용할수록 마나량을 늘려 줘. 진정 특별한 스킬이지.-

 

 마나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세찬은 고민했다. 그는 이미 두 번의 포식을 했다.

 쏘가리의 시체와 악마의 시체.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마나가 존재하게 된 것일까.

 

 ‘허……. 그럼 나도 마나가 있다는 소리야?’

 -당연하지. 내 영혼이 네 몸으로 들어간 순간 너는 E급 마나를 갖게 된 거야.-

 

 E급.

 마나가 있다는 것 자체가 헌터로 각성했다는 것이다.

 그중에 E급이면 헌터로는 최하위라 일반인과 별 차이 없는 존재였다.

 

 ‘와, 그때 총을 안 먹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 했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군. 네가 총을 먹었던 게 진짜 기발한 수였어.-

 

 워라투스가 킬킬거렸다.

 그런 그에게 세찬이 한숨을 내쉬며 면박을 줬다.

 

 ‘지능이 있으면, 도구를 좀 쓰라고.’

 -안 써도 난 충분히 강했으니까 말이야. 하핫!-

 ‘네가 얼마나 강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너도 E급이거든? 생각 좀 하지?’

 -그래, 참고하도록 하지.-

 

 세찬의 충고에 워라투스가 수긍했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세찬은 스킬의 사용에 대해 궁금해졌다.

 

 ‘좋아. 그럼 마나가 있으니 스킬을 쓸 수 있다는 거지? 괴력을 한 번 써 볼까 하는데. 어떻게 쓰는 거야?’

 -기다려 봐라.-

 

 워라투스가 말을 마치자 시야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킬 – 괴력 Lv.1 사용 가능」

 

 -보이는 스킬의 이름을 생각해라.-

 ‘좋아. 그럼 스킬을 시험할만한 걸 찾아볼까?’

 

 세찬은 방을 둘러보며 괴력을 시험해 볼만한 물건이 있나 둘러봤다.

 

 ‘마땅히 시험할 게 없는데…….’

 

 혹시 부숴도 문제없을 잡동사니가 있을까 싶어 방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는 서랍장 한 쪽 구석에서 거의 다 쓴 에어 스프레이를 발견했다.

 옛날에 컴퓨터를 청소한다고 썼다가 버리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먼저 비교를 위해 스킬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힘을 줘 봤다.

 역시 에어 스프레이는 멀쩡한 상태로 세찬의 힘을 견디고 있었다.

 그렇다면,

 

 으지직-.

 

 ‘괴력 발동.’

 

 세찬이 스킬을 발동하자 곧바로 에어 스프레이가 압축되듯이 찌그러졌다.

 찌그러진 스프레이 캔을 보면서 세찬이 중얼거렸다.

 

 “흐음……. 나중에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봐야겠네.”

 

 스킬을 발동하자마자 찌그러지자 맥이 풀린 것이다.

 

 -이봐, 세찬.-

 ‘무슨 일이야?’

 -너의 모습을 보니 주의사항을 알려 줘야겠다.-

 ‘주의사항?’

 -그래. 스킬은 액티브와 패시브 두 가지가 있다. 액티브는 단발성으로 마나를 소비하여 효과를 보는 거고, 패시브는 지속적으로 마나를 소모하며 능력을 유지하는 거지.-

 ‘그래? 게임 같은 데?’

 -그래, 게임이라고 봐도 좋겠군. 다만 스킬을 사용할 때는 하나만 발동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라.-

 ‘하나만 사용할 수 있다고?’

 -괴력은 패시브 스킬이니 주의하라고 말하는 거다. 괴력을 사용하는 도중엔 포식귀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

 ‘좋아, 알았어. 그래도 이후에 포식귀 스킬을 사용할 일은 없다고.’

 

 * * *

 

 세찬과 워라투스가 방에서 한참 스킬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때, 지옥에서는 헌병대 수사관인 박순찬 상사가 540고지의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단 말이야.”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반복해서 사건에 관한 기록과 세찬의 서류를 확인했다.

 사실 의문점이 많은 사건이었다.

 놈들이 후방으로 오지 못하도록 전방부대가 레이더로 경계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흔적도 없이 후방으로 넘어온 B급 악마.

 소대 전멸이라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 묻혔지만, 총기 한 정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게다가 발견된 악마의 시신 또한 아무리 폭사됐다고 하지만 누군가가 치우기라도 한 듯 너무 양이 적었다.

 

 “음… 그래도 소대원들이 다 죽는 거 보면서 살아남은 놈한테 뭔 일 있었냐고 물을 수 도 없고.”

 

 병원에서 만나보니 괜찮아 보이긴 했지만, 그런 사고를 겪은 놈한테 뭔 일이 있었냐고 윽박지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뻔했다.

 혹시나 싶어서 검사결과도 봤는데 딱히 이상도 없다고 하니, 사실 그냥 넘어가도 될 문제였다.

 다만 10년 넘게 계속해 온 수사관으로서의 감이 자신을 채찍질 한다.

 이 하사는 분명 그 때 각성했다.

 

 “아 휴.”

 

 박 상사는 자신의 감을 배신할 수 없었다.

 그의 손은 천천히 전화기를 집어 들었고 능숙한 솜씨로 번호를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화기 건너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통신보안. 특수전사령부입니다.

 

 * * *

 

 박 상사는 최대한 빠르게 특수전사령부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유선 전화만 깔렸지, 인트라넷도 없는지라 레토나로 관련 자료를 실어 날라야 하기에 그것도 일이었다.

 운전병은 액셀을 미친 듯이 밟아 특전사에 도착해 위병소에 서류를 넘겼다.

 위병은 대량의 서류를 넘겨받고 대답했다.

 

 “충성. 서류 제대로 받았습니다.”

 

 서류는 곧장 특수전사령부의 각성자 분석과로 넘어갔다.

 그들은 서류를 검토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론을 내렸다.

 

 “야, 이거 수상한데?”

 

 분석과의 과장인 정 대위가 중얼거리자 옆에서 자료를 분석하던 행정병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A급 악마를 상대했는데, 몸이 멀쩡한 것도 그러고. 그런데 마나 검사에 안 걸린 게 이상합니다.”

 “얌마. 너는 여기서 일한 게 얼만데 아직도 그런 헛소리를 하냐.”

 

 정 대위가 행정병을 타박하며 말했다.

 

 “각성 초기엔 마나가 불안정해서 안 걸릴 수도 있잖아. 뭣보다 A급 악마가 E급으로 떨어지는 것도 그렇고, 소대원 몰살당했다는 놈이 악마에게 침착하게 수류탄 까서 던지는 게 정상이냐? 갑자기 각성해서 악마를 발랐다는게 더 합리적 추론 아니겠냐?”

 

 행정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좋아. 그럼 이 자식을, 잡아와야겠는데…….”

 

 정 대위가 입맛을 다시다가 행정반에 걸린 화이트 보드를 바라봤다.

 제압팀들 중 어떤 팀이 전방에 나가 있는지.

 어떤 팀이 전투 휴무를 받았는지.

 그리고 누가 휴가를 나갔는지 알 수 있었다.

 곧이어 옆에서 같이 살피던 행정병이 말했다.

 

 “오 팀장이 지금 전투휴무입니다. 서 중위도 쉬고 있네요.”

 

 정 대위가 낄낄거렸다.

 

 “크으, 애국심 바보께서 남으셨구만. 좋아, 이세찬 하사.”

 

 그는 서류에 있는 세찬의 사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각성했으면서 튀려고 그래? 내가 넌 꼭 잡아 주마. 야, 간부 막사에 연락해서 오 팀장이랑 서 중위한테 추노 시켜. 이 자식 잡아오라 해.”

 “알겠습니다!”

 

 행정병이 급히 간부 막사에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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