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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혈마연애전기
작가 : 추적룡
작품등록일 : 2017.11.2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던가. 강호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혈사를 암시하는 서책의 출현. 때를 맞춰 출몰하는 괴인들. 수백 년 전 멸문한 혈교의 부활조짐. 마교와 사파의 심상찮은 움직임까지. 모든 일의 배후이자 새로운 혈마로 지목된 청년은 정작 엉뚱한 소리만 할 뿐이다. 자신은 강호제일미와 혼인하기 위해 강호에 출도했다고. 그리고 엄숙한 얼굴로 선언한다. 자신의 연애를 방해하면 정, 사, 마를 막론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괴팍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 혈마는 과연 무림을 혈겁에서 구하고 영웅이 될 수 있을... 아니, 그보다 강호제일미에게 장가들 수 있을지. 본격 애인쟁취 분투기, 를 빙자한 무림과의 맞장뜨기가... 진짜 혈마의 전설이 이렇게 시작된다.

 
내자불선
작성일 : 17-12-11 14:06     조회 : 395     추천 : 0     분량 : 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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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서천휘의 경고성보다 반 초 정도 빨리, 진혜미는 이미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마치 뭔가를 느낀 듯한, 실로 기민한 동작이었다.

 

 머리 위에는 구름 한 점 없는 잔잔한 호수 같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새파란 물결 같은 하늘 한가운데서, 별안간 깨알 같은 작은 일점(一點)이 보였다.

 

 파앙!

 

 일점은 곧바로 커졌다. 한 줄기 바람이 되어, 곧은 직선으로 내어 꽂혔다. 괴상한 기광(氣光)과 함께, 질풍노도의 광풍이 진혜미와 서천휘를 한데 꿰뚫을 듯이 날아왔다. 그야말로 일순간이라 할, 찰나간의 속도였다.

 

 ‘...!’

 

 진혜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다음 순간!

 

 채앵!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진혜미는 공중에 떠 있었다. 누구의 도움을 받은 게 아니었다. 진혜미 스스로 뛰어오른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지면을 박차고 올라, 공중제비를 한 바퀴 돌고서는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착지하는 중이었다.

 

 “아...!”

 

 진혜미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큰 일 날 뻔했네! 서 아저씨가 눈짓을 해주신 덕분에... 뭔가를 피한 거 같은데, 뭐였지?’

 

 진혜미는 그렇게 생각했다. 평소에도 반사 신경이 뛰어난 그녀였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순간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피한 속도가 놀라웠다. 지금의 반응은 일류급의 무인이라도 쉽지 않은 몸놀림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서천휘조차 불가능했다. 서천휘의 얼굴에 경악하는 표정이 떠오른 건 지극히 당연했다.

 

 ‘가만... 다른 사람들은?’

 

 경황 중에도, 진혜미는 우선 주변 사람들의 안위를 살폈다. 다행히 별일은 없어 보였다. 모두들 굳은 인형처럼 서 있는 와중에, 서천휘만 우두커니 선 채 넋 나간 듯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 아가씨...!”

 

 실상, 서천휘는 막힌 혈도가 풀렸지만 제대로 운신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필사적으로 주의를 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터억!

 

 그때,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진혜미의 오른 손이 찌르르 울렸다.

 

 데엥 -

 

 “어맛? 내가 언제... 검을...?”

 

 진혜미는 고개를 갸웃했다. 언제 그랬는지 청의검을 빼어들고 있었다. 검면이 강하게 떨리고 있었다. 손이 찡하게 울리는 것은 이 탓이었다.

 

 툭!

 

 진혜미는 청의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검면에서는 아직도 둔중한 공명이 울렸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조금 전, 스스로 인식할 새도 없이 쏘아져오는 기파를 막아냈다는 것을, 진혜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오른 손이 저린 것은 바닥에 착지할 때, 잘못 디딘 것이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아, 아가씨...?”

 

 서천휘가 필사적으로 안면근육을 움직여 일성을 냈다. 진혜미가 대답했다.

 

 “난 괜찮아.”

 

 사실이 아니었다. 진혜미는 내부가 울렁이는 탓에 몸을 일으킬 수도 없었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앉아있는 것조차 힘에 겨웠다. 강렬한 충격이 전신을 마비시키는 듯했다.

 

 ‘가만! 그런데 방금 전에... 대체 뭐지?’

 

 짧은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진혜미는 이제야 모든 소란의 정체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그 순간!

 

 파앙!

 

 “컥!”

 

 어디선가 파공성이 울리는 동시에, 서천휘의 몸이 또 한 번 굳었다.

 

 “아저씨!”

 

 진혜미는 몸을 일으키려했지만, 이내 휘청거렸다. 속이 진정되기는커녕, 움직이려 할수록 전신에 기운이 쪽 빠지는 것만 같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할 때.

 

 “흐흐흐... 괜찮다구? 그래, 당연히 괜찮겠지... 스으읍!”

 

 하늘에서 폐부를 찌르는 듯한 음산한 광소성이 들려왔다. 독사가 등 뒤를 스물스물 기어올라가는 듯한 불쾌하기 짝이 없는 소리였다.

 

 “흐흐흐... 내가 선택한 계집한테... 설마 살수를 썼으려고? 안심해... 아주 약하게... 조심조심 건드려본 것뿐이니까... 흐흐흐... 스으으읍!”

 

 ‘설마, 저것은...!’

 

 진혜미는 크게 놀랐다. 창공에 큼지막한 그림자가 비쳐 보였다. 마치 산(山) 하나가 통째로 허공에 떠 있는 모습 같았다.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의 광경은 좌중을 압도하는 면이 있었다.

 

 ‘지금까지 느꼈던 알 수 없는 기분은... 저것 때문인가?’

 

 진혜미는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조금 전까지 막연하게 느껴지던 이상한 기분이, 일렁이는 횃불처럼 또렷해져 갔다. 그것은 불안감이었다.

 

 “흐으... 걱정마, 다치게 하지 않으니까... 안심해도 된다고... 당연하지... 이제부터 천천히 재미를 봐야할 텐데... 해치지 않아... 흐흐흐... 스으읍!”

 

 그 불안감을 증명이라도 해주겠다는 듯이 거대한 그림자는 음험한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늘어놓고 있었다. 귀를 의심할 만큼 낯 뜨거운 소리가, 대낮의 창공 아래서, 옴짝달싹 못하고 속박된 다수의 앞에서 울려 퍼졌다.

 

 쐐애애애애애액!

 

 차라리 말뿐이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림자가 갑자기 놀라운 속도로 쏘아져 내려왔다. 얼핏 보기에 그것은 거대한 바윗덩이였다.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거대하고 탄탄한 덩어리가 푸르른 창공 위에서부터 지면을 향해 일직선으로 내려왔다.

 

 쿠웅!

 

 지축이 흔들리는 굉음과 함께, 바윗덩이는 인근의 대장간 터에 내려앉았다. 오래 전에 문을 닫은 폐(廢)대장간의 지붕과 벽이 박살 나면서, 돌가루가 사방에 흩어졌다. 사위에 뿌연 연기가 감돌았다. 그 속에서 일순간 섬광이 번쩍였는가 싶은 그때.

 

 파파파파파팟!

 

 ‘앗! 땅이 패였어...?’

 

 마치 진혜미를 포위하듯이, 그녀를 중심으로 원형의 골이 깊게 패어졌다. 원형으로 파여진 흙 고랑 속에서 짙은 핏빛의 안개가 꿈틀거리며 올라왔다.

 

 츠츳!

 화르륵!

 

 땅 위에 자라나 있던 풀포기들이 핏빛 안개에 닿자마자 불이 붙었다. 곧바로 한 줌 재가 되더니 바람결에 흩어졌다. 진혜미의 도톰한 입술이 반쯤 열렸다. 놀라기도 했거니와, 다른 이유가 또 하나 있었다.

 

 ‘숨이 막혀... 저 붉은 안개 같은 것 때문에... 숨 쉬기가 힘들어!’

 

 그때.

 

 쿠웅!

 

 부서진 대장간 터.

 흙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대기 속에서 시커먼 덩어리가 걸어 나왔다. 바윗덩이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아니, 바위도 사람도 아닌... 어쩌면 그것은 괴물이었다. 발을 옮길 때마다 지축을 흔드는 소리가 사위를 짓때렸다.

 

 “스으으읍...! 역시 내 생각이 옳았어... 제일 큰 장원인지 뭔지 일일이 찾아다닐 게 다 뭐람? 흐흐흐.... 귀찮아서... 그물을 펼쳐놓고 기다렸더니... 역시나... 계집... 제 발로 날 찾아왔어... 흐흐흐!”

 

 쿠웅!

 

 “...낭군이 될... 이 몸을 말이야...흐흐흐...!”

 

 괴인은 가장 중요한 말이라도 된다는 듯, 흥분한 얼굴로 한 발을 바닥에 세차게 내딛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긴 혀를 내뻗어 입가를 연신 날름거렸다.

 

 그자의 정체는 청풍현의 안내석을 혈세(血世)라는 글자로 바꿔놓았던... 백 년 만에 돌아온 혈령신마라 자처했던 바로 그 거한이었다.

 

 “과연 혈세(血世)의 새 세상을 열어제낄 만한 기가 막힌 기쁨을 줄 수 있는 계집...”

 

 그때였다.

 

 -시이...

 

 괴인의 귀에, 어디선가 울리는 나지막한 한 줄기 소리가 감지됐다.

 

 “으... 으응?”

 

 괴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주위를 두리번거렸으나, 움직이는 자는 없었다. 괴인의 내가중수법에 모두들 제압된 상황. 이를 무위로 돌리고 움직일 수 있는 자는 적어도 이 자리에는 없었다. 기감을 최고수위로 끓어 올려봤으나 착오는 없었다.

 

 분명 다른 존재는 없었다.

 

 휘우웅 -

 

 “흐으... 잘못... 들었나?”

 

 쿠웅!

 

 괴인이 기분 나쁘다는 듯이 혀를 날름거리며 습관처럼 발을 굴렀다.

 

 -시이이이이...

 

 

 

 ‘설마...?’

 

 진혜미의 봉미가 파르르 떨렸다.

 

 ‘저 소린?’

 

 그녀의 가슴 한구석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지금의 이상한 기분은... 눈앞의 괴인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들었던 이상한 목소리... 세상에 둘도 없을... 불한당?’

 

 어쩌면 눈앞의 괴인보다 더한 자는 아닌 걸까. 갑자기 오한이 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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