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게임판타지
마왕을 노려라
작가 : 티르미르
작품등록일 : 2017.11.26

남들은 즐기자고 하는 게임, 죽기 살기로 하게 됐다.



 
4. 마왕은 한가하지 않다. (2)
작성일 : 17-12-11 00:04     조회 : 464     추천 : 1     분량 : 63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진짜 검다.

 

 갑옷만 바라보고 있자니 심연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후우...’

 

 속으로 한숨을 쉬며 머리를 흔들었다.

 

 갑옷은 매우 차가웠다.

 

 언데드인 내가 차가움을 느낄 정도면 얼마나 차가운 걸까?

 

 ‘안쪽은 좀 다른가?’

 

 투구를 들어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혹시 보온기능이라도 있는가 싶었는데, 내부를 바라보니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아무것도 안 보이네...’

 

 겉이 그 모양인데 안이 보이랴.

 

 이리저리 갑옷을 돌려본 나는 결국 고개를 돌렸다.

 

 레이는 기둥에 몸을 기대며 손톱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게 일은 시켜 놓고 저렇게 노닥거리다니.

 

 ‘힘이 없어 참는다...’

 

 일단 도움이 필요했기에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냈다.

 

 “이거... 어떻게 손질을 해야 하나요?”

 

 “응?”

 

 “이 갑옷이요.”

 

 내가 마왕의 갑옷을 가리켰다.

 

 “그건 네가 아는 거 아니었어?”

 

 레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미소를 짓는다.

 

 ‘이거 일반 갑옷처럼 다뤄도 되나?’

 

 아무리 그래도 마왕의 갑옷이다.

 

 망치로 두들기고 걸레로 광을 내고 그래도 되냐 이 말이다.

 

 ‘아씨...’

 

 머리가 아프다. 일단 도구가 필요했기에 몸을 돌렸다.

 

 “어디가?”

 

 “도구 좀 가지러요. 맨손으로 고칠 수는 없잖아요?”

 

 “흠... 알았어.”

 

 레이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무기고로 갔다.

 

 카앙- 카앙-

 

 해골병사들이 분주히 손질하고 있다. 도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레벨은... 안 오르네.’

 

 하긴, 레벨이 오른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오르겠는가.

 

 구석에 나뒹구는 도구를 챙겼다.

 

 “오, 마루.”

 

 베스카다.

 

 자기 키보다 조금 작은 미늘창을 들고 내게 다가온다.

 

 ‘못 다루는 무기가 없는 건가?’

 

 “어디 가는 길이야?”

 

 “아, 레이님의 명으로...”

 

 “레이가? 흐음... 뭐, 레이가 이상한 일이라도 시켰어?”

 

 베스카가 미소를 지웠다.

 

 내 사지를 절단하면서도 웃는 그녀였는데, 저렇게 정색하다니.

 

 ‘레이와는 사이가 안 좋은 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

 

 엄밀히 말해 레이는 연락책이고, 실질적으로 마왕의 명이었으니 숨길 이유도 없었다.

 

 “절대자의 갑옷 손질을 맡았습니다.”

 

 “갑옷 손질을...?”

 

 “예. 절대자께서 명을 내리셨다고...”

 

 “그래? 흠... 특이하네. 도칸도 건드리시지 못하게 한 갑옷인데...”

 

 베스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곧 미소를 되찾았다.

 

 “뭐, 절대자께서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너를 꽤 마음에 들어 하시나 보다!”

 

 마왕의 얘기가 나오니 다시 미소를 짓는다.

 

 기분을 알기 쉬운 악마다.

 

 “하하... 베스카님은 어디 가십니까?”

 

 예의상 되물었다. 내가 아는 예의가 악마들에게도 통용되는지 모르겠지만.

 

 “아, 절대자께서 자리를 비우셨으니까, 주변 순찰을 좀 하려고.”

 

 “순찰이요?”

 

 “그래. 절대자께서 아주 가끔씩, 지금처럼 자리를 비우실 때가 있는데 그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안 되잖아?”

 

 “아...”

 

 “인근 마을에서 길을 잃고 오는 인간들도 몇몇 있어서... 뭐, 행방불명 처리가 가장 좋지 않겠어?”

 

 무서운 말을 잘도 웃으면서 한다.

 

 ‘역시 악마는 악마야.’

 

 그러고 보니 가장 안전한 건 오히려 마왕성 근처의 마을일지도 모른다.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초반에는 마왕군이 주변 마을을 건드리지 않는다.

 

 아마 바몬을 비롯한 네크로맨서들이 습격하는 마을 중에 여기 주변 마을은 없을 것이다.

 

 “그럼 수고해.”

 

 “아, 예. 수고하십시오.”

 

 베스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

 

 다시 갑옷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레이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간 거야, 이 악마는...’

 

 연장을 들고 왕좌 앞으로 다가갔다.

 

 갑옷을 내려두고 왕좌를 바라보았다. 마왕성만큼이나 투박한 모습의 왕좌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없다.

 

 ‘한 번 앉아볼까?’

 

 다시 주변을 살폈다.

 

 기척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잠깐 앉았다 일어나는 건 괜찮지 않을까?

 

 ‘그래 딱 한 번만...’

 

 왕좌라는 자리에 언제 앉아 보겠는가. 조심스럽게 궁둥이를 내렸다.

 

 착-

 

 의외로 딱딱하고 불편했다.

 

 ‘허...’

 

 그 자리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비어있는 어두운 통로와 딱딱한 기둥이었다.

 

 만약 이 앞에 신하들이 무릎을 꿇고 있다 한들, 별로 기분이 좋을 것 같지는 않았다.

 

 ‘마왕은 언제나 이런 시야로 앉아 있는 건가?’

 

 부하들을 물리고 나면, 이 어두운 곳에 홀로 남겨진다.

 

 절대자의 위치.

 

 오히려 절대자기에, 가까이 다가오는 이가 없다.

 

 자신은 이 위에, 다른 이들은 아래에.

 

 그 거리가 아무래도 가까워지기 힘든 구조였다.

 

 ‘결국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지려면, 윗사람이 스스로 내려가야겠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 하극상은 양쪽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결국 위에서 내려오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잡생각은 관두고 다시 갑옷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뭘 고치라는 거야?’

 

 겉보기에는 멀쩡하다. 우그러진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그야 그럴 것이, 마왕성 내에서 마왕을 공격하는 자가 있겠는가?

 

 이 갑옷은 한 번도 쓰이지 않은 것이다.

 

 ‘그래, 상식적으로 고칠 필요가 없지.’

 

 연장을 가져오기 전에 조금 더 생각해볼 걸 그랬다.

 

 일단 연장 대신에 광을 내기로 했다.

 

 ‘그런데 광이 안 나잖아?’

 

 갑옷 자체가 빛을 흡수하듯 검다. 광을 내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일단 시도는 해보기로 했다.

 

 스윽- 스윽-

 

 갑옷을 문질러 닦았다.

 

 물론 변하는 건 없다. 갑옷에 뭐가 묻은 것도 아니었으니.

 

 ‘이게 뭐 하는 짓이람...’

 

 그렇게 갑옷을 구석구석 닦아내기를 한참.

 

 무의미한 일이라는 생각에 점점 피로해지는 순간이었다.

 

 변화는 그때 찾아왔다.

 

 [‘심연의 갑옷’에 적응합니다.]

 [적응도 : 1%]

 

 메시지가 나타났다.

 

 갑옷의 이름이 심연의 갑옷인가. 왠지 기분 나쁜 이름이다.

 

 ‘적응이라고...?’

 

 적응은 몇몇 유니크 아이템에만 적용되는 걸로 알고 있다.

 

 아이템 중 유니크 등급은 말 그대로 오로지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다.

 

 희귀성은 물론, 그 성능은 가히 최강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

 

 ‘뭐... 마왕이 가진 물건이니까 그건 이해가 가지.’

 

 분명 이 심연의 갑옷 역시 유니크 등급일 터였다.

 

 하지만 그렇게 강한 아이템이니 제약이 있다.

 

 바로 사용자가 그 아이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

 

 적응이 끝나지 않으면 아이템의 성능을 모두 끌어낼 수 없다.

 

 ‘혹시...’

 

 아무튼 갑옷의 적응도가 올라간다는 건 좋은 징조다.

 

 왜냐하면 내가 이 갑옷을 가로챌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

 

 ‘마왕의 갑옷을 내가 입어버리면 더욱 처리하리가 쉽겠지.’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왕은 나를 부려먹으려 했지만, 오히려 그 판단이 놈의 무덤을 파는 꼴이 되리라.

 

 “뭘 그렇게 음흉하게 웃어?”

 

 “헉!”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레이다.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의아한 눈빛을 보낸다.

 

 ‘언제 온 거야?’

 

 다행히 왕좌에서 내려 와있기를 잘했다.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목이 달아났을 거다.

 

 “아, 오, 오셨어요.”

 

 “뭘 그렇게 웃냐니까?”

 

 “네?”

 

 레이가 재차 묻는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게...”

 

 절로 눈을 피했다.

 

 스윽- 스윽-

 

 갑옷을 문지르며 머리를 굴렸다.

 

 “아...”

 

 레이가 마치 다 안다는 어투로 히죽 웃었다.

 

 ‘뭐... 뭐지?’

 

 설마 내 계획이 들킨 걸까?

 

 “그 표정 다 알고 있어.”

 

 “어... 네?”

 

 다 알고 있다니? 독심술이라도 익혔나?

 

 “안타깝네... 그렇게 죽은 몸으로는 세우지도 못하잖아?

 

 레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이 악마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응큼하기는. 의지를 가진 언데드는 역시 다르네? 생전의 기억인가?”

 

 “무슨 말씀을...”

 

 “괜찮아. 원래 성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완전히 오해하고 있다.

 

 내가 도대체 어떤 표정으로 음모를 꾸몄던 거지?

 

 “누구? 혹시 나?”

 

 “아니...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요.”

 

 “부끄러워 하기는, 서큐버스에게는 오히려 칭찬이니까 툭 터놓고 말해봐.”

 

 큐버스 종족은 머리에 그것밖에 없나?

 

 일단 귀찮아질까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여기서 오해를 풀겠다고 설명하는 꼴도 우습다.

 

 ‘그냥... 성욕 넘치는 언데드로 하자.’

 

 레이가 웃는다. 누군가 자신의 나신을 상상하는 게 기분이 좋은가보다.

 

 “그래, 상상이야 자유니까.”

 

 “예...”

 

 고개를 숙이고 갑옷 손질에 열중했다.

 

 [적응도 : 3%]

 

 적응도는 아주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지루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적응도가 10%를 돌파했을 무렵이었다.

 

 벌컥-

 

 “마루! 마루!?”

 

 벌컥 문이 열리며 베스카가 나를 찾았다.

 

 “베스카, 노크는 예의 아니야?”

 

 “절대자도 안 계시는데 내가 예의 차릴 사람이 누가 있다고?”

 

 레이가 묻자 베스카가 맞받아쳤다.

 

 나는 입을 굳게 다물고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

 

 “무슨 일인데?”

 

 “훈련시간이야!”

 

 “훈련이라고?”

 

 “그래!”

 

 베스카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마루는 절대자께서 맡기신...”

 

 “이것도 절대자께서 맡기신 일인데?”

 

 레이와 베스카가 다시 서로를 노려보았다.

 

 나는 묵묵히 갑옷 손질을 했다.

 

 “좋아.”

 

 물러선 건 레이 쪽이었다.

 

 “진즉에 그럴 것이지.”

 

 베스카가 비웃음을 던지며 내게 손짓했다.

 

 잠시 레이의 눈치를 살폈다. 가도 될까?

 

 “갑옷은 원래 위치에 두고.”

 

 “옛.”

 

 안 그래도 지루한 작업이라서 도망치고 싶기도 했다.

 

 빠르게 갑옷을 정리해 왕좌에 놓았다.

 

 ‘어째 바뀐 게 없냐...’

 

 그렇게 광을 내려 애써도 소용이 없었다.

 

 갑옷을 놔두고 베스카를 따라갔다.

 

 “아우, 얄미운 년.”

 

 묵묵히 걸어가던 베스카가 툭 말을 내뱉었다.

 

 ‘뭔가 불안하다...’

 

 뒷담화는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것도 윗사람들의 갈등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같이 씹으면 나중에 뒷담화의 대상에게 이야기가 흘러갈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같이 욕을 안 하면, 이야기를 꺼낸 이와 사이가 어색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내게 질문이 돌아오기 전에 먼저 선수를 치는 게 좋다.

 

 “레이님이 별로 마음에 안 드시나요?”

 

 이거다. 뭐가 불만인지 물어, 혼자서 욕을 하게 하는 것.

 

 나는 뒷담화를 하지 않았으니 변명의 여지가 있다.

 

 “그래, 그 년만 절대자 옆에 찰싹 붙어있는 게 꼴 보기 싫다니까.”

 

 “절대자께서는 왜...”

 

 “그걸 모르니까 더 성질이 나지. 그 년이 할 줄 아는 거라고 해봐야 머리 좀 잘 굴리고, 예쁘고, 몸매 좋고, 아주 색기나 흘리는 년인데!”

 

 그러니까, 예쁘고 능력도 좋은 부하다. 만약 나라도 베스카보다는 레이를 곁에 두겠지.

 

 그렇다고 여기서 그걸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훈련을 더욱 가혹하게 받고 싶다면 모를까.

 

 여기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절대자께서도 생각이 있으시겠죠.”

 

 더욱 지위가 높은 사람을 끌어들이면 된다.

 

 씹히는 대상과 더 높은 위치의 사람을 엮으면, 같이 뒷담화 하는 꼴이 된다.

 

 “으... 그렇겠지.”

 

 베스카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만약 여기서 부정하면 마왕도 욕하는 꼴이 되니까.

 

 레이에 대한 뒷담화를 짧게 끝내고 훈련장에 도착했다.

 

 그 뒤는 익히 아는 대로 내가 그녀의 손에 썰렸다.

 

 ‘왠지 화풀이를 하는 것 같은데...’

 

 어쩌면 내가 뒷담화를 막아서일지도 모른다.

 

 “적극적으로 덤비란 말이야!”

 

 그녀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든다.

 

 나는 이리저리 팔을 휘두르지만 막을 수가 없다. 막을 의욕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네크로맨서라고...’

 

 무기술을 배워둬서 나쁠 건 없지만, 굳이 스킬까지 빡세게 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차라리 책이라도 읽을 시간을 주면 좋으련만.

 

 사지가 절단되고 회복되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렸다. 어차피 시간만 보내면 훈련이 끝나니까.

 

 * * *

 

 “아, 좀 개운해졌다.”

 

 역시 나를 화풀이 대상으로 쓴 거였다.

 

 베스카는 한층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가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덕분에 체력이 더 오르긴 했지만...’

 

 체력은 64를 찍었고, 설렁설렁 무기를 휘둘렀지만 그 횟수 때문인지 스킬 레벨은 4가 됐다.

 

 검은 연기가 내 상처 부위를 휘감았다.

 

 “마루. 마루.”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이번에는 도칸이었다.

 

 “도칸? 무슨 일이야?”

 

 대답은 베스카가 했다.

 

 “절대자 호출.”

 

 “돌아오셨어?”

 

 “확인. 마루 호출.”

 

 도칸이 고개를 끄덕인다. 완전히 회복된 나는 베스카를 돌아보았다.

 

 “뭐해? 얼른 안 가고!?”

 

 “예, 수고하셨습니다.”

 

 도칸에 탑승하고 다시 왕좌를 찾았다.

 

 마왕은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계속 닦았던 갑옷을 입고.

 

 “도칸, 수고했다.”

 

 “명령 수행. 완료.”

 

 도칸은 빠르게 사라졌다. 레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루.”

 

 “예!”

 

 빠르게 몸을 숙였다.

 

 저벅- 저벅-

 

 마왕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내게 다가오는 건가?

 

 “고개를 들어라.”

 

 명령대로 움직였다. 눈앞에 칠흑 같은 어둠이 다가왔다.

 

 “가자.”

 

 짧은 명령이었다.

 

 “어디로 말씀이십니까?”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뒤늦게 입을 다물었지만.

 

 다행히 마왕은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블라칸을 지원한다.”

 

 마왕이 손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공간이 일그러지며 차원문이 열렸다.

 

 “저, 저도 가는 겁니까?”

 

 놀라서 물었다.

 

 “너는 내 수행원이 아니었나?”

 

 마왕의 대답에 할 말이 궁해졌다. 그의 뒤를 따라 차원문으로 들어섰다.

 

 어두컴컴한 마왕성과 달리 밝은 햇빛이 나를 비추었다.

 

 그러나 주변의 광경은 따스한 햇빛과는 정반대였다.

 

 ‘악취가 코를 찌르는군.’

 

 언데드가 되면서 내 몸에서도 시체 썩는 냄새가 풍긴다.

 

 이미 익숙해진 냄새였기에 웬만한 냄새는 버틸 자신이 있었다.

 

 그런 후각을 다시 자극할 정도의 냄새다.

 

 악취의 원인은 명백하다.

 

 주변 일대가 부패하며 악취를 풍긴다.

 

 나무와 풀, 그리고 산짐승들 역시 마찬가지.

 

 “절대자시여...!”

 

 마왕과 나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5.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다. (2) (1) 2017 / 12 / 14 546 3 5602   
19 5.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다. (1) 2017 / 12 / 14 478 1 5787   
18 4. 마왕은 한가하지 않다. (5) 2017 / 12 / 14 502 2 5544   
17 4. 마왕은 한가하지 않다. (4) 2017 / 12 / 13 482 2 5668   
16 4. 마왕은 한가하지 않다. (3) 2017 / 12 / 12 455 1 5535   
15 4. 마왕은 한가하지 않다. (2) 2017 / 12 / 11 465 1 6350   
14 4. 마왕은 한가하지 않다. (1) 2017 / 12 / 9 449 1 6251   
13 3.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5) (1) 2017 / 12 / 8 474 1 5777   
12 3.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4) 2017 / 12 / 7 454 1 5944   
11 3.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3) 2017 / 12 / 6 473 1 5665   
10 3.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2) 2017 / 12 / 5 477 2 5608   
9 3.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1) 2017 / 12 / 4 469 1 5676   
8 2. 마왕을 보았다. (5) 2017 / 12 / 3 434 1 5561   
7 2. 마왕을 보았다. (4) 2017 / 12 / 2 462 1 5782   
6 2. 마왕을 보았다. (3) 2017 / 12 / 1 458 1 5834   
5 2. 마왕을 보았다. (2) 2017 / 11 / 30 478 1 5528   
4 2. 마왕을 보았다. (1) 2017 / 11 / 29 434 1 5516   
3 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3) 2017 / 11 / 28 454 1 5530   
2 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2017 / 11 / 27 497 2 5658   
1 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 2017 / 11 / 26 790 2 568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해골병사는 탑을
티르미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