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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에이아이(AI)
작가 : 짧은팔코끼리
작품등록일 : 2016.8.30

좀비들로 가득한 우주선 콰이퍼 호에서 살아남은 우주선 엔지니어 잭과 우주복에 탑재 된 인공지능 제나의 썸(?)이야기. 과연 거대 여객 우주선 콰이퍼 호에서 생존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인공지능인 제나와는 어떻게 될까? 아무도 모른다. 그들의 운명은 그들에게 달렸다.

잭은 거대 우주 여객선 콰이퍼 호의 엔지니어다. 그는 수리 중에 의문의 폭발 사고로 정신을 잃고 케이블에 의해 발목이 묶인 채 우주에 둥둥 떠있게 된다. 정신을 차린 뒤 생존하고 콰이퍼 호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제나는 잭의 우주복에 탑재된 인공지능이다. 거대 우주 여객선의 엔지니어는 똑똑한 지능을 가진 조수가 필요한데 제나는 이를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사랑을 할 수 없는 인공지능임에도 불구하고 잭에 대해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우리 말도 안 되는 조합이지만 사랑해도 되겠죠?

 
4_ 에이아이의 사랑. 혹은 그 이상
작성일 : 16-09-03 21:25     조회 : 333     추천 : 1     분량 : 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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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복에서 뿜어지는 빛이 유일한 빛인 아주 어두운 공간에 잭이 쓰러져 있었다. 그는 특별한 외상을 입지 않았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박동하는 게 느껴지자 제나는 또다시 잭에 대해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잭! 잭! 일어나봐. 잭?”

 

  “으으”

 

  제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잭은 신음을 내뱉었다. 그러나 이 신음이 제나의 부름에 대답한 것인지 단순한 잠꼬대인지 몰랐다. 제나는 계산을 통해서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지금 상황이 싫었다. 잭이 아프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지금 상황이 답답했다.

 

  수천 억 개의 자료 중 사랑과 연인에 대한 자료도 다른 지식들 못지않게 많았다. 여자 친구는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아플 때 손을 잡아주며 간호를 한다. 그러나 제나는 육체가 없는 목소리뿐이었다. 손을 잡고 안아주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제나는 이 공허한 우주 한 가운데 조난당한 거대한 우주선 안에서, 잭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자신이 사실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게 싫었다. 누군가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 탄생 된 육체를 가진 생명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문득 잭의 첫사랑이었던 에리나가 부럽고 질투 났다. 그녀는 사지 멀쩡한 몸으로 잭과 육체적인 사랑을 나눈 인간이었다. 에리나가 지금 당장 잭의 옆에 있었더라면 그의 손을 어루만지고 뺨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제나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을 그녀는 했을 것이다.

 

  *

 

  잭은 무언가의 도움으로 좀비의 습격을 받은 곳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잭은 그 무언가의 한 쪽 어깨에 짐짝처럼 들춰 업힌 채 지금의 장소로 오게 되었다.

 

  잭이 누워 있는 곳은 로봇들의 창고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객실이었다.

 

  이곳은 원래 2등급 승객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방 하나, 화장실 두 개 있는 이 객실엔 침대 두 개가 가운데 작은 탁자를 끼고 나란히 놓여있었다. 지금 잭이 있는 곳은 3F90호인데 한 쌍의 신혼부부가 사용하던 곳이다. 잭이 누워있는 침대는 아리따운 새 신부가 누워있던 침대였다. 그녀는 안타깝게도 콰이퍼 호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좀비가 되어버렸다.

 

  잭을 데리고 온 존재는 푹신한 침대가 무려 두 개가 있는 방을 독차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 존재는 푹신한 침대 따위 필요 없는 존재였다. 아니, 과거 신혼부부가 썼던 우주선 객실조차 필요로 하지 않고, 안전한 장소조차 필요 없는 존재였다. 그 존재는 전투로봇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전투로봇을 보비라고 불렀다. 엄청난 살상력을 갖춘 군사용 로봇이지만 아기처럼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란 불이 들어오는 두 눈은 어린 토끼처럼 동그랗다. 우주선 내 다른 군인들과 통신하기 위해 머리에 설치 된 더듬이 같은 안테나는 귀처럼 쫑긋했다. 또 동료들이 귀여운 보비와 어울리는 흰색 토끼 그림을 그의 가슴 철판에 그렸다.

 

  보비는 인공지능이 탑재 된 로봇인데 중앙 홀에서 동료들을 모두 잃고 한 쪽 팔을 잃은 채 살아남았다. 그는 동료들을 모두 잃고 로봇이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 제나처럼 입력되지 않은 어떤 값이 프로그램 스스로 만들어 내 인간처럼 감정을 맛봤다.

 

  보비는 로봇이기 때문에 어디 숨어있지 않아도 됐지만 굳이 3F90호에 자리를 잡았다. 3F90호는 그의 동료 군인과 군인의 아내가 머물던 곳이었다. 콰이퍼 호 경비대장인 그 군인은 이 객실과 콰이퍼 호에서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바이러스에 의해 모든 것을 잃었다.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해 보비를 포함한 다른 동료를 모아 구출을 시도 했지만, 30명의 대원 중 보비만 살아남았다.

 

  로봇 보비는 동료이자 상관이자 친구였던 그 군인의 흔적을 잊지 못해 3F90호에 온 것이다. 그리고 콰이퍼 호 2층의 거대한 홀에서 친구의 시체를 살펴보기 위해 나오던 중 좀비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좀비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보비는 그것들을 잔혹하게 말살시키고 정신을 잃은 사람을 업어 자신의 보금자리에 데려다 줬다. 그리고 구급상자를 갖고 오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갔다.

 

  *

 

  잭의 심박 수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천천히 오르던 열도 어느 새 떨어지고 있었다. 제나는 이것이 잭이 곧 깨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걸 알았다.

 

  “잭? 내 말 들려? 잭! 어머, 잭!”

 

  잭은 기적적으로 눈을 떴다. 그는 푹신한 침대에 붙이고 있던 등을 땠다. 이곳이 어디고, 설마 죽은 건 아닌지, 혹시 좀비들의 식량 창고에 갇힌 건 아닌지 알아내기 위해 애 썼다.

 

  “여기가 어디야?”

 

  “우주선 객실이야. 2등급 승객들을 위한 객실. 3F90호. 어떤 전투로봇이 널 구해줬어. 너랑 나를. 헬멧이 제대로 작동이 안 돼서 로봇이름을 식별 할 수 없었어. 모양을 보니까 W-M 모델인 거 같아. 어쨌든 깨어나서 다행이야. 안심하고 누워서 쉬고 있어. 이 주변에 좀비 같은 건 더 나오지 않아. 그 로봇이 총으로 다 쏴 죽였어. 로봇이 지금 구급상자를 가지러 밖으로 나갔어.”

 

  잭은 침대에 가만히 앉아 머릿속을 정리했다.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났기 때문에 제나가 알려준 정보를 습득하는데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까지의 상황이 설명되자 다시 드러누웠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무사해서 다행이야. 난 너가 죽을 줄 알았어.......”

 

  “거의 그럴 뻔 했지. 그런데 그 로봇 덕에 살았잖아. 오면 이름이라도 물어봐야겠어.”

 

  “그래, 맞아. 그리고 마땅한 칭찬도 해줘야 해. 명령을 받는 프로그램들은 누군가의 칭찬을 받는 걸 어마어마한 보상으로 여기니까.”

 

  제나의 목소리는 잔뜩 상기 되어 있었다.

 

  “날 걱정해줘서 고마워.”

 

  잭이 말했다.

 

  “고맙긴. 탑승자의 생명을 걱정하는 건 내 당연한 의무고 일이야. 난 그냥 평범한 일을 한 것뿐인데 뭘.”

 

  “평소였다면 평범한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평범하지 않아. 지금 내 옆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걱정 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데. 넌 나한테 특별한 존재 같아, 제나. 아주 특별해.......”

 

  그때 객실 문이 열리고 바로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잭의 온 근육과 세포가 얼음이 되었다. 등줄기가 서늘하고 신경이 곤두섰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소리.

 

  “당신의 친구를 위한 구급약품을 구해왔습니다.”

 

  온화한 노란 눈빛을 가진 로봇이 한 쪽 품에 구급상자를 낀 상태로 말했다. 로봇의 목소리는 아주 평정심이 넘치는 기품 있는 남성 같았다. 그러나 달랑달랑 흔들리는 안테나는 굵직한 목소리와 대조 되었다.

 

  잭은 한시름 놓았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게 침입자가 아닌 구호물품을 들고 도착한 천사라는 게 감사해 로봇을 향해 웃음을 살짝 내보였다.

 

  “넌 이름이 뭐니?”

 

  “난 보비입니다. 은하 여객선 콰이퍼91 호의 경비로봇이고 비상 시 전투가 가능한 살상용 무기이기도 합니다. 법률에 따라 사람은 죽이지 않고 부상만 입히지만 사람이 아닌 경우 즉시 사살합니다. 더 도와드릴거나 궁금한 점 없으신가요?”

 

  잭은 보비라는 이름을 조용히 중얼거렸다. 엿처럼 입에 착착 붙는 이름이었다. 귀여운 아이가 연상되기도 했다. 살상용 무기에 보비라는 이름이라니. 수 천 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핵미사일에 ‘러블리’나 ‘코코 스패니얼’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더 웃겼다.

 

  “혹시 그 상자 안에 먹을 게 있니? 물이나 과자나 그런 거. 목마르고 배고프거든.”

 

  “네, 에너지 바와 물이 있습니다.”

 

  보비는 상자를 잭의 옆에 내려놓았다. 잭은 십자가가 그려진 상자의 뚜껑을 들어 올려 열고 과자와 물을 꺼냈다.

 

  보비는 과자를 우적우적 씹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잭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잭은 보비의 부담스러울 정도로 귀여운 둥근 눈을 의식했다.

 

  “너도 먹고 싶어?”

 

  “전 먹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물건에 감히 손을 댈 수 없습니다. 구급상자를 갖고 오는 것도 그래서 힘들었습니다. 전 더러운 존재라 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

 

  *

 

  보비가 저런 말을 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고위층 인사들 즉, 콰이퍼 호의 1등급 승객들과 고위 인사들은 인간을 흉내 내는 인공지능을 혐오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젊었을 시절 똑똑한 기계(휴머노이드와 다른 에이아이)들이 그들의 모든 직업을 빼앗아갔고 그들은 엄청난 고생과 쓴 맛을 맛봐야 했다.

 

  엄청난 부와 권력을 겨우 찾게 된 기성세대들은 다시는 기계들과 인공지능이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지 못하게 하기 위해 프로그램 계발 단계에 로봇들이 인간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하도록 했다. 쉽게 말해 로봇들은 인간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 설 수 없게 되었고 인간을 신처럼 모시도록 만들어졌다. 그렇지 않은 로봇들(에이아이도 포함)도 있지만 대부분의 로봇들은 자신이 인간의 노예인줄 알도록 설계 되었다. 전투를 해야 할 로봇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전투로봇들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도 절대 인간들을 사살 할 수 없게 되었다. 가벼운 부상 정도만 입히고 제압해야 하는 이유다. 보비도 이를 전제로 설계 된 전투로봇이다.

 

  하지만 가끔씩 별종이 나오는 법이다. 보비는 인간 이하의 존재지만 인간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변수를 계산하던 보비는 동료들의 행동을 보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기도 했는데 다행이도 이들 동료는 이상한 호기심을 보이는 보비를 상부에 보고 하지 않고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아직까지 자신의 한계에 부딪쳐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긴 하지만 보비는 언젠가 인간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우린 이미 보비 말고도 에이아이 이상의 길을 가려는 또 다른 인물을 만났다. 잭의 우주복에 탑재 된 그녀 말이다.

 

  *****

 

  잭은 정신을 잃은 동안 케이블에 발이 묶였던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꿈을 꾸었다. 이번에도 그녀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여자의 무릎에 누워 있었다. 햇빛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속삭였다.

 

  “어서 일어나 잭.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 너가 평생 깨어나지 않아서 내가 탑승자 사망 시퀀스를 작동해야 할까봐 두려워. 난 널 좋아해. 이게 어떤 계산에 의한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널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이상한 결과가 자꾸 느껴져. 너가 보고 싶어. 시스템에 저장 된 인증 사진이 아니라 진짜 너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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