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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22
작성일 : 17-12-09 22:44     조회 : 329     추천 : 0     분량 : 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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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여기서 뭐하는..?”

  당혹감과 의문이 뒤섞여진 목소리로 혜린이 우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조차도 놀랐는데 진수는 어지간할까. 그것을 증명하듯 진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멈춰있었다. 누가 보면 일시정지라도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 정도면 생각하는 것도 멈췄을 거라고 짐짓 예상하고 내가 대신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뭐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야.”

  하지만 멈춰 서있었다는 소리는 진수가 내게 쌓인 불만들을 전반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거나 어느 정도는 들었을 확률이 높다는 소리다. 혜린은 미심쩍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 행동에 난 이미 거의 다 들었다는 뜻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왜 네가 나보다 더 화를 내는 거야?”

  내 뒤편에 이젠 동상이 되어있는 진수를 향해 물었다. 녀석은 대답이 없었다. 아마 자신도 정작 당사자만큼 화내는 이유를 모르거나 왜 이러는지 앎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이유일 것이다. 남자끼리의 직감으로 생각하면 아마도 후자일 확률이 높겠지. 어쨌든 대답할 여력이 없어 보이는 진수를 대신해 내가 혜린한테 말을 건넸다.

  “싸운 걸로 잠시 할 말이 있는 거야.”

  “그러니까 왜 싸운 거에 대해 얘기하는데 내가 나오는 거냐고!”

  우리 쪽으로 다가오며 혜린은 언성을 좀 높였다. 아, 이런. 저렇게까지 말하는 건 십중팔구 그녀 자신도 적당히 짐작은 하고 있다는 소리다. 진수가 왜 저렇게까지 나한테 분노를 표출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는 형태라서 매우 입장이 난처했다. 진수는 동상 모드를 풀고 꼬맹이가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떨리는 목소리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기엔 이유가...”

  “그러니까 무슨 이유인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에 여기 있으면 곤란하겠거니 싶어 자리를 피하려고 일어서 뒤돌아 조금 물러났다. 그러자 날라드는 진수의 손. 내 팔을 좀 세게 잡고 마치 ‘나 좀 도와줘.’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까까지 나에게 표현한 적대감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모르겠다. 고개를 저으며 뒤를 돌아 혜린을 바라봤는데 이번엔 내가 멈출 차례였다. 진수는 아까 전의 나와 마찬가지로 왜 이러냐는 눈으로 날 보다가 내 시선을 따라갔고 혜린도 함께 뒤를 돌아 내 시선을 따라갔다. 내 시선이 머문 곳엔 윤영이 서있었다.

  윤영은 동물원에서 처음 들어보는 동물들을 처음으로 본 아이들과 같은 눈으로 여길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시선에 꽂혀있는 곳에 모여 있는 멤버들은 학교 내에서 유명한, 아마도 유명한 견원지간 그 자체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잡고 있는 진수의 손을 뿌리치고 혜린의 옆을 지나 윤영에게 다가갔다. 뒤에서 확 들어오는 시선들은 애써 무시했다.

  “신경은 안 써도 돼.”

  “아니, 그림이 되게 이상하고 웃긴데.”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님 어이가 없다고 해야 할지 모를 놀람이 없는 목소리로 내게 대꾸했다. 그녀의 대답하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조그마한 웃음을 올리며 나는 윤영에게 재차 강조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도 일단 질문은 하지 말아줘. 학교 끝나고 해도 충분하니까.”

  “응, 뭐. 알겠어.”

  고개를 순순히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겨 다시 학교 내로 들어가는 윤영을 끝까지 바라보다가 내 등을 따갑게 만드는 시선의 근원지로 다시 돌아갔다. 둘 중 어디에 서있을까 하다가 둘 다 다가가면 봉변이라도 당할 느낌이 들어 둘의 가운데에 섰다. 양쪽에서 어이없음과 비아냥거림이 혼합된 말을 던졌다.

  “아~주 좋아 보이네.”

  “웃음꽃이 함박이더라?”

  뭔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서로 나에게 이빨을 보이다가 한 쪽이 일방적으로 물리다가 그걸 나보고 도와달라고 하고 다시 나에게 동시에 이빨을 보인다. 이게 진짜 애니메이션이라면 웃으면서 봤겠지만 당사자가 되고 나면 웃음이 날 수가 없다. 그나마 웃음이 난다면 나처럼 쓴웃음일 것이다.

  “그럼 난 여기서 빠져도 돼?”

  내 물음에 둘 다 고개를 세차게 젓는다. 한 쪽은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라는 뜻으로 저은 것일 거고 한 쪽은 나를 좀 도와달라는 뜻으로 저은 것일 거다. 둘 다 만족하게 하려면 내가 여기서 입을 여는 수밖에 없다.

  “아침에 잠시 싸웠는데 선생님한테 상담하지 않고 우리끼리 해결하기로 한 거야.”

  “그 부분은 알겠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해봐.”

  “나머지 부분?”

  “왜 내 이름이 나왔는지에 대해서.”

  드디어 핵심이다. 진수에게 눈길을 보내 네가 대답할 거냐고 말없이 물어봤더니 녀석은 내 눈을 피했다. 즉, 대답은 내가 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것도 내가 그의 진의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그녀의 의구심에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대답을 해야만 한다. 혜린의 표정을 한 번 봤더니 여기서 대답을 안 하면 오늘 내내 엄청나게 힘들게 하겠다는 표정이다. 아주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렇게 셋이서 아무런 말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내가 입을 열었다.

  “일이 다 끝나면 말할게.”

  “뭐야, 그게?!”

  절대로 납득할 수 없다는 듯이 언성을 높여 대답하는 혜린. 어느 정도 예상한 정도라 크게 동요하지 않은 채로 나는 말을 이었다.

  “남자끼리만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 거야. 여자애들도 그러지 않아?”

  내 대답에 혜린은 순간 말문이 막혔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어느 정도의 동요를 겪고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나는 그 동요를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이기 위해 마지막 말을 건넸다.

  “다 끝나면 이야기해줄게. 물론 저 쪽에 있는 놈이.”

  고개를 움직여 턱으로 진수를 가리켰다. 혜린의 시선이 나와 진수 사이를 정확히 세 번 오가고 난 후에 고개를 저었다. 그게 긍정인지 부정인지 헷갈려하고 있을 때 그녀가 입을 열었다.

  “...반드시 이야기 하는 거다.”

  그러고는 먼저 등을 돌려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한 숨 돌렸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숙이고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는 진수. 나는 그에게 다가가 똑바로 그의 눈을 마주봤다. 그런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진수도 고개를 들고 내게 시선을 보냈다. 한동안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마주봤다. 그러다 예비종이 울렸고 종소리가 다 울리고 나서 난 말을 시작했다.

  “네가 날 왜 그렇게까지 적대시하는지 대충은 알겠어.”

  “그런데?”

  “그래도 난 내가 왜 그랬는지에 대해 지금 말해줄 수 없어.”

  “허?”

  “지금 안 된다는 소리야. 나중엔 반드시 말해줄게.”

  “그 말을 믿으라고?”

  “마지막으로 믿는다고 치고 믿어봐.”

  그리고 다시 서로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 진수는 한숨을 쉬고 뒷머리를 긁적였다. 긍정의 표시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가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충고랍시고 그에게 한마디를 한 번 더 보탰다.

  “너무 오래 끌지는 마.”

  “...? 뭘 말이야?”

  “네가 혜린을 좋아하는 마음 말이야.”

  내 대답을 듣고 진수는 눈을 크게 뜨더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내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작게 “쓸데없이 눈치는...” 라고 말하고 혀를 찼다. 손을 들어 그만 간다는 표시를 하고 진수는 먼저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올리고 숨을 크게 쉬었다. 뭐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조금 피로했다. 학교에서 남은 시간 동안 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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