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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갈래마을 Pronged Village
작가 : 무아비
작품등록일 : 2016.9.3

아이들끼리 꽁냥대는 판타지 스토리가 써보고 싶었습니다! 대륙 어중간한 위치 여섯갈래길 위에 자리잡은 갈래마을. 갈래마을 아이들의 아련한 판타지 스토리

 
노인의 프롤로그
작성일 : 16-09-03 19:59     조회 : 474     추천 : 0     분량 : 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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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랑

 

 문에 달린 낡은 종이 울렸다. 술집의 손님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시큰둥해져서는 다시금 얼마남지 않은 술잔으로 시선을 옮긴다.

 

 만약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드레스를 입고온 아리따운 아가씨였다면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등에 커다란 상처자국이 있는 거구의 사나이였어도 황금갑옷을 입은 잘생긴 청년이었어도 반응은 사뭇 달랐을 것이다. 그래, 하다못해 싸구려 가죽장갑을 입은 코찔찔이 애송이 한명이었더라도 반응은 달랐을 테지. 애송이를 놀려가며 골탕먹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테니까.

 

 그래 재미. 지루한 수도의 골목길, 낡아빠진 선술집에는 한낮의 지루함을 꾀차버릴 재미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운 나쁘게도, 아무쪼록 재미와는 덜떨어지게도,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이마에 주름가득한 노인 한명이었을 뿐이었다.

 

 노인은 뚜벅뚜벅 술집안으로 들어섰다. 노인의 발걸음은 특이한 잰걸음이었는데, 술집안의 사람들이게 그 정도의 특이함은 딱 먹다남은 땅콩안주와 맞먹는 수준이라 전혀 관심을 끌지 못한채 노인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맥주 한잔."

 

 슥 내밀어지는 은화 한개.

 

 "시원하게."

 

 내밀어지는 동전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주방장은 막 내놓으려고 따라둔 미지근한 맥주를 당장에 버려버리고는 지하실로 내려간다. 잠시후, 노인은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크아~ 거 맥주 참 시워언 하구만 껄껄"

 

 호탕하게 한바탕 웃는 노인. 미지근한 맥주를 입에 물고 있는 사내들은 그런 노인을 부럽게 쳐다본다. 그러다 갑자기 노인의 옆으로 한 중년의 사내가 빈 컵을 들고는 옆자리에 앉는다.

 

 "거 노인장, 말동무 안 필요하시우? 외로운 노인네 술친구나 되줄려구 이렇게 왔는데 말이야."

 

 "이 나이 되서 술친구라...좋지. 그래, 자넨 이름이 뭔가?"

 

 "'카스'요"

 

 "거 참 맥주 잘먹게 생긴 이름이구만! 껄껄껄! 여보게 주인장. 시원한 맥주 한잔 주시게나!"

 

 타앙

 

 맥주잔을 부딪히고 시원하게 넘기는 두사람. 시원한 목넘김에 부러움의 시선까지 모두 모아 유쾌하게 목 저편으로 흘려버린다.

 

 "크하~ 거 끝내주는구만. 허허. 그래, 노인장. 근데 방안에서 요양이나 하셔야할 분이 이런곳에는 무슨 사단이 나 이런데 다 오신거요?"

 

 "껄껄 이 사람 말하는것좀 보게. 이래뵈도 말이야. 응? 나름 곱게 늙어서 튼튼하다고 이 사람아."

 

 "거 시답잖은 소리는 하지 마쇼. 쭈글쭈글 주름이나 많이 져서는...암튼 노인장."

 

 사내의 표정이 짐짓 정말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바뀐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어디 먼데 돌아댕기다 오신 모양인데, 어디서 오신거요?"

 

 사내의 말에 재밌다는 듯 표정을 지은 노인. 입에 미소를 짓고 눈을 감은채 잠시 생각에 빠지던 노인은 이윽고 그 주름진 입을 오물거리며 세월의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그린노트의 정원. 황금빛이 새벽까지 차오른다는 극서지방의 보리밭. 금화가 가득하다는 샘선장의 난파선. 온갖 도적떼들이 넘쳐난다는 우슈루 산맥. 살아나온자들이 드물다는 마녀의 숲과 별빛이 다가와 말을 건다는 이베트 고원.

 

 쉴새없이 움직이는 노인의 입은 수만가지 이야기를 풀어놓았고, 노인의 눈빛은 그 총명한 눈빛이 살아났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노인은 정말로 즐거운 눈치였고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용이 산다는 슈쿠리 산맥의 이야기까지 끝이 났을 즈음에는 어느덧 술집에는 저녁장사를 위한 등이 켜져 있었고, 노인의 주위에는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래서 비록 용은 보지 못했지만 그놈의 그림자는 봤던거지. 산맥을 내려가면서 갑자기 온 세상이 깜깜해지던데, 위를 올려다보니 아 글쎄 그놈이 하늘을 날며 해를 가렸던 게야."

 

 "햐아..."

 

 "용이라, 책에서나 봤던건데 말이야.."

 

 "저기 저 노인장. 그 용이란 놈은 노인네를 보지 못했던게요?"

 

 "예끼 이 사람아! 그 용이 봤었다면 저 노인장이 지금 여기서 우리한테 이야기를 해줬을리가 있겠나?"

 

 그 소리에 온 선술집이 웃음소리에 들썩거렸다. 노인은 사내들과 함께 호탕하게 웃었고, 저녁 골목길의 선술집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여보게 주인장. 여기 하룻밤 묵고 갈 방 하나 는 있겠나?"

 

 "위층에 가면 빈방이 하나 있긴한데 묵고 가실꺼요?"

 

 "하나 준비해 주시게"

 

 저녁장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갈때즈음 노인은 술집 주인에게 숙박을 부탁하고는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향했다.

 

 "거 노인장."

 

 잰걸음으로 계단을 향하던 노인을 걸쭉한 사내의 목소리가 잡는다. 뒤를 돌아보니, 노인이 맥주를 샀던 사내, 카스가 벌개진 얼굴로 서 있었다.

 

 "덕분에 즐거웠수다. 난 노인장이 비실비실한 쇤넨줄로만 알았더만 그렇게 대단허신 분인줄은 꿈에도 몰랐소. 껄껄껄"

 

 "대단하긴 뭣이. 오래 살다보면 이런요런 경험이야 다들 하는 것이지."

 

 "만약 그렇다면 나도 노인장처럼 늙었으면 좋겠구만. 암튼 노인장. 내일 떠나시는거요?"

 

 "그래야지. 나 늙어빠진 노인네가 한곳에 죽치고 앉어봐야 등에 등창나는 것밖에야 더 있겠는가 껄껄."

 

 자유롭게 대륙을 유랑하는 노인. 카스는 그 멋지고 호탕한 모습에 오랜만에 위인을 만난듯한 기분이었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실 작정이요?"

 

 "흠...아직 못정했다네. 사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요즘들어 힘이 부실허긴 하거든. 뭔가 휴식차 조용하면서도 재밌는 곳에 가보고 싶긴한데 말일세."

 

 "음...그런데를 한 군데 알고 있긴 헌데.."

 

 사내의 말에 노인의 눈썹이 올라간다.

 

 "오, 어떤곳인가?"

 

 "여기서 조금 가야 되는곳이긴 하오. 바랑산 골짜기 옆. 거기에 여섯갈래길이 있소."

 

 "호오...계속해보게나"

 

 "노인네도 흥미가 동하나보오. 껄껄. 암튼 그 여섯갈래길은 대륙 사방으로 연결 되있소. 하나는 이곳 왕국의 수도로, 하나는 고드릭 평야로, 아 맞아. 전쟁이 자주 일어나는 거기 말이오. 또 하나는 마법 왕국 제나스로. 또 하나는 바랑산 골짜기로 또하나는 몬스터가 많다는 검은 숲으로 마지막으로 하나는 공동묘지로 가는 길이지."

 

 사내는 잠깐 남은 맥주로 목을 축이더니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대륙 사방으로 통하는 여섯갈래길 위에, 마을이 하나있소. 내 사촌이 사는 곳이지."

 

 "호오..."

 

 흥미롭다는 표정의 노인. 그런 노인의 표정을 보며 카스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여섯갈래길 위의 마을이라...상당히..."

 

 "상당히 재밌지 않소?"

 

 노인과 카스는 서로 마주보며 씩 웃었다.

 

 "거기사는 내 사촌은 그 마을을 마치 사람의 인생과도 같다고 비유하지 껄껄. 암튼 그놈도 은근히 감성적이란 놈이란 말이야"

 

 "갈랫길위의 마을이라...그래...정말..정말 인생과도 같구만...허허"

 

 팅

 

 사내의 손으로 은화 하나가 떨어졌다.

 

 "좋아. 다음 목적지는 거기로 하지. 고맙네, 카스. 이건 소개비일세."

 

 "허허, 뭐 이런걸 다 주고 그러시우? 일단 주니 감사히 받겠수다. "

 

 "반절은 내 정이라고 생각하고 받으면 될걸세. 그래, 그 마을 이름이 뭐라고?"

 

 "아이쿠 내 정신좀 봐. 이름을 안알려 줬구만. 내 노인네보다 먼저 치매가 올 예정인가 보오. 껄껄껄. "

 

 사내는 은화를 주머니에 밀어넣고는 작별인사를 하듯 입을 열었다.

 

 "그 마을 이름은 사실 간단하지. 특징을 잘 살렸달까. 늙은 노인장이라도 잊어먹을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요."

 

 웃는 노인장. 사내는 노인과의 헤어짐이 아쉽다는 듯이 웃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 마을의 이름은..."

 

 '갈래마을' 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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