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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Andrea
작가 : 체리씽
작품등록일 : 2017.12.9

bal AceTy, 황제의 반려 가문에서 태어난 소녀가 이름없는 황제에게 이름을 지어주면서 생기는 판타지 로멘스.
아트랑, 이 대륙에서 유일한 제국. 여태까지 많은 아세티를 배출했던 발 아세티(bal acety) 가문에서 태어난, 안드레아는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집을 나와 거리로 갈 수 밖에 없었다. 7개의 고대 귀족 가문이 천 년에 한 번 내려오는 신탁에 따라 아트랑의 영광을 위해 황성으로 모이게 되는데...

 
[서장] 클로이 03
작성일 : 17-12-09 13:38     조회 : 206     추천 : 1     분량 : 5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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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이 알았다면, 이 애를 데려가서 무슨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제이크는 몸이 우락부락하기는 해도 운동은 젬병이었다.

 물론 이 애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결속도 없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요새 들어서 ‘이 애를 건드린다면 자신이 가만히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 예 라고 대답할만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어쨌든 오늘 술을 먹여본 것에 대한 성과는 술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 또한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었다. 아펠이 작은 소도시라 해국(海國)과는 거리가 있지만, 자신은 알고 있었다.

 세상 그 누구도 저렇게 물을 닮은 눈동자를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선택을 받았던 것이었다.

 무려 신에게.

 

 아펠의 사람들은 무지몽매했다. 누군가 말을 하면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순수함이 짜증나고, 가끔 역겹기도 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들이 그렇게 된 데에는 자신의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제이크는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제 눈앞에 있는 클로이가 그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 소년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 수 없었을 것이었다. 만약 소녀로서 이 세상에 나왔다면, 이 여관의 주인인 대니얼에게 진작에 당하고 말았을 것인데, 머리가 나름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역시 술이 약하네.”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무슨 뜻이야?”

 

 글쎄. 하고 제이크는 슬쩍 웃었다. 딜런의 말에 잠깐 대꾸해 준 것은 순전히 그의 순수함을 깨우기 위해서였다.

 

 제이크 본인이 알기로는 아세티는 술을 못한다.

 이는 물을 다스리는 자로써 당연한 사실이랄까, 물론 딜런에게 쉽게 알려주고 싶지도 않았다. 이번 대에 두 명이 태어났을 뿐. 원래 신탁의 아이는 본인 하나니까.

 일말의 자존심은 남겨놓고 싶었다.

 

 제이크는 자신과 딜런이 합쳐져서 태어났어야 한다고 종종 생각했다. 그래야 신탁에 맞는 결속과 실리를 찾을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이렇게 둘이 태어난 것도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딜런은 그저 어디서나 사랑받는 그 ‘아세티‘의 매력에 빠져 있을 뿐이었다.

 동생을 사랑하지만, 아세티에 대한 사랑을 응원할 수는 없었다. 딜런의 눈빛이 더 변하기 전에, 아세티가 빨리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중요했다. 슈펜은 응당 아세티에 대한 허물을 감춰야 하는 가문이니까. 슬슬 정육점 일도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제이크는 생각했다.

 

 “제이크. 무슨 소리냐고.”

 “말 그대로. 특별한 의미는 없어.”

 “젠장. 나는 니가 이럴 때마다 짜증나 미칠 것 같아. 샐리를 내가 꼬셔도 괜찮다는 건가?”

 “마음대로.”

 

 딜런은 다시 부들부들 떨며 제이크를 바라봤다.

 분노에 찬 눈빛이 여실히 느껴지는 표정. 제이크는 그런 딜런이 이해되지 않았다.

 어차피 본인도 알고 있을 텐데. 클로이는 클로이가 아니라는 것과, 금방 이 곳을 떠나야 하는 것 쯤은 눈치가 있는 딜런이라면 쉽게 알아차릴 만도 했다.

 

 물론 제이크가 간과하는 점은 딜런이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에 눈치가 없다는 것이다.

 

 제이크는 어릴 적부터 신탁에 대해 아버지에게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선택의 아이, 신탁에서처럼 자신은 7명 중 한 사람이었다.

 

 단지, 나올 수 없는 확률로 같이 낑기게 된 녀석, 동생 딜런이 있을 뿐. 역사의 그 7명 중 한 사람인 슈펜에게서 나온 수많은 가지 중에 자신이 선택 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작은 아버지의 상단을 제이크는 이어가야 했다.

 

 제이크의 아버지가 준비 없이 돌아가시지만 않았어도, 신탁으로 인한 사정을 설명하고 제이크는 무역의 거점 도시 시펜으로 떠났을 것이었다. 슈펜이란 대도시 안에서 제일 무역을 크게 하는 도시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긋난 딜런과 어머니인 로라를 위해 잠시 남아있는 것뿐이었다. 그러니까, 정육점집 딸인 샐리 또한 그저 단순한 놀이에 지나지 않았다.

 

 “난 너 그런 점이 제일 싫어.”

 “딜런.”

 “너도 인간이면서 왜 인간을 그저 놀이에 치부하는 거지?”

 “당연히, 나는 의무가 있으니까.”

 

 그게 무슨 의무냐고! 하는 딜런의 말을 가볍게 넘기면서, 이 소란 속에서도 도롱 도롱 잠을 자는 안드레아는 내려다보다가 이내 딜런에게 “니가 너무 감정적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건가?” 하고는 안드레아를 고이 눕혔다.

 딜런은 화가 차오름을 느끼며 작게 욕을 뱉고는 골방을 나갔다.

 

 “의무이긴 하지만.. 그래도 클로이 너를 동생으로 생각 하고 있어.”

 

 제이크는 잠든 클로이가 불편하지 않게 구석에 개어진 이불을 펴서 클로이를 눕혔다.

 금발에 가까운 머리를 만졌다. 신기했다. 보통 아트랑(Atrang)의 사람들은 모조리 검은 머리에 검은 눈, 노란 피부. 해국에서는 아트랑 사람들을 황인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마치 해국 사람인 것 같은 머리색과 하얀 피부.

 제이크는 너무 바라보다가 빠질 것만 같아서 괜히 웃음이 났다.

 적어도 만일, 아세티가 아니라면, 클로이를 그저 동생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가문의 의무란 그게 아니었다.

 어찌됐든, 이정도로 사는 것도 선조들이 돈을 조금 모아놓아서니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때때로 제이크는 감정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느끼기도 했다.

 자신이 감정을 드러내는 존재는 로라와 딜런, 돌아가신 아버지뿐이었다.

 

 “좋은 꿈 꿔라.”

 

 한참을 클로이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운명의 무게가 짓누른 녀석이었다.

 아세티는 제국에겐 무궁한 영광이었지만, 한 가정에게는 재앙이었다.

 그런 저주를 그래도 bal AceTy에서는 피해가고는 했는데, 운이 안 좋았다고 치부될 수 밖에 없었다.

 

 제이크는 그게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신께서 모두에게 행복을 주고, 영광을 줄 것이라면, 아세티에게 적어도 일말의 행복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그 존재로서의 영광과 축복은 한 사람의 일생을 박살내거나 짓눌렀다. 제이크는 그런 현실이 안타깝다고 느꼈다.

 

 막상 제이크는 이렇게 살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잔인하게 제 손으로 제가 목숨을 끊었을 것이었다.

 어차피 물의 신 슈미즈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해서 벌을 주지 않았다.

 단지 물속에서 고이 잠들 뿐이었다.

 

 갈 시간이 다가왔다. 제이크는 클로이의 방 구석에 있는 이불을 펴 클로이를 눕혔다.

 그러고 나서 제이크는 몸을 일으켜 거리로 나섰다.

 

 아펠의 하늘은 오늘따라, 심연을 담은 듯 했다.

 여관 밖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딜런을 보다가, 제이크가 “집에 가자.” 하고 툭 쳤다.

 딜런이 일어나 제이크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따라가면서 보는 제이크의 등은, 넓었다.

 딜런은 제이크의 등을 빤히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어쨌든 아버지 같은 형이었다.

 냉소적으로 변한 것도 어쩌면 딜런 본인의 잘못일 수도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지난 3년동안, 딜런은 제이크의 말마따나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았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던 건지, 딜런은 알 수 없었다.

 그저 클로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로라가 걱정하는 것을 알아도, 제이크가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말이다.

 딜런 자신은 그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고칠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호기심, 둘째는 진심, 셋째는 습관이었다.

 

 딜런의 처음은 말을 파는 상인의 딸인 바시였다.

 바시는 딜런보다는 나이가 조금 많았고, 숱한 동네 총각들과 자고 다니는 그저 그런 여자였는데, 딜런은 바시가 권하는 술을 마시고 나서,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단 한번일 줄 알았던 쾌락은 손을 쓸 수 없이 커져만 갔다.

 

 물론, 바시 뿐만 아니라, 아펠의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

 클로이만 모르는 아펠의 비밀은, 마을의 결속력을 위해 숱하게 서로가 서로를 탐하는 더러운 동네라는 것이다.

 

 클로이가 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딜런이 더 많은 결속을 행했기 때문이었다. 아펠이 믿는 신의 종파는 그런 결속을 통한 믿음을 중요시 하는 종파였다.

 

 망나니라고 칭하긴 하지만, 딜런이 누구보다 절실한 신자라는 것은 아펠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유부녀, 할머니 할 것 없이 딜런의 결속을 받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행복을 느끼고는 했다.

 그러다 클로이를 만났다.

 

 흑백의 세상 속 한줄기의 빛을 만난 것처럼, 딜런은 아무말도 할 수 없이 클로이에게 첫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고 딜런은 생각했다.

 그렇게 깨끗한 사람은 딜런은 본 적이 없었다.

 클로이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더러웠다.

 그들은 구원을 위해서라면 아들을 팔아먹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인간이란 굉장히 추잡하고 더러운 족속들이었다.

 

 물론 그건 제이크 또한 마찬가지였다.

 딜런이 난봉꾼 같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이크 자신은 알고 있었다.

 이건 어쩌면 신의 신탁을 공유하지 않은 자신의 탓일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제이크는 딜런 자신이 아펠에서 떠날 결심을 할 때까지는 슈펜의 신탁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이는 아버지의 뜻이기도 했다.

 신탁을 계승한 사람이 한명이라도 더 줄기를 바란 것이었다.

 

 “딜런, 왜 이렇게 늦었니?”

 “미안해요, 로라. 클로이랑 좀 노느라구요.”

 “일찍 다니렴. 우리들의 신이 너를 지켜보고 계신단다.”

 “알아요.”

 

 제이크는 자신을 뒤로 하고 딜런과 로라가 얘기하는 모습에서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꼈다.

 이런 종교에 목을 매달고 있는 엄마가 너무 창피했으며, 먼저 세상을 등져버린 아버지에게도 얼굴을 들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폐인생활을 했던 어머니에게 신관이 찾아온 것은 자신이 정육점에 나가서 기술을 배우고 있던 날이었다.

 어느 날 일찍 끝내고 집에 왔을 때, 흰 옷을 입은 신관 사내와 함께 결속을 하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봤다.

 

 무려 딜런이 자고 있던 방 한가운데였다.

 제이크도 그 때는 그러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본인 또한 제 몸을 추스를 수 없이 힘겨웠다고 봐야했다.

 

 그들이 하고 있는 작태가 역겹기 그지없었다.

 딜런은 세상을 모르고 자고 있는 듯 했다.

 들어가서 엎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알 수 없는 나무들과 꽃이 많은 숲이 빙 둘러 있어 섬처럼 폐쇄적인 슈펜에서 종교와 신관의 존재는 신이 존재하는 것과 같았다.

 클로이가 이 마을에 오기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펠은 무역의 도시가 아니었다.

 폐쇄적인 사과의 도시.

 슈미즈가 가장 사랑하는 사과를 키우는 이 도시야말로 신의 도시라고 봐야했다.

 

 아버지가 이리로 거처를 옮긴 이유를 잘 설명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신탁을 받은 아이들이 신의 정기를 잘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곳은 이 마을이었다.

 적어도 이 마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핍박받고 굶어죽는 아이들이 넘쳐났고 신전의 신관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마을사람들을 달에 한번, 트왈에 한 번 불러 모아 자기들끼리의 결속 의식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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