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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 나의 결혼
작가 : channi
작품등록일 : 2017.11.27

장장 10년의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연수와 호현. 결혼 3년 차, 꺼지지 않는 잔잔한 불꽃처럼 사랑했던 두 사람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점점 호현은 연수에게서 멀어져가고, 결국 그의 입에선 이혼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연수는 절대 이혼할 수 없었다. 아직 그를 많이 사랑하기에. 그런 그녀는 우연히 '졸혼'에 대해 알게 되고. 이혼을 말하는 호현에게, 당당히 졸혼을 선언한다. 이 결혼,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결혼, 나아가 진짜 사랑에 대해 깨달아가는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7. 마음에 연고 한 스푼
작성일 : 17-12-08 13:12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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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졸혼하기로 했어.”

 

 연수는 그 누구보다도 담담히 말을 뱉었다. 그런 그녀를 나경은 어안이 벙벙한 듯, 바보 같은 표정으로 바라봤다. 나경은 연수가 장난치는 거라, 아니면 화가 나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라 여겼다.

 

 “..뭐?”

 “말 그대로, 졸혼. 네가 저번에 말한..”

 

 다시 한번 더 졸혼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제야 나경은 연수의 마음이 진심임을 깨달았다.

 

 “이연수, 너 미,미, 미쳤어?”

 

 나경은 당황스러움에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

 

 졸혼 당사자가 아닌 나경은 세상에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 난리를 치고 있고, 정작 장본인인 연수는 그저 가만히 밥 한 숟가락을 떠먹었다.

 

 “너 지금 밥이 넘어가? 너 왜 이렇게 태연해?”

 

 나경은 이해가 안 간다는 마음 반,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연수가 오히려 걱정되는 마음 반. 반반의 마음으로 연수를 다그쳤다.

 

 “밥 좀 먹자. 언성 좀 그만 높여.”

 “밥을 제대로 먹을 거면, 왜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해!!”

 “..푸하핫!!”

 “..?”

 

 연수는 나경의 말을 듣곤 그대로 웃음이 터져 나와 버렸다. 웃을 상황도 아니고 웃을 일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웃겼다. 나경의 말이 곧이곧대로 다 들어맞았다. 상황을 조금이라도 회피해보겠다고 내뱉은 자신의 객기가 너무나도 어이없었다.

 

 “넌 지금 웃음이 나와? 어떻게, 내가 너보다 지금 더 난리 난 거 같아.”

 “그러면, 나 또 울까?”

 

 연수의 속상한 마음을 꾹 눌러 담은 한 마디에 나경은 나불대던 입을 꾹 닫았다. 잠시나마 착각했다. 사실 진짜 속상한 건 연수일 텐데. 친구의 마음을 너무 몰랐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야.”

 “..”

 “근데 진짜 국 하난 끝내준다.”

 

 나경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금 국을 한 수저 떠먹었다. 덩달아 연수도 이번엔 김이 모락 모락나는 고기반찬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두 사람은 또다시 아무 말 없이 먹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는 듯 밥을 먹었다.

 

 

 #집 근처 공원

 

 맛있는 아침 식사 후, 두 사람은 나경의 집 근처 공원에 산책을 나왔다.

 

 “공기 좋~다.”

 

 초록색 빛 가득 물든 나무들도 한 번 보고,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푸른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그러기를 몇 번. 밝지만, 뭔가 모르게 무거운 공기가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이혼은 못 하겠더라 진짜. 그래서 졸혼하자고 했어.”

 “근데.. 오히려 그게 더 너한테 지옥 아닐까?”

 “지금 바로 이혼하면, 나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거 같아. 나한테도 시간 이란 게 필요하잖아..”

 

 연수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한숨 섞인 말투로 내뱉었다. 그런 연수를, 나경은 자기 일 인 양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후, 그래. 당연하지.”

 “..”

 “한담 때문인 거지? 그 망할 년.”

 

 나경은 눈에서 새빨간 레이저를 뿜어내며 한담의 욕을 늘어놓았다. 욕을 내뱉으면 맞장구를 쳐줄 줄 알았는데, 연수는 그저 가만히 있었다. 나경은 그런 연수를 팔꿈치로 툭 쳤다.

 

 “뭐냐 이연수, 왜 이렇게 화를 안 내? 그 죽일 년! 하고 화를 내야지.

 “..그냥, 걔한테 화를 내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야! 바람난 인간이야 권호현은. 그리고 한담은 미친 불륜녀라고!”

 “맞아, 둘 다 나쁘지. 나한테 너무 나쁜 짓 했지.”

 “내가 아주 동창회에서 한담 고거 눈알을 팍! 뽑으려다가 참았다 진짜.”

 

 나경은 손을 브이 모양으로 만들곤 허공에 대고 눈알을 찔러댔다. 그런 나경을 연수는 가만히 바라보다 조금은 무거운 목소리로, 또 조금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현이가 그러더라. 자기도 사람이래. 내 보호자 노릇 하는 거 지겹대. 내 감정 쓰레기통 되는 거 싫대.”

 “..뭐?”

 “현이 그렇게 만든 거 다 내 탓이야. 내가 잘 못 했으니까, 나한테 불만을 느끼게 내가 행동했으니까..”

 

 연수는 걸음을 멈추고, 마치 자신이 큰 죄를 지은 사람 마냥 고개를 푹 떨궜다.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런 연수를 나경은 가만히 바라보다, 자신의 허리에 두 손을 짚었다. 몹시 화가 난 표정을 지은 채로.

 

 “이연수, 똑바로 생각해.”

 

 위로의 따뜻한 말이 들려올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냉정한 말투에 연수는 조금 당황하며 고개를 살짝 들었다.

 

 “..어?”

 “그래, 네 말대로 네가 호현한테 잘못했다 치자. 그런데 말 한마디 안 하고, 화 한 번 안 내고, 어떠한 상의도 하지 않은 채로 너한테 이혼을 말한 건, 걔가 잘못한 거야. 너한테 화가 났으면, 네가 하는 행동에 지치고 짜증이 났으면, 너한테 말을 해야지. 하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나도 힘들다고. 근데 걔 너한테 한 번도 그렇게 진지하게 말한 적 없이 갑자기 이혼하자고 통보했잖아. 아니야?”

 “..맞아.”

 

 모든 말이 사실이었다. 나경은 단 하나도 틀린 말을 하지 않았다.

 

 “걔는 너한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았어. 자기 혼자서만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정했어. 너라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말이야. 그런 애를 왜 네가 감싸니? 왜 네 잘못이라고 해?”

 “...”

 “그리고 너희가 그냥 사이야? 10년을 연애하다 결혼까지 한 사이야. 너네는 연인이 아니라 부부라고. 그렇게 네가 하는 행동이 싫었으면 걔 너랑 그 긴 시간 어떻게 만났대?”

 “..나경아..”

 “네 탓 하지 마. 네가 잘못했다고 해서, 딴 여자랑 바람난 거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야. 온전히 무조건 너 때문에 바람난 것도 아냐. 제발 자책하지 마, 이연수. 친구로서 보는 내가 너무 슬퍼진다.”

 

 연수의 눈에서 뚝뚝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 게 다 내 탓이라고 하면 조금 더 편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마음은 더 썩어들어 갔고, 지독한 악취만이 풍길 뿐이었다. 그런 연수의 마음에 나경이 연고를 발라주었다. 조금 더 똑바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자책하며 깊은 마음의 수렁에 빠지지 않게.

 

 나경은 연수의 볼을 타고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들을 손으로 슥슥 닦아주다, 감정에 복받쳐 자신도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낮부터 운동을 나온 두 여자의 통곡에 당황했지만, 둘은 그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서로를 붙잡고 눈물을 쏟아냈다.

 

 

 # 햇볕이 가장 세게 내리쬐는 오후, 호현의 작업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음악 작업으로 바쁜 호현과 담, 그리고 동료들.

 

 “지금 이 부분, 다시 한 번만 더 녹음해보자.”

 “네!”

 

 한창 집중하고 있던 순간에, 문밖에서부터 멀리서 쿵쿵대며 누군가 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더 작업실 가까이 다가왔다. 다들 의아함에 소리가 나는 문 쪽을 쳐다봤고, 타이밍도 좋게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그냥 열리는 것도 아니고, 아주 활짝 열렸다.

 

 “형님 왔다, 이것들아!”

 

 그들의 눈에 보인 건 재작년,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선배 강우찬이었다.

 

 “우찬 선배, 대박!”

 

 작업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일어나 오랜만에 얼굴을 보인 우찬을 반겼다. 우찬은 호현의 대학 선배로, 물론 연수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선배이고 형이고 오빠였지만, 두 사람과는 친구보다 더 진하게 우정을 나눴다. 남에게 자신의 속 얘기를 잘하지 않는 호현도 우찬에겐 무장해제 되었다. 호현에게 우찬은 가장 의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벗이었다.

 

 

 “형!”

 “권호현, 이 자식! 잘 지냈냐! 형 안 보고 싶었어?”

 “보고 싶긴 무슨.”

 “와, 진~짜 섭섭하게 말하네.”

 

 진심으로 도끼눈을 뜨고 바라보는 우찬을 보며 호현은 푸하하 거리며 웃었다.

 

 “아, 진짜, 형!”

 “보고 싶었다고 해! 보고 싶었다고 하라고~”

 

 우찬은 정통 레슬링 기술을 선 보이듯 호현에게 헤드록을 걸었다.

 

 “캑캑, 아!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호현은 결국 항복한다며 보고 싶다 실토했고, 그런 모습은 담과 우찬, 동료들은 재미있다는 듯 푸핫 거리며 바라보았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우찬은 호현의 목에 감았던 손을 풀곤 호현의 어깨를 한 번 툭 쳤다. 우찬은 문을 나서며 다른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호현은 그를 따라 일어섰다. 그리곤 옆에 있던 담이를 바라보았다. 담이는 그 전에 하고 있던 일을 마무리하려는 듯,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호현은 담이의 어깨를 살짝 만졌다.

 

 “응?”

 “같이 가자, 담아.”

 

 

 #작업실 근처 분식집

 

 

 “형, 먹고 싶은 게 떡볶이야?”

 “미국에서 얼마나 이 달콤하고 얼큰한 게 당긴 줄 아니?”

 “하긴.”

 

 우찬은 자신의 음식 선택에 대해 토 달지 말라는 듯 말했고, 호현은 그걸 또 쿨하게 인정했다.

 

 “아줌마, 여기 떡볶이 3인분에 김밥 2줄, 오뎅 2인분이요!”

 

 우찬은 우렁찬 목소리로 주문을 하고는 속없는 사람처럼 헤실헤실 웃어댔다.

 

 “내가 또 이 분식집 꼬치 어묵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아냐?”

 

 우찬은 괜한 너스레를 떠는 듯 과한 오버액션이 섞인 몸짓을 보였고, 담이는 그 모습을 보며 살짝 웃었다. 우찬은 그제야 담이를 주시하며 말을 건넸다.

 

 “아, 우리 과 후배라고 했죠?”

 “네! 한담이에요. 제 이름.”

 “으음~ 한담.”

 

 우찬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담이의 이름을 한 번 더 되뇌었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 본 것 같은 이름. 앞에서 바라본 담이와 호현은 서로를 보며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호현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고개를 갸웃했다. 우찬은 호현이 연수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며 저렇게 편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귀국 후, 오랜만에 보는 호현의 모습은 우찬에게 조금 생소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 ‘설마?’ 하고 혼자만의 질문을 했지만, 그 마음은 몇 초 만에 ‘에이~’로 바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잠시나마 호현의 외도를 의심했던 자신을 책망했다.

 

 ‘권호현, 이 자식. 성격 많이 변했네.’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그 순간, 눈앞에 새빨간 자태의 떡볶이가 등장했다.

 

 “그럼 새로운 친구를 만난 기념으로! 떡볶이는 내가 쏜다! 맛있게들 먹어라.”

 

 떡볶이 위로, 순식간에 젓가락 여섯 개가 돌진했다.

 

 

 #그 시각, 진우의 사무실

 

 “나 영화 잡지사 인터뷰 언제랬지?”

 “다음 주 수요일입니다.”

 “음.. 삼일 남았네.”

 “네. 요즘 바쁘신데 괜찮으시겠어요? 무리해서 일하시는 거 같아서요.”

 

 진우의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비서는 걱정스러움을 내비쳤고, 진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그냥 말만 하면 되는 걸 뭐, 그리고.”

 

 의자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눈을 다 채워주는 푸르른 강과 초록빛의 숲.

 

 “아주 흥미로운 게 생겨서 말이야.”

 

 그리곤 이내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형. 나 진우. 영화 잡지 인터뷰 건으로 형한테 내 번호 물어본 사람 말이야. 그 사람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 아, 그래. 고마워.”

 

 전화가 끊기고, 이내 띠링- 하고 울리는 문자 메시지.

 

 [고나경, 010-xxxx-xxxx]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에선 누군가는 달리며 운동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걸으며 음악을 듣고 있다. 진우는 이 땅 어딘가, 이 세계 어딘가 저 사람들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그녀를 상상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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