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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너무나 특별한 소녀
작가 : 최윤슬
작품등록일 : 2017.11.5

'이대로 아무런 일도 없이 삶이 끝날지도 몰라.'
만사가 무기력한 열여덟 수연에게 너무나 특별한 찬별이 다가온다.
그들의 친구 프랑소와까지, 세 사람의 너무나 특별한 성장담.

 
-21화- 참 어려운 연애+환상+누구를 좋아해야 할지도
작성일 : 17-12-08 04:24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3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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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참 어려운 연애

 

  지욱의 말에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지만 어쨌거나 그 날 찬별은 재연과 만났다. 지욱의 연락을 받은 재연이 순순히 찬별을 만나러 와준 것이었다. 까페에 도착해 세 사람을 발견한 재연은 교복 차림의 찬별을 보고는 한동안 일시정지 버튼이 눌린 것처럼 서있었다.

 

 

  두 사람을 카페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온 지욱과 수연은 근처의 도림천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왜 또 이렇게 두근두근하는 거야.’

 

  수연은 얼굴과 귀가 빨개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지욱에게 발을 맞췄다. 지욱은 편의점에서 비타민 음료 두 병을 사서 나왔다. 두 사람은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나란히 앉았다. 시원한 저녁 시간이라 산책이나 운동을 나온 사람이 많이 보였다.

 

  “연애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지욱이 적막을 깨고 말했다.

  수연은 마음속에 고이는 이야기들을 지욱에게 모두 털어놓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찬별에 대한 복잡, 야릇한 마음들과 지욱을 향한 설렘 등에 대해서. 하지만 그랬다간 지욱이 멀어질 것 같아 두려웠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없었다.

 

  ‘나처럼 평범한 애한테 지욱 오빤 왜 관심을 보이는 걸까?’

 

  수연의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보다는 지욱이 훨씬 나아보였던 것이다. 키도 크고, 훈남 스타일에, 중국에서 공부하다 왔다는 특별함에, 열아홉밖에 안 됐으면서 멋진 까페에서 알바도 하고.

 

  주눅 드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 수연은 입을 열었다.

 

  “찬별이가 불쌍해. 찬별이한테는 재연오빠밖에 없는데.

  “그게 문제일 수도 있어.”

  “왜?”

 

  눈을 동그랗게 뜨는 수연을 보며 지욱은 씩 웃었다.

 

  “너넨 진짜 고딩이구나.”

 

  수연은 기분이 상해서 입을 꼭 다물고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다.

 

  “자기 삶이 있은 다음에 상대의 삶을 사랑해야지, 너무 모든 초점이 나에게 맞춰져있다는 기분이, 너 얼마나 부담스러운 건지 모르지?”

 

  ‘어른스러운 척은. 자기도 고작 열아홉이면서.’

 

  수연은 무시당한다는 기분이 들어 일부러 대꾸하지 않았다.

 

  “박찬별은 자기 불행을 잊으려고 재연형을 탈출구로 쓰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말이 너무 심하네.”

 

  수연이 불만을 토로하자 재연이 수연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언제 클래, 꼬맹아.”

 

  수연은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얼굴이 빨개져버렸다. 통통 튀어 오르는 심장을 들키지 않으려고 손톱으로 손바닥을 꾸욱 눌렀다. 지욱은 저만치 잠든 청둥오리를 바라보며 조그맣게 말했는데 너무 작은 소리여서 수연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얼른 커, 꼬맹이.”

 

 

 

 

  23. 환상

 

  찬별이 번호 키를 누르고 들어서자 은희는 소파에서 현관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TV도 켜놓지 않고 앉아있는 은희를 잠시 본 후 찬별은 “다녀왔어요.” 하고 말했다. 은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갔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찬별은 스탠드를 켜고 책상 앞에 앉았다. 문제집을 펴놓고 재연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재연은 내내 인상을 쓰고 있었다. 비겁하다며 비난하는 찬별에게 재연은 짧게 사과했다. 그리고 그동안 한 번도 하지 않던 말들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넌 날 사랑하는 것 같지가 않아.”

 

  재연의 말에 찬별은 기가 막혀 목소리가 높아졌다.

 

  “무슨 말이야, 그게?”

  “난 네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재연은 머리를 흔들어 털어냈다. 평소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설명하는 일이 그에게는 꽤나 힘들게 다가왔던 것이다.

 

  “진짜 너를, 보여준 적이 있기는 해?”

 

  찬별은 고등학생이었던 것을 속였던 것은 미안했다며 나름의 이유를 늘어놓았고 재연은 평소 같지 않게 그런 찬별의 말을 끊었다.

 

  “네가 고딩이고 아니고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아. 솔직히 말해서 난 네가 스물 셋일 거라고 믿었던 적도 없었어.”

 

  찬별은 입을 다물었다. 무어라 반격을 해야 하는 것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 고딩일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네가 널 너무 많이 숨기고 꾸며내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 언젠가는 보여주겠지, 솔직해지겠지. 하지만 아니었잖아? 난 네가 거짓말로 똘똘 뭉친 어린애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게 점점, 피곤해졌어. 몰라, 그래, 나 너 만나면서 많이 피곤했어.”

 

  찬별은 가슴이 한없이 쓰러지고 무너졌다. 재연은 태어나서 유일하게 사랑한 사람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아픈 말들을 하는 걸까? 내가 내 나이 말고 더 뭘 속였다는 걸까? 나는 재연 앞에서는 그나마 솔직해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찬별은 자신의 세계가 와장창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오빠가, 그렇게 느꼈다면, 정말...... 미안해. 사과할게. 하지만 내가 오빠 좋아하는 것까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건 정말, 그러지 마, 그러면 안 돼.”

 

  재연의 얼굴에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이젠 진짜 모르겠어. 넌, 네가 만든 네 환상을 사랑하는 것 같다.”

 

 

  찬별은 스탠드를 끄고 눈을 감았다. 재연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네가 만든 네 환상을 사랑하는 것 같다.’

  감은 눈에 자꾸만 뜨거운 물기가 스몄다.

 

 

 

 

  24. 누구를 좋아해야 할지도

 

  중간고사가 꼭 일주일 남았다. 프랑소와는 찬별 없이 혼자 온 수연에게서 그간의 일을 간략하게 들었다.

 

  연애는 물론 짝사랑도 해본 적 없는 프랑소와로서는 이야기해줄 것이 많지 않았다.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말을 입에 올리며 한숨을 푹푹 쉬는 수연을 보며 프랑소와는 마음이 시무룩해졌다.

 

  ‘언제 이렇게 다른 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

 

  가장 가까운 친구라 생각했던 수연이 어른과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프랑소와는 자꾸 마음 아팠다. 자신만 남겨두고 수연이 먼 곳으로 떠나버리는 기분이었다.

 

  “자, 찬별이 얘기는 그쯤 해두고 프린트물 보자. 우리 진도도 아직 다 못 뺐잖아.”

 

  수연은 순순히 프린트물을 보는가 싶더니 금세 고개를 들었다.

 

  “프랑. 프랑은 진짜 연애해본 적 없어요?”

 

  프랑소와는 재볼 것도 없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응.”

  “왜요?”

 

  프랑소와는 이번 질문에는 오래도록 말을 골랐다.

 

  “난 내 세상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워서, 다른 사람의 세상을 엿볼 여력이...... 아직까진 없었어.”

 

  수연은 미간에 주름을 잡고서 프랑소와의 말을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질문했다.

 

  “짝사랑은 해봤을 것 아니에요?”

 

  프랑소와는 마음이 폭삭폭삭 어두워졌다.

 

  “없어. 짝사랑도.”

  “왜요?”

 

  수연은 그제야 자신의 질문이 너무 무례했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입을 다물었다. 중학교 졸업 이후 내내 집에서 지냈다는 프랑소와라면 그럴 수도 있는 건데. 수연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펜을 고쳐 쥐었다.

 

  “음. 난 누굴 좋아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수연에게 찬별 몫까지의 프린트물을 챙겨 보낸 후 프랑소와는 비로소 자유를 느꼈다. 어찌된 일인지 수연과 있는 동안 바짝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 자형 다음으로 편안했던 사람이 수연인데, 요새의 수연을 대하는 일은 생전 처음 보는 타인을 대하는 것처럼 에너지가 많이 들었다.

 

  ‘수연이가 내 비밀을 알게 된다면.’

 

  프랑소와는 아직 누구에게도 꺼내놓지 못한 자신의 비밀을 마음으로 가만히 만져보았다. 아직은 뾰족뾰족 모가 많아 만질 때마다 상처를 주는 비밀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내게 있으니까.’

 

 

  프랑소와는 트위터를 켰다. 요즘은 매일처럼 최이로 시인의 트위터를 염탐했다. 그의 담백하고 짧은 단상들을 읽으며 가끔은 미소를 짓고 가끔은 마음이 허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모든 순간이 프랑소와에게는 소중했다.

 

  ‘난 아직 선택을 못하겠어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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