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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28화 - 제각각의 주말(4)
작성일 : 17-12-07 20:29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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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실 말씀 더 없으시면 전 이만..."

 

 

 -드르륵!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재인은 말을 멈추고 말았다.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어지간해서 보고 싶지 않았던 인물 중 하나인 첫째 고모되는 사람이었다. 그녀도 재인을 보고 얼굴을 살짝 굳히더니 이내 뒤에 있는 지훈과 희라를 보고 경직된 미소를 짓는다.

 

 

 "어머. 오빠 언제 왔어? 왔으면 미리 연락이라도 주지.."

 

 "오랜만이구나. 연락 줘봤자 좋은 소리 들을 것도 없는데 뭐 하러.. 아버지 보러 왔어?"

 

 "그렇지 뭐.. 근데 재인이도 있었네?"

 

 "오랜만입니다 고모님."

 

 "그래. 음... 그럼 난 아버지께 볼일이 있어 잠깐 안에 들어갔다 올게."

 

 

 굳은 여자의 표정만 봐도 안 좋은 일 때문에 찾아왔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분명 첫째 아들 문제로 찾아왔겠지.. 고모들 아들은 하나같이 경영엔 재능이 없었다. 계열사를 맡겨도 몇 번이나 말아먹기를 반복해왔고 그걸 재인이 몇 번 수습한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들을 보면 하나같이 병신같다고 속으로 욕을 해왔을 정도였다.

 

 게다가 고모의 첫째 아들은 예전에 계열사를 한번 말아먹고 좀더 비중이 낮은 데로 좌천됐는데 그곳마저 말아먹어 최근에 재인이 구원투수로 자료를 받게 되었다. 아마 첫째아들은 더 낮은 데로 좌천되거나 GIO쪽엔 더 이상 발도 못 붙이겠지. 한회장이 재인을 이뻐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경영을 잘하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는 자식들에게는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능력이 없다면 눈 밖에 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미 그 첫째아들은 눈 밖에 나도 한참 났을 테니 어미가 사정하러 온 것이겠지..

 

 예상대로 거실과 붙어있는 한회장 방에서는 곧 음성이 높아졌다. 고모의 사정이 먹히지 않자 서로 언성을 높이는 것이다. 중간에 재인, 자신의 이름도 들리는 것으로 보아 고모가 또 항의를 하는 것이겠지.. 같은 손자인데 왜 자신만 좋아하는 것이냐고.. 항상 말해왔던 레퍼토리라 이젠 지겨울 정도이다. 그걸 들을 때마다 재인이 항상 해온 말이 있다.

 

 

 "병신.. 지들이 못해서 그런 걸 어쩌라는 거야?"

 

 

 더는 들어볼 필요도 없었다. 한 회장에게는 돌아간다고 인사라도 남길까 했지만 고모와 언성을 높이는 걸 보니 대화는 금방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바로 본가에서 나와버렸다. 가족들 덕분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는 배가 되었다. 싫은 얼굴들과 목소리를 마주하게 되어서 그런지 답답한 숨통을 트이고 싶어 재인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한강 쪽으로 차선을 돌려버렸다.

 

 

 "우와... 이게 네가 작업하는 곳이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큰데..?"

 

 "황민열이랑 작업할 당시 소속사랑 인연이 닿아서 지금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여긴 소속사에서 따로 나온 작업실들인데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얼마든지 이용하라고 했거든요."

 

 "아. 그럼 여기가 그 소속사 작업실인 거야? 그래서 크구나.."

 

 

 다인이를 학원에 내려주고 근처라던 민혁의 작업실에 구경을 왔는데 기계들이 워낙 고가인듯해 차마 건드릴 수도 없었다. 그저 이런 장소는 처음이라 신기하다는 듯 둘러보고 있는데 민혁이 검지손가락으로 톡톡 앞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 방에서 녹음하고 그래요."

 

 "아.. 그럼 네가 여기서 녹음한 것도 있어?"

 

 "음.. 몇 개 정도는 있죠."

 

 "우와. 신기하네.. 아! 너 축제 때 부른다는 거 있잖아. 그것도 혹시 녹음했어? 궁금한데.."

 

 "그건 아직이요. 보컬은 아직 안 들어가고 악기소리만 깔아놓은 상태에요."

 

 "오 그래?"

 

 

 들어보고 싶은데... 민혁을 귀찮게 할까 봐 말은 못하고 음악장비들만 힐끔거리자 민혁은 가볍게 웃으며 컴퓨터를 켰다. 하여튼 생각하는 게 표정으로 다 들어난다니까.. 수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는지 파일을 열어 마우스를 눌렀다.

 

 

 "이게 제가 부르려는 노래에요. 아직 목소리는 안 들어갔으니까 그냥 느낌만 보세요."

 

 "우와!! 이게 그거야?!"

 

 

 도입부분은 잔잔한 피아노소리로 시작되었다. 마치 소나기가 내려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는 것 같은 투명한 피아노 소리에 잔잔한 기타소리가 하모니를 이루었다. 듣는 내내 신비스러움을 주는 음악이었다. 이 음에 민혁이 어떤 목소리로 어떤 가사를 넣을까 상상하고 있는데 중간에 음악이 꺼진다.

 

 

 "응? 뭐야? 여기까지 만든 거야?"

 

 "아니요. 다 들으시면 재미없잖아요. 맛보기만 들려드리려고요."

 

 "엥? 지금도 목소리 안 들어가서 맛보기인데 거기서 또 뭘 자르고 그래."

 

 "축제 때 제 노래 들으러 오신다면서요. 꽃다발 들고."

 

 "응? 뭐.. 그랬지. 근데 그게 왜?"

 

 "그때 온전하게 다 들려드릴 테니까 오늘은 이걸로 만족하세요. 그나저나 노래 분위기는 어때요? 괜찮은 것 같아요?"

 "음만 평가하자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난 좋은데? 역시 HAN작곡가님이야. 멋진데?"

 

 "님자는 빼요. 오글거리니까."

 

 "큭큭, 치켜세워줘도 싫다고 하네~"

 

 

 농담을 하며 웃고 있는데 작업실에 남자 두 명이 들어오다가 수호와 눈이 마주쳤다. 누구지? 여기서 일하시는 분인가?

 

 

 "어? 민혁아. 웬일로 손님을 데리고 왔네."

 

 "형들 왔어요? 작업 같이 하는 형들이에요."

 

 

 아 그렇구나.. 하긴.. 이 넓은 곳을 혼자 사용하지는 않겠지. 수호는 고개를 꾸벅이고는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민혁이 작업실이 근처라고 해서 잠깐 구경 왔어요."

 

 "아 그러시구나. 편하게 놀다 가세요. 저희 신경 쓰지 마시고."

 

 "아니에요. 민혁이 방해될까 봐 구경만 하고 금방 가려고 했어요. 그냥 작업실이라는 게 TV로 보던 것처럼 똑같나 해서 하하.."

 

 "작업실이 거기서 거기죠 뭐. 그런데 민혁아 혹시 네 이거?"

 

 

 형이란 사람이 조용히 말한다고 했지만 수호한테도 다 들릴 정도의 크기였다. 주먹 진 손에 새끼손가락만 펴서 팔랑거린 채 이거냐고 묻는데 처음엔 무슨 뜻인지 긴가민가했다. 민혁도 마찬가지였는지 그 손가락을 가리키며 형에게 물었다.

 

 

 "그 손가락 뭐에요?"

 

 "아니.. 네 여친이냐 이거지."

 

 "네?"

 

 "네?!!!"

 

 

 옛날 사람들이나 쓸법한 제스처에 무슨 뜻인가 했더니…. 민혁도 당황한 듯 보였지만 뒤에 있던 수호가 더 놀라서 큰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 그 목소리에 놀라서 형이라는 사람은 한발자국 물러나서 변명하듯 답했다.

 

 

 "아..아니. 민혁이가 여기 누구 한 명 데리고 온 적이 없었거든요. 고등학생이면 분명 친구들이나 여자애들 한번 데리고 와서 구경시켜 줄 법 한데 얘는 그런 적이 없으니까.. 꽤 다정해 보이던데 여친 아니야 민혁아?"

 

 "..아닙니다."

 

 "저기…. 형님 되시는 분, 절대 아닙니다. 그 새끼손가락 도로 집어넣어주세요. 저는 얘네 학교 양호선생님이거든요.. 어리게 봐주신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데 하하… 이거 되게 민망하네요.”

 

 "선생님이요?!! 우와...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영락없이 민혁이 또래라고 생각했거든요. 민혁이가 좀 성숙한 편이라 그렇게 생각했나?"

 

 

 아니.. 그것도 있지만 자신의 옷도 문제가 있던 것 같다. 편안함만을 추구할 것 같은 캐쥬얼한 후드티를 입고 앉아 있으니 선생님으로 보기는 힘들었겠지. 화장을 좀 진하게 하면 선생으로 볼 텐데.. 정장도 좀 갖춰 입고 말이야.. 처음엔 어리게 본 게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이 나이에 고딩으로 봤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자신의 위아래를 훑어보는 수호였다.

 

 

 "내가 좀 애 같아 보이냐 민혁아?"

 

 "딱 봤을 땐... 솔직히 선생님 같지는 않죠."

 

 

 shit! 1초의 고민도 없이 답하기냐? 어쩐지 얘가 날 과할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더니 선생님 같지 않아서 그랬던 건가… 어려 보인다는 얘기는 자주 들었었다. 사회생활을 할 땐 그게 만만하게 여겨지는 의미 같아 약간의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학생한테 대놓고 선생님 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으니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민혁이 큭큭거리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또 표정으로 욕하기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다 보인다니까. 하지만 선생님 같지 않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생각해보니 민혁도 처음에 수호를 만났을 때 이 근저 학교 학생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말이다.

 

 이만 나가보겠다는 수호를 민혁이 배웅해주려 하자 극구 말린 뒤, 형들과 짧게 인사를 하고 작업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남은 형들은 민혁에게 의아하다는 눈길을 보내고 갸웃거리다 이내 작업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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