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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진흙의 성
작가 : 시스
작품등록일 : 2017.11.27

 
비가 내리는 날 -2
작성일 : 17-12-06 22:38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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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며칠 째 그칠 줄 모르는 폭풍우가 쏟아져 내렸다. 그 탓에 이브는 매일 같이 수업을 마치고 식사가 끝나면, 방 안으로 돌아와 한숨만 푹 내쉬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그에게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은 감금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창문을 때리는 바람과 비가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커튼으로 창문을 가려버리고 손으로 귀를 막았다.

 “비 같은 거, 안 오면 좋겠어.”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곧장 화영이 이브의 등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그의 뺨을 쭈욱 늘렸다.

 “비가 오지 않으면 마을의 먹을 게 전부 사라져 버린다는 걸 왜 몰라 바보야! 나도 못 먹고, 너도 못 먹고, 모두가 먹을 수 없어.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말 입 밖으로 내지 마!”

 뺨을 잡아 당겼던 손을 놓은 그는 제 침대로 돌아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의자까지 던졌다. 짧은 슬립까지 벗은 뒤에야 편안한 표정으로 누웠다. 이브는 살짝 몸을 돌려 그가 벗는 것을 쳐다보더니 스스로도 벗어보려는 듯 옷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벗겨지지 않자, 이리저리 잡아당기더니 결국에는 팔 부분의 실밥이 뜯어져 옷이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화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쳐다만 보다 결국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그를 일으켜 세웠다. 팔 부분이 뜯어진 옷을 벗겨 비닐 봉지 안에 넣어 문 밖으로 내 놓았다. 이브는 스스로 벗지 못했다는 것에 화가 나서는, 거칠게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다시 누웠다. 화영은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 이불로 덮인 그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아직 태어난 지 2년이니까. 거기다가 이브는 임금님을 제외하고는 섬에서 처음 만나는 백금모래니까. 레이 사제님 옛날 이야기, 그 뒷부분도 기억나지?”

 [검은 옷의 임금님은 점점 사람들이 늘어 간 탓에, 모두의 부탁을 들어주려하다 점점 지쳐 자신이 임금이라는 것을 잊어가게 되었단다. 차라리 이렇게 되는 것이 덜 괴로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임금님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만 갔지. 혼자 배워왔던 모든 것을 전부 잊고, 결국 가장 기본 적인 걷는 방법조차 잊어버렸단다.]

 화영은 선생의 흉내를 내며 이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천천히 이불을 걷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껏 우울하고 스스로에게 화를 내다 지친 것인지눈을 감고 편안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었다.

 [더이상 임금님으로 있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 평범한 자들과 동등한 자리에 다시 설 수 있게 되었단다.]

 한껏 웅크려진 몸을 더욱 편안한 자세로 돌려 눕혀주고 이불을 덮어주자, 그는 몸을 뒤척이다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쥐었다. 화영도 천장의 불을 먼저 끄고 나서야 제 침대에 누워 이불로 몸을 덮었다. 어둠 속에서 이브의 백금색 머리카락이 희미하게 빛이 났다.

 “차근차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이브. 넌 이제 시작했을 뿐이니까.”

 자느라 들리지 않을테지만, 이라 조곤거리며 폭풍우가 잠들지 않는 밤, 눈을 감은 화영은 잠을 청했다.

 *

 “젠장, 심해까지 영향을 주는 폭풍우라니. 좀 더 준비를 해 둔 것에 감사해야겠군. 선발대, 출발 대형은 다 갖춰졌나!”

 깊은 어둠 속, 유일하게 빛을 내는 무리들이 각자의 짐을 챙겨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선발대라 불린 자들은 손에 제 무기를 하나씩 들고는 대형을 갖춘 뒤,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으로 보이는 여인은 머리를 질끈 묶고 칠흑같은 물길의 흐름을 읽었다. 소용돌이로 인해 대부분의 길들이 망가져 자칫하다가는 길을 잃고 모두가 흩어질 수도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다 볼 수 있는 길은 빠르게 지나가는 물길 뿐이였으나, 선발 뒤에 따라 올 아직 어린 자들이 마음에 걸렸다. 고민의 고민이 머릿 속에 쌓여가던 도중, 어린 아이를 후드 안에 품은 청년이 대장의 곁으로 다가왔다.

 “대장, 비상용 인어의 비늘 주머니는 다 나눠 줬어요. 후발대 안전 아귀도 어린 아이들 주변을 잘 감싸뒀고요.”

 출발은 언제쯤이죠? 하고 묻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던 대장은 다시 한 번 그를 쳐다보더니 무언가 생각이 난 듯 하지만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말을 꺼내야 할 것 같지만서도 꺼내서는 안 될 것 같은 답답함에 한숨을 내 쉬자, 그는 눈치를 채고 다시 입을 열었다.

 “물길 문제 때문이라면, 나는 괜찮아요. 설이도 괜찮을 거예요. 그렇지?”

 그는 후드 안에 안겨있던 빵모자를 쓴 어린 남자아이를 ‘설’이라 부르며 따뜻한 뺨을 조심히 쓰다듬었다. 눈을 감고 있던 설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앙글앙글 웃으며 제 형과 대장을 번갈아 보았다.

 “응, 나는 괜찮아요., 대장. 모두가 안전하려면 아담의 귀가 필요하잖아요.”

 대장은 아직 어린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커다란 짐을 맡는 두 아이의 머리를 헝클어질 정도로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포켓 속에 넣어두었던 돌의 파편으로 보이는 것을 둘의 입 안에 넣어주었다.

 “고맙다, 아담, 설아. 안전한 곳으로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되면, 설이 네 병을 치료 할 수 있는 다른 구역의 의료팀을 꼭 구해오마. 우선을 이 걸로 버티고, 살아남아라.”

 대장은 둘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안아 준 뒤, 아담의 손에 창을 쥐어 주었다.

 “선발대와 후발대는 잘 들어라! 모든 대형이 갖추어져 곧 이 곳을 떠난다. 물길의 상태가 좋지 않아, 아담이 안전한 물길로 안내 할 것이다. 선발대는 아담을 엄호하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후발대의 안전 아귀들은 어린 아귀들 보호에 힘을 아끼지 말 것이며, 동시에 낙오 되지 않도록 잘 따라와야 한다. 후발대 앞에는 나츠미, 맨 뒤에는 내가 낙오자가 없는 지 살펴보며 따라가겠다. 다들 알겠는가!”

 대장의 큰 목소리에 모두가 입을 모아 함성을 질렀다. 살아남겠다는 의지 하나로 뭉쳐진 소리에 그녀는 마음에 들었다는 듯이 자신도 따라 큰 목소리를 내지르며 가장 뒤로 넘어갔다. 아담은 밖으로 내민 설의 얼굴을 다시 안으로 넣은 뒤, 가장 잠잠한 물길을 찾으며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끊겨져 엉망이 된 길은 피하고, 새로 생긴 길과 이어져가며 새 보금자리를 찾으려 주변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미 피해를 입거나, 다른 무리들이 숨은 곳 들 뿐인지라 그리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설은 제 형이 집중하는 사이 다시 머리를 빼 저도 같이 주변을 살펴 보더니 큰 소리로 한 곳을 가리켰다.

 “아담, 저기!”

 설이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꽤 튼튼한 기둥 사이의 숨어 있는 넓은 공간이 보였다. 아담은 그의 빵모자를 벗겨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는 뒤로 돌아 자신을 따라오는 무리에게 외쳤다.

 “새 보금자리를 찾았어요! 지금 바로 선발대를 따라 내려가세요!”

 아담은 선발대들을 먼저 내려보내고 그 뒤의 무리들과 대장이 안전하게 따라 오는지를 지켜보았다. 후발대의 어린 아이들 중 겁이 많은 아이들은 안전 아귀의 품에 안긴 채 오고 있었고, 가운데에서 이끌던 나츠미는 내려가던 도중 아담에게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후발대의 마지막 무리가 내려가고, 드디어 대장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과는 달리 그녀는 다친 흔적 하나 없이 말끔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담의 후드에서 벗어나 대장의 곁으로 헤엄쳐 가던 설은 제자리에 멈칫하더니,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용돌이가 다가오는 소리에 그는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했다. 아담도 그가 멈춘 이유를 눈치 채고, 곁으로 다가가 다시 품 안에 밀어 넣었다. 아직은 그리 가깝지 않은 대장도 이상함을 느꼈는지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이러다가는 셋 다 휩쓸려 갈 것이다. 아담은 대장을 향해 소리쳤다.

 “보금자리로 빨리 내려가세요, 대장!”

 대장은 불길함을 알아챘지만, 지금의 자신이 가능한 일이 없다는 것에 수긍하며 빠른 속도로 보금자리로 내려가 선발대의 힘 좋은 둘을 아담의 곁으로 보냈다. 하지만 아담의 곁 바로 근처로 갔을 때에는 이미 소용돌이가 요동치며 둘을 튕겨냈다. 힘 한 번 발휘하지도 못 한 채, 대장은 무리의 일원들을 보호하며 그저 그 둘이 살아남기만을 마음으로 기도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소용돌이는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다른 곳을 향해 떠나고, 겨우 새 보금자리에서의 소란이 진정 되었다. 그녀는 곧장 그들이 있던 자리로 올라갔지만, 그 곳에 남은 것은 설이 쓰고 있던 모자 하나를 제외하고는 남은 흔적 없이 처음부터 그 둘이 없었다는 뜻이 깔끔하게 사라져 있었다.

 

 
작가의 말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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