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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19
작성일 : 17-12-06 20:32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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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호전 중임을 느끼자 기분이 좋아졌다. 친척 중에 병명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무튼 좀처럼 나을 기미가 안 보이던 중이었는데 어느 날, 늘 하던 정기적인 검사 이후에 몸이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의사에게 상담했고 그래서 정밀검사에 들어갔더니 호전 중임이 밝혀졌을 때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잘 공감하지 못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공감이 될 것 같다. 안 나을 것 같던 병이 낫다니,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너무 설레었던 것인지 평소보다 늦잠을 자버렸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몇 통 정도 와있었고 시간은 학교라면 점심시간일 12시를 조금 넘겼다. 몽롱한 정신을 이끌어 선생님께 문자로 아팠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대고 핸드폰을 닫았다. 진단서는 나중에 병원 가서 때오지 뭐, 라고 생각하면서 그저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데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선생님으로부터의 답장인가 싶어 봤더니 윤영이 내게 문자를 건넨 것이었다. 친구로서 보낸 건지 아님 비즈니스 적이라지만 여자 친구로서 보낸 건지는 모를 일이지만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오늘 학교 안 왔다면서. 어디 아파?’

  윤영과 나는 반이 틀리다. 그런데 그녀가 내가 오늘 학교를 결석한 것을 어떻게 아는 것일까? 조금 머리를 굴리자 답이 바로 나왔다. 아마도 우리 반 애들이 내 욕을 하고 그것이 일파만파 퍼지게 되었을 테다. 윤영과 내가 사귀는 것을 대부분의 애들이 알고 있으니 그녀의 앞에서 대놓고 욕은 안 하겠지만 그녀가 복도를 걷거나 화장실을 갈 때 들려오는 것이 있었을 거다. 그것으로 안 것 같다.

  ‘늦잠. 그냥 쌤한텐 아프다고 구라 쳤어.’

  점심시간이라 핸드폰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시간이 얼마 안 가 답장이 돌아왔다.

  ‘네 담임한테 찔러도 돼?’

  ‘자비 좀ㅋㅋㅋ’

  내가 문자로 ㅋ같은 이모티콘 비슷한 것을 쓸 때엔 실제로 그 이모티콘처럼 표정이 바뀌어있거나 상황에 너무 적절할 때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조금 웃고 있었고 반사적으로 ㅋ을 쳤다. 그러고 나서 나는 또 하나의 문자를 작성해 보냈다. 아마 거의 처음으로 내가 그녀에게 묻는 병 이외의 질문일 거다.

  ‘오늘 만날래?’

  대략 2분 정도 지났을까? 이불과 베개를 정리해 침대 위 구석에 두자 윤영에게서 답장이 왔다. 핸드폰을 들어 답장의 내용을 확인해봤다.

  ‘그러던지? 좋을 대로 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만나도 괜찮다는 동의의 뜻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럼 뒤로 미룰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나는 바로 패드를 두드려 답장을 보냈다.

  ‘하교 시간에 맞춰서 네 집 앞으로 가 있을게.’

  ‘ㅇㅇ’

  엄청 빠르게 답장이 와서 뭔가 했더니 정겨운 초성 답이 돌아와 있었다. 적당히 씻고 계란 후라이 두 개랑 어제 먹다 남은 치킨 한 조각으로 점심을 때웠다. 치킨을 씹으며 새삼 느껴지는 것인데 치킨은 배달된 직후에 따뜻한 상태에서 먹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치킨 무와 콜라까지 곁들여진다면 완벽하다.

  뼈를 대충 걸러내고 집에 남은 우유를 컵에 따라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틀어 뉴스를 봤다. 뉴스에서 오늘 저녁부터 부슬비가 내린다고 했다. 일기예보는 별로 믿지 않아서 항상 반대로 행동해왔지만 창밖으로 하늘을 봤는데 저 멀리서 먹구름이 조금씩 흘러오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한 번 믿어볼까. 라고 생각하며 설거지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러 내 방으로 갔다. 우선 선생님에게 결석 사유를 증명하기 위한 진단서를 떼러 가야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얼마 없는 병원에 들러 진단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충전기에 핸드폰을 꽂은 채로 게임을 하다가 게임 방송을 보고 만화를 보다가 다시 게임을 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충전기에 핸드폰을 꽂아 두고 하는 이유는 핸드폰 배터리가 100인 상태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한테 연락이 오든 바로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느낌이랄까.

  시간이 흘러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되기 6분 정도 전이 되었다. 소파에서 일어나 벗어뒀던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가 문득 허전한 느낌이 들어 그게 무얼까 생각하다 하늘을 보고 우산을 놓고 온 것을 깨달았다. 급히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2인용 우산을 들고 나왔다. 원래 난 2인용 우산을 쓰긴 하지만 윤영이 오늘 우산을 안 가지고 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윤영의 집 앞에서 우산을 들고 한참을 기다리자 저 멀리서 손을 가볍게 흔들며 이쪽으로 오는 그녀가 보였다. 나도 같이 손을 흔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뭐... 조금? 나도 온지 얼마 안 됐어.”

  “그런데 어디 가려고?”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만나자고 했지 어디를 가자고 확실하게 말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나도 만나자는 말은 했지만 크게 어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 자리에 앉아 팔짱을 끼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제의 일들을 떠올리고 한 장소를 생각해냈다.

  “서점 가자.”

  “서점? 거긴 왜?”

  “어제 본 영화 원작도 궁금하고 도서실보단 말하기 편하잖아.”

  윤영은 흐음. 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가자는 듯 손을 내밀었다. 당연하게 그 손을 잡아주고 우리는 나란히 걸으며 서점으로 향했다.

  서점 안은 적당히 넓었다. 너무 넓어서 원하는 걸 찾으러 열심히 안 걸어도 되고 너무 좁아서 원하는 걸 얻지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는 그런 이상적인 넓이다. 숨을 들이쉬자 종이냄새가 훅 들어왔다. 사람들은 저마다 책을 읽고 있거나 검색을 하거나 친구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 속에 녹아들 생각이다.

  “제목이 뭐였더라?”

  “따라와, 저기 있어.”

  몇 번 와본 적이라도 있는 건지 몇 번 휙 돌아보더니 자신감을 가지고 나를 이끌기 시작했다. 온갖 참고서와 교과서들을 지나 그녀가 선 곳 앞에 섰다. 위에 적혀있는 태그를 보니 ‘추리소설(유럽)’ 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어제 본 영화가 소설 내용을 크게 바꾸지 않은 이상 제목도 비슷할 터였다. 그녀가 위쪽부터 내려가며 찾기 시작하길래 난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며 찾았다. 그러다 중간 즈음의 선반에 우리 둘의 시선이 한 곳에서 멈췄고 동시에 손을 뻗었다.

  “이거 맞지?”

  “응,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내 주위의 사람들은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보라고 추천은 해도 영화를 보고 원작 소설을 읽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다. 책은 한순간에 중간을 생략하고 넘길 수 있어서 그런가? 하긴 영화 같은 시청각 매체에 비해 눈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장면을 상상하며 전개를 해 나가야하는 책이라는 시각 매체는 좀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뭐,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얼마지, 이거?”

  “13000원이네.”

  “흐음... 나중에 사야겠다.”

  “오늘 안사는 거야?”

  “돈이 없어. 이번 달은 좀 빠듯해.”

  “하긴, 알바도 안 하는데 돈이 있을 리가...”

  “그래서 큰 불평은 안 하잖아.”

  그러고 나서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책과 영화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요즘 왜 이리 또래는 물론이고 우리보다 나이가 낮은 애들 대부분이 책을 읽지 않는가에 대한 주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 많이 갈렸는데 윤영은 ‘참고서며 교과서를 강제적이든 자발적이든 너무 많이 봐서 책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혐오감이나 거부감이 생긴 것 같다.’ 라는 의견이었고 나는 ‘공감대가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간혹 가다 몇 애들은 그런 것은 찌질하다며 공감대 형성을 거부한다. 그래서 책의 대사나 내용에 공감하기 힘들고 더불어 애들의 입맛에 맞는 책이 얼마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라는 의견이었다. 책과 영화의 차이점과 편집 방식에 대한 토론들보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다. 토론의 결론은 ‘둘 다 원인이다.’ 로 나왔다.

 

  서점 밖으로 나오자 뭔 일이라도 났는지 일기예보가 맞아 떨어졌고 역시나 우산이 없던 윤영은 내가 편 우산 속으로 들어왔다. 같이 우산을 쓰고 윤영을 그녀의 집 앞까지 데려다 준 후에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컴퓨터를 켰다. 스마트폰이 생기고 난 이후로 컴퓨터는 잘 안 들여다본 것 같다. 아니 안 들여다봤다. 컴퓨터 게임을 같이 하자는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서 철이 드는 건지 철이 든 척을 하는 건지 점점 줄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 여파로 슬슬 게임에 질려가기 시작하던 참에 스마트폰이 생겼었다. 그리고 손에 딱 맞는 크기의 신문물은 혼자서도 충분히 놀 수 있다는 것을 내게 깨닫게 해줬고 그 후로 컴퓨터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래도 오늘처럼 기분이 좋은 날이면 한 번씩 켜준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 부팅이 다 끝나고 마우스를 움직여 반 년 정도는 관심을 끈 게임 아이콘을 클릭했다. 패치가 밀려있는 양을 보여주며 내가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에 대해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무슨 일 있냐는 연락이 있었는지 메신저와 친구 창을 확인했는데 크게 그런 연락은 없었다. 내가 무슨 일 없다는 것을 믿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날 잊은 건지 헷갈리지만 기왕 헷갈리는 거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생각했다. 친구 창에 온라인으로 표시된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냈다. 웬일이냐는 답장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대답하고 자리가 남았냐고 묻자 당연히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물을 한 컵 떠오고 난 뒤에 옛날에 게임하던 그 자세를 잡았다. 오늘은 새벽까지 해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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