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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26화 - 제각각의 주말(2)
작성일 : 17-12-06 15:28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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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 왔냐? 잠깐 앉아있어. 밥만 푸면 돼."

 

 "네."

 

 

 층만 다를 뿐 같은 집안 구조인데 공기, 온도, 향... 모든 것이 이렇게 달랐다. 7층의 조용하고 차갑게 가라앉은 집에서 나와 수호네 집에 올라오니 따뜻한 온도와 푸근한 향이 민혁의 몸을 덮쳤다. 전에도 한번 와봤지만 그땐 이런 느낌인줄 몰랐는데... 보통 가정집은 이런 건가? 민혁은 본가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분위기에 신기해하며 자리에 앉았다.

 "괜히 저 때문에 쌤 귀찮게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귀찮긴.. 너, 같은 아파트에 혼자 사는 거 뻔히 아는데 밥 좀 챙겨주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밥그릇 하나만 얹으면 되는데. 다리 다친 거 부모님께 아직도 말 안 했어?"

 

 "네.."

 

 "그... 가정사에 간섭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만 부모님이 너 독립시킨 후에 따로 연락 자주 안 해?"

 

 "가끔은 해요. 제가 별일 없다고 하니 그런 줄 아시겠죠."

 

 "그래? 어휴.. 난 너 다치고 부모님 모른다는 게 좀 신경 쓰여서.. 네가 말하기 싫다니 어쩔 수는 없지만."

 

 "어차피 금방 나을 텐데요 뭘.. 그리고 지금은 시기 상 좀.."

 

 

 말끝을 흐리는 민혁의 모습에 수호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시기가 왜? 집에 무슨 일 있어?"

 

 "아니요. 저 축제에 나가서 노래 부를 거거든요. 그때까지 부모님이 알면 안 되니까.."

 

 "뭐?!!!!! 너 데뷔할 거야?!!"

 

 "데뷔요?! 아니요. 그런 거창한 거 아니에요. 애초에 지금은 미성년자라 부모동의 없이 회사랑 아무런 계약도 못 하는데 무슨 데뷔에요. 이번에 서울에서 열리는 문화페스티벌 있어서 이번에 작곡한 곡 부르고 반응 좀 보고 싶어서요. 대학가들 보면 데뷔 없이도 자기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들 많잖아요? 그런 거랑 똑같은 거죠 뭐.."

 

 "서울에서 열리는 문화페스티벌이면... TV에서 자주 광고 나오던 그거 아니야? 이번 주 주말에 하는 그?"

 

 "맞아요. 잘 알고 계시네요?"

 

 "알지! 그 광고 보고 다인이가 축제 가고 싶다고 하길래 한번 갈까 했거든. 너 그러면 거기서 노래하는 거야?"

 

 "네.."

 

 

 수호는 대박을 연신 부르며 방에서 꼼지락거리던 다인이를 부르고는 이 형아 다음 주에 노래 부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다인이는 자신이 갈 축제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하니 그런 형이 더 멋있어 보였는지 눈을 빛내며 민혁에게 엉겨 붙었다.

 

 

 "잠깐... 근데 너 다리가 이런데 노래 부를 수 있어?"

 

 "네. 발라드라 상관없어요. 애초에 다치기 전에 신청했던 거라 저도 처음엔 좀 걱정이었는데 앉아서 부르는 거라면 뭐.."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우와.. 다음 주라... 그러면 다인이랑 나랑 꽃다발 들고 가야겠다. 가는 김에 응원 갈게."

 

 "윽.. 꽃다발은 됐어요."

 

 "왜?! 어차피 너 어차피 부모님께 페스티벌 나가는 것도 숨기는 거잖아. 가족도 못 올 텐데 나라도 가 줘야지. 아.. 네 친구들은 오겠구나."

 

 "아니요. 친구들도 저 작곡 활동 하는 거 몰라요. 이 학교에서 그런 거로 눈에 띄지 않아도 지금 충분히 부담스러운데.."

 

 

 머쓱하다는 듯, 뒷머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는 민혁의 행동에 수호는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며 고개를 주억였다. 하긴.. 학교에서 민혁이를 대하는 태도는 좀 남다르긴 해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 작년에 민혁의 담임선생님이 두통으로 보건실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민혁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다. 아픈 학생도 아닌데 너무 보건실을 방문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그것이 담당 선생님들의 허락을 받은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란 사람은 그냥 민혁이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내버려 달라고 했다. 어차피 성적은 상위권이라면서... 학생에게 성적이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그 말에 수호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박하자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담임선생님은 말했다. 이 학교 다니는 애들은 집안도 꽤나 유명한 것을 잘 알고 계실 거라고.. 그 학생들 중 유독 건드리면 안 될 아이들이 몇 몇 있는데 그게 바로 민혁이라고.. 그러니 내버려 두시는 게 나을 거라고 얘기했다.

 

 솔직히 그때 이야기를 듣고 민혁을 썩 좋게 보지는 않았다. 어떤 집안의 아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금수저라고 거들먹거리며 오만하게 구는 학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동안 지켜본 결과, 민혁은 그저 피곤한 학생일 뿐이었다. 왜 맨날 저렇게 여기 와서 잠을 자는 걸까 생각했었는데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니 유일한 시간인 저녁에 자신의 꿈인 음악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부모님이 음악하는 것을 더 반대할까 봐 성적도 최상위권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니 몸이 남아나지 않겠지.. 생각해보면 민혁은 자신의 집안이나 권력으로 거들먹거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물론 사근사근한 성격도 아니었지만.

 

 그러다 문득 생각이 있었다. 도대체 어떤 집안이길래 선생님들이 저렇게 쉬쉬하며 어려워하고 있던 걸까? 혹시 대통령님의 친척이라도 되나?!

 

 

 "야. 갑자기 궁금해져서 그런데 너희 집안이 도대체 어떤 집안이길래 선생님들이 그렇게 너한테 관대하냐?"

 

 "네?!........선생님 그 동안 모르고 계셨어요?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다 알고 계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 뭐.. 딱히 다른 선생님들한테 물어본 적도 없고 난 선생님들과 왕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니까 몰랐지.. 내가 다른 학생들 집안까지 하나하나 알 필요는 없잖냐."

 

 "하하.. 학교에 선생님들이나 애들 통틀어서 저한테 이렇게 대놓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는데.. 역시 쌤은 성격 특이해요. 어쩐지.. 몰랐기 때문에 저한테 편하게 대해준 걸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별로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들으셔봐야 놀라실 것 같고.."

 

 "역시 대통령님의 친척이냐? 그래도 놀라지 않을 테니까 얘기해봐."

 

 

 대통령님의 친척은 뭐냐면서 가볍게 웃던 민혁은 살짝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저희 집안이 GIO그룹이에요. 할아버지께서 GIO그룹 회장이시고 아버지께서는 GIO호텔 계열사를 운영하고 계시고요."

 

 

 뭐?!!!!! GIO?!!! 우리나라의 그 GIO 말인가?! GIO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 그룹의 손자라고 쟤가?! 나라님의 친척이라고 놀라지 않으려 했던 심장이 벌컥 뛰었다. GIO그룹... 최근 그 건물 안에서 전남친의 바람 피는 장면을 목격하고 행패를 부릴뻔 했었지... 재인이 남자이길 천만다행이다. 그 건물에서 머리끄덩이 붙잡고 한판 벌였으면 얼마나 쪽팔릴 뻔했는가. 그나저나.. 그럼 민혁이 재벌 3세 뭐 이런 건가? 헉!!! 그런 놈이었어?

 

 

 "....저기 쌤 놀라지 않는다더니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요? 입 좀 다물어주세요."

 

 "허업! 네가 그 드라마에서나 보던 재벌 3세일 줄은 몰랐지.."

 

 

 하긴 어지간히 잘 살지 않는 이상 이런 곳에 학생이 독립하기는 힘들 것이다. 근데 재벌3세 정도면 집에 도우미가 있지 않나? 심지어 강호네도 수호가 오기 전까지 도우미를 썼으니 말이다.

 

 

 "야. 그럼 밥이나 청소해주시는 도우미도 집에 쓰지 않냐? 학생인 네가 이 큰 집을 관리할 수 있을 리도 없고.. 집에 여유도 있으니 도우미 쓸 것 같은데 괜히 내가 밥해준다고 오지랖 부린 게 아닌가 싶다.."

 

 "아. 저 안 써요. 처음에 잠깐 썼는데 결국 그 분도 어머니 밑에서 일하시는 분이라 제가 하는 일이 다 보고 되더라고요. 결국 제 음악 하는 것도 간섭 하시길래 그날로 그냥 불편해서 안 쓴다고 했어요."

 

 "그래?"

 

 "네. 그리고 그분 음식은 쌤처럼 이렇게 맛있지도 않았고요."

 

 

 평소에는 무덤덤한 놈이지만 가끔 이렇게 센스있는 발언을 하곤 한다. 기분이 좋아진 수호는 씨익 웃으며 반찬그릇을 앞쪽으로 내밀며 말했다.

 

 

 "많이 먹어라. 잘 먹어야지 뼈도 금방 붙지."

 

 "네."

 

 

 옆에서 밥을 먹던 다인은 7층 형아만 고모가 이뻐하는 것 같자 질투를 느끼고는 입을 삐쭉이며 물었다.

 

 

 "고모 나는?"

 

 "다인이도 많이 먹어야지. 이따 수영해야 하잖아."

 

 "응!!"

 

 "수영이요? 아직 이른데 벌써 물놀이 가세요?"

 

 "아니. 토요일마다 수영 강습 받고 있대 다인이. 요즘 애들 배우는 거 참 많잖아. 평일 거는 내가 관리하기 힘들어서 한 달 쉬기로 하고 주말에 수영강습이랑 창의미술 수업만 계속 하기로 했거든. 논현 쪽으로 가야 해서 엄청 막힐 텐데 큰일이다.."

 

 "아.. 논현 쪽으로 다니세요? 제가 작업하는 건물도 그쪽이라 저도 자주 가는데 주말엔 그냥 지하철 이용하는 게 편할 텐데요."

 

 "아이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긴 힘드니까.. 근데 너 음악 작업하는 곳이 그쪽이야?"

 

 "네."

 

 "오늘도 가?"

 

 "바로 가죠. 다음 주가 공연이니까.."

 

 

 흠... 다인이 수업할 때 동안 밖에서 대기하는 것도 지겨운데 한번 구경 가도 되나?

 

 

 "혹시 거기 구경 가도 돼? 다인이 수업할 때 동안 심심해서.."

 

 "저희 작업실이요?"

 

 "응. 방해 안 되게 할게. 어차피 근처니까. 너 다리도 이런 데 그냥 지하철 타지 말고 내 차 타고 같이 가. 다인이 데려다주고 네 작업실 가면 되잖아. 거기 빨리 가야 해?"

 

 "아..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럼 한번 구경 오세요. 딱히 재미 있는 건 없겠지만.."

 

 "오케이! 다 먹고 갈 준비하자!"

 

 

 시간 때울게 생긴 수호는 기분이 살짝 업 되었다. 반대로 기분이 다운되었던 재인은 본가로 도착해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니 기분이 더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참을 말없이 응시하고 있자 재인의 부친되는 지훈은 자리에서 앉으라며 가벼운 제스처를 취했다.

 

 
작가의 말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항상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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