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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손의랑 이야기
작가 : 강서진
작품등록일 : 2016.8.25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했으나 가상의 한 인물을 중점적으로 풀어간 소설. 손견의 초년에 실수로 낳은 역사에 묻혀진 쌍둥이 자식들의 이야기.

 
3.
작성일 : 16-09-02 22:19     조회 : 500     추천 : 0     분량 : 5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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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산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형님은 형님이면 됩니다! 형님은 형님이니까 형님입니다!"

 

 라고 외쳤다. 오호, 이 놈이 그러니까 내 이름 따위 몰라도 된다- 그 말이냐? 손의랑은 술잔을 기울였다. 꼴딱꼴딱. 의랑은 현재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포산이라는 놈은 품질 좋은 대형견마냥 귀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데려가고 싶지는 않았다. 언제 죽어도 괜찮은 놈들이 편하다. 이 놈은 불편할 게 뻔하다. 귀찮을 것이 뻔했다.

 

 "오월지방에 손자, 견자 되시는 분 휘하의 손의랑. 네 놈도 무에 뜻이 있다면 알수도 있고 스승이 없었으니 모를 수도 있겠지."

 

 "소.. 손의랑?"

 

 "그렇다."

 

 "그 유명한... 귀... 객.."

 

 요놈 봐라. 의랑은 씨익 웃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이 그리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

 "요, 요기가 없는데."

 "엥?"

 

 하긴 별명이 귀객인데다가 의뢰인들만이긴 했지만 명사들을 죽이고 다녔으니, 요괴라고 소문이 났을 수도 있을 터. 의랑은 요기라는 말을 들었으나 씨익 웃고 말았다. 내공의 정파의 것이었건만 마교라는 오해를 하고서 손의랑을 트집잡아 전쟁을 일으키려는 강호의 고수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그러나 하고 다니는 행실이 마교와 다를 것이 없을 뿐 무공은 무당파와 각종 정파의 기법들이 섞였고 어쨌든 소속은 작은 정파인 태극파에 검수로 일치감치 명단이 올라가있는 바. 작은 태극파는 항상 수세에 몰려 의랑의 파문을 요구받았으나 그 놈이 한 게 맞는지 증거를 내놓으라며 소심하게 버텼다. 장로들은 의랑따위 파문하고 싶은 마음이 머리꼭대기였으나 태극파의 당주인 홍옥린이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사정 또한 말하자면 구구절절하지만 당대의 고수로서 오월땅에서 비밀리에 여군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자들은 알았다.

 물론 15세의 손견과 17세의 홍옥린이 맺어졌었던 것을 아는 사람은 손견의 측근 몇몇 뿐이었지만 의랑과 화랑의 어미이기도 했다.

 

 어쨌든 의랑의 출생은 홍옥린의 손에 의해 비밀에 붙여졌고 의랑이 강호에 등장한 이래 어미가 누구인지도 명확하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스승 또한 없었으니 마교가 틀림없다 정파의 수치다 교활하다 여우이다 소리치는 소리가 귓등을 때렸지만 어머니를 닮아 콧방귀 한 번 뀌어주고 치우는 손의랑이었다.

 

 "요괴는 아직까지 만난 적이 없군."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마도사아닙니까!"

 "마(魔)나 사파나 삿된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암살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 사람 죽이는 것이야 전쟁에 일상다반사아닌가."

 "죽음을 각오하는 전쟁터와 일상에서 흉포하게 살해되는 것이 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포산은 생긴 것과 다르게 따지고 들었다. 생긴 것은 그냥 무식하게 일반 사람들도 막 패고 죽이고 다닐 것 같았지만 마음은 여리고 순박했다.

 

 "목숨을 중하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이런 짓을 한다."

 "네?"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이 누구인가?"

 "네?"

 

 뚝. 마침 창공에서 빛방울이 새더니 투둑소리를 내며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마침 시기가 좋았다. 소나기가 내리면 목소리는 묻히기 마련이었다. 의랑은 나직히 말을 이어갔다.

 

 "나는 시키는대로만 하는 것은 아니지. 다만 손가락질 하나, 높아진 언성 하나에 수백의 청년이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믿는다. 그들 손가락질이 한 번 오고 가기 전에 목숨 하나를 거두면, 청년 수백을 살린다."

 "무슨 말이오! 그게!"

 "각자의 방식대로 사는 걸세. 전쟁은 누가 일으키나?"

 

 의랑은 씨익 웃었다.

 

 "그리고 목숨은 누가 잃는가?"

 "궤, 궤변!"

 "맞지 않는다면 떠나라!"

 

 쿵! 의랑은 탁자를 쳤다.

 

 "나는 말했듯이 객일세. 오래 머물 생각은 없다. 술은 잘 먹었군."

 

 의랑은 일어섰다. 역시 술에 취하면 기분 좋은 일은 없다. 슬픈 기분이 들면 칼을 뽑아 칼춤을 추고 싶지만 여기에서 그랬다간 보통 미치광이가 아닐테니 그 것만은 참았다 . 기분은 안 좋은데도 그걸 상쇄하려함인지 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는 누구닮아 이렇게 흥이 많을...'

 

 의랑이 생각하는 찰나였다. 생각을 방해하는 거대한 음성이 있었다.

 

 "형님!"

 

 포산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음성에는 내공이 담겼다.

 '미, 미친 놈. 사자후를 썼어!'

 

 전 강호인들은 지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함께 수련하던 이면 같이 갸웃하는 동료를 보고 들었니? 너도 들었어? 하며 조잘거리고 있었다. 포산의 절절한 형님! 소리는 내공이 너덧겹쯤 이상 되는 전 강호인이 모두 들었다는 소리다.

 

 "진정한 무를 가르쳐주십시오!"

 "말했다시피 난 남한테 잘 보이고 싶지도 않고 설득하고 싶지도 않아. 난 살인자니까 그냥 가라구."

 "전 형님이 일부러 그러시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닌데."

 

 의랑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것은 맞아도 이 놈이 생각할만한 그런 것은 아니다. 귀찮은 건 딱 질색이다.

 

 "형님은 그렇게 쪼잔한 분이 아닌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릇 작다. 난 화려한 간장종지가 될 거야. 무식하게 큰 세숫대야는 싫다구."

 

 손의랑을 따라다니는 말. 광인, 요물, 귀객. 소문으로만 들었지만 포산은 직접보니 그 소문이,

 진실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문은 믿을 게 못된다지만 손의랑의 경우는 정확했다.

 

 -형님. 절 동생으로 받아주십시오.

 "이 미친 놈아! 사자후 쓰지 말라고!"

 

 의랑이 이렇게 흥분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경우였다. 포산은 이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냈다.

 

 -손의랑 형님! 저를 아우로 받아주십시오! 받아주실 때까지 저는!

 

 온 무림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의랑은 머릿속을 지배하던 아희에 대한 생각이 하얗게 지워져버렸다. 저 미친 황구를 패서라도 막아야한다는 사실만이 머리에 있었으나 저 놈을 볶아먹을 수도 없고 죽일 수도 없고 산 채로 있으면 맷집만 좋아서 죽어라 저럴 놈인 것이 짐작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무공을 전수해주십시오! 저는 형님밖에 없습니다!

 

 '저 광고할 능력이면 저걸로 스승구해도 되겠다. 미친 노옴!'

 

 옛부터 출생의 아픔으로 인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던 그.

 그 사정을 포산이 알 턱은 없었지만 그는 어떻게 의랑에게 당했을까 싶을 정도로 의랑 생애 없었던 만큼의 강도로 의랑에게 타격을 주고 있었다.

 

 의랑은 팔목에 피를 냈다.

 

 -오오! 형님!

 

 무림인들은 수근거렸다.

 "갸륵하군."

 "사형인가봐."

 "잘 되어 가나본데? 오오래."

 "그런데 손의랑이면 그 손의랑?"

 "그 요망한 놈?"

 

 그 현실은 손의랑의 머릿속에서도 상상력으로 재현되고 있었다.

 

 "십초 안에 그 사자후 끊지 않으면 죽인다."

 

 의랑은 음산하게 중얼거렸다. 포산은 흠칫했다.

 

 -사, 사자후가 뭔데요!

 

 "니 배때기에 내공 꺼!"

 "어떻게 끄지?"

 

 포산은 자연스럽게 풀이 죽었다. 그와 동시에 단전에 힘이 풀렸다.

 

 "껐네! 끌 수 있네!"

 

 의랑은 버럭 소리 질렀다.

 

 "참, 저도!"

 

 포산은 의랑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팔에 재빠르게 상처를 냈다. 둘은 핏방울을 말의 피에 떨구었다.

 

 "우리는!"

 의랑이 외쳤다.

 "다른 날 태어났으나 같은 날 죽고!"

 포산의 외침이었다. '싫다. 임마.'의랑은 까뜩 이를 악물었다.

 "서로를 평생토록 배반하지 않으며!"

 "동고동락하리라!"

 

 "됐냐?"

 "네!"

 

 포산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럼 너는 수행을 하고 있어라. 형님은 간다."

 "아우는 당연히 따라가야지요!"

 "가출하려고?"

 "허락맡고 오겠습니다."

 "그러던가."

 

 의랑은 대문 밖으로 발을 옮겼다. 저 순한 놈이면 말도 제대로 못 꺼낼 것같지만 혹시 모른다.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사자후? 미친 놈. 얼른 도망가는 게 상책이다. 약속? 의리? 저 놈 안 죽는 게 의리지. 암.

 의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합리화하고 앞으로 걸었다.

 

 "참, 기다려주십시오. 형님!"

 "그래, 그래. 얼른 다녀오거라."

 

 '그 새 난 사라질테니.'

 

 "같이 가시지요. 심심하실텐데."

 "됐다."

 "같이 가시지요."

 "괜찮다."

 

 -같..

 "간다."

 "헤헤."

 "대신 그 거 안쓰겠다고 약속해."

 

 포산은 망설였다. 비록 짧은 시간 보았지만 저 형님이 악독하다는 사실은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을 보라. 저 악독한 형님이 꼼짝못할 정도로 강력한 무기 아닌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도 이 것을 쓰면 힘이 빠졌고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저러는 이유가 있을테니, 굳이 싫어하는 일을 할 필요는 없겠지. 기본 심성이 그리 모질지 않은 포산으로서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호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의랑은 잠자코 따라왔다. 무표정한 얼굴. 창백한 낯빛. 화려한 갑주. 과연 귀객처럼 포산에게 다가오는데 어떤 기척도 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것에 소름끼쳐 하기보다 감탄하는 포산은 과연 무인이었다.

 '귀찮게 됐군.'

 

 의랑은 역시 공짜는 없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부디 집안어른들의 격렬한 반대에 파묻혀 이 포산놈이 내공이 못쓰게 된 채로 봉인당했으면 좋겠다는 쓸데없는 망상을 하고 있었다. 궁하면 이 놈은 어디서든 사자후를 쓸 것이다. 시끄러운 놈을 넘어서서 공포스러운 놈이었다.

 

 '우습게 봤군. 이 손의랑이 당하다니.'

 

 그는 스멀스멀 두통이 밀려왔다.

 

 

 '어디보자. 욱하고 울보에 떼쓰고 막무가내고 목소리만 크고..'

 

 손의랑은 포산의 단점을 손에 꼽으며 머릿속으로 나열해보고 있었다.

 

 "영 수지가 안 맞아."

 "무슨 말씀이십니까? 형님."

 "다 왔냐?"

 "네. 기다려주십시오."

 

 포산의 산적같은 얼굴은 굳어있었다.

 

 "오래걸릴 것같으니까요."

 "아버지가 허락 안하시면 그냥 있어라. 스승 찾아다 줄게."

 "그럴 순 없지요."

 

 드르륵 탁! 그는 호쾌하게 미닫이 문을 밀어붙였다.

 

 "아버지!"

 "그래. 네 놈이 낮부터 집에서 술퍼다마신다는 소문을 들었다."

 

 똑같이 산적같이 체격이 큰 아저씨가 반쯤 흰색이고 반쯤 검은색인 회색 수염을 쓰다듬으며 벌떡 일어섰다.

 

 "출사할 때가 되었습니다."

 "오, 드디어 돈 뿌려 겨우 하급무관자리나 얻었겠지."

 

 포산의 아버지는 적잖게 빈정거리고 있었다. 포산은 그런 아버지를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바위를 베겠습니다."

 "못 벨걸?"

 "지금부터 수련하면 한 달 내로 벱니다!"

 

 포산은 그렇죠? 라는 눈으로 의랑을 보았다. 의랑은 어깨를 으쓱했다. 모른다는 뜻이었다. 너 알아서 하라는 뜻이었다.

 

 "에잉~ 상관도 웬 계집애같은 놈이 와서는."

 "아버지!"

 "왜?"

 "우리 집안은 대대로 무가였습니다. 어찌하여!"

 

 포산은 쿵 무릎을 꿇었다.

 

 "노비가 대대로 노비하란 법 있더냐?"

 "무인은 노비가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는 태평성대 또한 아닙니다!"

 "태평성대가 아니니 죽기 일쑤지. 네가 영웅이라도 되더냐?"

 

 의랑은 한숨을 쉬었다. 그저 가치관 자체가 다른 것은 따지고 들지 말아야한다. 쯧쯧, 포산이놈, 또 우는군. 그새 의형제의 연을 맺었다고 친근하게 생각하는 의랑이었다. 의랑의 생각대로 뒤에서 포산의 어깨는 들썩이지 않고 바위같이 내려앉아있었지만 아버지를 마주보는 그 눈이 질끈 감긴 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못난 놈!"

 

 포산의 아버지 포륭은 벼락같이 소리쳤다.

 

 "오늘 내로 베라! 그렇지 않으면 못갈 줄 알아라!"

 "왜 제 앞길을 그렇게 막으십니까!"

 "문주는 나다! 명령에 거역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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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했는데 아직 로맨스가 등장할 틈이 없군요^^; 절친한 친구의 부탁이라(의랑이가 꼭 그 친구 취향입니다.) 이번에는 꼭! 로맨스 위주로 가보려고 했는데 제 성격상..

 공지를 바꾸어야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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