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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폭군의 주인님
작가 : 정블루
작품등록일 : 2017.11.29

[걸크러쉬 여주] [마녀는 좀비의 비서?] [진짜 마녀 여주] [진짜 좀비 남주] [좀비가 마녀의 심장을 노려] [현대 배경 로맨스 판타지]

"나를 죽여줘" 콧대 높은 좀비가 나를 환멸 가득한 눈으로 노려다 보며 말했다.
"나를 당장 죽이지 않으면." "어쩔 건데?" 그의 아찔한 입가에 조소가 담겼다.
"너의 심장을 파먹어 줄게."

 
클럽 안에서 생긴 일 [2]
작성일 : 17-12-05 13:31     조회 : 402     추천 : 0     분량 : 6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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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지가 있어 흥겨웠던 음악은 점차 데시벨 높은 소음이 되어 불쾌한 비처럼 나를 적셨다.

 

 경계심 가득 목청을 돋웠다.

 

 “일행 있는데요.”

 

 그러나 앞의 남자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잠깐이면 되는데요!”

 

 눈을 떼어내 고연호를 겨냥했다. 그가 난간에 상체를 숙인 채로 나를 보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동시에 자신 쪽으로 오라며 오른손을 흔들었다.

 

 “......”

 

 이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저 남자가 유명 모델 겸 배우인 것은 인정하는 바이지만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제 고작 30분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집에 갈 수 있는 시간이 말이다.

 

 “잠깐이면 돼요!”

 

 “아, 싫다니......”

 

 “뭐야?”

 

 그때쯤 돌연 강하지가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하지가 나와 그녀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직원을 보며 눈을 굳혔다. 잠자코 있다가 대답했다.

 

 “아니, 갑자기 같이 가자잖아.”

 

 “어딜?”

 

 클럽 직원이 뒷머릴 긁적이며 웃고는 강하지의 귓가로 다가가 속삭였다. 순간 하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가 다가와 내 어깨를 찰싹거렸다.

 

 “아오, 아파.”

 

 “고연호가 부른다잖아?”

 

 “그게 뭐.”

 

 맞은 어깨를 살포시 문지르며 인상을 써냈다.

 

 “고연호 진짜 요즘 핫한 배우라니까?”

 

 “그니까 그게 뭐.”

 

 내 대답이 매정했는지 그녀가 땅이 패일 듯이 한숨을 푹 내쉬며 두 손을 들어 기도하듯이 합장했다.

 

 “하연아. 이 언니가 부탁이 하나 있어.”

 

 “뭔데?”

 

 하지가 이내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어깨를 콱 잡았다.

 

 “이 언니는 아쉽게도 저 VIP룸에 입장이 안된다지 뭐야. 그니까 너라도 가서 놀다와.”

 

 맙소사.

 

 “나보고 놀다 오라고?”

 

 “그래. 어차피 이곳에서 놀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나대신 들어가서 고연호 사인이라도 좀 받아오면 안 되겠니?”

 

 “......”

 

 “소원이야.”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응?”

 

 하지는 내키지 않는 표정의 나를 두고 이제는 간절해졌는지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로 되물었다.

 

 아마도 그녀는 가수가 되지 못한 한이 남아있었는지 연예인에 대한 동경이 남들보다도 남다른 것 같았다.

 

 결국 푸념 섞인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인만이야.”

 

 하지가 내 손을 덥석 잡고는 즐거워했다.

 

 “언니가 앞으로 평생 예뻐해 줄게. 뽀뽀해줄까?”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접착제처럼 들러붙는다.

 

 “아, 떨어져.”

 

 결국 하지를 간신히 떼어내고는 앞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는 클럽직원에게 대답했다.

 

 “고연호씨 사인, 되죠?”

 

 직원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긍정의 한숨을 흘렸다. 아마도 내가 고연호에게 가지 않으면 혼나기라도 했을 듯한 느낌이 강하게 풍겨올 정도였다.

 

 “물론이죠!”

 

 “아, 대신에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조건이라는 말에 금세 직원의 눈이 불안하게 굴려졌다.

 

 솔직히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그깟 연예인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한낱 일반인의 삶을 사는 나는 짐작 하지 못한다. 티비라는 것과 애초에 벽을 쌓고 사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인기를 가진 남자가 얼마나 용기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물론 그의 체면은 내 알바 아니다.

 

 “고연호씨에게 가서요.”

 

 “네.”

 

 묘한 웃음을 담아 직원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대답했다.

 

 “저보고 직접 오라고 하세요. 지금 여기로.”

 

 “네에에?!”

 

 *

 

 듣던 슬기조차 놀라 뻣뻣한 눈을 내게로 겨우 돌려냈다.

 

 “미쳤어?”

 

 “왜? 연예인이 대순가?”

 

 “아무리 그래도......”

 

 클럽 직원이 울상이 된 얼굴로 내게 호소했다.

 

 “고연호씨 체면이 있어서요. 이미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좀 이해해주시면 안될까요? 안가면 저 진짜 죽어요.”

 

 “그렇다면 저도 볼일 없겠네요.”

 

 콧방귀를 뀌며 그를 외면했다.

 

 나는 어디까지나 강하지와 이곳에 놀러온 손님이었다. 그것도 클럽과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자이기도 했다.

 

 사인이면 간다고 하던 내 말에 어폐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잘났기에 내 스스로 팔려가는 상품처럼 직원의 뒤를 따라야 한다는 것인가?

 

 더군다나 내키지 않는 점은 따로 있었다.

 

 인간처럼 살기로 굳게 다짐했지만 나의 뿌리는 어디까지나 마녀였다.

 

 내가 겪는 환각과 환청은 우연한 불행 때문에 얻어진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 말은 곧 60년 동안이나 헤이즐의 악질적인 명령에 따라 수없이 많은 무덤을 파내고, 조금 전까지도 살아있었던 죄 없는 짐승들의 산 심장과 피를 꺼내봤기에 걸린 저주나 다름없었다.

 

 결국 그것을 얻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심어진 인간의 본질적인 탐구는 오히려 보통의 사람처럼 살기로 한 나에게는 장점이자 단점이 되었다.

 

 나는 인간의 눈빛만 보고서도 그 사람이 어떤 성격과 특성, 그리고 기호들을 갖고 있는지 대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나, 엘리스는 불과 4살 때부터 밑바닥을 전전하던 인생이었다. 어떻게 하면 소렌토항의 상인들이 기분이 좋을 때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알 정도로 눈치 백단이라는 말이었다.

 

 그것은 행운이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행이기도 했다. 못된 사람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대신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저주’를 가지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저기서 짐짓 여유롭게 웃고 있는 고연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시선 속으로 자꾸만 억지로 침투하려 드는 그의 이미지는, 사실 내게는 절대적인 호색한으로 보였다. 물불 안 가리고 닥치는 대로 여자를 자기 품으로 끌어들이려는 탁한 오라가 느껴졌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도 내가 말을 바꿀 기미가 없자, 종업원이 절망적인 눈으로 내게 고개를 슬쩍 숙였다.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그는 그대로 단숨에 달려가 고연호의 귓가에 대고 무어라 속삭였다. 곧, 고연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역시나 저 남자는 나를 데리고 와 장난감처럼 갖고 놀려고 했던 것이 분명했다. 열매를 얻기 위해 나무를 오르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는 남자.

 

 하지가 불안한 눈으로 고연호를 보며 혼잣말했다.

 

 “이래도 되나?”

 

 “다 같은 사람인데 뭐. 춤이나 추고 가자. 30분이야.”

 

 “알았어.”

 

 어차피 일생에 한번 놀 클럽, 하지와 이곳에서 30분간 신나게 춤추고 싶었다. 다시는 안 올 곳이었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랑 오니까 재미있다.”

 

 “그렇지? 다음에도 또 올래?”

 

 “죽을래.”

 

 하지가 내말에 웃어재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농담이야.”

 

 몇 분이나 춤을 췄을까. 나는 그때 알았어야만 했다.

 

 내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는 것을. 차라리 사인 종이를 받으러 순순하게 올라갔어야만 했다는 사실을.

 

 “야, 고연호 온다.”

 

 하지가 놀라며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녀는 아무래도 나와 춤을 추며 아까부터 고연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라도 한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아직 고연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곧, 그는 모자를 푹 눌러쓴 채로 결국 내 앞에 나타났다.

 

 “잠깐 시간 좀 내주실래요?”

 

 그가 마스크를 살짝 내린 채로 관능적으로 웃었다. 강하지가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당장 갔다 오라는 제스처였다.

 

 “하아. 알았어.”

 

 그의 용기에 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고연호는 나를 보기 위해 마침내 이 자리에 섰다.

 

 “네. 갈게요. 대신 길게는 못 있어요.”

 

 “아무렴. 잠깐 놀다가 편하실 때 가세요.”

 

 나는 그대로 고연호를 뒤따랐다. 높은 구두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겠다는 듯 몇 번이고 넘어질 뻔한 걸음으로.

 

 슬쩍 뒤로 고개를 돌렸다.

 

 ‘화이팅.’

 

 하지가 주먹 하나를 허공에 쥐며 헤실 웃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사인 받은 종이를 그녀의 입에 박아버리겠다, 다짐했다.

 

 *

 

 “어서 와요.”

 

 “와. 가까이서 보니까 더 미인이시다.”

 

 안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 클럽에 단 4개밖에 없는 VIP룸은 역시나 그 자체로 훌륭했다.

 

 안마의자는 기본이고 밖의 소음은 완벽하게 차단해주는 방음벽과 함께 우습게도 넓은 스파가 둘이나 자리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수영복도 걸려있었다.

 

 도대체 클럽 안에 스파가 왜 있는 거야?

 

 그곳에 널찍하고 고급스러운 소파로 네 명의 남자가 있었는데, 종업원이 다가와 별로 듣지 않아도 될 부가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저 분은 os그룹의 차기 회장님이 되실 김하운 이사님이십니다. 옆에 있는 남자 분은 이번에 석유 수주권을 따낸 K-tail 그룹의 실세 마영호 전무님이시고요. 그리......”

 

 “알겠어요.”

 

 “......네?”

 

 종업원의 말을 싹둑 잘랐다. 궁금하지 않은 내용들을 구구절절 듣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이곳은 하지의 사인을 받으러 온 자리일 뿐이었다.

 

 “제 자리가 어디죠?”

 

 순간 그들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이야. 강단 있는 여자 분이시네.”

 

 “고연호가 딱 좋아할 성격인데?”

 

 그들의 말을 듣던 고연호가 피식 웃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제 옆에 앉으시면 되요.”

 

 “알겠어요.”

 

 높은 구두 굽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며 그의 옆에 착석했다. 고연호가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양주를 잔에 따라 내 앞으로 내밀었다.

 

 “한잔에 50만 원을 호가하는 양주에요. 한번 마셔볼래요?”

 

 그는 호의적인 웃음을 담아내고 있었다. 30분만 있으면 가야하는 나와는 달리 태평한 모습이었다. 그것이 내 시점으로는 먹이의 동태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간사한 맹수의 모습 같았다.

 

 “주세요. 아, 그리고.”

 

 “예?”

 

 “제 친구가 고연호씨의 열렬한 팬이라서요. 혹시 사인 한 장만 주실 수 있을까요?”

 

 그 순간 좌중이 폭소했다.

 

 “크하핫! 사인이래.”

 

 “재미있는 여자 분이시네.”

 

 자지러질 듯이 웃는 그들을 이해가 가지 않는 시선으로 훑자마자 고연호가 내 어깨에 능숙하게 손을 얹으며 피식 웃었다. 그의 손가락이 살결을 은밀하게 찍어 눌렀다.

 

 “천 장, 만장이라도 해드릴게요. 오늘 밤은 우리에게 기니까.”

 

 두 손가락을 들어 그의 손을 집어 치웠다. 순간 고연호의 눈썹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살짝 웃어주었다.

 

 “스킨쉽, 별로 안 좋아해서요.”

 

 “아아. 까칠한 여자분이시네.”

 

 그가 양주잔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한잔 할래요?”

 

 “네.”

 

 기억도 나지 않는 이사며, 전무가 함께 잔을 들어올렸다. 희한하게 내 잔에 있는 양주의 색깔과는 다른 색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것은 고연호의 잔도 마찬가지였다.

 

 쨍-! 많은 울림의 소리가 그들과 나 사이로 퍼졌다.

 

 건배하고는 남자들을 비롯해 고연호의 잔뜩 흥미로워하는 눈짓을 느끼며, 반쯤 따른 양주를 그대로 입안에 털어 넣었다.

 

 “오. 잘 마신다.”

 

 “비싼 양주라 그런지 끝 발 잘 넘어가신다.”

 

 입을 스윽 닦으며 물었다.

 

 “사인은요?”

 

 고연호가 약간 황당한 지 미간을 긁으며 웃었다.

 

 “한잔만 더하시면 사인해드리죠.”

 

 “그럼 한잔 더 주세요.”

 

 별 의미 없는 대답에 그들이 반색하기 시작했다. 고연호는 쌍심지까지 켜가며 크게 웃었다.

 

 “오늘, 내가 정말 대단한 여자를 만났나 봐요.”

 

 “대단한 여자는 무슨.”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입가를 스윽 닦을 때였다.

 

 “......?”

 

 뭐지?

 

 눈앞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선이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흔들거렸다. 그것이 하나, 둘 가루가 되어 부서지는 유리마냥 눈가를 감싸기 시작했다.

 

 어지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쾌락이 전신을 물들었다. 심상치 않은 느낌이 덮치자마자 입을 뗐다.

 

 “화장실......좀 갔다 올게요.”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이 안에 화장실 있는데요?”

 

 고연호가 내 팔을 잡으며 만류했다. 하지만 나는 그의 팔을 단숨에 뿌리쳤다.

 

 “밖에 화장실이 더 좋아서요.”

 

 “안에 화장실은 보지도 않았는데?”

 

 그의 말을 애써 무시하며 겨우 탁자를 짚고 일어나 문을 열었다. 그것을 열자마자 온갖 비릿한 소음들이 심장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허둥지둥 밖으로 나올 때 귓가로 스산한 목소리가 들렸다.

 

 “빨리 와요. 친구 분한테 사인 줘야죠?”

 

 그 말을 구겨 넣으며 힘없이 문을 닫았다.

 

 “하아. 왜 이러지.”

 

 머릿속이 띵- 하고 울렸다. 흔들림 없던 이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알았음에도 내재된 쾌락들이 물밀 듯이 나를 감쌌다. 마약을 하면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

 

 두 다리가 풀려 당장이라도 바닥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내가 보는 온 곳의 시야가 악마에게 저당 잡히는 느낌마저 들었다.

 

 시선이 꼬이고 발이 엉켰다. 2층의 VIP실은 일반 사람들이 오지 못하는 구역이었기에 앞에는 한두 명의 직원 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겨우 벽을 부여잡고 힘겹게 발을 뗐을 때였다.

 

 그 순간, 문이 열렸다.

 

 쾅.

 

 “아야!”

 

 나는 보기 좋게 그 문에 의해 나동그라졌다.

 

 그때 누군가의 감정 없이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피도 눈물도 없을 것만 같은 냉혈한의 목소리.

 

 어질어질한 눈으로 시선을 다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아, 죄송합니다.”

 

 어긋나져 있던 초점이 비로소 맞춰질 때, 그가 보였다.

 

 고연호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마력을 품은 남자.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다니엘?”

 

 “별일 아니야.”

 

 다니엘이라는 남자가.

 
작가의 말
 

 뭐긴 뭐야, 네 주인님이시다. [엉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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