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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혈마연애전기
작가 : 추적룡
작품등록일 : 2017.11.2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던가. 강호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혈사를 암시하는 서책의 출현. 때를 맞춰 출몰하는 괴인들. 수백 년 전 멸문한 혈교의 부활조짐. 마교와 사파의 심상찮은 움직임까지. 모든 일의 배후이자 새로운 혈마로 지목된 청년은 정작 엉뚱한 소리만 할 뿐이다. 자신은 강호제일미와 혼인하기 위해 강호에 출도했다고. 그리고 엄숙한 얼굴로 선언한다. 자신의 연애를 방해하면 정, 사, 마를 막론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괴팍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 혈마는 과연 무림을 혈겁에서 구하고 영웅이 될 수 있을... 아니, 그보다 강호제일미에게 장가들 수 있을지. 본격 애인쟁취 분투기, 를 빙자한 무림과의 맞장뜨기가... 진짜 혈마의 전설이 이렇게 시작된다.

 
청풍제일장
작성일 : 17-12-04 21:18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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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진혜미의 미모를 칭송하는 이들은 어디까지나 ‘조용히’ 말할 뿐 대놓고 드러낼 수는 없었다. 그런 반응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진혜미의 부친인 진국보였고,

 둘째는 바로... 진혜미 자신이었다.

 

 진국보는 딸 바보 아빠로서 자신의 딸이 미모로 유명해지길 바라지 않았다. 행복을 위해서는 도리어 방해가 될 뿐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가주께서야 그렇다 쳐도 아가씨는 왜... 미모를 감탄하는 눈으로 쳐다만 봐도 싫어하실까?’

 

 왕삼이 생각 할 때,

 

 툭!

 “에이, 그만 봐야지.”

 

 진혜미가 한 손에 들고 있던 책자를 바닥에 내려놨다. 그러고는,

 

 달그락!

 침구통에서 새로운 침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제까지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란 금침(金鍼)이었다.

 

 ‘헉! 저... 저것은...?’

 

 진혜미가 자랑하는 ‘왕침’이었다!

 

 무지막지하게 길고 뾰족한 침의 끝부분이 햇살에 유난히 반짝였다. 마치, 이제껏 찔러 넣은 침들을 죄다 합친 것보다 훨씬 아플 터이니, 각오하라는 듯이.

 

 아니, 어쩌면 그 정도가 아니라...

 

 ‘주, 죽는 거 아냐?’

 

 진혜미가 이번에 쓱 보는 왕삼의 환부는, 팔뚝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 설마 그거...”

 

 왕삼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목... 목에 꽂으시려는 건 아니죠? 헤헤...”

 

 “맞는데?”

 

 “자, 잠깐만요!”

 

 왕삼은 자신의 인생에서 최대의 위기가 닥쳐왔다는 걸 깨달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매담집을 읽어가며 건성으로 침을 놓던 때가 호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흠!”

 

 본격적으로 시침을 하겠다는 듯 사뭇 진지한 표정의 진혜미에게 왕삼이 다급하게 물었다.

 

 “책은... 안 보세요?”

 

 “다 봤어.”

 

 진혜미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형 금침을 허공에 치켜들었다.

 

 “후후, 지금부터... 한 방에 낫게 해줄게!”

 

 ‘크, 큰일이다!’

 

 진혜미의 주의를 돌려야 했다!

 왕삼은 바닥에 떨어진 책자로 시선을 던졌다.

 검성전기(劍聖傳記)!

 한창 인기 있는 매담집(賣談集)이었다.

 

 가주인 진국보는 진혜미가 무림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질색했는데, 부친이 없는 틈을 타서 얼싸 좋다 빌려온 책이기도 했다. 진국보가 딸에게 엄금하는 대표적인 건 두 가지였는데, 그중 하나는 무림에 대한 흥미였고, 또 하나가 의술에 대한 관심이었다.

 

 물론, 부친이 없는 지금에야... 둘 모두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었지만.

 

 “하지만, 아, 아, 아가씨...”

 

 당황하자, 왕삼의 말이 꼬였다.

 

 “걱정 마, 안 아프게 할게.”

 

 진혜미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그, 그게 아니라... 채, 책은... 저, 정독을 하셔야죠? 그 뭐시냐... 너무 멋있는 거, 검성인데...”

 

 왕삼은 혼신의 힘을 다해 말했다. 책장이 중간쯤에서 접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진혜미는 검을 쓰는 영웅을 각별히 좋아했던 것이다. 검성전기는 무려 한 달을 기다린 책이었다.

 

 “나중에 마저 보지 뭐.”

 

 “헤헤, 아가씨도 참... 무릇 책이란 한 번 잡으면...”

 

 “너무 약해.”

 

 “네? 뭐가요? 거, 검성이요?”

 

 “아니, 적 말야.”

 

 “네에에에?”

 

 이번의 악역은 혈교의 교주였다. 왕삼이 알기로 혈교는 이름에 피를 뜻하는 말이 들어갈 정도로 어마무시한 집단이었다. 사용하는 무공도 내용은 잘 몰라도, 명칭 하나만큼은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진혜미에게는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혈교가 다 뭐야? 맨날 무슨 대법이다 뭐다 하다가, 한 방 치면 꽥 하고 죽어버리고. 마교라면 또 몰라! 천마 정도는 돼야 상대할 마음이 들지. 하다못해, 흑사련이나 귀악도, 사도맹, 십대 살객, 수라방, 혈랑문, 자미독산파, 천룡성, 암흑궁... 이 정도는 돼야...”

 

 “그... 그런가요?”

 

 무림의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 왕삼이었다. 무슨 소린지 통 알 수가 없었다.

 

 “혈교라면... 무시무시할 거 같은뎁쇼?”

 

 “됐고!”

 

 진혜미가 큰소리로 말했다.

 

 “침이나 빨리 놓고 나서... 지난번에 읽었던 거... 정의신검이 비급을 얻어서 마교주를 무찔렀던 얘기. 그걸로 다시 하는 거다?”

 

 왕삼은 글은 몰랐지만, ‘살려줍쇼’라는 대사만큼은 절절하게 읊을 줄 알았다. 그런 까닭에, 진혜미가 매담집을 읽을 때마다, 상대역으로 찍혔던 것이다.

 

 왕삼이 토해내는 ‘살려줍쇼’ 대사는, 그야말로 혼신의 연기였다. 진혜미는 어쩌면 그리 연기를 잘 하느냐고, 비결을 묻곤 했다.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제발 살려달라는 대사 속에 실린 감정은, 바로 이런 때의 경험을 떠올려서 끄집어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때’라고 함은...

 무슨 말인고 하니...

 결정적으로...

 진혜미는 침술을 배운 적이 없었다!

 부친 진국보가 일꾼들을 치료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본 것이 전부였던 것이다.

 

 “자, 그럼!”

 

 진혜미가 장침을 높이 들었다.

 

 이야기의 여운으로 흥분이 남았는지, 치켜든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아...아...아...아... 아가씨!”

 

 “왜?”

 

 “저 죽으면... 장례는 잘 치러주실 거죠?”

 

 “성대하게 치러줄게.”

 

 “정말요?”

 

 툭!

 

 진혜미가 손바닥으로 왕삼의 등짝을 한 대 쳤다.

 

 “컥!”

 

 “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러면, 협객 놀이는 누구랑 하라고?”

 

 “에구구! 왕삼이 살려...!”

 

 왕삼은 질끈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 온갖 주워들은 길흉화복의 이치에서부터 부처님과 반야심경, 전생의 업보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념들이 잡탕처럼 둥둥 떠다닐 때,

 

 푸욱!

 

 진혜미의 일격(?)이 내리꽂혔다.

 

 

 탁탁!

 

 진혜미가 손을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라?”

 

 왕삼은 조심스레 실눈을 떴다.

 

 “끝났어요?”

 

 “책 가져올게!”

 

 진혜미가 씩씩하게 뛰어갔다. 조금 전까지의 팽팽하던 긴장감이 사라지고, 한낮의 평온함만이 정자 위에 나른하게 내려앉았다.

 

 “침을 안 놓으셨나?”

 

 왕삼은 목을 좌우로 돌려봤다.

 

 “어라라?”

 

 신기한 일이었다. 극심했던 목의 통증이, 싹 사라지고 없었다.

 

 

 

 진금장은 청풍제일장으로 통한다.

 그 말은, 청풍현에서 돈이 가장 많은 곳이라는 뜻이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미처 모르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진금장은 청풍현에서뿐만 아니라 중원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중원 백대 장원에 속했던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부유함에 더불어서 드러나지 않은 금력(金力)이 더욱 고강한 곳이었다.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청풍현 사람들이 진금장을 칭송하는 까닭은 장주인 진국보에게 있었다. 진국보는 한마디로 ‘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청풍현에 정착한 이래로, 부를 쌓는 것뿐 아니라 베푸는 것에도 인색하지 않았던 그를, 청풍현 사람들은 주저 없이 ‘대인’이라 불렀다.

 

 하지만 자고로, 특별한 부자들에게는 남들이 이해 못할 괴벽이 있다던가. 진국보에게도 한 가지 기벽이 있었다. 십 수 년이 넘도록 마을사람들을 위해 여러 가질 베풀어 왔지만, 그중 한 가지 특이한 비용이 있었던 것이다.

 

 묵언비(黙言費).

 즉, ‘말하지 않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진국보는 이런 정체불명의 명목으로도 돈을 제공하곤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말하지 않는 것인가?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될 거창한 비밀... 같은 것을 상상할 수 있겠으나, 뜻밖에도 그것은 사소하고도 어이없는 한 가지 사실이었다.

 

 진혜미가 예쁘다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묵언비의 조건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여기에는 한 가지 사연이 있었다.

 진국보는 미신을 믿는 안 좋은 버릇이 있었는데, 딸이 태어나던 해에 아내를 잃었기 때문이라 했다. 출산 중에 일어난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때 우연히 한 노승을 만나서, 한 가지 조언을 들었다. 그러고는 딸을 과잉보호하게 된, 중원 제일의 딸 바보가 됐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야 짭짤한 용돈 벌이를 하게 됐으니 손해볼 게 없었다. 다만 그때부터 진국보의 별칭을 ‘대인’에서 ‘괴짜 대인’으로 바꿔 불렀을 뿐이다.

 

 어쩌면, 진혜미의 성격도 가주인 진국보를 닮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들을 하기도 했다. 부친이 괴짜 대인 소리를 듣는 만큼, 진혜미도 충분히 엉뚱했으니 말이다.

 

 부친 몰래, 밤마다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만 봐도 엉뚱한 것은 알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뭔가에 꽂히면 끝을 봐야 하는 점도 부친을 쏙 빼닮았다.

 

 부친이 상단행에 나서는 것도 중단한 채, 딸 교육에만 매달렸던 것처럼, 진혜미도 한 번 파고들면 무섭게 집중했던 것이다.

 

 다만, 부친에 대한 반항인지... 낮에는 난초 가꾸기나 붓글씨 같은 것에 손을 대는 반면에, 밤에는 혼자서 검을 휘두르는 등 엉뚱한 장난만 해서 문제였지만 말이다.

 

 “헉! 아가씨?”

 

 이런 사연까지 알 턱이 없는 왕삼이었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상단이 돌아올 날이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혜미가 요즘처럼 천방지축으로 굴었다간, 가주의 호통이 떨어질 것도 불 보듯 뻔했다.

 

 또각 또각.

 

 “어, 어디... 가시려고요?”

 

 왕삼은 진혜미가 말을 몰고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매담집 읽기를 하자더니,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갔다 올게.”

 

 “아, 안됩니다요!”

 

 왕삼은 말 앞을 가로 막고 섰다. 큰 대자로 팔을 벌리고 선 채 말했다.

 

 “어르신께서 아셨다가는 큰일 날 겁니다.”

 

 “하아, 답답하단 말야.”

 

 진혜미가 말 위에 훌쩍 올라타며 말했다.

 

 “그래도... 안 됩니다!”

 

 “금방 올게.”

 

 절레절레!

 

 왕삼은 눈을 부릅뜬 채 고개를 저었다. 충복으로서의 소신을 보일 때는 지금이었다. 왕삼은 성심성의껏 설득하고야 말리라 결심했다.

 

 “험! 험! 가주님께서 돌아오실 날이 가까워진 터라, 아가씨의 맘고생이 심해진 것도 당연할 것입니다...만! 이 왕삼이가 누굽니까? 오늘부터라도 조신하게 계시면, 이 왕삼이가 가주님께 말씀 잘 드릴 터이니...”

 

 “아냐.”

 

 “물론 그러믄입쇼... 네?”

 

 왕삼은 스스로 떠벌이던 말에 도취됐던 것에서 깨어나, 눈을 껌벅거렸다. 말 잔등 위에서 진혜미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마, 말씀만 하십쇼! 어떤 고민이건, 이 왕삼이한테 말씀하시면...”

 

 “아빠 때문이 아냐.”

 

 진혜미는 먼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 그러시면, 답답하신 이유가...”

 

 왕삼이 호들갑을 멈추고 물을 때. 진혜미가 하늘 저편을 보는 채로 불쑥 물었다.

 

 “안들...려?”

 

 “네, 넹?”

 

 “무슨 소리 같은 거... 안 들리냐고?”

 

 “소... 소리요?”

 

 “요즘에 말야...”

 

 평소답지 않게, 진혜미가 조심스레 말했다.

 

 “하늘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릴 때가... 그게 말이지... 그러니까...”

 

 “아, 아가씨?”

 

 왕삼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의... 의원을... 불러올까요?”

 

 “아하하하!”

 

 진혜미가 크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농담이야, 농담!”

 

 “힝, 아가씨...”

 

 “왕삼도 참! 믿었단 말야?”

 

 “에효, 너무하십니...”

 

 왕삼이 울상을 지을 때.

 

 “갔다올게!”

 

 히히히힝!

 

 진혜미가 탄 흑추마가 왕삼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다다다다!

 

 진혜미는 바람처럼 말을 달렸다. 강호 문파의 무사들 못지않은 기마술이었다. 그것은 부친 몰래 연마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대단한 솜씨였다.

 

 

 

 다다다다다!

 

 장원을 벗어나 대로를 달리자, 그제야 속이 확 트이는 듯했다.

 

 “하아! 역시 다 말했음... 큰일 날 뻔했어.”

 

 말을 달리며, 진혜미가 중얼거렸다.

 

 “뭐,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니까...”

 

 시원한 바람이 진혜미의 얼굴에 부딪혀왔다.

 

 “하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게 말이 돼?”

 

 최근 들어, 가끔씩 환청이 들렸다. 처음에는 기력이 허한가 싶었지만, 그런 문제만도 아닌 듯했다.

 

 환청의 내용이 너무나 이상했기 때문이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진혜미는 말을 멈춘 채 입술을 꼬옥 다물었다. 쑥스러운 내용이라도 되는 것인지, 양 볼이 복숭아처럼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혼인 상대를 찾는다고...?”

 

 생각할수록 부끄러웠다. 자신은 평소에 혼인 같은 걸 원해본 적도 없었다. 검성전기의 검성을 짝사랑한다고 해도, 그거야 이야기 속의 인물이 아닌가.

 

 더구나...

 

 ‘첫날밤이 뭐, 어떻다구?“

 

 그런 말만큼은, 혼잣말로도 차마 입 밖에 내 놓을 수 없었다.

 

 “쳇! 하늘에 맹세코 혼인 따위...”

 

 가만, 그렇다고 꼭 이런 맹세를... 할 필요까지야.

 진혜미는 누가 들을까 주위를 흘긋거리며, 빠르게 말을 몰았다.

 

 다다다다다다!

 

 어이없는 점은 또 있었다. 무엇보다 어처구니가 없는 건, 마무리는 반드시...

 

 ‘욕설이라니!’

 

 그것도 아주 상스럽고, 처절하게 말이다.

 

 다다다다다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진혜미는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형편없는 인간일거야!”

 

 진혜미는 망아지처럼 날뛰긴 했어도, 심성만큼은 착했다. 물론 함부로 욕설을 내뱉지도 않았다. 답답한 게 있어도, 말을 달리거나, 검을 휘두를 일이었다.

 

 하여, 터무니없는 환청이 들리는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한심해! 중얼거리는 소리라곤... 혼례에, 첫날밤에, 마지막엔 꼭, 상스런 소리까지.”

 

 진혜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체, 시이이이이이이이... 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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