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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내게 진주를 주세요
작가 : sillyswan
작품등록일 : 2017.11.2

기묘한 이야기와 섬의 소녀와 밖에서 온 소년.

 
산호 노인
작성일 : 17-12-04 20:27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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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나의 실책이었습니다. 내 눈 앞에서 대범하게 지함이를 데려갈 줄 몰랐어요. 아니 지함이를 노리는 존재가 있다는 자각도 없었어요.

 깜짝 놀란 방물아저씨가 안절부절 못하고 혼란 상태입니다. 겨울이는 바로 눈앞에서 휩쓸고 간 파도 때문에 놀라 모래 위에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아이고! 아가씨 어쩜 좋소?! 얼른 마을에 알려서 찾아야”

 “사람들의 손으로 찾으면 발견할 수 없을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조개를 가져가는 것은 산호노인의 파도였지? 같은 파도야. 산호노인의 파도였어.”

 “노인님이 도령을 왜 데려가유?”

 “그건 가서 물어볼게.”

 

 머리를 곱게 묶고 있는 머리끈을 풀었습니다. 얽기 설기 엮여있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 풀어줍니다.

 

 “뭐하려고?”

 

 겨울이가 나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저녁 식사 전에 다녀올게 늦으면 소란이 될거야.”

 “무사히 돌아올 수 있어?”

 “물론이야.”

 “아가씨 난 뭘 하면 되오?”

 “아저씨가 부를 수 있는 평번한 일상의 꿈을 불러. 꿈을 현실로 불러내는 손님인 꿈꾸기와 인간 사이에 태어난 당신은 할 수 있어. 겨울이와 지함이가 돌아갈 일상을 보호해줘.”

 

 끔뻑끔뻑 하다 내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열심히 할거유”

 “겨울이는 안전하게 방물아저씨 옆에서 기다려줘.”

 “알았어. 너도 그 녀석 꼭 데려와.”

 “응”

 

 머리카락을 풀어 헤칠 때부터 느껴지는 기운이 나를 감쌉니다. 어머니 바다의 안내에 따라 교복이 젖는 것을 개의치 않고 몸을 깊은 바다 속으로 던졌습니다. 가을에 물든 낙엽색의 치마가 바다 물결에 흔들립니다.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자 해저 절벽의 경계가 보입니다. 발장구에 힘을 줘 경계면에 닿습니다. 그 곳을 넘어서자 용왕이 다스리는 해국이 들어납니다.

 용궁을 기준으로 건물이 원형의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다 생물 손님들이 돌아다니며 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국의 땅에 내려서 치마를 잡고 꾹 물기를 짜내자 바닷물이 주르륵 흘러나옵니다. 흘러내린 바닷물은 땅에 스며들어 사라집니다.

 해국의 시간은 육지와 다르니까 얼른 찾아야합니다. 길을 서둘러야겠어요. 나를 안내하는 기운은 동그랗게 모이더니 검은색 거북의 모습을 갖춰 공중에 떠다닙니다. 나의 재촉에 앞발을 휘저으며 헤엄쳐나갑니다.

 

 

 

 멀리서 고운 방울의 음색이 들린다. 땡땡거리며 귓가에 소음을 유발하지 않고 딸랑 딸랑거리며 음악을 연주하는 것 같다. 눈을 뜨니 색색의 산호로 이루어진 천장이 보인다. 내가 있는 장소는 아름다운 산호들이 엮어 올린 돔이었다. 누워있는 상태로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일어났구나]

 

 지긋한 연세의 남자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연분홍의 수염과 머리카락이 바닥까리 자라있고 연하늘색의 작은 눈을 가진 할아버지가 보인다.

 

 “누구세요?”

 [산호노인이다. 언제나 할아버지라고 불렀는데 나를 잊었는가]

 “제 기억에 없어요.”

 [널 찾아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구나. 그러니 잊을만하지. 걱정 말아라 더 이상 너를 훔쳐갈 자는 없다.]

 “무슨 의미죠?”

 

 내가 경계하는 눈으로 바라봐도 신경을 안 쓴다. 품에서 조개를 펼쳐 놓으며 중얼거린다.

 

 [무엇이 좋을까. 그래 이 조개가 예쁘구나. 자, 여기에 들어가라. 볼품없는 껍데기에서 벗어나게 해주마]

 “싫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고, 갑자기 나를 납치한 당신을 믿을 수 없어요. 그리고 볼품없는 껍데기가 부모님이 주신 몸을 말하는 것이라면 더욱이 용납할 수 없어요.”

 [부모? 널 내게서 훔쳐간 건방진 게를 말하는 거냐. 그런 것은 부모가 아니다]

 “우리 부모님은 도둑질을 하지 않았고, 게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너는 사람에게서 태어날 수 없단다]

 “그러 지금 이렇게 사람의 몸으로 있는 나는 뭔가요!”

 

 거북스럽다.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더욱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납치된 상황도 상황이지만 저 노인과 이 장소를 친숙하게 느끼고 있는 나다.

 내 말에 그럴 리가 없다고 중얼거리다 천천히 다가오더니 내 몸을 붙잡고 이리저리 살핀다. 반항해도 힘이 강해 소용없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여러 가지 겹쳐진 것과 운으로 너는 태어났구나]

 

 혼자서 납득하듯 고개를 주억인다.

 

 [저주와 가호 속에서 태어났구나. 이대로 가면 네 육신이 못 버티고 무너질 거다.]

 

 단정 짓는 어투로 내게 선언한다.

 

 

 

 옛날 옛날에 작은 게가 있었어요.

 작은 게 자신은 볼품없어 예쁜 것을 매우 사랑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작은 게는 유명한 노인의 집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어요.

 산호로 이루어진 노인의 집이 예뻐 잠시 구경하다 그 집 안에서 더욱 예쁜 조개를 발견했어요.

 작은 게는 조개가 탐이나 가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노인이 잠든 사이 몰래 훔쳐서 머나먼 바닷가로 달아났답니다.

 잠에서 일어나 제일 아끼던 조개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 노인은 매우 화가 났습니다.

 조개를 찾아올 수 있는 방도를 찾다가 자신의 파도 근처에 조개가 다가오면 기운을 느낄 수 있게 주술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조개를 훔쳐간 괘씸한 자에게는 죽음의 저주를 걸었습니다.

 작은 게는 조개를 끌어안고 땅 속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영원한 잠에 빠졌습니다.

 모래 속에 작은 게의 시신과 함께 파묻혀 있던 조개를 세월이 흘러 조금씩 조금씩 표면으로 올라왔습니다. 조개 옆에 있던 게는 산호노인의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사라졌습니다.

 한 쌍의 인간이 그 바닷가를 지나가다 조개를 발견하여 주워갑니다.

 게에게 있던 약해진 저주는 조개를 주워간 인간에게 파고듭니다. 그 때, 조개 안에 있던 혼도 인간의 뱃속으로 파고들어 새로운 안식처에 자리합니다.

 

 

 [내 일은 아이를 점지하는 것. 여기 조개들 안에는 탄생을 기다리는 혼이 자리한다. 부부에게 조개를 건네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너는 파괴의 반려로 자리한 혼이다. 그에 걸맞게 강한 육신을 가진 자 들의 자식으로 삼기 위해 때를 기다렸지]

 

 나는 잠자코 노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도둑이 들어 너를 잃어버렸다. 너를 찾기 위해 주술을 썼지만 이미 인간의 육체에 들어갔기에 추적에 방해가 되었다. 지금은 혼의 힘이 강해져 육체 밖에 기운이 감돌기에 내가 너를 찾을 수 있던 거다]

 “그런데 제 육신이 못 버틴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파괴의 반려로 태어날 너의 혼은 강하다. 그러나 육신은 나약한 인간의 것을 사용하고 있으니 혼과 몸이 안 맞아 어긋나는 것이지. 혼의 힘이 머지않아 육체를 부숴버리는 거다. 육체를 가진 뒤에 몸을 가눌 수 없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었지? 그 때문이다.]

 

 혼이며 힘이며 의학 밖의 문제니 의사가 알 수 없던 것도 당연했다. 내 병의 원인을 이렇게 알게 되니 허무하다.

 

 “고칠 방도는 없나요?”

 [육신을 버리고 다시 태어나면 된다. 조개로 들어가 새로운 부모의 품에서 태어나자.]

 “지금의 부모님을 버리기 싫어요.”

 [어차피 죽어버려 윤회의 길로 들어선 자들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좋아.]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니 천천히 설명해준다.

 

 [네 힘은 강하기에 인간인 모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 더더구나 게의 시신에 남아있던 저주가 조개로 옮겨가 네 혼에 닿아있는 것을 보니 모체도 그 영향을 받아 죽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네 혼이 성장하면서 뿜어내는 기운에 휩쓸려 인간 아비도 건강하게 살아있을 수 없다. 쓰러져 죽음이 당연하다.]

 

 아버지는 노인의 설명과 다르게 팔팔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이 나 때문이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들으니 가슴이 아파진다. 머리가 아프다. 단순한 출산 후유증이라고 했는데. 순간적으로 죽어도 상관없으려나 싶다. 그래도 아버지가 남아있어. 나를 구하기 위해 하던 일도 미뤄두고 섬으로 온 아버지가 있다. 내가 없어지면 걱정하실 거다. 슬퍼하실 거다. 유일한 자식인 내가 먼저 떠나지 않을 거다.

 

 “아버지는 살아 계세요. 무엇보다 아프고 힘들고 죽는다 할지라도 지금의 삶을 이어 끝을 보고 싶어요. 미련을 두고 강한 몸으로 새로운 부모를 맞이하는 일은 생각할 수 없어요.”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말에 잠시 놀란 듯 했지만 수염을 쓸더니 차분히 말한다.

 

 [그 몸으로 반려가 안정될 수 있도록 버티는 것도 못한다. 그대로 수명이 다 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은 늦다. 안정에 시일이 늦춰져서는 안 돼. 더는 미룰 수 없으니 네가 포기해라]

 

 조개 안으로 집어넣으려 끌고 간다. 자리에서 버티려고 발버둥을 쳐도 전혀 소용없다. 이대로 모든 것을 잃고 조개 안에 들어가게 된다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 뜬금없이 벌어진 기상천외한 납치에 내 모든 관계와 시간을 잃기 싫다. 그 순간 어디서 날아온 거북이 노인 얼굴에 들이박는다. 노인이 들러붙은 거북을 떼어내려고 내 손을 놓자마자 나는 돔의 문으로 몸을 피한다. 힘들어서 땀이 흐른다. 탈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가려는데 문 앞에는 누군가 서 있었다. 여기서 볼 수 없으리라 생각한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거기에는 젖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진주가 노란 눈으로 나와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리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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