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한번쯤은 마음에 사랑하는 이성을 품어 봤을 것이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부터 쭉 내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소녀가 있었다. 물론 그 소녀는 내 생의 하나뿐인 첫사랑 이자
내 마음을 가장 애간장 타게 했던 짝사랑이기도 하다
그 소녀를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를 갓 입학할 때였다..
학교라는 곳에 간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엄마 손에 의지한 채 이리저리 따라 다니다, 반을 배정받고
내 자리에 앉아 앞에 계시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다, 함께 학교생활을 할 친구들을 본다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긴 생머리에 날씬하고 웃을 때 살포시 볼에 보조개가 들어가는
예쁜 소녀가 보였다. 그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난 황급히 고개를 돌렸고 그 후로 몇 번이나 힐끔힐끔 그 소녀의 모습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 소녀와의 첫 만남이자 내 짝사랑의 시작 이였고 나의 하나뿐인 첫사랑이다.
초등학교 생활 6년동안 그 소녀와 난 무려 5년을 같은 반에서 지냈고 신기한 것은 매번 같은 반에 배정 받을 때 마다
소녀와 난 학급에서 늘 회장 부회장 자리를 같이 했고 그와 동시에 학교에서 그 소녀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렇게 함께한
시간들 때문인지 난 학교 가는 일이 너무 신나고 즐거웠다. 소풍을 갈 때도 학교 하교 길에 앞에 있는 문방구에서 군것질을 할 때도
장난을 칠 때도 주말에는 다른 친구들하고 놀면서도 괜히 억지 부리며 핑계거리를 만들어 소녀를 불러내 함께 놀 때도
그냥 어린 초등학생이 매번 그 소녀와 함께 일 때면 행복하다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이해 할 수 있게 되는 듯 하였다
하지만 그런 행복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내 행복한 순간과 그 시간들을 빼앗아 간 것 또한 내게 찾아온 틱장애라는 병 때 문 이였다.
틱 증상이 보인 그 시점부터 나의 자존감은 급격히 무너졌고 그 소녀와 나의 관계에도 급격한 정체현상이 일어났다.
내가 먼저 그 소녀를 점점 멀리 시 하게 되고 피하게 되었다..
틱증상이 생기고 또 같은 반을 배정받고 회장 부회장을 같이 맡아왔지만 그 전과는 확실히 다른 나의 태도와 행동에 소녀 또 한 날 멀리 시 하기 시작했다.
하교 길에도 소풍을 갈 때도 주말에도 우린 서로 각자 따로 행동하기 급급했고 이런 상황들 또한 내 틱을 악화시키면서
소녀를 좋아하고 있던 내 감정들이 틱 증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음성 틱으로 그 소녀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반면에 괜히 그 소리에 “하면 안돼!!”라고 신경을 쓰다 역효과로
소녀의 이름을 외치며 성적인 발언까지 하는 게 아니겠는가
결국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해 이후로 소녀와는 그 전처럼 지내지 못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입학하는 과정에서
또 같은 학교로 가게 되었지만 결국 중학교 생활 중간에 소녀가 전학 가는 바람에 소녀와 나의 짧았던 만남은 끝이 났고
결국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나의 8년간 짝사랑은 고백도 해보지 못한 채 끝이 났고 내 첫사랑은 아픈 기억만 남긴 채 끝이 났다
그 이후로 몇 번 나에게 다가오는 이성친구들에게 호감이 생겼지만 아직 까지도 내가 좋아했던 그 소녀만큼 다른 이성에게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요즘도 한번씩 잠자리에 들면 꿈에서 그 소녀가 나타나 자꾸 옛 시절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곤 한다. 그 소녀가 보고 싶다
그리고 혹시나 만나게 된다면 “내가 널 참 많이 좋아했다. 네가 많이 보고 싶었다” 라고 그 순간 용기를 내어 말하고 싶다
다른 것에 거짓이 있었다면 너의 대한 내 마음만큼은 진심 이였다. 보고 싶은 소녀 내 첫사랑이여
(사랑은 모두가 기대하는 것이다. 사랑은 진정 싸우고, 용기를 내고, 모든 것을 걸 만하다).
[에리카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