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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폭군의 주인님
작가 : 정블루
작품등록일 : 2017.11.29

[걸크러쉬 여주] [마녀는 좀비의 비서?] [진짜 마녀 여주] [진짜 좀비 남주] [좀비가 마녀의 심장을 노려] [현대 배경 로맨스 판타지]

"나를 죽여줘" 콧대 높은 좀비가 나를 환멸 가득한 눈으로 노려다 보며 말했다.
"나를 당장 죽이지 않으면." "어쩔 건데?" 그의 아찔한 입가에 조소가 담겼다.
"너의 심장을 파먹어 줄게."

 
일상은 괴로워
작성일 : 17-12-04 01:24     조회 : 421     추천 : 0     분량 : 6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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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고객님. 그게 아니라니까요.”

 

 답답함이 가득 세어 나오는 소리가 실내를 채운다. 나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이미 파악하고 있다.

 

 “트리플 슈퍼리어 객실에는 기본적으로 오리털 이불이 제공됩니다. 여분의 침구류를 추가하실 거면 2만원의 비용이 더 추가되세요.”

 

 한국에서의 나의 유일한 친구이자 같은 호텔 입사동기, 강하지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강숙자라는 이름이 싫어 부모님에게 떼를 쓰다가 겨우 승낙을 얻어내 개명 신청한 그녀였다. 강하게 살자, 라는 이미지로 ‘강하지’라는 이름을 사용했는데, 아쉽게도 나를 포함한 입사 동기들은 전부 그녀를 ‘강아지’라고 부른다.

 

 그런 그녀의 머릿속에 한가득 쥐가 나 있는 것이 떡하니 보였다. 하지와 나는 현재 대형 관광호텔인 로엔 호텔의 객실예약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는 참고로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지만 가끔 타오르는 정의감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더욱 조심해야 할 업무적인 부분에서 그녀의 원칙은 가끔은 어긋나기도 한다. 바로 지금처럼.

 

 “고객님, 그러니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침구류는 공짜로 추가가 안 되시며 소파베드 또한 2만원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세요. 이것은 로엔 호텔을 포함한 대부분 업장의 원칙이니 저희로서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점심시간이 이미 5분이나 지나가고 있었다. 뭐, 이것은 업무에 치이다보면 예삿일에 가까웠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사내식당에서 하지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돈가스의 튀김옷이 눌러 붙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꽤나 절망적이었다.

 

 하지는 벌써 20분 째 고객과 입씨름을 펼치고 있다.

 

 “아, 고객님. 서비스는 공짜의 개념이 아니라니까요!”

 

 결국 참다못한 그녀가 폭발했다.

 

 “저희 부모님 다 살아있거든요? 왜 부모님 욕을 하세요!”

 

 가끔 저런 망나니 고객이 있기 마련이었다. 아마도 오늘 하지가 된통 걸린 듯싶었다. 불쌍한 하지......

 

 나는 입술을 질겅거리다가 이내 마음의 결심을 굳히고는 단숨에 하지가 앉은 자리 쪽으로 손을 펼쳐 흔들었다. 순간 하지가 입을 우악스럽게 놀리다 말고 나를 보며 눈을 끔뻑거렸다.

 

 ‘고객, 나한테로 넘겨.’

 

 소리를 죽여 입만을 뻐끔거렸다. 하지는 열 받은 듯 숨을 쌕쌕거리다가 결국 나에게로 전화를 돌렸다.

 

 “고객님! 저희 객실예약과 팀장님 연결해드릴게요, 잠시만요.”

 

 물론 나는 그녀가 말하는 팀장이 아니다. 사원인 하지보다 한 단계 계급이 더 높은 대리직함을 달고 있을 뿐이다. 고객은 높은 직책을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고객을 처리하는 일은 대부분 직원들의 입을 거치다가 해결이 안 되면 종래에는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왜냐고? 진상 고객 처리 담당자가 나거든. 하아.

 

 “전화 바꿨습니다. 객실예약과 팀장, 이하연이라고 합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수화기를 살짝 떨어뜨려 놨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에 예약 받는 직원 누굽니까? 아니, 여기 호텔은 고객에게 함부로 막말해도 되나보지? 내가 여기 가만 놔둘 줄 알아?!]

 

 고막을 으깨는 듯한 목청에 눈살이 스스로 찌푸려졌다. 침착하게 응대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신가요? 저희 측 입장에서 신중히 들어보고 해결해드릴 수 있는 사항은 반드시 해결해드리겠습니다.”

 

 화가 난 고객을 처리하는 단계별 방법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첫째. 고객의 말을 경청한다.

 

 [아니, 트리플 이그제큐티브 객실을 사용하려는데 왜 침구류를 돈을 받고 팝니까? 모텔만 가도 침구류는 공짜인거 몰라?]

 

 아오, 말이 짧다?

 

 “아, 그러셨구나. 불편이 크셨겠어요.”

 

 입가를 실룩거렸다. 순간 똑같은 반말이 튀어나올 뻔 했지만 간신히 억누르고 침착하게 대응하기로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절대로 먼저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죄송하다고 말하는 순간 고객은 우리가 진짜로 잘못한 줄 안다. 결국 그들의 화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 고객을 생각하는 입장으로 유감을 표한다.

 

 “모텔이 여분의 침구류를 매일 세탁까지 하는지는 저희도 잘 모르겠으나, 로엔 글로벌 호텔의 이불과 베개피는 매일 고급세탁업체에서 직접 단계별 세탁을 거쳐 저희 호텔로 전달이 됩니다.”

 

 [그래서? 안 된다?]

 

 고객도 사람인지라 약간의 분노를 억누를 줄 아는 흐름이 온다. 분노가 이성을 잡아먹기 전에 재빨리 말을 가로챈다.

 

 셋째. 고객의 마음으로 방법을 강구한다.

 

 “잠깐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만약 저희 호텔에 남는 침구류가 조금 낡았어도 괜찮으시다면 한번 메이드팀에게 연락을 넣어볼 텐데요.”

 

 물론 이것으로 화난 고객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다. 이미 빈정이 상한 상대방의 화를 없던 것처럼 되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여기서부터 고비다. 이런 상황이 오면 인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둘로 나뉜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공짜 이불은 고사하고 아무 죄도 없는 직원들을 깔아뭉개고 자존심을 챙기고 싶어 하는 인간이거나, 혹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불을 받아내고 싶은 인간이거나.

 

 대부분은 이미 분노게이지가 대폭 상승해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빙자해 그동안 살아오며 묵혀왔던 화를 풀기 십상이다. 아마도 내 예상이 맞다면 전자일 것이다.

 

 [아니, 내가 지금 그깟 이불 때문에 이래?! 지금 그쪽에서 고객을 아주 개처럼 대하고 있잖아?]

 

 하아. 내 이럴 줄 알았어.

 

 이제 곧 돌과 칼, 활과 총알들이 무수히 내 귓가로 박혀들 것이다.

 

 [어떻게 할 거야? 내가 지금 구청이랑 정부에 민원을 넣어 말아? 아니, 그깟 대형호텔이면 다야? 책임자 바꿔, 책임자!]

 

 “제가 책임자입니다, 고객님.”

 

 이 순간에는 휴대폰 속에서 나오는 이름도 모르는 여자의 기계음이 되어야만 한다. 감정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자마자 귓구멍을 짓밟아버리는 듯한 고성이 들렸다.

 

 [무슨 58만 원짜리 객실을 사용하는데 그깟 침구류를 2만원이나 쳐 받고 팔아? 도둑놈이야? 그렇게 배웠어?]

 

 “......”

 

 마음속으로 뭔가가 뚝, 끊기는 소리가 들렸다.

 

 주름살이 생길 정도로 미간을 좁혔다.

 

 한낱 호텔의 객실예약과도 이러할 진데 최근에서야 이슈가 되는 고객센터의 직원들은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 싶다.

 

 [내가 소비자보호센터랑 구청, 그리고 시청에 다 찌를 거니까 각오하고 있어. 알았어? 내가 방송국 피디야!]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방법밖에는 없다.

 

 넷째. 이놈은 더 이상 고객이 아니다.

 

 “고객님. 지금부터 저희 호텔의 블랙리스트로 기록되시며 녹취된 것은 저희 호텔의 증거자료로 영구히 보관됩니다. 신고나 고발은 마음껏 하시길 바라며, 이만 끊겠습니다.”

 

 [야이, 개ㄴ......]

 

 툭, 하며 전화를 단숨에 끊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고객의 전화번호를 전산상의 수신차단목록에 올려 평생 전화를 받지 않는 일만 남았다. 아주 간단하지 않은가? 제기랄.

 

 “하. 이하연......”

 

 감격에 젖은 목소리가 등 뒤를 덥혀왔다. 뭔가 뜨시다?

 

 어느새 뒤에 있던 의자를 끌고 와 옆에 앉은 하지가 나를 보며 익살을 떨었다.

 

 “감동이 앞을 가린다, 크윽. 역시 하연이가 최고라니까?”

 

 “감동은 무슨.”

 

 “하, 완전 멋있어. 내가 남자였으면 너란 여자, 바로 납치해버렸다.”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의 두 손을 꾸욱 쥐었다. 아오, 손 부서지겠다.

 

 “돈가스나 썰러 가자. 오매불망 우리를 기다리는 돈가스가 불쌍하지도 않냐.”

 

 어깨를 으쓱이고 아직도 나를 백마 탄 왕자님쯤으로 보던 하지의 등을 툭 치고 일어섰다.

 

 구내식당은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에 있었다.

 

 “벌써 식사시간이 20분이나 지났어. 진짜 열 받네.”

 

 하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불타올랐다. 그런 그녀를 위로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토실토실한 돈가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어.”

 

 “크윽. 위장이 밥 달라고 난리다.”

 

 저런 단순한 녀석.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다. 그녀와의 점심식사는 언제나 유쾌하게 흘러갔다. 심지어 우리 호텔의 직원식당은 밥맛이 훌륭하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퇴사 고민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있다는 객실예약부서 한 대리가 이곳 이모님들의 밥맛 때문에 도저히 그만두지 못하겠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였으니까.

 

 “돈가스, 돈가스.”

 

 “못 말려.”

 

 하지는 한국에서도 유일한 나의 친구였다.

 

 그동안의 내 생활은 이탈리아나 프랑스, 미국 등등을 거쳐도 여전히 냉소적으로 흘러갔고, 나에게도 또한 그것이 익숙했다.

 

 협업과 개인주의의 경계가 뚜렷한 유럽이나 북미권의 사람들은 이미 한발 앞선 자유를 표방했기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단연 중시했다.

 

 그들은 언제나 눈 밑이 퀭한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나 또한 그들에게 뚜렷하게 관심을 나타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월급은 개인의 능력에 맞게 가져갈 뿐이었고, 나는 착실하게 남의 돈을 내 계좌에 박아 넣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이곳, 한국은 조금 달랐다. 몇 개의 호텔을 거치며 이곳도 똑같을 줄 알았지만 로엔 글로벌 호텔에 입사했을 때에는 하지와 번호 하나 간격으로 면접을 봤었다.

 

 그녀는 내 손까지 부여잡고 같이 면접 통과하자며 눈을 반짝이기까지 했었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다행히도 우리는 동시에 합격했고, 하지는 입사 당일 날 나를 얼싸안으며 같이 기뻐해주었다.

 

 ‘진짜 잘 됐어!’

 

 ‘어, 그러게.‘

 

 나는 그날 처음으로 인간의 온기가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 경험하게 되었다.

 

 또한 한국에 올 때의 나이는 26살로 설정해두었는데, 하지는 나와 인간의 나이로 치면 동갑인 점까지 딱 들어맞았다.

 

 그녀는 다크서클을 달고 사는, 별로 호감가지 않는 인상의 나에게 꾸밈없이 다가와 줬다. 그런 하지가 너무 고마웠다.

 

 ’우린 친구잖아.‘

 

 앞으로도 평생 그녀의 온기가 내 옆에서 은은하게 머물러있어 주기를 바랐다. 그것이 나의 욕심일지라도.

 

 하지는 알까? 인간의 나이로만 치자면 내가 자기보다 세 배는 더 먹은 할머니라는 걸. 아마 놀라 자빠질 것이다.

 

 “돈가스 자르는 소리 죽이지 않냐?”

 

 튀김옷 자르는 서걱거리는 소리가 먹음직스럽게 들렸다. 하지와 나는 돈가스를 너무도 사랑했다. 오죽했으면 호텔에 한 달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회식 때, 그녀와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몰래 자리를 뜨며 돈가스 뷔페에 도둑고양이처럼 숨어들 정도였다.

 

 심할 때에는 쉴 틈 없이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환청이 하지와 있을 때에는 약간이나마 잠잠한 것도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아마도 ’친구‘라는 단어가 그녀와 나 사이를 굳건히 지탱해주고 있는 것 때문일지도 몰랐다.

 

 “너 그거 알아?”

 

 하지가 포크로 돈가스를 푹 찍어 참깨로 버무린 데미그라스 소스를 버무리며 내게 대답했다. 샐러드를 버무리며 물었다.

 

 “뭔데?”

 

 “이번에 로엔 글로벌 호텔, 매각될지도 모른대.”

 

 “진짜? 어디에?”

 

 샐러드를 한입 가득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눈을 동그랗게 떠냈다. 하지는 배가 고팠는지 돈가스를 입에 두 점이나 넣다가 목에 걸린 채로 캑캑댔다. 재빨리 물을 목에 털어 넣은 그녀가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나도 몰라. 근데 박차장님이 살짝 귀뜸해 줬었는데, 아직까지는 더 좋은 조건에 매각할 대기업들을 선별하고 있나 보더라고.”

 

 “흐음. 그건 몰랐네.”

 

 어차피 나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호텔의 주인이 바뀌어도 고위층의 인사이동이 대거 일어날지언정 말단 직원들은 대부분 살아남게 마련이었다.

 

 “이번에 로엔그룹에서 중국에 유기농화장품 레이블 출시했다가 어마어마하게 타격 입었잖아.”

 

 “저번에 직원들한테 써보라고 공짜로 줬던 그거?”

 

 “어. 맞아.”

 

 그것은 나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씨앗과 약초, 올리브를 배양해 만든 유기농 화장품 레이블, L. green.

 

 중국을 겨냥해 화장품 케이스 디자인까지 섬세하게 중화사상이 뿌리박힌 그들의 체질에 맞출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보기 좋게 빗나가버린 듯싶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이 중국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또한 중국이 그 후에 한국제품들을 향한 밑도 끝도 없는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얘기마저도.

 

 “그래서?”

 

 짧게 질문하자마자 하지가 돈가스를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그래서긴 뭐, 방심하다가 된통 당한거지. 중국과도 사이가 좋아 당연히 될 거라고 믿고 무리하게 일을 확장하다가 갑자기 거기서 배신 때리니까 황당한 거야. 아예 사업 철수명령까지 나오기 직전이라나?”

 

 시큰둥한 표정으로 미소된장국에 숟가락을 넣던 나의 귓가로 하지의 말이 덧붙여졌다.

 

 “여태껏 축적해왔던 보유금도 거덜 났고, 어쩔 수 없이 아예 철수하기로 결정했대. 한국소비자들에게로 선회하기로 마음먹은 거지. 아무튼 사업 철회하는 데에 한두 푼 들어가냐? 그것도 다 돈인데. 그래서 로엔그룹이 가진 유일한 호텔인 이곳을 팔기로 마음먹은 거지.”

 

 “흐음. 좋은 곳에 팔려야 할텐데.”

 

 “야. 그래서 오늘 기분도 그런데.”

 

 “뭐.”

 

 그녀가 눈을 굴리며 살포시 웃었다. 분명 저 웃음이 나올 때에는 엉뚱한 발언을 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설마?

 

 “오늘 클럽 안 갈래?”

 

 “뭐?”

 

 돈가스 하나가 툭, 내 포크에서 떨어졌다.

 

 다소 황당하게 눈을 끔뻑였다. 하지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이를 갈았다.

 

 “저번에 내기 졌잖아. 그러니까 오늘은 가는 거다?”

 

 내기라면, 그때 김대리가 오늘도 똑같은 옷을 입고 올 것이라는 내기? 고작 그것 때문에 클럽을 가자고?

 

 “나 시끄러운 곳 싫어하는 거 알잖아.”

 

 “내기 졌잖아. 그럼 이기던가.”

 

 진짜 못 말리는 녀석 같으니라고.

 

 하지는 부족함 없는 집안에서 자란 탓에 조금은 철없는 아가씨 이미지다. 그래도 심성이 곱고 착한 탓에 나를 포함한 동기들이 대부분 그녀를 좋아한다. 또한 클럽에 가서 춤추는 것도 좋아하는 그녀다.

 

 “하아.”

 

 “오늘은 무조건 가는 거다! 그때 약속했어. 무슨 부탁이든 들어주기로.”

 

 정말 밑도 끝도 없는 확인사살이었다.

 

 벌써 클럽 가자는 하지의 말을 30번은 거절했었을 것이다. 이쯤 되면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냐.

 

 결국 하지가 그토록 원하던 대답을 해주기로 작정하고 눈을 굳혔다.

 

 “좋아.”

 

 “진짜?!”

 

 다시는 강하지와 내기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대신 1시간만이다.”

 

 “콜.”

 

 그녀가 얄미운 표정으로 포크를 들어 올리며 헤실 웃었다.

 

 “돈가스 진짜 맛있지 않냐?”

 

 하아.

 

 강하지의 술수에 걸려들었다.

 
작가의 말
 

 바삭바삭한 돈가스..[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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