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 이름을 부르면
작가 : 라온마루
작품등록일 : 2017.11.29

나만 보면 미인계를 쓰며 접근하는 남자의 정체가 수상하다??
기억을 잃은 연인을 미인계로 유혹하는 남자와 고강도 철벽을 치는 여자의 이야기.

[동서양 퓨전 로판/ 차원이동/ 기억잃은 여주/ 용병왕남주/ 일편단심 남주/ 괴력여주/ 미남남주/전개느림주의]

 
이 남자의 정체는! (2)
작성일 : 17-12-03 16:08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06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9화>

 "당신…. 드..드래..헙!"

 

 당신 설마 블랙 드래곤이세요? 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무명은 급하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멋모르고 드래곤의 정체를 까발렸다가는 저 블랙일지 골드일지 레드일지 모르는 드래곤에게 산채로 먹힐지도 모를 일이었다.

 무명이 읽은 드래곤이 나오는 판타지 소설 속의 블랙 드래곤은 전부 악당으로 등장했다. 잘생긴 얼굴로 수많은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는 뻥 차버린 뒤 울며 매달리는 여인들의 모습을 즐거워하며 감상하는 것을 취미로 삼는 나쁜 남자. 그리고 세상의 종말을 원하고 인간들을 학살하는 나쁜 남자. 주인공 남녀를 위험 속에 빠트리는 것을 이 세상 최고의 즐거움으로 아는 나쁜 남자.

 

 휴이넨의 얼굴 위로 책에 삽입되었던 블랙 드래곤의 삽화가 덮어씌워 졌다.

 무명은 번지르르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휴이넨의 시선을 자기도 모르게 피해버렸다.

 

 '넘어가면 안 돼…'

 

 그녀는 얼른 태후와 란영을 데리고 요괴 마을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요괴 마을에서 이무기랑 싸워서 이긴 전적이 있는 무명이지만 판타지 소설 속의 드래곤은 소드 마스터 용사 외에는 이길 자가 없다고 알고 있었다. 무명은 소드 마스터가 아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이 파충류를 피해 도망가고 싶었다. 요괴 마을에 가서 몇백년정도 있다가 나오면 이 블랙 드래곤도 유희를 끝내고 돌아가 있을수도 있었다. 아니, 더 운이 좋으면 다시 한국의 인간계와 연결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저기…. 제 일행들은…."

 

 그녀는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로 얌전하게 태후와 란영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태후와 란영의 웃음소리가 그들이 있는 곳까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휴이넨은 자연스럽게 무명의 어깨에 손을 살짝 대고 그녀를 식당으로 에스코트했다.

 

 '드..드..드래곤의 앞발이 내 어깨에…'

 

 무명은 제 어깨에 얹어진 손을 곁눈질로 보며 걸음을 재촉했다. 괜히 손을 치워달라고 하면 이 드래곤이 화가 나서 변신하고는 앞발로 자신을 후려갈길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휴이넨은 무명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속으로 실실 웃었다. 기억을 잃기 전의 무명은 자신의 얼굴을 좋아했다. 그런데 기억을 잃은 지금도 제 얼굴을 살짝살짝 훔쳐보며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니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여전한 것만 같았다.

 

 사실은 괜한 오해로 긴장을 해서 얼굴이 붉어진 것이고, 드래곤이라고 여겨지는 휴이넨을 무서워해서 눈치를 살피는 것이었건만, 그는 제 마음대로 추측하고 결론을 내렸다. 실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식당 입구에서 시종들이 문을 열어주자 그 안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보였다. 기다란 식탁 앞에 앉아 많은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태후와 란영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기를 흡수하며 사는 요괴들은 인간의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기분 전환 삼아 음식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무명이 그동안 보았던 요괴들은 음식을 먹더라도 최소량의 음식만 먹을 뿐이었다. 저렇게 무식하고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은 99년 인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 말이다.

 

 '어째서 창피함은 나의 몫인 걸까….'

 

 무명은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기어들어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쥐구멍엔 자신을 창피하게 하는 요괴도 없고, 무서운 블랙 드래곤도 없으니 그곳이 지상 낙원이 아닐까 싶었다. 그녀는 이대로 저 둘을 내버려 두고 요괴 마을로 돌아가 버릴까 하고 고민을 했다.

 

 "오오~ 무명!"

 

 태후가 망연자실해 하고 있는 무명을 발견하고는 닭 다리를 든 채로 손을 흔들었다. 그 소리에 란영도 뒤를 돌아 무명을 보았다.

 

 "히익!"

 

 토마토소스를 입가에 가득 묻힌 란영의 입 주위가 빨갛게 물들어 마치 사람 간을 막 뜯어먹은 구미호처럼 보여 무명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뻔했다.

 누가 저들을 도깨비의 수장과 구미호족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구미호라 생각을 할까….

 무명은 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서 요괴 마을 입구에 크게 액자에 넣어 전시하고 싶었지만, 그녀에겐 카메라도 없을뿐더러 요괴는 거울이나 사진에 모습이 담기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휴이넨은 태후와 란영을 보고는 얼이 빠진 무명을 이끌어 자리에 앉혔다. 자기가 의자에 앉는지도 모르고 계속 걸신들린 요괴를 바라보고 있는 무명의 손에 친절하게 식기를 쥐여줬다.

 

 "유하"

 

 그는 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서도 계속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무명에게 작게 말을 걸었지만, 그녀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

 휴이넨은 자신의 진짜 이름에도 아무 반응 없는 무명의 모습을 보며 잠시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가 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도 살아는 있으니….'

 

 한참을 태후와 란영을 보던 무명은 헉하고 정신을 차렸다. 언제 의자에 앉았는지도 몰랐던 데다가 자신의 양손에는 식기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놀라서 휴이넨을 쳐다봤다.

 

 '블랙 드래곤이 나에게 무슨 짓을!'

 

 자기가 정신 팔고 있었으면서 자연스럽게 블랙 드래곤의 흉계로 생각하는 무명이었다. 이제는 아예 휴이넨을 인간이 아닌 블랙 드래곤이라고 확정까지 지은 채였다.

 휴이넨이 손짓하자 기립해 있던 사용인들이 그들의 앞에 음식을 대령했다. 커다랗고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가 담긴 접시를 보니 식욕이 동했다가, 태후와 란영의 모습을 보니 식욕이 물에 씻긴 듯 사라졌다.

 

 저것들은 구미호랑 도깨비가 아니고 아귀(餓鬼-굶어 죽어 된 귀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이나 둘의 이름을 불렀지만, 음식을 먹는데 심취해 무명의 부름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니 한숨이 터져 나왔다.

 

 "식사하시죠."

 

 눈앞의 아귀들을 보다가 옆에 앉은 블랙 드래곤을 신경 쓰지 못한 무명은 휴이넨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접시를 보았더니 그가 제 접시의 스테이크를 잘라 그녀의 앞에 놓인 접시와 바꿔둔 상태였다.

 

 "아…. 네. 잘 먹겠습니다."

 

 밥맛은 이미 떨어진 상태였지만 그녀는 감사 인사를 하고는 포크로 작게 썰린 고기 조각을 입에 넣었다.

 

 '매너 좋은 드래곤….'

 

 로맨스 소설에서나 봤던 남자 주인공의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이 세상 여자들을 제 포로로 만들려고 작정한 블랙 드래곤다웠다. 무명은 고기를 콱콱 씹으며 자신은 절대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블랙 드래곤에게 빠진 여인들의 삶의 끝은 언제나 눈물 아니면 죽음뿐이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99년이란 긴 시간을 사는 동안 몇 번은 썸 비슷한 것을 탄 적은 있지만, 연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무명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늙지 않는 체질 때문도 있지만, 연애 비슷한 감정이 들려고 치면 자꾸만 죄짓는 기분이 든 탓이었다.

 

 "무명. 우리 오늘 여기서 자고 가면 안 되나?"

 

 한참을 먹는 것에 집중하던 란영이 이제 슬슬 배가 부른지 포크를 내려놓고는 해맑게 웃으며 말을 했다.

 그녀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무명이 입안에 있는 것에 스테이크가 아니고 똥을 씹는 듯한 표정을 하며 쳐다보자 태후가 란영을 바로 말렸다.

 

 "란영 정신 차려라. 여긴 인간 세계라고. 인간이 좀 잘해준다고 덥석덥석 마음 열면 안 되는 법일세."

 

 닭 날개를 손가락처럼 까닥까닥하면서 훈계를 늘어놓는 태후를 무명은 차게 식은 눈으로 쳐다봤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선조의 말 속에 담긴 지혜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태후였다.

 

 "두 사람은 조용히 밥이나 얼른 드세요. 집에 돌아가면 혼날 각오 하시고요…"

 "왜..왜 그러는데.."

 

 잘 화내는 법이 없고 매사에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던 무명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란영과 태후는 그녀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아니었다. 두 요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태, 태후.. 무명이 화가 많이 났나 봐"

 "그, 그러게.. 왜 화가 났지?"

 "속닥거릴 거면 성량 좀 줄이고 말씀하시죠? 전부 들리거든요?"

 

 제 딴엔 눈치 본다고 둘이 머리를 맞대고 말을 하는데 워낙에 목청 좋은 두 사람이기에 하는 이야기가 그대로 무명의 귀에 들렸다.

 

 "원하신다면 묵고 가셔도 괜찮습니다. 보시다시피 방은 차고 넘치니까요."

 

 무명이 스테이크를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리는 것도 귀엽고, 인간이 아닌 듯한 두 남녀를 향해 화를 내는 모습도 귀엽다고 생각하며 계속 그녀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던 휴이넨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지 못한 권유를 해왔다.

 

 그녀는 아까 전의 두려움도 잊고 나쁜 파충류, 블랙 드래곤을 향해 휙 소리가 나도록 고개를 돌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0 이 남자의 정체는!? (3) 2017 / 12 / 4 231 0 4003   
9 이 남자의 정체는! (2) 2017 / 12 / 3 224 0 4061   
8 이 남자의 정체는! (1) 2017 / 12 / 3 212 0 4276   
7 차원이동?!(3) 2017 / 12 / 2 232 0 4109   
6 차원이동?!(2) 2017 / 12 / 2 216 0 4507   
5 차원 이동?! (1) 2017 / 12 / 1 226 0 4094   
4 용병왕 휴이넨(2) 2017 / 11 / 30 235 0 4855   
3 용병왕 휴이넨(1) 2017 / 11 / 30 223 0 4205   
2 요괴마을의 무명씨(2) 2017 / 11 / 29 232 0 6532   
1 요괴마을의 무명씨 2017 / 11 / 29 381 0 73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