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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20화 - 한민혁의 꿈(2)
작성일 : 17-12-02 23:11     조회 : 647     추천 : 0     분량 : 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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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인 좀 해주세요. HAN 작곡가님."

 

 "네?......아.. 혜원누나가 말했어요? 말하고 다니지 말라니까 창피하게.."

 

 "야. 이 자랑스러운 걸 왜 숨기고 다니냐? 노래 엄청 좋은데.. 나 지금도 듣고 있어."

 

 "지금 듣고 있다고요? 하아... 그... 괜찮은 것 같아요?"

 

 "야. 괜찮다가 뭐냐. 진짜 좋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 고등학생 때를 반성하게 되었지, 난 놀기만 했던 것 같은데... 특히 네가 황민열한테 준 곡들은 나도 좋아했던 노래라 신기하다고나 할까?"

 

 "...그래요?"

 

 "응. 근데 왜 2집까지만 같이 작업한 거? 3집 활동 때는 시험기간이었어?"

 

 "아니요. 황민열 목소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요.. 2집 캐모마일때 그래서 좀 의견충돌도 있었고 그 후부터는 달라고 해도 안 줘요."

 

 "그랬어? 음... 노래는 좋았는데 갈등이 있었는 줄은... 황민열 목소리 좋지않나...?"

 

 "그냥 사사로운 의견충돌이죠 뭐.. 저 잠 좀 잘게요. 체육시간인데 어차피 다리가 이래서 활동도 못한다니까 보건실에서 쉬고 있으래요."

 

 "아. 그래.."

 

 

 침대로 들어가려던 민혁을 본 순간 아까 혜원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민혁이가 목소리가 좋다던 말이...

 

 

 "야. 갑자기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자기 전에 노래 한곡만 불러주면 안되냐?"

 

 "네?"

 

 "아니.. 혜원이가 너 목소리 좋다고 칭찬하길래.. 생각해보니 너 노래 부르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서.."

 

 "...싫어요. 뜬금없이 무슨..."

 

 "에이.. 어제 병원도 데려다주고 밥까지 차려준 쌤한테 노래 한곡쯤은 인심 쓸 수 있지 않냐. 그리고 너 사인 좀 해달라고 했더니 네 이름 석자만 성의 없이 써줬잖아."

 

 "사인 같은 거 없어서 그래요."

 

 

 하얀색 커튼으로 닫아버리자 수호는 시무룩해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비싸게 굴긴...한 곡만 불러주지.. 그 마음을 읽었는지 커튼 속에서 반가운 음성이 들린다.

 

 

 "....그럼 캐모마일 1절만 불러드릴까요? 제 스타일대로.."

 

 "진짜?! 들려줘, 들려줘!"

 

 

 저 자식. 괜히 창피해서 커튼에 들어간 건가? 부르는 모습 안 보이면 덜 창피할까봐.. 큭큭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네. 쏟아지는 햇빛에 비친 새하얀 커튼 속에는 앉아있는 민혁의 실루엣만 보일 뿐이었다. 그게 더 신비스러운 느낌을 조장해 괜히 이런 보건실이 무대연출같이 느껴졌다. 가볍게 목을 푸는 소리와 함께 캐모마일의 익숙한 가사가 들려온다.

 

 "감겨진 눈으로 그대를 보아요. 눈을 감고도 그대가 보이죠..

 내가 보았던 것은 그저 신기루일 뿐인가요. 아니... 신기루여도 상관없죠.

 간절한 마음이 환상을 불러 일으켜 난 그것마저 감사하죠.

 그래야 당신을 볼 수 있어요. 그대는 나의 안식.

 

 울지 말아요. 그대가 울면 나 또한 칠흑 같은 어둠속에 갇혀버려요.

 그래, 그렇게 웃어주세요. 그래야 나도 따라 웃을 수 있죠.

 당신으로 인해 움직이는 나를 비웃을 건가요. 웃어도 상관없어요.

 그대만이 나에게 안식을 줄 수 있으니까.

 

 그대의 향기, 따뜻한 온기가 마치 Chamomile 같아요.

 그대만 옆에 있다면 예민한 나도 달라지죠.

 I miss you miss you 봐도 보고 싶은 이유는 뭘까요.

 그냥 옆에 있어줘요. 그저..내 곁에 있으면 돼요."

 

 

 .....황민열의 캐모마일과 확실히 다르다.. 누가 부르냐에 따라 노래의 느낌이.. 감정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그래서 황민열과 의견충돌이 있었나보다. 피아노는 칠 줄 알아도 노래에 대해서는 듣는 것 밖에 알지 못하는 수호도 무엇이 더 좋은 느낌인지 알 정도이니까..

 

 

 "어때요?"

 

 "어?... 어. 완전 좋아."

 

 "흠.. 감상소감은 그게 다에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뭐요?"

 

 "아깝다...하는 생각. 황민열 말고 네가 불렀다면 더 유명한 곡이 되었을 텐데... 하고 말이야. 아, 물론 지금도 유명한 곡이 되어있긴 하지만.. 왜 이 노래 나오고 캐모마일 차가 엄청 유행탔잖아. 커플들 사이에서도 이 차 건네면서 떠나지마, 넌 나의 안식.. 이런 오글거리는 대화 내뱉고! 아무튼 그때도 유명했지만 네가 불렀으면 그보다 더.. 대단하지 않을까 싶어서.."

 

 "......."

 

 "왜 말이 없어?"

 

 "아니...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어서요. 왜 그런 생각을 했어요? 황민열하고 제가 부른게 많이 달라요? 작업한 관계자들은 그 차이를 잘 모르던데.."

 

 "많이 다르지 않아? 황민열이 부른 노래만 들었을 때 이 캐모마일은 그저 연인을 위한 달콤한 러브송이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부른 건 뭐랄까.. 애절하다고 할까? 그녀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절박감? 아무튼 그런 게 있는 기분이 들었어.."

 

 

 수호의 얘기를 듣고 아무 반응이 없던 커튼 밖에서 갑자기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큭... 맞아요. 노래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은 실은 불면증에 약간의 불안증세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주인공을 만나고 마음의 안식을 얻기 시작하죠. 남자는 여자를 완전히 사랑하게 되었지만 여자는 감정에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언제나 떠날듯 말듯 하는 그 여자를 남자는 불안한 듯 쳐다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옆에 있어도 보고 싶다고 표현한 거에요."

 

 "...."

 

 "황민열은 마지막 가사의 '그냥 옆에 있어줘요. 그저..내 곁에 있으면 돼요'를 로맨틱하게 소화했는데 그건 그렇게 부르면 안 됐어요. 그건 떠나가려는 연인에게 옆에 있어 달라고, 그거면 더는 바랄게 없다고.. 당신이 없으면 나는 불안해서 살 수가 없으니까... 원래는 그런 처절한 의미가 담겨있는데... 결국 내용이 바뀌어버렸죠."

 

 "왜 황민열의 곡 해석대로 나간거야? 네가 작곡가면 네 뜻을 고집해도 되지 않아?"

 

 "그 당시 황민열의 이미지가 달달한 연하남같은 컨셉이었으니까요. 성숙한 느낌보다는 그 느낌으로 가자 한 거죠. 그래서 결국 제가 원하는 캐모마일이 나오지 않았고 3집부터는 같이 작업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얘기를 들으니 뭔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3주제에 이 업계 쪽에서는 이미 프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이 대화를 고작 학생의 대화라고 생각할까..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너무 평온하게 보냈던 자신의 고등학교를 반성해본다.

 

 

 "저 그럼 잘게요."

 

 "야. 자기 전에 이 말만 하마."

 

 "뭔데요?"

 

 "너 꼭 가수되라. 뒤에서 작곡만 하지 말고 진짜 네 목소리로 불러줘. 내가 들어본 남자가수들보다 네 목소리가 더 좋으니까."

 

 "........큭..말 안해도 그럴 거에요."

 

 "오케이. 그럼 자라."

 

 

 저녁에 간단하게 장 봐온 것으로 다인이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음식을 오물오물 씹던 다인이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수호에게 묻는다.

 

 

 "응? 어제 형아는 오늘 저녁 먹으러 안와? 다리 다쳐서 저녁 먹으러 오기로 했잖아."

 

 "아. 어제는 모의고사라 일찍 끝나서 그런 거고 평소에 학교 끝나면 작업실에 가거나 공부하러 간대. 고모도 몰랐었는데 되게 바쁜 형아더라고.."

 

 "웅... 다리 아파서 왔다 갔다 하기 힘들겠다."

 

 "택시 타고 다닌다나.. 그나저나 우리 다인이, 7층 형아가 마음에 들었나보네? 왜 안 오냐고 묻고."

 

 "응! 나 형아 갖고 싶어."

 

 "....형아는 힘들고 동생은 가질 수 있을지도.."

 

 "힝~ 싫어. 형아! 7층 형아처럼 잘생긴 형아로!"

 

 "하하! 그건 나중에 너희 엄마 오면 졸라봐라. 그게 되나."

 

 

 아... 그러고 보니 이 양반들 어떻게 애를 맡겨 두고 전화가 없냐?! 물론 그동안 부모를 찾지 않았던 다인이에게도 놀랍지만 첫날 도착하고 한통, 그 다음날 한통 외에는 아무 소식이 없는 오빠부부에게 정말 넌더리가 나기 시작했다.

 

 

 "에휴.. 나라도 다인이를 잘 챙겨줘야지.."

 

 "웅?"

 

 "아니야.. 아무것도. 다인이 다 먹었어? 이제 치울까?"

 

 "응응! 밥그릇은 내가! 내가 치울래."

 

 "그래그래. 요 예쁜 것!"

 

 

 설거지까지 끝내고 쌓인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잠시 밖에 나갔다 돌아왔다. 아직까지 날씨가 쌀쌀하구나 생각하며 몸을 살짝 떨고는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무슨 염소가 구슬프게 우는 듯한 소리가 위층 비상구 쪽에서 작게 들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재인씨...재인씨...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윗집 남자를 구슬프게 부르는 소리였다. 순간 옆집여자의 목소리인가 했지만 가까이서 들으니 목소리의 성별은 남자였다. 에휴.. 이젠 남자가 집 앞에까지 찾아오는구나.. 어느 남자하나를 또 홀려놓고 나중에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차버렸나? 김경복같은 남자가 주변에 참 많나보구나 하면서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는데 순간 이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들어봤는데 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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