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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추리/스릴러
세 개의 칼날
작가 : 조동신
작품등록일 : 2017.12.2

유서 깊은 무술 수련관인 ‘인왕 도장’에 한 남자가 나타나 관장과 사범들에게 독이 든 차를 대접하여 모두 죽이고 금고를 털어가는 사건이 일어난다. 경찰은 금고 내용물인 두개골의 원래 주인인 금속공예가 김만열을 찾아가지만, 그 역시 자기 작업실에서 머리 없는 시체로 발견된다. 더욱이 부검 결과 그의 사망 시각은 인왕 도장 사건보다 전이었다. 특이하게도, 그의 방에서 ‘혈적자’의 설계도가 나온다. 혈적자는 청나라 때 자객들이 쓰던 휴대용 단두대다. 이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 조대현과 조수 윤경식은 사건 해결에 나선다.

 
5. 복면 괴한
작성일 : 17-12-02 11:43     조회 : 535     추천 : 0     분량 : 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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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준은 박물관 별채를 살림집으로 삼고 혼자 살았다. 어느 날 박물관 문을 닫고 별채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뭔가 그물 같은 게 그의 머리에 뒤집어씌워졌다.

 “헉!”

 “조용히 해!”

 음성 변조기를 쓴 듯 기계음이 섞였지만 매우 위협적인 목소리였다. 관장은 가만히 섰다. 목에는 차가운 금속이 들이대어졌다.

 “길게 말하지 않겠다. 너의 박물관에 있는 것 중에 백제 유골, 천두술한 백제 두개골 지금 어디 있지?”

 “뭐, 뭐 말입니까?”

 “백제 두개골 말이야, 그거 지금 어디 있냐고!”

 박물관 소장품인 백제 두개골은 서울 삼성동 토성(백제의 방어용 토성 중 하나)에서 1970년대쯤에 출토되었다고 되어 있었다.

 “셋 셀 때까지 대답하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 하나, 둘.”

 “다,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습니다!”

 “다른 사람? 누구?”

 “그, 그게…….”

 “설마, 모르는 사람에게 빌려줬을 리는 없고, 당장 대답하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

 “기, 김만열 작가…….”

 “김만열? 어디 살지? 뭐 하는 사람이야?”

 “최, 최근에 이사해서, 저도 잘 몰라요!”

 순간적으로 그는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어느 동네로 이사했는지도 몰라?”

 “강원도 어디라고 했습니다!”

 “정말 거기까지밖에 몰라?”

 “모릅니다!”

 관장은 벌벌 떨며 말했다.

 “뭐 하는 사람이지?”

 “그, 금속, 공예갑니다!”

 “할 수 없군. 여기 가만히 서서 천천히 10까지 세라!”

 그 사람은 관장의 얼굴에서 그물을 벗기고는 돌아갔다.

 

 “그런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지금도 소름이 끼칩니다.”

 관장은 약간 몸을 떨며 말했다. 나는 좀 의아했다. 그는 언뜻 보아도 누구에게도 쉽게 당할 만한 사람 같지 않은데, 순순히 따르기만 했을까. 뜻밖에 여리고 겁이 많은지도 몰랐다. 하긴 책상에 딸과 아내로 보이는 사람까지 셋이서 찍은 사진을 보니 가족 사랑이 지극한 사람일수도 있다.

 “그 해골이 어떤 거라고요?”

 “저도 잘 모릅니다. 이 유물들을 물려받을 때 같이 받은 거라서요. 그 두개골은 한성백제 때 거라고 했는데, 서울 근교에서 그런 건 나오기 힘든 거라 사실 꽤 귀한 겁니다. 하지만 김만열 작가님이 이번에 새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좀 빌려 달라고 해서 며칠 빌려줬습니다.”

 “김만열 작가님이랑은 어떻게 알게 되셨죠?”

 조대현이 물었다. 관장은 흘긋 쳐다보고는 물었다.

 “제가 박물관 차리는 데 설계나 전시용 유물 배치 같은 걸 도와주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분 개인전을 보고 조언을 구했죠.”

 “그 사람에 대해서 아시는 거 있습니까?”

 박 형사가 물었다.

 “모릅니다.”

 “좋습니다. CCTV 파일 전부 우리에게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개골을 얻기 위해 도장에서 대량 학살까지 저지른 사람이 굳이 정 관장을 살려뒀을 리가 없다.

 “다음은 인왕 도장으로 가야 해?”

 내가 물었다.

 “응, 왜?”

 그때였다.

 “여보세요, 뭐라고?”

 갑자기 박 형사가 크게 소리쳤다.

 “아니, 왜 그러세요?”

 “맙소사, 한지은 씨가 갑자기 없어졌다는데?”

 “한지은이요?”

 한민혁 관장의 딸 한지은은 경찰이 보호 중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보고가 들어온 것이다.

 “이런, 나는 가 봐야겠어. 같이 가겠어?”

 박 형사가 차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조대현은 나를 보았다.

 “관장이 수상하면, 여길 좀 감시해 보거나 할 생각이야? 잘됐네. 나도 그렇게 하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리고 범인이 관장에게 그물 같은 걸 뒤집어씌웠다는 말이 맞는다면 혈적자일지도 몰라.”

 “아니, 난 그냥…….”

 “관장을 이럴 때 좀 감시하는 게 좋아. 경찰에게 수상한 점을 들키지 않았다면, 경찰이 떠나자마자 뭔가 행동을 할 수도 있으니까. 한번 봐봐.”

 아, 노예의 삶은 비참할 수밖에 없다.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경찰관들과 조대현이 돌아갔지만, 나는 돌아가는 척하면서 슬쩍 다시 들어가 박물관 뜰에 숨었다. 별채 쪽에는 관장의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가 한 대 있었다.

 잠시 후, 정 관장은 본채 문을 닫고 별채로 들어갔다. 나는 본채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CCTV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거기다, 수상한 물건이라면 본채보다는 별채에 있을 게 분명했다.

 나는 우선 별채를 다시 보았다. 웬만한 원룸 정도 크기일 것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관장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지 싱크대에서 쌀을 씻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슬슬 배가 고파졌다.

 내가 아는 몇몇 형사는 잠복근무만 하지 않아도 형사 일 할 만하다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는데, 정작 탐정이 되니 그 심정을 알 것 같다. 더욱이 파트너 없이 혼자 감시를 할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조대현은 나와 같이 감시를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더욱이 잘못했다가 걸리면 도둑으로 몰릴 수도 있고, 경찰서 가기 전에 저 관장이 나를 두들겨 팰지도 몰랐다. 그는 중국집을 운영한 적이 있다고 하니, 중화요리용 냄비를 돌리면서 단련한 팔은 매우 튼튼해 보였다.

 나는 비상식량인 초코바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잠복 중에는 식사를 걸러야 할 때도 잦으니 준비해 둬야 한다.

 그때 조대현에게서 문자가 왔다.

 ‘어때, 거긴?’

 ‘고양이는 지금 집에 들어갔어. 그런데 밖에서는 잘 안 보여.’

 사실 내가 이 박물관에 숨어들어온 행동은 영락없는 불법 침입이다. 그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조대현과 암호로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렇다면 고양이 놀이방은 어때? 창문은 내가 손봤어.’

 나는 이럴 때마다 겁이 덜컥 났다. 범인을 잡자면 가끔 이런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조대현 자신은 과연 몇 번이나 이랬는지 모르겠다.

 조대현이 말한 ‘고양이 놀이방’이라면 틀림없이 박물관 본채 사무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CCTV가 없으므로 뭔가를 살피기에는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아까 그곳에서 관장과 이야기를 했으니, 그때 조대현이 창문을 슬쩍 열어 뒀다는 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사무실 창문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뭔가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새나 짐승인가 했는데,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쪽으로 눈을 돌렸다.

 내 눈이 커졌다. 그것은 분명히 사람이었다. 보니 얼굴에는 복면을 쓰고, 검은 후드티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치 일본의 닌자와 비슷한 복장이었다.

 나는 우선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사람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그 침입자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본채 쪽으로 발을 옮겼다. 창문을 하나씩 살펴보는 모습으로 보아 나처럼 사무실에 들어가려는 것 같았다.

 조대현이라도 이런 상황은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서 그 사람을 저지할까, 아니면 가만히 지켜보는 쪽을 택해야 하나. 나는 결국 후자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침입자가 아까 조대현이 열어둔 창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사무실 쪽으로 가서 창문으로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침입자는 조그만 손전등으로 불을 밝혀 사무실 안을 보고는 도둑고양이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그 안에 들어갔다.

 사무실 쪽 창문으로 엿보니, 그는 책상 서랍을 뒤지고 있었다. 아까 관장이 보여줬던 박물관 전시물 도록 중 하나 같았다.

 순간, 저 사람이 혹시 인왕 도장 사건의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범인이 원하는 두개골이 한 개가 아닐 수도 있고, 이 머리 박물관에 그가 노리는 게 또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침착해야 했다. 그 도장에서 일을 저지른 범인은 웬만해서는 이길 수 없는 무술 실력의 소유자이며 맨손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나는 우선 박 형사에게 문자를 보내서 이리 와 달라고 하기로 했다. 내가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때였다. 나는 문자를 보내려다 실수로 돌을 하나 건드리고 말았다. 그러자 사무실을 훑던 손전등도 멈췄다. 그리고 곧 내게로 쏘여졌다.

 “헉!”

 나는 재빠르게 피하려 했는데, 그 사람은 가볍게 낙법으로 창문을 뛰어넘었다. 이렇게 된 거 내가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일단 그의 허리를 잡았다.

 “관장님! 나와 보세요! 도둑이에요!”

 뭔가 뭉클한 느낌이 왔으나, 나는 서둘러 소리쳤다. 그런데 곧, 발등에 강한 고통이 왔다. 그가 내 발을 밟은 것이다. 곧 그의 발이 내 이마에 정확히 명중했다. 발로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을 차다니, 굉장한 실력이었다.

 “억!”

 내가 놀라기도 전 그는 팔꿈치로 나를 때리고 빠져나와 빠르게 발로 내 배와 가슴을 찼다.

 숨이 막히는 느낌과 함께 나는 주저앉고 말았다. 탐정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을 때 약간의 호신술을 익힌 적 있지만, 그 앞에서는 전혀 소용없었다. 인왕 도장 사건의 범인은 웬만해서는 건드리지도 못할 고수라고 했는데, 정말 그가 범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 누구야!”

 별채의 문이 열리며 정 관장이 뛰어나왔다. 그의 손에는 방망이가 들려 있었다.

 “도둑이에요!”

 관장의 방망이가 침입자를 향해 휘둘러졌지만 침입자는 고개를 숙여 피하는 듯하더니 낮게 공중제비를 하며 발로 그를 찼다. 굉장히 빠른 발놀림이었다.

 “윽!”

 침입자가 담장으로 달려가려는데, 갑작스럽게 뜰에서 일어난 소동에 놀랐는지 새들이 날아올랐다. 그는 순간 당황하였다.

 “잡아요!”

 나는 침입자에게 달려갔지만 잡힌 쪽은 나였다. 그리고 곧 내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서 몸은 바닥으로 향했고, 눈앞은 캄캄해졌다.

 

 “정말이지, 탐정 생활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여전히 한심하구나.”

 조대현이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아, 그럼 어떻게 하란 거야? 그런 상황에서, 다른 침입자……, 읍!”

 “다른 침입자라고요?”

 정 관장이 미심쩍다는 듯 내게 물었다.

 “아, 그게……, 침입자요. 침입자.”

 “그나저나, USB는 찾았습니까?”

 “아유, 나중에 가방 뒤져 보니까 나왔어요. 저도 참 바보 같죠?”

 정 관장에게는 USB를 머리 박물관 사무실에 놓고 왔는데 중요한 문서가 그 안에 들어 있어서 박물관에 돌아왔고, 그런데 복면 쓴 사람이 숨어들어와서 이상하게 여기고 숨어서 지켜보다가 뛰어나갔다고 했다. 그가 그 말을 믿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다행히 별말은 없었다.

 “왜 네가 성을 내냐, 그런 일이 있을 때 들킨 것부터가 한심한 거잖아. 침입자가 있으면 바로 쫓아 버리거나, 아니면 차라리 나중에 뒤를 밟거나 했어야지.”

 하긴 나도 할 말은 없었다. 거기다, 솔직히 겁을 먹기도 했다. 인왕 도장 사건의 범인은 앞서 몇 번이나 언급했듯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며 무술에도 고수다.

 “그 복면 쓴 사람이 혹시, 인왕 도장 사건의 범인일까?”

 내가 말했다.

 “그 범인이 이 박물관에는 뭐 하러 와?”

 “그 두개골 말고 다른 걸 훔치러 온 게 아닐까? 여기 보니까 다른 두개골도 있던데.”

 “그렇다면 그날, 관장님에게 칼 들이댄 날, 관장님을 죽이고 훔쳐 가면 그만 아니었을까?”

 조대현은 새삼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 도둑은 대체 뭘 노린 걸까?”

 “그거야 모르지, 그 도둑이 책상 서랍을 뒤지고 있었다고 했지?”

 “응.”

 “흠…….”

 조대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엇보다도 이상했던 건, 그 복면을 쓴 침입자였다. 내가 잠깐이지만 그를 붙잡았을 때 느낌이 남자보다는 여자 같았다. 만약에 인왕 도장 사건의 범인이 여자라면? 독살은 ‘여성의 범죄’라 불린다. 하지만 아무리 고수라도 여자가 남자를, 그것도 한 관장의 아들 같은 무술 고단자를 맨손으로 죽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김만열 작가님을 죽인 사람이 도장인가 어디서 일어난 독살 사건의 범인이기도 하다고요?”

 정 관장이 물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두개골을 손에 넣기 위해서요.”

 “거 참, 그게 그렇게 값나가는 게 아닐 텐데……?”

 정 관장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리도 모르겠습니다. 두개골도 두개골이지만, 범인이 바란 게 뭔지 모르겠어요.”

 얼마 후, 박 형사를 선두로 다른 형사들이 들어왔다.

 

 
작가의 말
 

 복면 괴한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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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신 18-03-26 17:31
 
이 다음부터는 비공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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