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추리/스릴러
세 개의 칼날
작가 : 조동신
작품등록일 : 2017.12.2

유서 깊은 무술 수련관인 ‘인왕 도장’에 한 남자가 나타나 관장과 사범들에게 독이 든 차를 대접하여 모두 죽이고 금고를 털어가는 사건이 일어난다. 경찰은 금고 내용물인 두개골의 원래 주인인 금속공예가 김만열을 찾아가지만, 그 역시 자기 작업실에서 머리 없는 시체로 발견된다. 더욱이 부검 결과 그의 사망 시각은 인왕 도장 사건보다 전이었다. 특이하게도, 그의 방에서 ‘혈적자’의 설계도가 나온다. 혈적자는 청나라 때 자객들이 쓰던 휴대용 단두대다. 이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 조대현과 조수 윤경식은 사건 해결에 나선다.

 
3. 도플갱어
작성일 : 17-12-02 11:42     조회 : 490     추천 : 1     분량 : 565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무래도 조대현이 그 인왕 도장 사건과 김만열 작가 사건을 같이 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찍 조대현과 헤어지고 나와서 핸드폰을 보았다. 톡에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 친구인 오찬수였다. 그는 나와 초등학교 동창이며 오늘날까지도 자주 만나는 친구다.

 찬수는 내 주변 사람 중 제일가는 부잣집 아들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금산 반점’이라는 중국집부터 시작하여 분식, 한식, 카페 등등 여러 가지 외식 사업을 하였다.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 집의 사업은 더욱 번창해 현재 아시아 여러 국가는 물론 미국 등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MBA 수업을 마치고 귀국한 뒤 집안 사업을 돕고 있었다.

 그런 찬수에게서 3억 정도 빌려서 조대현에게 돈을 갚으면 노예 생활을 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라고 해도 그 정도의 금액을 어떻게 내게 쉽게 내줄 수 있겠는가. 거기다, 내게는 그만한 돈을 갚을 능력도 없었다.

 나는 우정을 잃고 싶지도 않았다. 찬수에게는 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사람(특히 여자)이 많아서 그가 상처도 많이 받았다. 내가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나 역시 돈을 노리고 친구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에게라도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할 수는 없다는 점도 일종의 자존심이었을지도 몰랐다. 내 일은 내가 해결해야 했으니까.

 그건 그렇고 오찬수라는 남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재벌 3세, 외모와 능력을 겸비해 거의 완벽하지만 성격은 좀 까칠하고 오만한, 이런 사람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해 두겠다.

 누구든 찬수를 본다면 재벌 후계자에 대한 환상이 깨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빈말로라도 그에게 미남이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못생겨도 우습게 못생긴 사람과 무섭게 못생긴 사람이 있는데, 찬수는 분명히 후자였다. 얼굴에 ‘범죄자’라고 쓰여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 정말 살벌하게 생겼다.

 거기다 늘 사람을 째려보는 듯한 눈매에 표정도 성이 난 것 같다. 나랑 찬수가 만약 서로의 손목에 수갑을 찬 채 길을 걷는다면 사람들은 형사가 흉악범을 연행해 가는 모습이라 볼 것이다.

 물론, 그는 부잣집 아들치고는 소탈한 성격이고 사치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가끔 나와 만나 낮술을 즐기곤 한다.

 그건 그렇고, 찬수와 나는 늘 밖에서 만나곤 했는데 웬일로 그가 나를 집으로 불렀다. 어렸을 때 몇 번 놀러 오긴 했는데 오랜만에 와도 이곳은 정말 으리으리했다. 서울처럼 아파트로 가득한 도시에 정원이 딸린 호화주택이라니 놀라웠다.

 가정부가 문을 열어 주었다. 들어가자, 놀란 목소리가 나를 맞았다.

 “어머, 뭐야! 오면 온다고 말이라도 하고 와야지!”

 “찬수가 오라고 해서 왔는데?”

 “난 한마디도 못 들었어!”

 “너한테까지 이야기해야 하냐?”

 “나 지금 화장도 안 했단 말이야!”

 그녀는 휙 자기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가고 말았다.

 “아, 아무리 그래도 왜 그렇게 소릴 지르냐? 누가 보면 내가 너 옷 갈아입고 있는데 들어간 줄 알겠다. 그리고 네 화장기 없는 얼굴 내가 한두 번 봤냐?”

 나는 씩 웃었다.

 “찬수 있냐?”

 “방에 있어. 뭣 때문인지 어젯밤부터 이불 뒤집어쓰고 나오지도 않아! 오늘 출근도 하지 않았고. 어디 아픈지, 누가 물어도 대답도 안 해!”

 문밖으로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보낸 사람은 찬수의 여동생 다혜다. 찬수와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그녀는 당시 그 학교 1학년생이었다. 내가 가끔 찬수네 놀러 갈 때 그녀도 보곤 했다.

 앞서 찬수의 외모에 대해 조금 부정적으로 서술했는데 그 여동생에 관해서도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다행히(?) 그 둘은 같이 다니면 누구도 남매라고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전혀 닮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혜는 여자로서는 상당히 키도 크며 연예 기획사 사람에게서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나는 찬수의 방으로 갔다. 그의 방은 지저분하기도 여전했다.

 “아, 윤경식, 왔냐?”

 찬수가 나를 보더니 조금 안심한 듯 말했다.

 “그래, 왔다. 웬일로 불렀어?”

 “탐정 생활은 어때? 할 만해?”

 “좀 지저분한 꼴을 많이 봐.”

 나는 솔직히 답했다. 탐정 일이란 범죄나 부정을 다루기 때문에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많이 보게 되는 법이니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이번에 일어난 그, 인왕 도장 사건도 맡을 생각이야? 나도 우리 고문 변호사한테서 들었는데 너랑 같이 일한다는 탐정, 법조계나 경찰에서는 아주 유명하더라. 유능하고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없다고 하던데?”

 유능하고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없다, 그 말은 맞다. 사람 들들 볶는 데에까지 유능하다는 게 흠이지만.

 “모르지. 아마 맡기로 할 것 같아.”

 “나 참, 정말 추리소설이 따로 없더라. 도장에서 집단 독살 사건이 나고, 거기다 그 범인이 강원도에서 김만열 선생님을 죽이고 도장으로 갔다면서?”

 찬수 역시 그 사건에 관심이 있는지 말을 꺼냈다.

 “사실 김만열 선생님, 우리 할아버지랑 아는 사이였거든. 할아버지 돌아가신 다음에는 별로 연락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우리 집에도 그 선생님이 만든 공예품이 꽤 있어.”

 “아, 그래?”

 “그래서 아버지 대신 내가 문상도 가야 할 것 같아.”

 “그렇구나. 그런데 그것 때문에 부른 거야?”

 “아니야, 사, 사실은…….”

 찬수가 이렇게 긴장하는 일은 드물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정말 너니까 말해주는 거야, 난 내가 돌았거나 한 줄 알았어.”

 “돌다니?”

 “엊그제, 퇴근하고 오는 길에, 나를 봤어.”

 “뭐?”

 “나를 봤다니까? 근처에서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다고.”

 “뭐야?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야?”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먼저 나왔다. 찬수는 술을 즐겨 마시는 편이라 취해서 헛 거라도 본 것 같았다.

 “야, 너 날 뭐로 알고!”

 “그런데, 너를 봤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정말이라고, 나는 정말 술 한 방울 마시지 않았어!”

 “뭐라고?”

 나는 이 친구가 지금 농담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찬수처럼 생긴 사람이 또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너랑 마주쳤어?”

 “응, 눈이 마주쳤어. 나는 정말, 내가 헛거라도 봤나 했는데, 다시 보니까 그 사람이 휙 하고 사라지더라고.”

 “맙소사. 무슨, 도플갱어야?”

 도플갱어(Doppelgänger),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란 뜻으로, 또 다른 자기 자신과 마주치는 현상을 말한다.

 “너한테 쌍둥이 형제라도 있어?”

 “나한테 형제라고는 다혜 하나뿐인 거 몰라?”

 “잘못 본 건 아니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평범하게 생긴, 눈에 띄지 않는 얼굴이라면 모를까, 찬수처럼 눈에 확 띄는(좋은 뜻은 아니지만) 사람이 또 있다니, 이상했다.

 “한번이었으면 내가 잘못 본 건가 하고 말겠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어. 내가 어느 집에 삼계탕을 먹으러 갔는데 말이야. 주인아주머니가 방금 먹고 또 먹으러 왔냐고 그러더라고.”

 “응?”

 “내가 그렇게 잘생겼나, 내 얼굴은 한번 보면 잊기가 힘들다나? 하지만 나는 그 삼계탕집, 그 날이 처음이었단 말이야!”

 그 와중에도 약간의 웃음이 나왔다. 하긴 찬수 얼굴은 한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웃기냐? 거기까지면 또 몰라, 바로 어제였어!”

 찬수가 이렇게 진지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전날, 찬수는 늦게까지 다른 사람들이랑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집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어떤 곳에서, 한 남자가 전봇대에 기대 있었다. 자신처럼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인가 하고 별생각 없이 지나가려 했다.

 순간, 찬수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네는 CCTV가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분명히 사각지대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보고 있던 것은 틀림없이 자신의 집 쪽이었다.

 그때, 달빛 속에서 그 사람의 얼굴이 드러났다. 찬수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분명히 자기 자신의 얼굴이었다. 후드가 달린 티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그 얼굴을 자신이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

 “헉!”

 찬수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그 수수께끼의 남자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놀란 찬수가 쫓아가 보았지만, 어디에도 그 남자는 없었다.

 

 “이거, 이러다가 나,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너도 알지?”

 찬수는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도플갱어를 본 사람은 얼마 가지 못하여 죽는다는 말이 있다. 문제는 그걸 보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라서 다른 사람들은 그가 왜 죽는지조차도 알지 못한다.

 나는 근처를 살펴보았다. 그가 왜 밖이 아닌 집에서 보자고 했는지도 어렴풋하게 짐작이 갔다.

 “너, 탐정이잖아. 문제 해결해 줄 수 있어? 이거, 아무래도 이상해. 나랑 비슷한 사람이 이 주변에 돌아다닌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

 “흠.”

 물론 나는 돕고 싶었지만, 조대현에게 매인 몸이라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이 근처는 경비업체 있지?”

 내가 물었다. 물론 이곳은 부자 동네라 이들이 단체로 고용한 경비업체 사람들이 늘 순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설령 찾는다고 해도 그 근처를 지나간다는 사실만으로 체포할 수도 없는 일이다.

 “거 참, 이상하네. 난 혈적자 사건 아무래도 맡을 것 같아서 내가 도와주기는 힘들지도 몰라.”

 “혈적자? 그게 뭐야?”

 찬수가 물었다.

 “김만열 작가 사건 말이야.”

 나는 간단히 도면을 그려서 설명해 주었다.

 “청나라 때 만들어진 무기라고? 그런데 되게 참신하네. 자르고, 머리를 담아서 가는 용기 역할까지 하다니.”

 “그래. 이렇게 혈적자 테 바깥에는 톱날이 있지? 이걸 무기로 호위 무사들을 해치우면서, 표적의 머리에 이걸 거는 거야.”

 “요즘 세상에 그런 무기로 사람을 죽이는 사람도 있어?”

 “그러니 이상하지. 좌우간, 이거 보도 통제된 거야, 너니까 말해주는 거라고. 비밀이다! 그건 그렇고 그 삼계탕 전문점이 어디라고 했지?”

 일단 그 삼계탕집이라도 찾아가서 뭘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일단, 내가 어떻게 해 볼게.”

 “잘 부탁한다.”

 찬수가 말했다. 나는 일단 조대현에게는 말하지 않고 그 삼계탕집을 비롯하여 여기저기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에게 알린다면 의뢰비를 엄청나게 요구할 게 뻔했다.

 

 얼마 후, 나는 우선 찬수가 자신과 같은 사람을 보았다던 그 삼계탕 집으로 갔다.

 “실례합니다. 혹시 이렇게 생긴 사람 보신 적 있나요?”

 내가 주인아주머니에게 찬수의 사진을 보이며 묻자,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

 “응, 봤는데? 혹시, 형사 양반인가요? 이 사람이 무슨 죄라도 지었나요?”

 “아, 그건 아닙니다.”

 “난 혹시 그 사람이 죄인인가 했네. 나도 여기서 장사 하면서 별별 사람 다 보았지만, 이렇게 무섭게 생긴 사람은 처음이지 뭐야, 그 눈매 하며, 거기다 가게에 사람도 없을 때 와서 처음엔 강돈 줄 알았다니까!”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삼계탕 하나 먹고 그냥 가더라고, 그래서 참 이상하다 했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오더니 다시 삼계탕 하나 먹고 가던데?”

 “혹시 그 사람이 또 오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못 봤어요.”

 나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 좌우간 찬수가 잘못 본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가 장난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나 하나 골탕 먹이려고 이 아주머니를 매수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보통 사람은 믿지 못하겠지만(물론 나도 포함해서), 찬수는 자신의 외모에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주머니에게 ‘흉악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게 할 리가 없다.

 그때였다. 문자가 왔다.

 ‘어디냐? 인왕 도장 사건 맡기로 했다.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왔어.’

 조대현이었다.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찬수 일을 돕고 싶었지만 처지 상, 조대현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작가의 말
 

 이상한 사건이 하나 더 일어났군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비공개로 전환합니다 2018 / 3 / 26 698 0 -
7 5. 복면 괴한 (1) 2017 / 12 / 2 534 0 5613   
6 4. 밀실 2017 / 12 / 2 454 0 5701   
5 3. 도플갱어 2017 / 12 / 2 491 1 5659   
4 2. 혈적자 2017 / 12 / 2 463 1 5412   
3 1. 사라진 머리 2017 / 12 / 2 461 1 5504   
2 0. 프롤로그 2017 / 12 / 2 527 0 3836   
1 등장인물 소개 2017 / 12 / 2 758 0 76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