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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추리/스릴러
세 개의 칼날
작가 : 조동신
작품등록일 : 2017.12.2

유서 깊은 무술 수련관인 ‘인왕 도장’에 한 남자가 나타나 관장과 사범들에게 독이 든 차를 대접하여 모두 죽이고 금고를 털어가는 사건이 일어난다. 경찰은 금고 내용물인 두개골의 원래 주인인 금속공예가 김만열을 찾아가지만, 그 역시 자기 작업실에서 머리 없는 시체로 발견된다. 더욱이 부검 결과 그의 사망 시각은 인왕 도장 사건보다 전이었다. 특이하게도, 그의 방에서 ‘혈적자’의 설계도가 나온다. 혈적자는 청나라 때 자객들이 쓰던 휴대용 단두대다. 이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 조대현과 조수 윤경식은 사건 해결에 나선다.

 
1. 사라진 머리
작성일 : 17-12-02 11:40     조회 : 467     추천 : 1     분량 : 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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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도근 형사와 그의 후배이자 파트너인 이 형사는 강원도의 어느 작은 마을로 향했다. 금속공예가 김만열의 집 겸 작업실이었다.

 “이렇게 올라가기 힘든 데인 줄은 몰랐네요.”

 이 형사가 말했다. 좁은 데다 비포장인 산길을 차로 가기란 역시 쉽지 않았다.

 “별수 없지 뭐, 지금 단서는 여기뿐이니까.”

 “하긴, 서울 시내에 그런 도장이 있었을 줄 저는 몰랐습니다.”

 “그래? 너는 모를 수도 있었겠네. 하지만 나도, 반장님도, 그 한민혁 관장에게서 조금 배웠어. 한 관장은 자타 공인 무술 고수거든. 그래서 지금 반장님이랑 몇몇 높은 분들까지 발칵 뒤집힌 거지. ‘한국판 도쿄 제국은행 독살사건’이라고.”

 도장에서의 대량 독살사건은 각계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도쿄 제국은행 독살사건’은 독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로, 1948년 1월 26일 도쿄의 제국은행에 도쿄도 위생국 직원을 가장한 은행 강도가 은행원 모두에게 이질 예방약이라고 속이고 시안화칼륨을 먹여 죽인 뒤 돈을 훔쳐간 일이다.

 이번 사건에서 범인은 자기 자신의 지문이나 흔적은 모두 없앴지만, 현장에 있던 찻잔은 물론 김만열 작가가 키운 찻잎까지 전부 그대로 두고 갔다.

 더욱이 피해자들이 모두 무술 고수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 한 관장은 군대나 경찰에서도 무술 교관을 했던 적이 있으므로 경찰에서도 이 사건의 조속한 해결에 힘쓰기로 했다.

 “그랬군요, 그나저나 그 아가씨 진짜 예쁘게 생겼던데요. 요즘 여자 액션 배우가 영화계에서 드물다던데 그 아가씨가 하면 딱 맞겠던데요? 한 관장님 딸이니 무술 실력도 상당할 거 아닙니까. 제 친구 한 명이 영화 연출 일하고 있는데, 제가 소개해 주고 싶을 정도였거든요.”

 “피해자 유족 이야기는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잖아.”

 박 형사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그 역시 속으로는 이 형사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민혁 관장에게 그렇게 예쁜 딸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당시 외출 중이라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좌우간 그 딸 덕택에 조금이나마 단서를 얻을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언론에 철저히 보도 통제된 두 가지는, 한 관장의 딸이 살아 있다는 점과 그녀가 경찰에 단서를 제공하였다는 점이었다. 단서란 바로 금고의 내용물이었다.

 “그런데 금고 안에 웬 해골이 들어 있었다니, 그게 뭘까요?”

 이 형사가 화제를 바꾸었다.

 “구멍이 뚫린 두개골이라잖아. 그게 개두술인지 천두술인지는 모른대.”

 그들은 구멍 뚫린 두개골에 대하여 신경의학 박사에게서 약간의 자문을 들었다. 천두술(穿頭術, Trepanation)은 특수한 추로 머리에 구멍 내는 수술이고 개두술(開頭術, Craniotomy)은 두개골에 구멍을 내서 뼈를 들어내고 뇌수술을 하는 두통 치료법 중 하나로서 선사시대 때부터 최근까지 세계 각국에서 쓰였다.

 “대체, 머리에 구멍을 내고도 살 수 있었답니까? 내 머리에 구멍 낸다는 것만 생각해도 끔찍한데. 그거로 두통이 치료됐을까요? 그 당시에는 마취도 제대로 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살았으니까 그런 수술을 세계 곳곳에서 했겠지. 뼈 위에 피부 재생 흔적이 있어서 그 수술을 하고도 살아남았다는 증거가 된다잖아. 두통 일으키는 귀신이 그 구멍으로 나간다고 믿어서 그랬다니. 아니, 내 친척 중 한 명도 뇌 수술하느라 두개골을 상당 부분 잘라냈어.”

 박 형사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대체, 그게 뭐길래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이고 가져가야 했던 걸까요?”

 “모르지, 좌우간 범인이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가져갔다면, 아예 그 금고 안에 있던 게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게 하기 위해서였을지도 몰라.”

 한 관장의 딸은 경찰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었다. 좌우간, 그 딸의 증언 때문에 금고 내용물이 구멍 뚫린 두개골이고 그것을 도장에 맡긴 사람이 금속공예가 김만열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일단 그를 찾아야 뭔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입니다!”

 산속에 생각보다 꽤 큰 건물이 하나 있었다. 김만열의 작업장이 분명했다. 그는 여기에서 금속 공예 작품만 만들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바로 뒤는 울창한 숲이었다.

 “야, 경치 좋은데요?”

 “실례합니다!”

 박 형사는 이 형사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이거 원, 아무도 없나?”

 이 작업실 주인은 외출한 모양이다. 이 형사는 무심코 문에 손을 댔는데, 문이 휙 안으로 열렸다.

 “이런, 들어가지!”

 박 형사는 뭔가 나쁜 예감이 들었다.

 “계십니까?”

 작업실은 넓었다. 여기저기 쇳덩어리와 망치, 칼 등 여러 공구가 널려 있었다. 작업실 뒤는 살림집인지 부엌과 침실, 응접실이 보였다.

 “힉!”

 갑자기 이 형사가 눈을 크게 떴다.

 “아니, 왜 그래?”

 “서, 선배님, 이, 이거, 문, 이거…….”

 “뭔데? 아니?”

 어지간해서는 놀라지 않는, 박 형사의 눈도 휘둥그레졌다.

 닫혀 있는 문 밑에 뭔가 붉은 얼룩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혈액이 틀림없었다. 보니까 꽤 많이 흘러나왔지만 굳어진 지 오래된 것 같았다. 피가 흘러나온 장소는 틀림없이 이 문 안쪽이었다. 박 형사는 그 문손잡이를 돌려 보았지만 열리지 않았다. 안에서 잠긴 것 같았다.

 그때였다.

 “선생님, 저 왔습니다!”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두 형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뒤를 돌아보았다. 종이 상자를 든 30대 정도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 역시 둘을 보고 놀랐다.

 “아니, 누구시죠? 선생님 찾아오셨나요?”

 “경찰입니다. 누구신가요?”

 “경찰? 선생님이 무슨 잘못이라도 하셨나요?”

 사나이가 놀라며 물었다.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

 “전 아래 마트 점원인데, 여기로 배달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뵌 것 같네요.”

 오는 길에 두 형사도 그 마트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마시고 왔기 때문에 기억했다. 마트 점원은 큰 상자를 현관 옆에 내려놓았다.

 “선생님이라니요?”

 “여기 사시는 공예가 선생님이요. 아, 아니, 그런데, 저거, 피, 피 아닌가요?”

 사나이도 문 아래로 흘러나온 핏자국을 보며 놀라 물었다.

 “여, 여기, 무슨 방인지 아시나요?”

 “서재인데요?”

 이 형사는 박 형사 쪽을 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 형사는 작업실에 있는 공구 중에 서 전기드릴을 가져다 문손잡이의 열쇠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두 형사는 경악하고 말았다. 서재 바닥은 온통 새빨갰다. 바닥은 물론 벽과 천장에까지 피가 튀어 있었다. 둘 다 강력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참혹한 현장은 많이 보았으나 이토록 선혈에 물든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눈길을 끈 것은 서재 소파에 앉아 있는, 이 피의 출처였다.

 “머, 머리가……!”

 “없어요!”

 “뭐, 뭐라고요? 머리가 없어요?”

 “보지 마세요!”

 박 형사는 마트 점원을 막았다. 시신은 머리가 완전히 잘려져 있었다. 이 형사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머리는 없었다.

 “당장 지원 요청해! 이거, 아무래도 보통 사건이 아닌 것 같아!”

 박 형사가 지시하기도 전에 이 형사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감식 결과, 시신의 신원은 역시 금속공예가 김만열이었다.

 “자기 방에서 죽었군요. 사인은 역시, 이 머리 잘린 겁니다.”

 “머리는 어디 있었나요?”

 “머리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범인이 가져간 게 분명해요.”

 “맙소사.”

 박 형사는 인왕 도장에서 없어진 것 또한 사람의 두개골임을 기억하고는, 이 사건이 역시 심상찮음을 느꼈다. 더욱이, 김만열의 죽음은 인왕 도장에서의 독살 사건보다 하루 전인, 목요일 아침이었음이 밝혀졌다.

 “동일범의 소행일까요? 그 해골바가진가 뭔가를 얻기 위해? 그러니 먼저 김만열을 죽이고, 김만열이 해골바가지를 그 도장에 맡겼다는 걸 알고 그리로 간 것 같습니다. 거기다, 도장에서 죽은 사람들은 전부 독이 든 차를 마시고 죽었으니, 차도 여기서 가져간 게 분명합니다.”

 이 형사가 말했다. 찬장에는 김만열이 직접 키우고 덖은 차가 쌓여 있었다.

 “그럴 가능성이 있지. 분명한 건, 범인은 굉장히 냉정하고 잔인하다는 것뿐이야. 거기다 만만찮은 무술 고수고. 거기다 이토록 단서를 남기지 않을 정도라면 범죄학 등에도 능한 사람이라는 결론이 나오지.”

 박 형사는 형사 생활 10년이 넘었지만 피해자의 머리가 통째로 사라진 사건은 처음이었다. 더욱이 현장을 아무리 보아도 외부 침입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서재에 있던 찻잔으로 보아 두 사람이 그곳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한 명은 김만열 작가, 다른 사람은 범인이었을 확률이 높다. 범인은 김만열 작가의 뒤로 돌아가서 그의 머리를 자르고, 자신이 마신 찻잔은 부엌으로 가져가 지문과 타액을 닦아낸 다음에 머리를 들고 사라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서재 책상에서 발견된 한 장의 카드였다. 카드에는 아무것도 없이 단지, 두개골 모양의 도장이 찍혀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카드가 박 형사의 눈을 끈 이유는, 그 머리뼈에도 구멍이 뚫려 있었기 때문이다.

 박 형사는 전에 범죄학 교수에게서 강의를 들었을 때가 기억났다. 이 구멍 뚫린 두개골 모양의 도장을 제작해서 찍고 다닌 사람이라면, 한국 범죄사에 길이 남을 살인범 중 하나였다.

 “왜 범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잘랐을까요? 요즘 세상에 머리를 자르는 살인이라니.”

 이 형사가 말했다.

 “그거야 모르지, 마트 점원 알리바이 확인했어?”

 “마트 점원은 토요일 그 시간까지 거기로 배달해 달라는 예약을 받고 갔다고 했고, 거기다 사망 시각에는 다른 데로 배달 갔답니다. 증인도 증거도 분명합니다. 파출소에 물 배달하러 갔거든요.”

 “좋아, 그 외에 제자나 지인은 없어? 그리고 유산이나 보험금 같은 것도 알아봐야 하고!”

 박 형사는 기본적으로 알아봐야 할 사항을 보긴 했지만, 범인은 현장에 수수께끼만을 남겨놓고 사라졌다.

 첫 번째, 현장인 서재의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창문도 마찬가지였을 뿐 아니라 쇠창살까지 달려 있었다. 그 서재의 문은 잠금장치를 누르고 문을 닫기만 하면 자동으로 잠기지만, 현장에서 김만열 작가는 창문을 등진 채로 목이 잘렸고 그 때문에 피가 문밖에까지 흘러나왔다. 현장의 핏자국으로 보았을 때 피해자의 뒤에 서 있던 범인이 피를 밟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현장에 남아 있던 발자국으로 보아 범인은 피해자의 바로 뒤에 서 있었음이 확실했지만, 그 외에 다른 발자국은 없었다. 쉽게 말해 범인은 서 있다가 홀연히 사라진 셈이다. 밀실 살인이었다.

 두 번째, 현장에서 김만열 작가의 머리도 없어졌지만, 머리를 자른 도구를 찾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 사람의 머리를 자를 정도로 큰 칼은 나오지 않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칼에서는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혹시, 범인이 일본도 같은 걸 가지고 있다가 그거로 목을 베어서 가져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자기가 잘 쓰는 칼이라 들고 갔고요.”

 “현장 근처 CCTV에 그런 걸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격됐어?”

 “아, 물론…….”

 현장은 깊은 산속이라 CCTV가 없었다. 근처의 것까지 뒤져 보았지만, 칼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격된 적은 없다.

 “그러니 문제 아니야.”

 “아니면, 토치도 있으니 녹여 버렸을 수도 있죠.”

 이 형사가 의견을 냈다.

 “토치?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러고 보니, 현장에는 증거를 인멸할 만한 물건이 많이 있었다. 도가니와 풀무까지 있으니 흉기를 범인이 녹여서 없앴을 수도 있었다. 실제 녹은 금속 찌꺼기도 있었다.

 “그렇다면, 범인도 금속을 어느 정도 다루는 사람이라는 말이 되나?”

 “그럴 가능성이 있죠.”

 

 
작가의 말
 

 머리가 잘린 살인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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