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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뭇잎 사이로 떨어진 햇살
작가 : 하랑
작품등록일 : 2017.10.31

먼 옛날 정령의 땅이라 불리웠던 왕국, 로단테.
이 왕국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가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다.
반란의 씨앗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왕궁에서 쫓겨나, 나라를 떠돌며 자신의 존재가 이 왕국에 악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그렇게 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로단테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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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1 20:25     조회 : 269     추천 : 4     분량 : 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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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를 끄는 미로에게 미안한지 렌이 자꾸 창문을 열고 우물쭈물했다.

 

 "문 닫아."

 "하지만.."

 

 자신은 만물상 안에 머물며 미로 혼자 수레를 끄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지 렌은 계속 창문을 열고 서성였다.

 

 참으로 사람 말을 안 듣는 놈이라고 생각하는 미로였다.

 짜증이 치미는 듯 혀를 찬 미로가 아인을 불렀다.

 

 "아인."

 "응?"

 

 렌의 뒤에서 서성이던 아인이 슬쩍 미로를 바라보았다.

 

 "저놈 좀 안으로 끌고 들어가."

 "응."

 

 아인은 미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렌을 억지로 붙잡고 끌고 들어가 창문을 닫았다.

 

 

 "꼬맹이가 힘이 엄청나네."

 

 자신을 잡아 끄는 아인을 보며 렌이 중얼거리자, 꼬맹이라는 말에 눈을 치켜 떴던 아인이 렌에게 꼭 곰팡이가 핀 것 같은 이상한 색의 가발을 던졌다.

 

 "써."

 

 자신의 앞에 떨어진 가발을 본 렌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도대체 이런 이상한 색의 가발은 어디서 난 걸까..

 

 "이런 걸 쓰면 오히려 더 눈에 띌 거 같은데.. 그냥 평범하게 검은 색이면 돼."

 "싫어."

 

 단호히 거절하는 아인을 보며 렌이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숨겨주겠다는 건지, 눈에 띄게 하겠다는 건지.

 

 퉁명스레 말한 아인이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미로랑 같은 색이니까."

 "그럼 그냥 무난한.. 그래, 네 머리색은?"

 "내가 싫어."

 

 어쩐지 미움 받고 있는 기분에 렌은 어색하게 웃으며 은빛 머리를 긁적였다.

 

 본래의 색이었던 깊은 바다색. 그분 덕에 공들여 가릴 필요도 없이 은색으로 물들어버렸지만 결국 은빛 머리도 다른 의미로 눈에 띄어 가리고 다녀야 했다.

 

 주먹을 꼭 쥔 아인의 손을 힐끔 바라보더니 곤란한 얼굴로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흑발의 가발을 써왔기 때문에 적어도 에스타스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그게 아니면 곤란해."

 

 아인도 알고 있었다. 그저 잠시 심술을 부린 것뿐.

 무언가를 꾹꾹 눌러 참듯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아인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똑바로 앉아. 이거 씌워줄 테니까."

 

 아인은 렌에게 내던졌던 것과는 다른 가발을 손에 들고 퉁명스레 말했다.

 

 

 

 한편, 힘들게 수레를 끄는 미로는 날이 더운 에스타스를 탓하며 땀방울까지 흘리며 걸음을 내디디고 있었다.

 여유로웠다면 에스타스를 벗어나는 길이 이리 고되지는 않았을 텐데.

 빨리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하게 걸음을 내디디다 보니, 점점 더 더워지고 있었다.

 너울이 햇빛을 가려주는 것은 괜찮았지만 어쩐지 점점 답답해지고 있었다.

 

 에스타스를 벗어나기만 하면 좀 쉬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미로였다.

 

 

 에스타스의 게이트는 세 개가 있다. 에스타스 뿐만 아니라 왕국의 대도시 네곳 모두 각각 세개의 게이트를 가지고 있다.

 녹스 쪽에서 온 미로와 아인이 지나온 서쪽 게이트, 왕궁 쪽으로 향하는 북쪽 게이트, 그리고 마네 쪽으로 빠지는 동쪽 게이트.

 

 티폰산맥은 마네와 에스타스의 사이, 왕국의 경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그러니 그리로 가야하는 미로 일행은 동쪽 게이트를 지나야 했다.

 

 여기서 문제는 그 동쪽 게이트가 가파른 언덕 위에 있다는 것.

 

 

 "허억.. 허억.."

 

 수레를 끌고 언덕을 오르던 미로가 결국 멈춰 섰다.

 수레가 멈추자, 아인이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괜찮아?"

 "어, 괜찮, 아."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지친 기색이 감춰지지 않아 아인이 만물상 밖으로 폴짝 뛰어내렸다.

 그러자 아인이 열었던 창문으로 렌이 걱정스런 얼굴을 한 채 헐떡이는 미로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

 "뭐가?"

 "..고생시키고 나만 편하게 가는 것 같아서.."

 

 도대체 환자가 뭐라는 건지.

 움직이기도 불편할 정도인 자신의 상처는 생각도 하지 않는 렌 때문에 미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풀이 죽은 그의 모습을 힐끔 바라본 미로가 숨을 고르고는 다시 수레를 끌었다.

 만물상 밖으로 나선 아인이 미로의 옆에 서서 같이 수레를 밀었다.

 

 "빨리 들어가. 에스타스를 빨리 벗어나야 하니까."

 

 우물쭈물하는 렌을 힐끔 보더니 아인이 그를 안으로 밀어 넣고는 창문을 닫았다.

 수레를 더욱 힘주어 밀며 아인이 미로를 살폈다.

 

 "힘들면 난 혼자 끌어도 돼."

 

 괜스레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었지만 미로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게만 들렸다.

 싱긋 미소 지은 미로가 아인과 함께 수레를 끌었다.

 

 "언덕이라 아인이 같이 밀어주니까 편하다."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자, 아인이 괜스레 더 힘주어 수레를 끌었다.

 

 "고마워."

 

 이 말이 듣고 싶을 터라고 여긴 미로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리고 아인은 쑥스러운 듯 괜히 고개를 돌렸다.

 

 조금만 더 가면 이제 에스타스의 동쪽 게이트가 보일 것이다.

 힘을 내서 걷던 미로는 얼마 가지 않아 그 걸음을 멈춰야 했다.

 미로가 멈춰 서자, 자연스레 함께 멈춰선 아인도 미로의 시선이 향한 에스타스의 동쪽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벽돌을 쌓아 올려 에스타스의 경계를 나타내는 거대한 게이트.

 그곳엔 왕국군도, 가디언도 아닌 병사들이 출구를 지키고 있었다.

 

 "아인, 안으로 들어가."

 

 나지막한 미로의 말에 아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만물상 안으로 들어섰다.

 혼자가 된 미로는 다시 천천히 수레를 끌어 게이트로 다가갔다.

 

 

 "멈춰라."

 

 당연하게도 게이트를 지키던 병사가 게이트를 지나려는 미로의 앞을 막아 섰다.

 게이트를 지키던 병사는 셋. 그 중 둘이 미로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에스타스의 모든 게이트를 통제하라는 노블의 명이십니다."

 

 헛웃음일 새어 나오는 것은 간신히 참았다.

 

 '과연. 노블의 사병이었군.'

 

 그런데 알기로를 노블은 현재 수도에 머물고 있었다. 타마린드 영애도 망각초로 인해 요 며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할 테니 이러한 명령을 내린 건 그 수행인 놈일 건데.. 언제부터 그가 하는 말이 노블의 명령이 되었는지.

 

 미로는 잠자코 그들을 바라보다 다시 물었다.

 

 

 "그럼 언제쯤 나갈 수 있습니까? 길을 서두르고 있는데."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희는 얼마전 노블의 저택에 침입했던 마녀를 잡기만 하면 되니 조금 더 기다리십시오."

 

 역시. 자신을 쫓고 있는 것이다.

 

 

 "어머, 노블의 저택에 침입을 했단 말입니까?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런 일을.."

 

 능청스레 놀란 듯한 목소리를 내며 미로가 말하자, 병사들이 맞장구를 치며 귀찮은 기색을 숨지기 않았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떤 정신나간 놈인지. 마녀라는 것도 사실 의심입니다. 요새 마녀 보기가 어디 쉽습니까?"

 "그냥 여장한 마범죄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다 저들끼리 불만을 주고받았다.

 미로는 태연함을 가장했지만 너울 속의 얼굴은 그다지 여유롭지 못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미간을 구기고는 병사들과 게이트를 훑었다.

 

 오래 시간을 끌었다가 정말 노블의 직위를 수여 받은 본인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병사 둘의 불만을 들으며 한마디씩 맞장구를 쳐주며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데, 다른 병사 하나가 하늘을 향해 붉은 신호탄을 쏘았다. 그의 그런 행동에 말을 멈추고 그에게로 모든 시선이 쏟아졌다.

 그는 여유롭게 미로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지요. 방금 키리님께 연락을 취했으니 곧 이쪽으로 오실 겁니다."

 "뭐야? 신호탄은 왜?"

 

 불만을 토하던 병사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신호탄을 쏘아 올린 병사가 눈짓으로 미로의 수레를 가리켰다.

 그제야 '마녀만물상'이라는 팻말을 발견한 병사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키리님을 만나고 나면 지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미로는 알겠다는 의미록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레로 다가갔다.

 수레의 창문이 열리자, 미로는 재빨리 자신의 몸으로 병사들의 시선으로부터 창문을 가렸다.

 

 

 "왜."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자, 안에서 렌이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괜찮은.. 거야?"

 

 힐끔힐끔 게이트를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것이 보여서 렌은 더욱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지금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처지라 더욱 그랬다.

 짐만 되는 마당에.. 이렇게 만물상 안에 숨어 보호받는 처지라니.. 어쩐지 자신이 한심해서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들어와. 괜히 눈에 띄니까."

 

 안에서 아인이 잡아당기고 나서야 렌은 창가를 떠났다.

 한시름 놓는 듯 한숨을 내쉬는 미로를 보며 아인이 걱정스런 얼굴을 했다.

 

 "괜찮아. 못 나가게 잘 붙잡고 있을 게."

 

 나지막한 아인의 목소리에 미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아인. 부탁이 있는데-"

 

 

 

 

 

 "안에 누가 있습니까?"

 

 창문에서 속닥거리는 미로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던 한 병사가 가까이 다가왔다.

 미로는 여유롭게 뒤돌아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설명을 했을 뿐."

 

 

 그가 게이트로 돌아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개의치 않고 미로는 창문에 달라붙어 아인에게 부탁한 일을 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서둘러 언덕을 올라와 게이트로 다가오는 키리가 보였다.

 성큼성큼 걸음을 내디디는 그는 마녀만물상을 발견하고는 얼굴을 험상궂게 굳혔다.

 

 

 서서히 가까워 오는 그를 발견한 미로는 만물상 창문을 닫으며 남몰래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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