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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신도령의 연인
작가 : 고요희
작품등록일 : 2017.11.22

[조선로판] 로맨틱 코미디 / 운명적 만남 / 계약 / 능력남 / 쾌활녀 /

완벽주의 해결사 사신도령 오현은 업무성과를 인정받아 하루 빨리 이승을 탈출하여 저승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낙화놀이의 밤, 우연히 만난 인간 여인 서령이 오현의 물건(?)을 만져버렸다! 그 날 이후, 사신의 능력에 구멍이 뻥! 뻥! 뻥! 생기자 정신을 못 차리는 오현. 사신도령 오현과 인간 여인 서령이 저승으로 가지 못한 영혼들과 함께 티격태격, 알콩달콩 공생하는 이야기.

** 작가 메일 : kkeh8318@naver.com

 
16. 가짜 설렘 (2)
작성일 : 17-12-01 12:34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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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가짜 설렘 (2)

 

 

 

 장난기 가득한 오현의 눈이 서령을 보았다.

 

 “뭐, 뭡니까?”

 

 서령이 방어태세를 갖추며 물었다. 오현이 성큼성큼 서령에게 다가왔다. 코끝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온 오현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오현은 한 팔로 서령의 허리를 꼭 감싸 안았다.

 

 “불필요한 신체접촉은 삼가달라고 아까 분명 말,”

 

 서령은 하려던 말을 채 끝낼 수 없었다. 그녀의 허리를 세게 껴안은 오현이 공중으로 껑충 뛰어 올랐기 때문이었다.

 

 “어어...엄마얏!”

 

 갑작스런 수직상승에 깜짝 놀란 서령은 양팔을 허우적거렸다. 그녀를 끌어안은 오현의 팔에 힘이 단단히 들어갔다.

 

 오현은 지붕 위를 한 발로 폴짝, 돌담 위를 다른 발로 폴짝, 다시 나뭇가지를 한 발로 폴짝 디디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자신의 몸이 너무도 가볍게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감각이 마냥 신기하기만한 서령은 입을 헤벌쭉거렸다.

 

 방금 전까지 이마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서령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기분 좋은 웃음이 그녀의 얼굴 전체에 퍼졌다. 하긴, 하늘을 날고 있지 않은가, 지금. 난생처음으로.

 

 “우와!”

 

 이마에 스치는 바람이 시원했다.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서령의 뺨을 간질였다.

 

 확 트인 시야 가득 도성의 풍경이 들어왔다. 매일매일 오가는 길이었지만, 발아래에 펼쳐진 거리의 모습은 생경했다. 둘은 도성의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가 있는 곳은 어찌 아셨어요? 원래 무엇이든 금방 찾아내세요?”

 

 새로운 이동 방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서령이 드디어 입을 떼었다.

 

 “왜 또 낭자가 내 취향이라서 맨날 낭자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닌다고 타박하지 않으시고?”

 

 “치... 그걸 또 마음에 담아두셨습니까?”

 

 “저승에 속한 것이 이승에 있으면 특별한 기운을 뿜어내오. 가까운 거리에서는 그 기운을 쉽게 파악할 수 있소. 물론 멀리 있는 것까지는 힘들지만. 헌데, 낭자의 경우는... 내 구슬을 갖고 있으니,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쉽게 찾을 수 있소.”

 

 “그럼 전 도련님한테서 도망칠 수 없겠네요?”

 

 서령이 생글거리며 물었다. 오현이 서령을 힐끔 봤다.

 

 “도망치고 싶소?”

 

 “하시는 거 봐서요.”

 

 서령이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오현의 한쪽 눈썹 끝이 씰룩 위로 올라갔다.

 

 “내 구슬 조각은 내놓고 가야 할 것이오.”

 

 “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진 마시구요. 우리 상생하기로 약조했잖아요.”

 

 호호호, 서령의 기분 좋은 웃음이 오현의 귓불에 닿았다.

 

 천진난만.

 

 그랬다. 오현의 눈에 비친 서령은 천진난만, 그 자체였다. 오현은 불현듯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린 오현. 그는 저승계의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문제와 맞닥뜨렸다. 그리고 문제의 핵심은 인간 여인이었다. 그것도 참으로 천진난만한 여인.

 

 절체절명과 천진난만.

 

 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조화란 말인가. 대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만들어낸 조화란 말인가. 반드시 해결해 낼 것이다, 반드시 되돌릴 것이다, 라고 굳게 다짐하며 오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한편, 서령은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은 오현의 단단한 팔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가짜 정혼자가 주는 가짜 설렘.

 

 머리를 흔들면 그 설렘이 털려 나가기라도 할 것처럼 서령이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 하지만 역시 설렘은 털려 나가기는커녕 더욱 더 세게 그녀의 심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비록 가짜일지라도 그 위력은 가히 대단했다.

 

 그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야 할 것만 슬픈 예감이 들었다.

 

 

 

 ***

 

 

 

 오현과 서령은 도성의 북쪽 끝에 위치한 송백산에 다다랐다. 그곳에서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키가 큰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탓에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숲 속은 어두웠다.

 

 “단서는요?”

 

 오현이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이 산에서 산적에게 피습 당했다 하오. 그게 다요. 시신은 근처 어딘가에 버려졌겠지.”

 

 “그럼 무작정 이리 걸으면서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오현이 다시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입 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는 듯 했다. 그가 허리를 숙여 흙을 한 움큼 쥐었다.

 

 “놀라지 마시오.”

 

 어깨를 편 오현이 당당한 기색으로 말하고는, 손바닥 위의 흙을 후우, 입김으로 날렸다. 그러자 파파팟, 하는 소리가 나면서 수십, 아니 수백의 사람들이 생겨났다. 아니, 사람의 형상을 한 그 무엇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가만있자... 그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모두 소야와 닮은꼴이 아닌가!

 

 “소...소야?”

 

 눈을 휘둥그레 뜬 서령이 오현을 돌아보았다. 그가 싱긋 웃었다.

 

 “시신을 찾아라!”

 

 오현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백의 소야들은 동서남북으로 사사삭, 흩어졌다.

 

 “소야에게는 비밀이오.”

 

 모두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오현은 검지를 입술에 대면서 말했다.

 

 “자신의 얼굴을 이런 식으로 쓴 줄 알면 거품 물고 달려들 테니.”

 

 후훗, 웃는 오현을 보는 서령의 입이 자연스레 벌어졌다.

 

 “도령께선 못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

 

 오현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우쭐거렸다. 나왔다, 거만 사신! 하지만 단지 거만한 것만이 아니었다. 진짜 그는 뭐든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아, 한 가지 있소! 인간을 낫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오. 인간의 생사에 관여하면 안 되거든. 낭자가 다친다 해도 구해줄 수 없으니, 항시 몸조심하시오”

 

 “그것 참, 안타깝네요.”

 

 서령이 고개를 가만히 끄덕였다.

 

 “헌데, 어쩌면... 낭자는 사신구슬 덕에 스스로 치유가 될지도 모르겠소.”

 

 그 때였다. 저 멀리서 ‘찾았습니다!’ 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

 

 

 

 낙엽 더미 속에 눈을 부릅 뜬 채 축 늘어져 있는 시신이 보였다. 목을 가로지르는 치명상이 그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것이 틀림없었다.

 

 서령은 난생처음 시체라는 것을 보았다. 사신도령과 함께 다니다보니 난생처음 보게 되는 것, 난생처음 하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생명을 잃은 육체는 허연 나무토막 같았다. 서령은 괴로운 마음을 애써 누른 채 시신에 다가가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이제 가서 사람들만 불러오면 되겠소.”

 

 “잠깐만요. 여기 보세요.”

 

 서령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시체의 왼쪽 손목 아래가 잘린 채 없었다.

 

 “한 쪽 손이 없어요.”

 

 어디 근처에 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고 서령이 샅샅이 뒤졌으나, 결국 시신의 왼 손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서령은 여전히 포기를 못한 채 계속해서 수풀을 뒤졌다. 오현은 그런 그녀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그만하면 되었소. 어서 갑시다. 일단 시신은 찾았으니, 손 하나쯤이야 없어도 그만이지 않소.”

 

 “어찌 그리 말씀하십니까? 손 하나쯤이라니요? 도련님의 손 한쪽이 사라져도 그리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서령이 오현을 째려보았다. 순간 오현이 뜨끔했는지, 자신의 손목을 쓸어내렸다.

 

 “이 산에는 없을 거요. 있었다면 아까 소야들이 찾아냈겠지.”

 

 “그럼 어디에 있을까요?”

 

 “그걸 내가 어찌 알겠소? 가져간 사람이 알겠지.”

 

 “그럼... 가져간 사람을 찾아야겠군요.”

 

 “무슨 수로?”

 

 “물어 물어...?”

 

 “낭자, 내 진심 궁금해서 묻는 것인데... 뭔가를 제안하기 전에 혹 생각이란 것을 하시오?”

 

 “지금 저와 한 판 붙으시려는 것입니까?”

 

 “설마! 내가 어찌 감히 낭자와 붙을 수 있겠소.”

 

 오현이 손사래를 치며 뒤로 물러섰다.

 

 “허나! 내 임무는 시신을 찾는 것이니, 난 그만 여기서 손을 떼겠소. 시신의 왼손은 그대가 찾든지 말든지 하시오.”

 

 “흥, 그러시지요.”

 

 서령이 홱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오현도 홱 몸을 돌려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갔다.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여인이다, 라고 생각하며 오현은 혀를 끌끌 찼다.

 

 

 

 ***

 

 

 

 죽은 영혼의 살아생전 이름은 최이도였고, 보부상이었다고 한다. 어제였다. 아직 동트기 전, 급하게 산길을 걷던 중, 산적들을 만나 봉변을 당했다고 했다.

 

 그의 시신은 서령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졸들에 의해 관아로 옮겨졌다. 그리고 지금은 한밤중. 오현과 서령, 그리고 영혼 이도가 포도청 한 쪽 구석에 누워있는 이도의 시신을 보고 있었다. 자신의 죽은 몸을 바라보는 영혼 이도의 눈동자에 허망한 빛이 서렸다.

 

 “잃어버렸던 제 몸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신 나리.”

 

 “그럼 이제 슬슬 저승으로 갈 채비나 하게.”

 

 “예, 알겠습니다.”

 

 “사라진 왼손을 찾고 싶지 않으세요?”

 

 서령이 불쑥 끼어들었다. 오현이 눈을 흘겼으나, 서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야... 궁금합니다. 제 손이 어쩌다 저리 되었는지, 대체 누가, 왜 가져갔는지요.”

 

 이도가 조심스레 말했다.

 

 “네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그러니,”

 

 오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령이 가로막았다.

 

 “엄밀히 말하면 소원은 아직 다 이루어진 것이 아니니, 사신 나리께 다시 청해보세요.”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요?”

 

 이도가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오현의 눈치를 살폈다. 끄응, 오현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모습을 본 서령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자, 그럼 말씀해 주세요. 송백산에 들어가기 전 어느 주막에 머물렀는지, 어떤 자들과 말을 섞으며 어울렸는요.”

 

 지끈, 서령의 기운찬 목소리가 오현에게 두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이 여인은 대체 왜 이리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가!

 

 ‘아아 정말이지 싫다, 싫어!’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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