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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16화 - 그 남자, 한재인(2)
작성일 : 17-12-01 01:29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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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네요.. 아. 혹시 런칭 일도 다 끝나고 전무님만 바쁘시지 않다면 전에 말했던 분위기 좋은 바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거기서 같이 한잔 하고 싶은데 어떠신가요?"

 

 ".....하아..."

 

 

 계속 정중하게 말하던 재인도 이젠 서서히 귀찮은지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뒤쪽에 서있던 비서에게 나가보라고 눈짓을 한 후 둘만 남게 되자 쇼파에 피곤한 듯 목을 재끼자 경복은 재인의 셔츠깃 사이 목덜미를 보고는 저절로 꿀꺽 침을 삼키게 되었다. 그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인은 자신의 용건을 얘기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일적으로 만난 사람과 사적으로 엮기는 걸 질색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따로 크리스씨와 만나는 것은 별로 원하지 않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저 재인씨 좋아해요. 꽤 예전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때와 변함없이 지금도 좋아하고요. 저한테 한번 기회를 주실 수 없나요?"

 

 "....네. 없습니다."

 

 "......"

 

 

 차가우면서도 단호하게 말하는 재인의 낮은 음성에 경복은 얼굴이 굳어버렸다. 주변사람들에게도 예쁘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경복의 얼굴이 울 것처럼 일그러져도 안타깝다는 기색 없이 재인은 확고하게 얘기했다.

 

 

 "전 두 번 이야기하는 거 싫어합니다. 분명 제 의사를 밝혔으니 앞으로 이런 얘기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두 주먹을 꽉 쥐고 굳은 채 앉아있던 경복은 용건이 끝났다는 듯 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급하게 그의 옷깃을 잡으며 물었다.

 

 

 "재인씨.. 정말 저랑 같은 이반.. 맞아요?"

 

 "새삼스럽게 그런 건 왜 물으시죠? 흠.. 생각해보니 제가 크리스씨에게 대놓고 이반이라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아셨나요?"

 

 "업계에서 들리는 소문을 듣고.."

 

 "아. 하긴.. 소문이 한번 크게 난 적이 있었으니까 모를 일이 없겠네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렇다 해서 제가 크리스씨에게 관심을 보여야 할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

 

 "아. 저도 궁금했던 게 하나 생각나서 그런데 여쭤 봐도 됩니까?"

 

 "뭔..데요?"

 

 "크리스씨는 이반이면서 전에 어떻게 진수호씨랑 사귀었던 거죠? 잠깐도 아니고 1년을 사귀었다고 들었는데... 특이한 케이스라고 전에 얘기하긴 했지만 궁금하더군요. 그런 경우가 있는 건지.. 아님 진수호씨만 특별했던 건지.."

 

 "......"

 

 

 과거의 연인 얘기를 하고 싶지 않은 건지 입만 달싹이던 경복이 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전에 말한 그대로에요. 수호는 특이 케이스라고.. 처음엔 한국으로 귀국하니까 저희어머니께서 다른 나라로 세지 말고 자리 잡으라며 맞선자리를 자꾸 마련하는 거에요. 그게 귀찮아서 사귀는 사람 있다고 핑계 만들려고 수호에게 다가간거죠. 수호성격정도면 절대 들러붙지도 않을 것 같고 또 공무원정도면 부모님도 안정적이라 생각하실 테니까... 저희 부모님은 제가 이반인거 아직 모르시거든요."

 

 "핑계를 대려고 1년이나 사귄 거에요? 흠.. 진수호씨 입장에서는 정말 기분 나빴겠네요."

 

 "아니에요. 고작 부모님께 핑계나 대려고 싫은 사람 1년이나 만나겠어요? 수호를 만나면서 저도 여자를 만날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옛날에 여자도 만나봤거든요. 근데 죄다 앙칼지고 까탈스러운 여자만 만난지라 여자들에게 이골이 난 상태였는데 그 이후 남자를 만나다보니 제 정체성을 알아 차린거죠.. 근데 수호는 그런 까탈스러운 여자들하고는 확실히 달랐거든요. 만약 같았다면 한 달 정도 사귀다 자연스럽게 헤어졌겠죠."

 

 "어떻게 달랐는데요?"

 

 "그냥... 남자랑 사귀는 기분이었어요."

 

 ".....네? 하.. 제가 진수호씨를 봐서 아는데 체격이나 인상이 결코 남자 같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그런 거 말고 성격이요. 여자들은 사사로운 것에 삐지는 일도 많고 대화하다보면 그런 거 풀어주다 진 빠질 때가 있는데 걔는 그런 게 없었어요. 대화하는 것도 남자들처럼 편하고 시원시원하고.. 제가 컬렉션 준비할 때 고민도 많았어요. 그땐 수호가 많이 의지가 되었죠. 딱히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걔 눈을 보게 되면 그냥.. 털어놓게 되더라고요. 다 털어놓으면 속이 후련했고.. 정말 친한 친구 같았어요."

 

 "........."

 

 "여자는 여우라고 표현하잖아요. 보통. 근데 걔는 오히려 곰 같았어요. 그러니 제가 이반인 것도 말하기 전까지 몰랐던 거죠.."

 

 "제법 잘 맞았던 것 같은데 왜 헤어진 겁니까? 정말 저 때문인겁니까?"

 

 "네.. 재인씨를 처음 본 이후로는 재인씨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잊고 있던 제 정체성이 다시 돌아 온 거죠 뭐.. 하하.. 말하고 보니 수호한테 좀 미안하네요. 사과라도 할 걸.."

 

 ".....말하기 힘든 부분이었을 텐데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이 다 해결되었다는 듯, 재인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려하자 경복도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수호랑은 다 끝난 일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건 전부터 지금까지 재인씨 뿐이에요! 그러니 진지하게 생각해주세요.... 이대로 못 보게 되면 제가 미련만 갖게 될 것 같아서 그래요..."

 

 

 잠시 말없이 서있던 재인은 마지막으로 꾸벅 인사를 하고나서 방을 나가버렸다. 마지막 애원에도 별 반응 없던 재인의 모습에 경복은 의자에 주저앉고는 얼굴을 무릎사이에 파묻어버렸다.

 

 재인은 밖에 나와 주머니 속 진동을 확인해보니 폰에서 '한회장님'이라는 발신자가 뜨고 있었다. 전화를 받자 한회장님은 위로 올라오라는 간단한 말만 남기고 끊어버렸다.

 

 

 "쯧... 대답도 듣지 않고 끊어버리네.. 오찬에 스캐줄까지는 시간이 괜찮겠군."

 

 

 시간을 잠시 확인하고는 엘리베이터를 누른 채 끝층으로 올라갔다. 노크를 하고 회장실에 들어가니 뭔가 못 마당한 듯 굳건하게 입술을 다물고 있는 한회장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얼굴을 본 재인은 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두꺼비 같은 표정 보여주시려고 여기까지 올라오라고 하신 겁니까?"

 

 "너 할애비한테 무슨 막말이냐?! 두꺼비라니!!"

 

 "지금 절 보고 있는 표정이 딱 두꺼비 같아서 말이에요. 왜 올라오라고 하신 겁니까?"

 

 "그 크리슨지 뭐시기 하는 디자이너가 네 방에 왔다 길래 전화해봤다!"

 

 "크리스 디자이너요? 그 사람이 온 게 왜요?"

 

 "왜긴!! 그 사람!!!....이반이라고 하던데.. 너한테 찝쩍거린다고 들었다. 그 얘기 듣고 할애비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느냐."

 

 

 재인은 GIO 그룹 한회장의 장손이었다. 어릴 때부터 후계자 수업을 착실하게 받으며 영재소리까지 듣고 자라왔던 재인은 한회장이 가장 아끼는 손자 중 하나였다. 과감하면서도 확실한 경영방식은 과거의 한회장과 쏙 닮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일찍부터 후계자로 점찍어 놨는데 문제가 생겼다.

 

 재인의 경영기반을 더 굳건히 다지기 위해 GIO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ST그룹의 둘째 딸과의 결혼을 추진했더니 큰 불똥이 튄 것이다. 바로 GIO그룹의 차기 후계자가 게이라는 찌라시가 증권사에 떠돌기 시작했고 그것을 막기 위해 한회장은 돈과 인맥을 총 동원했다. 일이 진정된 이후에 재인을 불러 한회장은 이 소문의 진상을 물었다. 오해라고 해명하길 바랬던 손자에게서 나온 반응은 지금까지도 큰 충격이었다고 한회장은 생각했다. 그 당시 재인은 한회장의 물음에 씨익 웃으며 답했다.

 

 

 [맞아요. 그 소문.]

 

 [맞아?!!!!!]

 

 [네. 그리고 그 찌라시 제가 터트린 겁니다. 그러니 소문 퍼트린 사람 찾아다 족칠 생각은 하지 마세요.]

 

 [너!!!!!!! 하.... 그래 네가 게이인건 일단 제쳐두고... 왜 그런 찌라시를 낸거냐?]

 

 [저희 부모님 모임에 나가시면 얼굴 꼿꼿이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하고 싶어서요. 그동안 너무 기고만장하셨잖아요. 아들이 게이라고 소문이 나면 이 업계에서 당분간 조용히 지내시지 않겠어요.]

 

 [하! 너는? 당사자인 너는 안 그런 줄 아느냐?!]

 

 [저는 얼굴이 철판이라 명성 따지는 부모님과 다르게 상관없습니다. 게다가 그 소문으로 치근덕거리던 여자들이 줄면 저야 좋죠. 솔직히 귀찮았거든요.]

 

 

 같은 핏줄인 한회장이 봐도 상당히 재수 없는 발언이었다. 손자의 당당한 태도에 아연질색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물었다.

 

 

 [그래... 네가 너희 부모를 싫어한다는 건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근데 나는?! 이 할애비 명성은 더럽혀지건 말건 상관없다는 거냐?! 나랑은 그래도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아... 할아버지는 그거죠.]

 

 [뭐?! 뭐?!!]

 

 [ST그룹의 둘째딸과 결혼이요. 그거 처음에 할아버지가 추진한 거라고 들었습니다. 나중에 집요하게 밀어붙이신건 저희 부모님이지만...]

 

 [그게 왜?!!! 할애비가 되어서 너 잘되라고 다리 좀 놓은 게 그렇게 잘못이냐?!]

 

 [네. 다른 사람이면 모를까 할아버지가 다리 놓는 건 안 돼죠. 잊으셨습니까? 제 결혼에는 일절 간섭 안하기로 한 거? 전에 바둑내기에서 졌기 때문에 그 약속은 지키셔야 할 텐데요.. 남자가 한입으로 두말 하십니까?]

 

 [흠.... 그렇게 싫었으면 나한테 네 성향을 말했으면 되지 않았느냐?! 그럼 ST그룹에게도 사정이 생겨 없었던 일로 하자고 넌지시 말하고 끝낼 수 있었던걸... 근데 찌라시를 퍼트려서 동네방네 알게 만들어?!]

 

 [이렇게 안하면 거절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왜냐면 ST그룹의 둘째딸이 이미 저한테 빠져있는 상태였거든요. 결혼 얘기 나오자마자 계속 연락 왔어요.. 어설픈 변명으로 ST그룹에게 없었던 일로 해 달라 해봤자 거기 딸이 절대 용납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해야지 단번에 취소가 되지요. 게이라고 하면 솔직히 가망 없잖아요?]

 

 [이런....재수 없는 놈 같으니라고... 여자의 순정을 이딴 식으로..]

 

 [순정은 얼어 죽을... 재벌가 여자들한테 그런 게 어디 있다고.. 아무튼 이번엔 할아버지에게도 좀 앙심이 있어 손자가 작은 복수 좀 한거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시죠.]

 

 [작은 복수..? 넌 작은 복수의 스케일이 이 정도냐?! 이런 또라이 같은!!! 당장 나가!!]

 

 

 하.... 과거에 이랬었지... 한회장은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세상에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자신에게는 바로 장손인 재인이 그런 사람이라는 걸... 이게 그냥 또라이고 일도 못한다면 아무리 장손이라도 쳐다보지 않을 텐데 경영만큼은 정말 똑 부러지게 잘한단 말이지.. 자신이 수 십년간 일궈온 이 회사를 물려줘도 괜찮다 신용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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