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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요부의 나라
작가 : 강리원
작품등록일 : 2017.11.9

경국지색,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황제보다 더 유명한 그녀가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
망국의 꽃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다. 소문은 적국에까지 퍼져있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라. 그는 심술맞게도 그걸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요부를 곁에 둔다니, 신하들은 모두가 말렸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이제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였다. 황제는 잠시만 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이 있었다.

 
요부의 나라 (2)
작성일 : 17-11-30 15:19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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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귀연과 전율은 비밀리에 황궁을 떠났다.

 

 떠나기 직전 각각 알린 아리와 수하의 분노로 인해 엄청난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그런 대로 무사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밤사이에 도성을 빠져나온 뒤, 귀연이 이끄는 데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두 사람은 평범한 부부의 모습으로 위장한 채였다.

 

 단지 평범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어딜 가도 눈에 띄는 두 사람의 외모였다.

 

 특히 전율은 가만히 있어도 사람 하나 잡을 듯한 무서운 기세가 뿜어져 나와서 거리에서 사람들이 그의 어깨를 부딪치기만 해도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

 

 그렇다고 귀연이 전율에 비해 눈에 덜 띄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녀가 오로지 무표정하게 서있을 뿐인데도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얼굴을 붉혔다. 그녀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페로몬이라는 것의 영향인 것 같았다.

 

 그러니 똑같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도 좀 더 위험한 것은 귀연이었다. 그들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본능처럼 전율은 피했지만 귀연은 흘낏 훔쳐봤다.

 

 여행하는 내내 전율이 날이 서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귀연에게 누군가가 접근하고 있었다. 경고하고 때로는 몰래 협박을 했지만 그들은 계속 새로운 길을 가야 하니 이 작업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아직도 멀었나.”

 

 

 이 여행이 슬슬 짜증나기 시작한 전율이 그 기색을 숨기지 않고 물었다.

 

 오늘 저녁에 먹을거리를 사고 있던 귀연이 고개를 들어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 보며 답했다.

 

 

 “거의 다 와갑니다.”

 

 

 전율 또한 귀연이 보고 있는 산을 바라 봤다. 저기로 가는 거면 아직 먼 것 같은데.

 

 “저 산에 가기 전에 있습니다.”

 

 

 그의 마음속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귀연이 그의 걱정에 대한 답을 했다.

 

 사실 그가 이 여행에 짜증이 나있으면서도 아무 말 없이 계속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황궁을 나선 직후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그곳에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귀연에게는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오늘은 고기를 사갈까요?”

 

 “아무거나 괜찮아.”

 

 “저 산 근처에 가면 고기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오늘 고기를 성대하게 먹는 게 좋을 거에요.”

 

 

 그러면서 귀연은 주인에게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온갖 부위를 사고 있었다. 전율은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저절로 흐뭇해졌다.

 

 귀연은 점점 살아있는 사람 같아졌다. 이제는 완전히 이 거리에 익숙해져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이곳에 산지 오래된 사람처럼. 그녀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은 또 있었다.

 

 

 “우와. 노을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네요.”

 

 

 귀연은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멀리 보이는 노을 지는 모습에 걸음을 멈췄다. 노을을 보며 감탄하는 얼굴이 천천히 옆으로 돌아가 전율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이 반달 모양으로 접힌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활짝 올라간다. 황궁에서는 제대로 본 적이 없던 그녀의 웃음을 이곳에서는 이미 지겹도록 봤다. 그렇다고 정말 질리지는 않지만.

 

 전율은 결국 귀연이 노을을 보며 감탄하는 내내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고 있었다.

 

 

 **

 오늘 저녁은 보신이 중점이었는지 모든 반찬에 고기가 들어있었다.

 

 사실 지금 머물고 있는 숙소 근처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당 아무데서나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 되는 일이었다.

 

 어차피 전율에게 음식이란 생존에 있어 필요하기 때문에 섭취하는 것에 불과했다. 음식의 맛도 재료도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귀연 또한 지하 감옥에서 그 개밥 같은 걸 먹는 모습으로는 그럴 것 같았는데..이상하게 이곳으로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장을 보기 시작하더니 매일 아침과 저녁은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전율의 예상을 뛰어넘어 충격적이었다.

 

 

 “근데 요리는 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어릴 때 저를 키워주신 분이 계신데 그 분이 요리를 잘하셨어요.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기웃거리다보니 하게 됐어요.”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귀연의 요리 솜씨는 끝내줬다. 전율이 오랜 시간을 전쟁터에서 지내왔기에 입맛이 고급스럽다거나 까다로운 편은 아니었다. 먹고 죽을 만큼만 아니면 다 먹을 만했다.

 

 하지만 이건...정말로 끝내주게 맛있었다. 황궁 조리장의 솜씨보다 더 맛있을지도. 전율은 그녀의 요리를 먹을 때마다 생각했다.

 

 

 “그 사람은 아직도 살아있나.”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릅니다. 살아 계신지도. 돌아가셨는지도.”

 

 

 귀연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어두워진 그녀의 기색을 알아챈 전율 또한 더 이상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각자 휴식을 취한 두 사람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였다. 어느새 어두운 밤이 저물어 가고 있는 무렵에 바깥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이 멍청한 계집이 감히 도망을 쳐?!”

 

 

 바깥에서의 소란이 잦아드는 듯 싶더니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미 잠에서 깬 전율과 귀연은 옷을 갈아입고 바깥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율이 검집에서 검을 빼려고 힘을 주었을 때였다.

 

 두 사람이 머물고 있는 방문이 벌컥 열렸다.

 

 

 “!!!”

 

 

 바깥 동태를 지켜보던 전율과 귀연도, 두 사람의 방에 들어온 한 여인도 모두가 놀랐다.

 

 하지만 바로 방 문 앞에서 남자가 문을 부술 기세로 두드리는 기세에 세 사람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너 이 년! 당장 문 열지 못해!”

 

 

 남자가 사나운 기세로 두드리자 방문이 덜컹거리며 흔들렸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자 방금 전에 이곳으로 쳐들어온 여자가 어깨를 움찔 떨었다.

 

 

 “..비켜라”

 

 

 전율이 여자를 향해 옆으로 고갯짓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너 내 손에 잡히면 죽을 줄 알아!”

 

 

 점점 더 커지는 목소리와 비례하여 문이 더욱 거세게 흔들릴 때였다.

 

 푸욱- 전율의 검이 문을 뚫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가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마치 한 생명이 꺼져 들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전율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문에 박힌 검을 다시 빼내 검집에 집어넣으며 여자를 봤다.

 

 

 “무슨 일이지.”

 

 

 그에게 중요한 것은 밖에 있는 남자의 생사가 아니라 자신의 잠을 깨우며 쳐들어온 이유에 대한 변명이었다.

 

 

 “..도움은 감사하지만, 신경끄시오..”

 

 

 잔뜩 날이 서있는 여자는 전율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경계하고 있었다. 도와줬더니 밖에 있는 놈과 똑같은 대접이다. 전율은 순간 기가 찼다.

 

 

 “아직 자존심은 살아있나 보구나. 그래 그럼 뜻대로 하거라.”

 

 

 당장 나가서 저 놈과 똑같은 놈에게 무슨 일을 당하든 자신은 알 바가 아니었다. 전율이 매정하게 돌아섰을 때였다.

 

 

 “!!”

 

 

 그 뒤에 귀연이 굳은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충격을 받아 당장 쓰러지기라도 할 듯 안색이 창백하다.

 

 

 “..왜 그러지.”

 

 

 귀연은 전율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로지 눈앞에 전율의 손길을 무시한 채 사지에 들어서는 여인만이 보일 뿐이었다.

 

 귀연은 여인의 몰골을 찬찬히 훑었다. 엉망이 된 머리와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상처들.

 

 하지만 지금 보이는 것은 좀 전에 받은 충격으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었다. 그녀의 몸에 붉은 선혈을 흘리며 나있는 상처 주위에는 이미 오래 전에 다친 것이 곪아서 이미 지워지지 않는 상처 자국이 된 것들이 넘쳐 났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었고 오늘 같은 일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아직도 화국의 여인을 전리품 취급하는 게 남아있었나.”

 

 “!!”

 

 

 귀연은 여자가 말하지 않아도 지금 이 상황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챘다. 이 마을은 어릴 적 자신이 살았던 곳이자 이미 사라지고 없는 화국의 도성이었다.

 

 화국의 백성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지역. 하지만 나라가 현국에게 패한 이후로 수없는 수탈과 학살을 당해야만 했던 곳. 영광과 좌절이 공존했던 도시.

 

 이곳에서 화국의 여인들이 어느 귀족의 노예로, 노리개로 팔려 가고 있었다. 이미 오래된 옛 전쟁의 전리품으로 끌려갔던 인질들처럼. 이곳에 뿌리 깊게 남아 버린 이 현상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었나 보다.

 

 

 “얼마나 많은 화국의 여인들을 팔고 멋대로 해야 이 짓거리가 끝나는 건가.”

 

 

 귀연의 한탄을 듣고 있던 여인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경악에 가득 찼다.

 

 

 “..설마....마마이십니까.”

 

 “...”

 

 “공주마마가 맞으십니까!”

 

 

 여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

 

 

 하지만 귀연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게 여인에게는 오히려 긍정의 대답으로 들렸다.

 

 차마 대답을 못했을 뿐 숨길 마음이 없었던 귀연은 모든 것을 억누르는 듯 참느라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죄송하지만 지금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황궁에서 나온 후, 혹시나 실수할까봐 한 적 없는 폐하라는 표현이 나왔다. 바깥에서 자유를 느끼며 조금씩 가벼워졌던 귀연의 마음이 어느새 싸늘하게 굳은 채 황궁에서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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